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없다 - 카르멘 라포렛 탄생 100주년 기념판
카르멘 라포렛 지음, 김수진 옮김 / 문예출판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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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내전시대의 암울을 안드레아의 시선에서 보여지는 소설. 카르멘 라포렛 탄생 100주년의 힘이라고 해야할까. 스페인 문학에 대해서는 <돈키호테>정도는 알고 있었다. 작가의 필력이 상당했는데 작가는 스무살 남짓에 이 소설을 썼다는 것이다.

20세기 스페인 내전으로 탄생한 소설이기도 한 <아무것도 없다>는 전쟁후의 삶이 얼마나 피페해지고 힘든지를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안드레아의 눈으로 비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극의 사실성도 느껴졌다.
외갓집 안에서의 삶과 외갓집 밖에서의 여러가지 것들과 책의 표지처럼 달랐던 것이다. 스페인 내전이 가져다 준 내전의후유증과 힘든시대상을 담담히 상세히 잘 표현해주고 있다. 외갓집안에서 벌어진 일들을 생각하면 어두침침하고 희망이없으며 우울한 느낌마저 감돌았다. 전쟁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그런건지 서로에게 잔뜩 날이 서있고 못잡아 먹어서 안달인 외갓집사람들.

-485p 나는 아주 천천히 계단을 걸어 내려갔다. 울컥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이 계단을 처음 오를 때 가졌던 새 삶에 대한 가슴 떨리는 희망과 열망이 기억났다. 그런데 지금 나는 1년 전에 막연히 알기를 바랐던 충만한 인생과 기쁨, 심오한 관심, 사랑, 그 무엇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한 채 다시 떠나는 것이었다. 아리바우 거리에 있는 외할머니 집에서 내가 얻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 적어도, 그 당시에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제목이 이 구간을 보고 나온것인지, 전쟁을 통해 인간의 삶이 궁핍하고 내심이 얼마나 피페해지고 파괴하는지를 음침한 골짜기에서 심음하고 있는 주인공 안드레아가 그래도 희망을 찾아가며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 느껴졌다.


그 피폐함속에서 친척들은 더욱 어둠속의 소용돌이속에 살아가고, 안드레아는 부모가 없는 그 속에서 더욱 꿋꿋이 살아내려고 애쓰고 속박하려는 이모가 있지만 그런것에 벗어나려하는것을 보니 이 혼돈속의 카오스속에서 내 몸은 내가 지키고 내 마음도 내가 지켜야 한다고 느꼈다. 대학에서의 삶은 좀 달라질까 안드레아는 자신의 환경과 180도 다른 에나와의 관계속에서 현재의 삶을 탈피해보려하지만 인간의 본성은 비교하며 더욱 초라해지기 짝이 없다. 가까이 할 수록 더욱 괴리감이 컸을 것이다.

에나와의 만남이 안드레아에게는 한줄기 빛처럼 크게 다가왔을 것이다. 하지만 격차가 나는 그런 괴리감과 상실감이 더 크게 다가왔으리라. 그런 어려운 환경에서도 자신의 길을 찾고 모색하며 조금씩 변화한다. 안드레아는 그 안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함으로 잘버티어 잘살아준다.

책의 두께가 만만치 않게 두꺼웠으나 탄탄한 구성으로 후다닥읽게 된 책이었다. 앞에 내용이 헷갈리거나 어렵다면 책 뒤편에 작품해설란이 있어서 참고하면 될 것 같다. 몰입감이 책의 두께와는 아무것도 아닌 것임을 증명하는 것일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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