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여행입니다 #유지안지음 #라온북 남편과 사별 그리고 그 뒤 3일만에 아버지마저 하늘로 보내드린 후 겪는 상실감이란 이루말할 수 없는 슬픔에 땅이 꺼지는듯하고 하늘이 무너져버린 마음을 추스리는데 오랜시간이 걸렸으리라. 늦은 나이에 늦깎이 대학원생으로 공부를 마치고, 인도를 스타트해서 900일간의 세계일주 배낭여행을 한 그녀의 이야기는 여느 여행에 관해 쓴 책들과는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작은 체구이지만 당차고, 추진력있고 밝은 저자발걸음을 따라 긴여행을 떠났다. 900일만에 31개나라와 160개의 도시를 돌며 당대 내로라하는 예술가의 발자취를 따라갔다. 누구에게나 전세계를 여행다니는 것이 꿈일 것이다. 현재를 내려놓고 과거 유명 작가나 예술가의 집을 방문하여 독자에게 가이드해주듯이 작가의 일대기를 알려주며 자연스레 소개하는 작가에 대해 알아가며 사진과 함께보니 좋았다. 사전지식이 없으면 이렇게 디테일하고 꼼꼼하게 세계여러나라를 여행하면서 그 나라의 유명한 작가의 집을 일일이 찾아갈 수 있을까. 톨스토이의 집을 방문할때가 인상이 꽤나 깊었다. 톨스토이는 예술중에 음악을 가장 높은 위치에 두었다. 유명 작가들을 집으로 초대하여 체스를 즐겨둔 것도 인상적이었고, 꽤나 화려한 대저택에 살았으며, 책을 집필하기 위해 자신만의 루틴을 정하여 생활했다. 인상적이었던 건 저자의 발걸음이었는데 갈곳도 많고 볼거리도 많을텐데 조급함과 지침이 글에 느껴지지가 않았고, 방문하는 일정마다 저자의 사색과 예술가에 대한 설명이 읽는이를 얼마나 편하게 해주는지 모른다. 저자는 직접 발로 걸어서 보았지만 나는 저자의 수고로 편히 읽고 있는 것에 감사가 느껴지기도 했다. 친절히 알려주는 유명작가의 일대기와 사진으로 나라마다의 분위기와 풍경을 보며 나는 집에서 이렇게 볼 수 있다니 너무 좋았다. P.183 '작가의 문학적 감성은 어린시절 자신이 보고 자라는 과정에서 성립되는 것은 아닐까? 작가들의 글에서 종종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되는 것은 그런 연유이리라' 작가가 태어나고 살았던 생가를 방문하며, 작가의 감수성과 작가가 집필한 책의 내용과 함께 읽어봄으로써 의미있게 다가 온 여행이겠다 싶었다. 여행. 말만들어도 설레다. 혼자 여행가본 게 언제였는지 까마득하다. 상실의 슬픔을 극복하고 혼자 여행을 떠나 3년이라는 긴 시간을 치유의 시간으로 바꾸며 방문중에 여러 사람을 만나며 긍정적으로 변해가는 저자를 보며 참 멋진 분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