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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위한 여섯 가지 은유 - 이어령 산문집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22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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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이며 문학평론가이자 이화여대 교수,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국내외로 저명한 지성인이었다. 그에 대해 궁금해서 기사를 찾아보고 그의 생애를 알아보기도 했다. 기사의 내용중에 기억에 남았던 것은 "사람들의 편견을 바로잡는 역할을 지식인이 해야 한다" 라고 한말이다. 지식인은 누구를 칭하는 걸까. 일정한 수준의 지식과 교양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다. 이 글을 읽는 사람과 나도 열려있는 사고로 세상을 바라보는 지식인이 되길 바래본다.
어머니에 대한 여섯가지로 어떤 키워드로 기억해내고 있을까. 책, 나들이, 뒤주, 금계랍, 귤, 바닥으로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하나씩 추억하며 어느샌가 이어령선생님의 과거로의 여행에 나도 함께 그리운 심연의 세계로 빠져 들어갔다. 어린나이인 열한살에 어머니를 잃었으니 얼마나 보고싶고 사무쳤을까. 바다에 대한 얘기를 하는데 그 바다는 어머니이고, 어머니의 끝없는 사랑과 은혜는 바다와 견줄만하다. 꽃처럼 손으로 잡을수도 없는 육체가 없는 영혼의 바다라 칭하였다. 어머니가 보고싶을 때, 생생히 기억해 내고 싶을때에 갈증스러운 바다의 앞으로 단걸음에 가서 바다와 마주한다.
P.143 사람들은 흔히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하지만 실은 고향은 아무데도 없는 것이다. 옛날에 그것은 타서 없어지고 말았다.
고향에 대한 글을 읽을때에 고향이라는 단어는 내게 선명하기도 하지만 막연하지만 아늑하다고도 할 수 있는 나에게 고향이라 느끼는 곳이 두군데가 생각이 난다. 어릴적 7세부터 10세까지 아빠가 친할아버지댁인 전남 무안군 해제면으로 방학때마다 혼자 내려가서 지냈던 기억이 생생하다. 같이 놀았던 친구들, 맨 윗집인 큰할아버지댁, 담뱃잎재배했던 윗집, 깊은 우물이 있었던 진신이네집, 빨래터부터 모든것이 선명하게 기억이 난다. 나의 마음의 고향은 그곳인데 내가 생각했던 곳과는 많이 바뀌어 있겠지. 동네를 누비며 무화과도 따먹고, 할아버지농장에서 수박, 고구마캐던 기억이 웃음짓게 한다. 옛 정취 그대로 볼수도 없고 갈 수도 없지만 기억속의 고향은 생생하다. 기억의 파편들을 맞추다보면 어릴적 까불이 꼬맹이인 내 모습이 보인다.
하나의 주제로 작가는 방대한 지식의 빗장을 풀어넣는다. 글을 보다보면 나도 어느새 그의 이야기에 빠져든다. 내 이야기가 하고싶어지는 글, 꺼내고 싶다고 생각이 드는 글이 있는데 사유의 깊이가 바다이다. 그 바다에서 헤엄치니 뭔가 나의 생각도 확장이 되는 것 같고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