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없다 #카르멘라포렛지음 #문예출판사 스페인 내전시대의 암울을 안드레아의 시선에서 보여지는 소설. 카르멘 라포렛 탄생 100주년의 힘이라고 해야할까. 스페인 문학에 대해서는 <돈키호테>정도는 알고 있었다. 작가의 필력이 상당했는데 작가는 스무살 남짓에 이 소설을 썼다는 것이다. 20세기 스페인 내전으로 탄생한 소설이기도 한 <아무것도 없다>는 전쟁후의 삶이 얼마나 피페해지고 힘든지를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안드레아의 눈으로 비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극의 사실성도 느껴졌다.외갓집 안에서의 삶과 외갓집 밖에서의 여러가지 것들과 책의 표지처럼 달랐던 것이다. 스페인 내전이 가져다 준 내전의후유증과 힘든시대상을 담담히 상세히 잘 표현해주고 있다. 외갓집안에서 벌어진 일들을 생각하면 어두침침하고 희망이없으며 우울한 느낌마저 감돌았다. 전쟁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그런건지 서로에게 잔뜩 날이 서있고 못잡아 먹어서 안달인 외갓집사람들. -485p 나는 아주 천천히 계단을 걸어 내려갔다. 울컥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이 계단을 처음 오를 때 가졌던 새 삶에 대한 가슴 떨리는 희망과 열망이 기억났다. 그런데 지금 나는 1년 전에 막연히 알기를 바랐던 충만한 인생과 기쁨, 심오한 관심, 사랑, 그 무엇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한 채 다시 떠나는 것이었다. 아리바우 거리에 있는 외할머니 집에서 내가 얻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 적어도, 그 당시에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제목이 이 구간을 보고 나온것인지, 전쟁을 통해 인간의 삶이 궁핍하고 내심이 얼마나 피페해지고 파괴하는지를 음침한 골짜기에서 심음하고 있는 주인공 안드레아가 그래도 희망을 찾아가며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 느껴졌다. 그 피폐함속에서 친척들은 더욱 어둠속의 소용돌이속에 살아가고, 안드레아는 부모가 없는 그 속에서 더욱 꿋꿋이 살아내려고 애쓰고 속박하려는 이모가 있지만 그런것에 벗어나려하는것을 보니 이 혼돈속의 카오스속에서 내 몸은 내가 지키고 내 마음도 내가 지켜야 한다고 느꼈다. 대학에서의 삶은 좀 달라질까 안드레아는 자신의 환경과 180도 다른 에나와의 관계속에서 현재의 삶을 탈피해보려하지만 인간의 본성은 비교하며 더욱 초라해지기 짝이 없다. 가까이 할 수록 더욱 괴리감이 컸을 것이다. 에나와의 만남이 안드레아에게는 한줄기 빛처럼 크게 다가왔을 것이다. 하지만 격차가 나는 그런 괴리감과 상실감이 더 크게 다가왔으리라. 그런 어려운 환경에서도 자신의 길을 찾고 모색하며 조금씩 변화한다. 안드레아는 그 안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함으로 잘버티어 잘살아준다. 책의 두께가 만만치 않게 두꺼웠으나 탄탄한 구성으로 후다닥읽게 된 책이었다. 앞에 내용이 헷갈리거나 어렵다면 책 뒤편에 작품해설란이 있어서 참고하면 될 것 같다. 몰입감이 책의 두께와는 아무것도 아닌 것임을 증명하는 것일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