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가겠다 - 우리가 젊음이라 부르는 책들
김탁환 지음 / 다산책방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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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어가겠다 >

- 김탁환 / 다산책방 -



근래에 <거짓말이다>라는 소설로 우리를 사로잡았던 김탁환 소설가의 책이다.
오래도록 라디오에서 책을 소개해주던 프로그램을 하였는데, 그 중에서 '청춘'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책들를 모아서 소개해준다.
청춘이라 해서 모두 젊은이들이 등장하는 것만은 아니다.
청춘이 상징하는 '열망'과 '덧없음'을 표현한 작품들을 주로 골라서 우리에게 보여준다.
여러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작품도 있고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작품도 있다.
읽으면서 드는 공통점 중 하나는 '생소함'이다.
누가 어떤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맛을 느끼게 하는 것이 소설의 매력이기도 하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여러 소설들을 보여주는데 정작 저자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진다.
이렇게 재미있으면서도 아슬아슬한 슬픔을 전해주는 사람이 보여주는 인간들은 또 어떨지 흥미로워지는 것이다.
책은 총 스물 세 편의 소설을 소개하는데 반절은 익숙하고 반절은 생소하다.
그래서 더 궁금해졌고 결국 난 그 책들의 목록을 다른 곳에 옮겨 적어놓았다.
시간이 될 때마다 하나씩 빌려 읽으며 이 책에서 만난 그들을 내 눈으로 다시 만나고 싶다.
그 때엔 그들이 여전한 모습일지 또 다른 얼굴을 내게 보여줄지 알 수 없다.
자분자분하게 들려주는 청춘의 모습들을 바라보며, 아직도 내 안에서 덜 익어 열망이기도 하고 덧없게 되어 버린 꿈들을 발견한다.
'읽어가겠다'라는 제목이 눈에 밟힌다.
읽고 그저 지나친 작품들이 아니라, 아직도 살아서 가슴을 울리는 의지가 온기로 남아 있다.
그리고 그 작품들을 통해 자신의 삶을 투영하고 자신의 걸음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다짐도 만져진다.
읽으면서 그 온기에 즐겁게 취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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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가야 할 길 아직도 가야 할 길
M.스캇 펙 지음, 최미양 옮김 / 율리시즈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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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 아직도 가야 할 길 >

- M. 스캇 펙 / 율리시즈 -



400여 페이지를 읽으면서도 제목이 잘 외워지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또 다른 길'이 늘 먼저 떠올랐다.
누구의 추천이었는지도 모른 채 일단 저장해놓았던 책인데 도서관에 갔다가 빌려왔다.
읽다가 사고 싶어졌다.
그만큼 내용들이 내가 흥미로워하는 것들로 가득했다.
훈육/ 사랑/  종교/ 은총이라는 네 주제를 차근차근 이야기하고 있는데, 소제목들로는 무척 종교적일 것 같지만 의외의 전개로 풀어 나간다.
"세상에 단 하나의 유일한 종교란 있을 수 없다.(p325)"라는 문장에서도 보이듯이 그의 글은 넓은 의미의 종교를 지향한다.
그는 또 사랑을 "자기 자신이나 타인의 영적 성장을 도울 목적으로 자신을 확대시켜 나가려는 의지(p114)"라고 정의한다.
어쩌면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영적 성장"일 것 같다.
우리가 흔히 사랑이라고 표현하는 감정들은 엄밀한 의미에서의 사랑이 아니다.
그런 감정은 상대나 자신의 영적 성장을 위해  발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2부 '사랑'과 4부 '은총'이 흥미로웠다.
또 1부의 '훈육'에서는 나의 교육법들에 대한 반성을, 3부의 '종교'를 통해서는 종교적인 사고 방식으로 정신은 어떻게 왜곡될 수 있는가도 실펴보는 기회가 되었다.
결론적으로는 아주 흥미롭게 읽었다.
책을 덮으면서 왜 자꾸 <아직도 가야 할 길>이 < 가야 할 또 다른 길>로 입력이 되어 떠오르는지에 대한 의문점이 조금은 해소가 되었다.
그 동안 알고 있던 나의 수많은 생각들은 이 책을 통해 '아직도 가야 하는 길'이라기보다는 '또 다른 길'을 용감하게 걸어야 함을 알려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흥미롭고 즐겁게 읽은 책.
그러면서도 내가 믿는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 나는 어떤 믿음을 펼치며 살아가고 있는가, 고민하게도 만들었던 책.
새로 산 분홍 표지가 설레는 나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만 같다. 

 



"훈육은 괴로움을 감당하게 하며 문제로 인한 고통을 건설적으로 겪게 한다.(p23)"

"사랑한다는 것은 그저 행동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존재를 완전히 바쳐야 하는 복합적인 행동이라는 것이다. 즉, 머리와 마음이 같이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했다.(p161)"

"회의하기 이전의 하느님은 회의를 거친 후의 하느님과 전혀 다르다.(p325)"

"은총이 실재한다는 사실은 하느님의 실재뿐 아니라, 하느님의 의지가 개개인의 영혼이 성장하는 데 쏠려 있다는 사실에 관한 명백한 증거다.(p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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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하지 않아도 충분히 완벽한 - 희망 전도사 닉 부이치치 아버지의 특별한 사랑
보리스 부이치치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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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완전하지 않아도 충분히 완벽한 >

- 보리스 보이치치 / 두란노 -
 

 

제목이 마음에 든다.
완전이라는 단어가 주는 완전함을 채울 것이 세상에 존재하던가.
하지만 비어 있음에도 충분히 완벽하다고 느끼는 것들은 많다.
닉 부이치치.
그의 삶이 아마도 그렇지 않을까.
세상을 누비며 많은 희망을 전해주는 그가 처음부터 그만한 그릇으로 태어나진 않았을 것이다.
그에겐 '그럼에도 최선을 다해 장애 아들을 잘 키우려는' 부모가 있었다.
이 책은 그의 아버지가 쓴 첫 책이다.
닉 부이치치를 처음 만났을 때 얼마나 절망하고 힘들었는지부터 시작하여 그를 키우고 훈련시킨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런 세월의 중심엔 하나님에 대한 신뢰와 자녀를 향한 무조건적인 사랑이 있다.
결국 사람을 살리는 비결은 "아낌 없는 사랑"이란 생각이 든다.
책 내용은 닉이 장애인임을 인정함과 동시에 한 사람의 고귀한 인생임을 끊임 없이 인정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매 장의 말미에 (머리와 가슴에 새겨두기)가 있는데 내용들이 다 정말 가슴으로 와 닿고 머리에 새겨두고 싶은 마음이 솟아난다.
장애 자녀를 둔 부모라면 더더욱 공감이 되면서도 도움이 될 책.
그렇지 않더라도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의 중요성을 부모의 경험을 통해 확실히 전해주는 책.
무언가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하는 것이 누군가의 인생을 허무하게 끝낼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며 겸손해지는 책.
완전하지 않아도 충분히 완벽한 인생들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건네주는 책.
그 완벽함이 우리 각자의 삶의 모습임을 깨닫게 해주는 책. 

 


#완전하지않아도충분히완벽한 #닉부이치치 #보리스부이치치 #장애 #두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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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 낚시 통신
박상현 지음 / 샘터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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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어낚시통신 >

- 박상현 / 샘터 - 

 

 


 

이 책을 받아본 순간, 두 가지가 떠올랐다.
하나는 어린 시절, <노인과 바다>를 읽다가 졸음과 지겨움을 같이 싸웠던 기억.
그리고 하나는 신혼 시절 신랑의 꼬드김에 오빠와 남동생이 새벽낚시에 끌려 갔다가 신랑만 신이 났던 기억.
오빠와 남동생은 낚시라는 걸 처음 구경하다가 불침번을 서며 차에서 쪼그리며 잤고, 신랑은 낚시란 무엇인가 설명하며 떠들면서 밤을 새웠다.
나는 그들의 중간 어디쯤 어중간에서 걸터 앉아 졸다가 맞장구를 치다가 날이 밝아오는 걸 신기하게 바라봤었다.
어쨌든 그 날 팔뚝만한 생선 한 마리를 잡아 왔고 그걸 찜통에 넣으면서 난감해하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은 내게 무엇을 선물할까, 반은 졸음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과 나머지 반은 그 때의 신기함과 설렘을 다시 느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책은 기자 출신의 저자가 캐나다에서 유명한 정원의 정원사로 이민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 꽂힌 바다 낚시에 관한 이야기이다.
보다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캐나다의 연어들을 만나는 이야기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미를 누리는 이야기로도 많은 사람이 읽을 수 있는 책이 되려면, 개인적인 호감 이상의 끌림이 있어야 한다.
처음엔 시시콜콜한 낚시 입문에서부터 그 세계로 빠져드는 내용에 사실 나도 그리 쏙 빠져들진 않았다.
어찌보면 그의 그 열정과 기쁨이 내게 전달되지 않았다.
그것은 그저 그의 것이고, 나 또한 그 세계가 궁금하거나 빠져들고 싶은 마음이 들진 않았다.
하지만 읽을수록 그 안에는 연어로 연결되는 사람들간의 사랑과 애정이 버무려지는 게 느껴졌다.
특히 장인의 생신날 아침을 차려드리고 싶어 캐나다에서부터 자신이 잡은 연어를 들고 한국으로 온 이야기는 뭉클하게 했다.
바다를 만나고 연어를 만나지 않았더라도 저자는 아마 그렇게 애정을 표현하며 살았을 것이다.
그러나 연어는 그의 인생에 또 다른 문을 열어주었고, 그 문을 통해 새로운 기쁨과 교훈을 얻으며 사는 모습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또 하나 책을 읽으며 내 마음을 촉촉하게 적신 것은 환경과 교육에 대한 캐나다인들의 생각이다.
연어를 보호하기 위해 한 사람이 그 날 잡을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을 정도로 자연을 보호하려는 노력이 대단하다.
자연을 정복하려는 많은 사람들의 생각보다, 자연과 같이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한 나라의 일반적인 생각이라는 것이 부러웠다.
어찌 보면 부모와 자식 간에도 정확한 계산법이 통용되는 것 같아도, 자녀는 부모에게서 독립하고 부모는 자녀를 어려서부터 한 인격체로 존중하는 것 역시 마음에 들었다.
토착화라는 것은 늘 양면이다.
다른 이물질 같던 것이 변형되어 내 것이 된다는 것은 이전의 것을 잃는 아쉬움과 새로운 것이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희열이 공존한다.
그들의 사고방식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어떻게 변화되고 정착될지 궁금해졌다.
또한 한 사람의 취미가 읽는 이들 각자에게 어떤 모습으로 가슴에 새겨질지 궁금해진다.

#연어낚시통신 #박상현 #샘터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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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든 책방 - 제일 시끄러운 애가 하는 제일 조용한, 만만한 책방
노홍철 지음 / 벤치워머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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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든 책방 >

- 노홍철 / 푸른숲 -


"제일 시끄러운 애가 하는 제일 조용한, 만만한 책방"

이 책의 부제이다.
그를 아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시끄러움'일 것이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그 시끄러움은 에너지라는 생각이 들고 점점 더 완숙해가는 인생의 향기가 느껴져서 기분이 좋아진다.
올해 내게 기울어진 것이 있었다면 아마 '독립책방'이었을 것이다.
sns로 받아보기는 거의 독립책방일 정도로, 쪽시간이 나거나 하루 휴가를 받으면 독립책방들을 찾아가보는 것으로, 그렇게 마음이 쏠렸다.
그러고 보니 내 어릴 적 장래희망도 책방 주인이었다.
지금은 주인이라는 것의 무게를 알기에 선뜻 그러겠노라 말할 수는 없지만, 책이 좋은 건 사실이다.
이 독립책방에 눈길이 간 것은 정형화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독립출판물에 대해 훨씬 능동적이고 열려 있다는 것도 좋았다.
그런 책방들이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라는 것이 반가우면서도 부럽기도 했다.
그런데 미디어를 통해 우리에게 시끄러운 것으로 익숙한 그가 책방을 낸다는 소식을 듣고 신기했다.
하지만 이내 고개도 끄덕거려졌다.
활발함 속의 내성적인 모습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서였을까.
혹은 책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싶은 열망이 이해가 되어서였을까.

책은 책방을 내기 전의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책방을 내게 된 이유와 진척된 상황들에 대해 아주 소상하게 적혀 있다.
물론 글도 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자연스러운 그의 것이다.
공사가 진행되기 전의 아이디어, 공사 진행 과정 등이 글과 함께 사진으로 조목조목 보여준다.
그의 생각과 글에서 가장 많이 만나는 마음은 '이웃을 위한 배려'이다.
자신이 연예인이라는 것 때문에 혹여 그 동네가, 그 주민들이 피곤하게 되고 피해를 입을까봐 조심하는 모습이 진하게 우러나온다.
톡톡 튀어서 즐거움만을 주려는 목적만이 아니라 더불어 사는 즐거움까지 보여주니 멋지다.
심혈을 기울여 만든 공간들도 자신에게는 의미 있는 장소이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거부감 없이 위트 있는 곳이기를 바라는 마음들이 사진마다 글마다 가득 깔려 있다.
짧은 시간 푸욱 빠져서 행복한 여행길을 하고 온 느낌.
언젠가 시간이 되면 조용하면서도 오밀조밀하게 열정을 불태우는 해방촌을 나도 조용히 방문하고 싶다.
그들의 선하고 따뜻한 기운을 쬐고 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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