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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바다로
나카가미 겐지 지음, 김난주 옮김 / 무소의뿔 / 2020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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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가미 겐지는 일본 현대문학의 대표작가로 겐지는 <서울이야기>라는 중편소설을 집필할 만큼 한국에 대해 각별한 관심이 있었고 6개월가량 머물면서 글을 쓰기도 했다. 윤홍길의 작품에 반해서 그의 소설을 일본에 소개하기도 했다.
<18세, 바다로>라는 작품을 그가 열여덟살부터 스물세살때까지 쓴 너무도 잔혹한 젊음을 표현한 작품이다. 정제되지 않은 젊은 날에 초상화 같은 작품이다.
18세와 다쓰오와 미쓰코, 불만족이 나의 눈길을 끌었다. 시적인 표현과 역동적이고 눈을 뗄세가 없이 표현된 글에는 젊은 날에 변화되는 모습과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었다, 주변에 가까운 친구의 죽음을 어이없이 맞이하는 주인공의 공허한 느낌이랄까 아버지의 외도에서의 아들에게 담담히 외도한자의 뻔뻔한 모습으로 대하는 멋쩍지만 당당한 모습에 혼란스러운 주인공의 모습들.. 어떤것이 옮고 그른지를 판단해주고 길을 열어줘야 할 아버지를 보며 씁쓸함을느꼈다.
다쓰오와 미쓰코는 동반자살을 위장해 사기행각을 벌이는것에 꺼리낌없이 주인공도 두 친구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데 몇번 자살시도해서 기절했다가 다시 살아나면 되겠지하고 몇번시도하고 돈을 벌고를 반복하다 치사량을 넘겨서 두친구는 죽어버리고 말았다. 진짜 죽은것인가? 진짜 죽으려고 한것인지 시도하다가 어이없게 죽은것인지 혼란이 오는 과정에서 경찰은 주인공이 받아들이는 행동에 의문을 느낀다. 친구가 죽었는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진짜로 죽은것을 알고 경찰과 병원원장 한마디가 모든것을 말해준다. 죽는것은 한순간이구나라고.. 경찰과 원장과 주인공의 대립이 인상적이다.
P.140 비는 세계를 가둔다. 소슬바람에 날려 전신주에 들러붙었다가 너덜너덜 떨어져가는 구인광고 전단지 같은 슬픔이라는 감정과, 속된 감상으로 가득한 대중가요의 코드와, 시큰둥함과, 어릴적 멀리서 들려오던 바다울음을 한밤중에 알고서 움찔움찔 떠는 나있는 곳에, 세계를 가둔다.
사색을 좋아하고 비오는 거리를 혼자 걷기도 혼자놀기도 좋아하는 나에게 이 글이 참 내맘 같았다. 내가 좋아하는 거릴 걸으며 이런저런 생각들로 마음을 달래고 향수에 젖기도 하고 예전에 나로 돌아갔다가 웃음짓기도 하는 나의 세계가 너무 좋다. 페이지 140에 나오는 '불만족'이 인상깊었는데 어린나이에 쓴글이 맞나 싶을 정도로 시적이고 마음이 촉촉해진다. 비오는 날도 아닌데 비오는 날 같은 글로써도 그 공간에 있는듯한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시적인 여러색깔을 가진 저자의 책을 좋아하게 됐다.
#그로테스크적이기도시적이기도 #즐겁게단숨에읽은단편집 #역동적이기도낯설기도한 @ Seoul,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