#아쿠타가와류노스케 #청춘 #최고은옮김#북다 #교보문고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처음 접해 본 일본작가이다. 1892년 일본 도쿄 시타마치에서 태어났다. 일본의 소설가이며 스승은 나쓰메 소세키이다. 익히 들어 본 제목으로는 <라쇼몽>이며 <코>가 나쓰메의 극찬을 받으며 문단진출의 기회를 얻었다. 항상 막연한 불안으로 인해 자살을 생각했던 그는 1927년에 부인의 동창생으로 자신의 비서로 있던 히라마쓰 마쓰코와 동반자살을 약속했으나 여자의 변심으로 실패했다. 3개월 이후 그는 사이토 모키지로부터 치사량의 수면제를 먹고 자살로 짧은 생을 마감했다. 그의 죽음은 관동대지진과 맞먹을만큼의 사회적 충격이었다. 더욱 놀랐던 건 담배를 몹시 좋아해서 하루에 180개비씩 피웠다고 한다. 주로 단편소설을 썼으며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으로 현재까지도 인정받고 있다. 짧은 단편이지만 읽고난 후에 굉장히 여운이 많이 남는 임팩트있는 소설이라고 느꼈다. 게사와 모리토라는 단편은 게사에게 모리토는 남편을 죽이겠다고 선포한다. 게사와 함께 죽이자고 공모하기까지에 이르렀다. 원래는 게사의 반응을 살피며 어떤건지 알아보기 위한 것인데 의욕이 너무 앞서갔다. 그 어두운 밤에 게사와 약속을 해버렸지만 이내 이런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혼돈에 사로잡혔다. 약속은 했지만 역으로 남편이 모리토를 죽이러오는것은 아닐까? 이런저런 걱정으로 휩싸여있는것은 모르고 게사는 머리맡에 있는 등잔불을 꺼버린다. 귤이라는 단편에서는 잔뜩 부르튼 볼을 가진 시골소녀가 잘 열어지지도 않은 기차의 창문을 열려고 낑낑댔을때에 그 느낌이 상당한 묘사로 그 자리에 있는듯한 느낌이 들정도였다. 간혹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날이 너무 덥거나 바깥공기를 들이마시고 싶을때에 나도 모르게 터널인것을 생각못하고 창문을 열어버린다. 그러면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가 차안을 꽈악채우는 느낌이 드는데 이 소녀도 터널로 진입한 순간에 묵직한 유리창을 힘껏 아래로 내려본다. P.45 그리고 그 네모난 구멍을 통해 검댕을 녹인 듯 시커먼 공기가 갑자기 숨막히는 연기로 변해 차 안에 자욱하게 넘쳐흐르기 시작했다. 온 연기가 내 온몸 구석구석에 들어온 듯한 불쾌감을 자아낸다. 그 연기로 인해 나의 정신도 피폐해지는 느낌이다. 단편 하나하나가 이렇게 사람의 심리를 자세히 그려넣을 수 있구나. 손에 뗄수가 없을정도로 흡입력과 몰입도가 상당하다. 12편의 단편은 그의 마음과 같은것인가 청춘인 젊은 날에 쓴 글인데 달필이 되려면 삶은 고달프고 힘겨워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P.113 하지만 산책을 나가는 것 자체가 내게는 두려운 일이었다. 내 방의 문밖으로 나가는 것, 그런 아무것도 아닌 일조차 내 신경은 견딜 수 없던 것이다. 우울하고 마음이 심연으로 가라앉을때에 걷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무기력과 몸도 쇠약해지면 산책이 좋다는 것도 알지만 한발짝 나가는 것도 도전일 것이다. 아무일도 아무것도 아닌것조차 날카로워질테니까. 짐짓 나를 짓누르는 무언가에 힘을 낼 수 없었을때에 바닥과 나는 하나가 된 듯 했다. 불안이 항상 내재되어 있는 건 인간의 기본탑재인 것 같다. 청춘의 고뇌가 담긴 책으로 나는 그의 세계를 여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