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 #박완서산문집 #열림원 한두살 더 먹으며 나도 자연스레 좋아하지 않았던 꽃도 좋아하게 되고, 푸른 숲이 우거진 산등성이를 매일 매일 보는 것이 즐거움이 되었다. 꽃과 대화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박완서선생의 글은 현실적인 감각을 추구하며, 따뜻한 감성의 소유자다. 꽃, 땅, 자연에 대해 이야기할때에는 그녀의 순수하고 구수한 시골할머니의 향기가 난다. 문득 글을 읽어보면 나도 모르게 옛 기억과 추억이 떠오르며 과거의 그때 그 장소로 소환되기도 한다. 그리고 내가 태어나기전의 이야기들을 할때에는 예전에는 저랬었구나 저런생각을 갖고 있었구나 라며 옛 어른들의 생각을 이해하는 지점도 생기기도 했다. 천주교 신자인 그녀는 초보신자라면서 그녀가 침묵의 시간이라면서 열흘의 피정을 하며 침묵을 경험한 이야기를 들을때에는 나도 저렇게 아무말도 안하고 겸허하고 침묵하며 암묵하며 입에 자물쇠를 달아서 어떤 고민도 생각도 하지않고 싶다. 정해진 시간에 밥먹고 책보고 기도도 하고 조용하고 고요한 시간속에서 지냈다던 박완서선생의 글을 보니 얼마나 부러웠던지 나의 버킷리스트로 적어놔야겠다 싶었다. 일주일이나 열흘을 나만의 침묵의 시간으로 얼마나 평화롭고 안온한지 나도 경험해보고 싶다. 중학생때나 친구따라서 교회에서 기도원을 갔는데 뭣도 몰랐지만 그 기도의 시간이 좋았다. 어떻게 기도하는지도 몰랐고, 하나님을 잘 몰랐었던 때지만 그때의 느낌과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무언가 기도로써 나를 보호해주고 사랑으로 감싸주고 있다는 느낌을 몸소체험했었던 그때가 문득 생각이 났다. 고요함, 정적, 침묵의 시간을 보내며 오롯이 성경통독을 하며 메마른 심령에 단비가 내리듯 성숙해진 그녀가 한단계 깊이있는 작가로 발돋움한 계기였나 싶었다. 무엇을 바라볼때에 그녀의 시선은 무척이나 따뜻했으며 구수했다. 그제는 비오고 날이 우중충하다고 먼길이면어떠리 갈아타면 어떠리 이러면서 칼국수먹는다고 뚜벅이 인생 버스타고 동네투어하며 먹으러 가서 정말 맛있게 먹고 왔다. 왜 비오는 날은 그렇게도 밀가루음식이 땡기는 걸까? 한국인에게만 있는 DNA인지 비오는 날만 되면 유독 면이 왜 이렇게 땡기는 건지 연구하는 연구자료는 없는것인가 문득 생각이 났다. 박완서선생의 글은 지금 밖에 비오는 봄의 단비처럼 읽으면 과거가 떠오르고 구수한 할머니의 시골집이 생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