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없는 사진가
이용순 지음 / 파람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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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없는사진가 #이용순지음 #파람북

어떻게 하다가 사진가였던 그는 카메라가 없이 글을 쓰게 되었을까에서 시작된 읽기였다. 그는 지인이었던 사람의 트랩에 걸려 부탁을 들어주다가 공범이 되어버린 사연이었다. 그러다가 자신의 본업인 사진을 찍지 못하게 됨으로써 현재 자신에게 있는 건 카메라가 아니라 종이와 펜이었다. 복역을 하며 피부로 느꼈던 경험들을 종이에 옮기게 되면서부터 사진의 정의를 다시 쓰게 되었다.

구치소에서 어떻게 생활을 하고 있으며 구치소도 여러사람을 맞닥뜨리는데 초범부터 갱생이 안되는 악질 살인자까지 그들이 안에서 생활하는 모습이나 느낀점을 써내려갔다. 구치소내에서의 생활을 상세히 알려주는 <새로 온 사람들에게 쓰는 편지>로 나쁜짓을 하여 구치소에 왔지만 인생의 아까운 시간이라 생각말고 사고하는 시간으로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시는 이곳에서 장기간 생활하는 이가 없기를 바란다.

저자의 사진은 여백이 주는 비움과 공허함을 보여준다. 바다나 사람이 등지고 있거나 두세명이 있을때에는 좀 더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피사체의 얼굴은 안보이는 신비로운 느낌이랄까? 여백을 주며 촥 가라앉는듯한 느낌의 작품이 좋았다. 글이 차분하고 조용하다. 적막한 사막한가운데서 모랫바람을 맞으며 쓰고 있는 듯한 느낌. 인간이나 사물을 볼때도 조금은 더 세심하고 집중하며 관찰하는 듯 하다.

교도소라는 곳에서 수감하면서 느끼는 것을 이야기하는데 공감이 안가는 부분도 있었다. 티비선택권이라던지, 동물과의 대우와 비등한 수감자의 대우라던지, 음식이라던지.. 정말 가벼운 범죄나 초범일 경우에는 이런말을 할 수 있겠다 싶지만 상습범이나 세상을 떠들썩할정도의 중범죄이상인 사람에게 인권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범죄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하고 말이다.

P.204 자신이 어떤 행위를 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흔히는 음주로 인한 사고 가해자에게서 많이 보인다.

현재 내 옆에도 자신이 잘못을 했고 뻔히 잘못이 드러남에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뻔뻔한 경우를 봤다. 지극히 자기중심적이고 뭐가 잘못되고 맞는것인지를 전혀 모르는 경우였다. 기억을 못하는것일까 안하는것일까. 불미스러운일로 서로 껄끄러웠던 사이인데도 그새 그 일들을 까먹어버리고 아무렇지 않게 하는 행동에서도 놀라기도 했다. 일단 잘못을 일러줘도 그게 잘못된 행동인지도 모른다는 것. 공감능력이 전혀없고, 남의 얘기는 들을 줄 모르는 그런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 주변에는 사람이 없다. 극도로 주변사람이 그를 싫어하지만 그는 왜 사람들이 자신을 싫어하는지 전혀 모른다. 잘못된 행동에 대한 반성도 없지만 그게 왜 잘못된 행동인지도 모른다. 그저 남탓 환경탓만 하기만 할 뿐. 나는 탓하는 사람이 되지말자.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람이 되지말자고 그 사람을 매번 대면할때마다 속으로 외친다. 그리고 그에게 동요되지 말자고 휘둘리지 말자고.

책의 시작과 끝에 눈이 언급된다. 세번의 겨울을 그곳에서 지내면서 세상과 철저히 분리되었으며 그동안 무수히 많은 사람이 그를 지나쳤다. 마주친 재소자를 보며 부디 다시는 그곳에 들어가지 않길 바라는 마음도 보았다. 지나온 여정을 회상하며 그곳에서 느꼈던 처연함과 세상에 대한 그리운 조각들을 느꼈다. 세상에 진즉에 나온 저자이지만 멋진 사진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작가로 뻗어나가길 바란다.

#여백있는사진이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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