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 이어령 강인숙 부부의 70년 이야기
강인숙 지음 / 열림원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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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숙선생이 말하는 고 이어령선생의 이야기는 너무 신선하고 배울점이 많았다. 신지식인이라면 이 정도는 해야 문학평론가, 언론인, 저술가, 대학교수를 지닌 국어국문학자이구나를 느꼈다. 뛰어난 글솜씨만큼 탁월한 문인이라는 것을 느끼는 건 그의 책의 목차만 봐도 구조가 보이는 통찰력을 지닌 글쟁이이기 때문이다. 어떤 책을 만날 때에 느끼는 전율을 이어령선생의 글에서도 느꼈기 때문이다. 이어령선생이 왜 그리 창의적이며 뜨여있는 사고를 가지고 있나보면은 안주하지 않는 삶을 살았고 진심으로 책과 글쓰기를 사랑하고 게을리하지 않은 그의 어찌보면 사명이라고 해야될까. 새로운 것을 탐닉하고 호기심을 갖는 것, 항상 새로운 플랜에 몰두해 있는 것은 그가 가지고 있는 특별함일꺼라 생각한다.

발빠르며 돋보적인 성향의 네오필리아(새것 애호가)는 예술가들에게 많이 보이는 것 같다. 이어령선생도 이 네오필리아에 속한다. 현재에 안주하기 좋아하는 일반적인 성향과는 완전 반대로 이전과는 다른 것을 선호한다. 어제와는 다른 오늘을 추구하며 탐구한다. 새로운 지식이나 문물은 그의 창조의 원천이며 삶이다. 매번 쫓기는 게 있는듯이 새로운 것을 접하고 흡수하느라 쉴 시간이 없다. 가만히 앉아있는 시간에도 머릿속에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대학의 강의도 매년, 매학기 다른 내용과 주제로 만들어서 수업을 한다니 그는 새것을 이전것과 버무리며 창조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다각적인 관심이 새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며 살아왔다. 그래서일까 그의 글은 매번 항상 새롭다.

아이를 키우며 엄마로써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다 감당하며 배움을 익히며 자신을 업그레이드한 강인숙선생의 이야기를 들으면 어떻게 가정을 지키며 삶을 살아내었나 대단하기도 했다. 워킹맘이 이래서 대단하다. 자신을 가꾸며 가정을 꾸리는 여인은 정말 멋지다고 생각한다. 담번에는 꼭 영인문학관을 시간내어 가봐야겠다.

P.140 자신의 세계가 흔들릴까봐 그에게서 영감을 얻는 것도 피하면서, 가사의 틈바구니에서 나는 도둑질하듯이 자신의 세계를 조금씩 조금씩 구축하느라고 늘 바둥거렸다.

인상적이었던 건 아버지인 이어령선생과 딸인 이민아목사의 이야기였다. 암으로 인해 남은 여생을 한국에서 살고자 들어오면서 부녀의 가슴아픈 행보였다. 서로 기독교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누며 더욱 애틋했지만 안타깝게도 아버지의 팬이자 토론 대상인 그녀가 세상을 떠나자 그녀를 기린 시와 글을 써냈다. 자식잃은 부모의 마음을 어찌 가늠할 수 있겠나. 마음이 너무 슬프고 시렸다.

독백처럼 강인숙선생의 이야기는 마음이 찡했다. 부부는 이렇게 살아가는거라고 나에게 하는 말처럼 지금의 서로의 나이든 모습을 인정하며 그녀에게 그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었나 모습을 생각하며 쓴 글은 사랑이었다. 사랑하는 배우자를 기억하며 추억하는 것이 이리도 아름답구나. 이어령선생처럼 자신의 머릿속에 가진 지식을 나누기 위해 자기말을 들어 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청중이 여럿이 있을때는 그곳이 강의장이 되곤 했다고 한다. 진짜 부러운 어법이라고 해야하나 만날때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하는 것. 시시콜콜한 이야기라도 재밌고 즐거운 대화가 나도 좋다. 살아 온 이야기부터 부부의 시작과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드라마를 본 듯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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