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춘단련법 - 스펙을 이기는 필살기 트레이닝
최중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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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살기 하나로 대한민국 학벌사회에 맞짱 뜬 젊은이의 열정 단련기. 딱 이 말이 맞는 말 같다. 최중식. 나는 그를 스펙에 집착하지 않는 열정 종결자라 이름 짓고 싶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박카스를 들이킨 것처럼 피로가 싹 가셨다. 조금만 보다 자야지 했는데 집중 세시간만에 독파하고 지금은 이렇게 서평까지 쓰고 있다. 그만큼 흡입력있는 글이었다. '20대 청춘이 알려주는 열정이란 이런 것이다'를 생생하게 기록한 도전기였다.

 

그는 공학도였다. 그것도 지방대. 그의 꿈을 결정지었던 것은 군대 말년 인터넷에서 우연히 본 공익광고였다. 광고에 매료되어 제대하자 마자 광고홍보학으로 전공을 바꾸고 광고 공부를 시작했다. 군인이었을 때 응모한 공모전에서 수상권에 들었던 작품이 군인이라는 이유로 취소되었다. 방학때는 인턴 생활을 했던 곳에서 '다른 인턴들과 다르게 열심히 하는 것도 좋은데 스펙이 좋지 않으니 편입이나 하는게 어떠냐'는 말을 들었다. 조선일보 광고대상 신인창작광고 부문에 동아리 사람들과 함께 응모해 금상을 받았던 작품이 표절이라는 이유로 취소가 되었다. 그는 그때 가장 큰 좌절을 하고 방황을 했지만  KOBACO 광고대회에서 대상을 받고 영 라이온스 사이버 경쟁부문 한국대표가 되었다. 대회 규정상 2명이 한팀을 이뤄 참가하게 되어 있어 신석진씨를 만나 팀을 이룬다. 이들은 칸에 오기전부터 만나 팀워크를 다지며 광고제를 준비했다. 유니세프 수돗물 프로젝트를 심플하게 만들어 내어 이들은 은상을 수상했다. 상을 받으면서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확신했다. 그는 당당히 광고계에 입성하여 지금 현재 제일기획에서 일하고 있다.

 

모든 것은 꿈에서 시작된다. 꿈 없이 가능한 일은 없다. 먼저 꿈을 가져라.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 - 앙드레 말로 p24

우리는 꿈이라는 통장에 계속해서 열정이라는 적금을 붓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p30

과거는 현재의 미래다. 지금 당장엔 아무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일도 어떤 식으로든 미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p112

실패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그래서 실패했다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결정된 것이 아니라 과정상의 오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 지승룡 p153

 

꿈, 재미, 팀워크, 아이디어, 노력, 도전, 열정. 내가 이 책에서 뽑은 키워드이다. 꿈이 있다면 목표를 향해 나의 길을 가야 한다. 가는 길이 재미가 없으면 금방 싫증이 난다. 그럴 땐 옆에서 밀어주고 끌어주는 친구가 필요하다. 팀을 이루면 더욱 더 좋다. 팀원들과 아이디어를 주고받고 노력하다 보면 무언가에 도전하고 싶은 욕구가 생길 것이다. 무조건 도전해라. 도전하다 보면 실패와 좌절도 맛 볼 것이다. 실패하면 어떠냐. 아직 젊은데. 젊은 청춘이지 않느냐. 저 밑에서 부터 끌어 올라오는 열정이 있지 않느냐. 20대의 열정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20대에 난 뚜렷한 꿈이 없었던 것 같다. 이제사 꿈이 확고해 졌는데 너무 늦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적기라고 하지만 그래도 너무 늦은감이 있어 살짝 불안하기만 하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약간의 두려움은 없어졌다. 30대인 나에게도 용기를 갖게 하는 책인 듯 하다. 꿈과 열정을 가지고 있는 20대 청춘들에게 고하는 메시지는 '도전하라'이다. 도전하지 않는 자에게 꿈은 무의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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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참견 - 김양수의 카툰판타지, 뉴시즌 생활의 참견 1
김양수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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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툰이란? 대상의 성격을 과장하거나 생략하여 익살스럽고 간명하게 인생이나 사회를 풍자하거나 비판하는 줄거리가 있는 여러 컷짜리 그림 즉 만화다. '생활의 참견'은 작가의 어린시절부터 지금 현재까지의 삶을 짧은 그림으로 재미있게 표현한 생활 속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이번에 본 책이 두번째 카툰이다. 역시 만화는 보면 볼수록 재미있는 듯 하다. 재치있게, 익살스럽게 끝이 나는 한 줄의 글이 감동을 또는 웃음을 준다. 그게 카툰의 매력이 아닐까 한다.

 

생활속에서 겪는 에피소드들이 무궁무진하다. 그 중에서도 사춘기 시절 이야기와 작가의 딸이 등장하는 육아 이야기가 특히 재미 있었다. 많이 공감이 갔던 부분이기도 하다. 롤러장에서 춤췄던 이야기, 돈까스 처음 먹던 날, 시우의 피터팬 이야기 등등 참 웃기기도 하면서 찡한 여운을 안겨주는 내용들이 한가득 실려 있다. 나도 돈까스를 처음 먹던 날이 기억난다. 때는 중학교 3학년. 교회 오빠를 좋아했던 그때 그 사람으로 인해 교회를 안 나가게 되었다. 그때 선생님이 나를 불러내 돈까스를 사주며 고민상담을 해 주었었는데 돈까스를 처음 먹어 보는지라 칼과 포크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고 있던 중 선생님 하는 것을 따라 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잘 썬다는 게 그만 돈까스 한조각이 멀리 날아 테이블 밑으로 떨어지는 사고도 있었다. 그때부터 당황해서 얼굴 빨개지고 돈까스를 어떻게 먹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요즘에는 돈까스가 흔해졌지만 그때만 해도 경양식이라고 해서 동네에 몇군데 없었다. 비싸기도 했던 시절이었고.

 

아이를 키우다 보면 매일이 에피소드 천국이다. 그것을 잘 녹여 낸 시우(작가의 딸)의 노래 부르기와 동화책 이야기 편. 피터팬을 읽고 나서 피터팬이 네버랜드로 떠나고 웬디랑 헤어지는 것을 보고 "행복하지 않았습니다."하는 것을 보면서 모든 동화는 행복하게 끝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것 같다며 생각하게 하는 그림은 가슴에 와 닿는 부분이었다. 인어공주처럼 물거품으로 사라지는 아주 슬픈 동화들이 있는 것처럼 모든 공주들은 왕자를 만나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는 편견을 깨는 작품들도 있다.

 

김양수. 1973년생이다. 그는 1997년 월간 <paper>의 기자로 입사하여 <paper>를 통해 만화 <김양수의 카툰판타지>를 연재를 시작하여 만화가로 데뷔하였다. 그후 신문, 잡지, 인터넷 사이트 등 다양한 매체에 일상에서부터 영화, 음악, 역사 등 다양한 문화를 소재로 한 다수의 작품들을 연재해 오고 있다. 그는 지금도 카툰을 연재하고 있으며 동시에 칼럼니스트, 삽화가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내가 알고 있는 박광수의 광수생각과 비슷한 줄 알았는데 광수생각은 '연애'의 본질인 사랑과 이별에 많이 초점이 맞춰진 반면 김양수의 생활의 참견은 그야말로 생활속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이다. 우리가 겪어왔던 삶의 이야기. 그 속에서 찾는 웃음과 감동의 판타지라 할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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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말했다 : 우리를 닮은 그녀의 이야기
김성원 지음, 김효정 사진 / 인디고(글담)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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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가 말했다. 나는 밤을 잊은 그대에게 전하는 메시지라고. 책은 말했다. 나는 사랑과 이별로 아파하는 그대를 위한 모든 것이라고. 그녀가 말했다. 나는 그대가 있어 행복하다고.

 

밤이 되면 불을 끄고 누워 익숙한 목소리에 주파수를 맞추던 시절. 한 때 라디오를 껴안고 자다 시피 할 때 누군가의 목소리에 숨 죽여가며 들었던 유행가 가사도 아닌 한자 한자 공들여 써서 보낸 편지가 언제 읽혀 질까 가슴 졸이며 듣던 그 시절. 90년대초 티비보다 라디오를 더 사랑했었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공개방송에 나오면 녹음까지 해서 듣곤 했었다. 테이프가 늘어질 때까지.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라디오에 엽서를 보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하고 고민상담도 하던.

 

'그녀가 말했다'는 라디오 작가 김성원이 KBS 2FM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에 방송된 글을 묶은 감성 에세이다. 책 표지만 봐도 감성이 묻어 나오지 않는가? 책 표지를 보고 있으니 중고등학교 다니던 시절 이런 풍경류의 엽서와 공책, 연습장이 유행하던 게 떠오른다. 그땐 엽서 모으는 게 참 좋았는데. 서른중반 아줌마에게도 아직 소녀적 감성이 살아 있는 걸 보니 마음만 청춘이구나. 사랑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가슴에서 스멀스멀 기어 올라온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그리고 헤어짐이라는 이별도 맛 보고 싶고 감정을 다시 느끼고 싶다. 여행가고 싶다. 책 속에 사진을 보고 있으면. 왜 이리 하고 싶은게 많아지는지.

 

책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사랑인지 아닌지 의문이 들 때는 머리에게 묻지 말고 눈에게 물으면 된다. 사랑이라면 눈을 뗄 수 없으니까." 캬~ 맞는 말이다. 연애할 때는 거리에 많은 사람이 걸어 다녀도 내 눈에 단 한 사람밖에 안 보이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찾으라고 해도 못 찾는 이유는 멀까? 눈 감고, 귀 닫고, 입 꼬매고 산지 오래되서 그런지도 모른다. 참으로 서글픈 현실. 책을 읽는 동안에는 연애도 했다가 이별도 했다가 다시 행복한 시간도 있었다가 여행도 갔다가 했는데 현실은 허무함만 남는다.

 

이 책은 특이한 점이 하나 있다. 목차를 확인하려고 책을 넘겼는데 목차는 없고 '이토록 뜨거운 순간', '누구나 길을 잃는다', '그녀는 자랐다. 나무처럼'이라는 약간 큰 제목이 있다. 그게 제목이고 아래 있는 것들이 글인줄 알았다. 읽어보니 이상했다. 나중에 보니 그게 소제목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 책엔 쪽수 즉 page수 표시가 안 되어 있다. 그래서 더 헷갈렸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처음부터 읽어도 좋지만 풍경 그림 따라 내 맘 가는대로 읽어도 좋다. 그녀의 메시지 하나 하나가 마음을 울릴 때도 있고 미소짓게 하는 순간들이 있어 행복하게 책을 덮을 수 있다.

 

김성원. 그녀는 라디오 작가다. 꽤 많은 프로그램을 거쳐 현재는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 작가로 일하고 있다. 프로필 사진으로 봐서는 단아하고 참한 아가씨라는 생각이 든다. 글도 그러했으니까. 지금도 그녀는 라디오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을 듯 하다. 밤삼킨별 김효정. 그녀가 여행하며 찍은 사진과 글이 담겨 있는 다이어리와 엽서는 해마다 출시되고 사랑받고 있다. 그녀가 쓴 책으로는 '밤삼킨별의 놀이 없는 놀이터' 가 있다. 하늘, 구름, 꽃잎 등등 이런 풍경 사진을 좋아하는데 그녀가 찍은 풍경사진이 그렇다. 밤에 잠이 안 온다 생각되는 날이 있으면 '그녀가 말했다'를 읽어 보길 권유한다. 읽다 보면 그녀의 감성어린 글에 녹아 잠이 스르르 들지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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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청춘단련법 - 스펙을 이기는 필살기 트레이닝
최중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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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살기 하나로 대한민국 학벌사회에 맞짱 뜬 젊은이의 열정 단련기. 딱 이 말이 맞는 말 같다. 최중식. 나는 그를 스펙에 집착하지 않는 열정 종결자라 이름 짓고 싶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박카스를 들이킨 것처럼 피로가 싹 가셨다. 조금만 보다 자야지 했는데 집중 세시간만에 독파하고 지금은 이렇게 서평까지 쓰고 있다. 그만큼 흡입력있는 글이었다. '20대 청춘이 알려주는 열정이란 이런 것이다'를 생생하게 기록한 도전기였다.

 

그는 공학도였다. 그것도 지방대. 그의 꿈을 결정지었던 것은 군대 말년 인터넷에서 우연히 본 공익광고였다. 광고에 매료되어 제대하자 마자 광고홍보학으로 전공을 바꾸고 광고 공부를 시작했다. 군인이었을 때 응모한 공모전에서 수상권에 들었던 작품이 군인이라는 이유로 취소되었다. 방학때는 인턴 생활을 했던 곳에서 '다른 인턴들과 다르게 열심히 하는 것도 좋은데 스펙이 좋지 않으니 편입이나 하는게 어떠냐'는 말을 들었다. 조선일보 광고대상 신인창작광고 부문에 동아리 사람들과 함께 응모해 금상을 받았던 작품이 표절이라는 이유로 취소가 되었다. 그는 그때 가장 큰 좌절을 하고 방황을 했지만 KOBACO 광고대회에서 대상을 받고 영 라이온스 사이버 경쟁부문 한국대표가 되었다. 대회 규정상 2명이 한팀을 이뤄 참가하게 되어 있어 신석진씨를 만나 팀을 이룬다. 이들은 칸에 오기전부터 만나 팀워크를 다지며 광고제를 준비했다. 유니세프 수돗물 프로젝트를 심플하게 만들어 내어 이들은 은상을 수상했다. 상을 받으면서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확신했다. 그는 당당히 광고계에 입성하여 지금 현재 제일기획에서 일하고 있다.

 

모든 것은 꿈에서 시작된다. 꿈 없이 가능한 일은 없다. 먼저 꿈을 가져라.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 - 앙드레 말로 p24

우리는 꿈이라는 통장에 계속해서 열정이라는 적금을 붓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p30

과거는 현재의 미래다. 지금 당장엔 아무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일도 어떤 식으로든 미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p112

실패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그래서 실패했다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결정된 것이 아니라 과정상의 오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 지승룡 p153

 

꿈, 재미, 팀워크, 아이디어, 노력, 도전, 열정. 내가 이 책에서 뽑은 키워드이다. 꿈이 있다면 목표를 향해 나의 길을 가야 한다. 가는 길이 재미가 없으면 금방 싫증이 난다. 그럴 땐 옆에서 밀어주고 끌어주는 친구가 필요하다. 팀을 이루면 더욱 더 좋다. 팀원들과 아이디어를 주고받고 노력하다 보면 무언가에 도전하고 싶은 욕구가 생길 것이다. 무조건 도전해라. 도전하다 보면 실패와 좌절도 맛 볼 것이다. 실패하면 어떠냐. 아직 젊은데. 젊은 청춘이지 않느냐. 저 밑에서 부터 끌어 올라오는 열정이 있지 않느냐. 20대의 열정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20대에 난 뚜렷한 꿈이 없었던 것 같다. 이제사 꿈이 확고해 졌는데 너무 늦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적기라고 하지만 그래도 너무 늦은감이 있어 살짝 불안하기만 하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약간의 두려움은 없어졌다. 30대인 나에게도 용기를 갖게 하는 책인 듯 하다. 꿈과 열정을 가지고 있는 20대 청춘들에게 고하는 메시지는 '도전하라'이다. 도전하지 않는 자에게 꿈은 무의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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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 매혈기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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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리뷰였다. 모 리뷰 사이트에서 아주 재밌다는 평들이 대부분이어서 궁금하기도 해서 인터넷으로 주문을 했다. 구입하고 바로 읽어야지 했는데 시간이 지나버렸었다. 그리고 새해. 해가 바뀌어 올해 계획으로 1주일에 한 권 읽고 리뷰쓰기가 있었다. 언뜻 보기엔 지루해 보였는데 읽어 보니 지루함은 없고 작가의 입담에 너무 즐거웠던 책이었다. 정말 슬픈 한 사나이의 가족을 지키기 위한 고군분투 피 파는 이야기.

 

성안의 생사 공장에서 누에고치 대 주는 일을 하는 허삼관. 피를 안 팔아본 남자는 여자를 얻을 수 없다는 삼촌 마을. 그 곳에서는 결혼 조건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건강인데 피를 팔 수 있다는 것이 건강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허삼관은 마을 사람 근룡이와 방씨를 따라 피를 팔러 성안의 병원으로 간다. 이것이 그의 첫 번째 매혈기이다. 생명과도 같은 피를 허삼관은 가족들을 위해 기꺼이 팔아 가족들을 먹여 살린다. 자기 자식인 줄 알았던 아들을 위해서, 그리고 마지막 매혈은 평생 가족을 위해 고생만 한 자기 자신을 위해 피를 판다. 피를 팔러 갈 때의 심정이란 꼭 도살장에 끌려가는 돼지마냥 처량해 보인다. 하지만 가족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그는 피 파는 일을 서슴지 않았다.

 

중국이니까 가능한 이야기라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보릿고개인 시절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피를 팔 수 있었다면 기꺼이 가족을 위해 매혈을 하는 가장들이 있었을 것이다. 중국의 대표 작가 위화.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꽤 유명한 작가이기도 하다. 그의 두 번째 장편소설 ‘살아간다는 것’이 장이모 감독에 의해 영화 ‘인생’이라는 제목으로 상영되어 그는 세계적으로 위화 현상을 일으키는 일련의 기폭제가 되었다. 그러나 나는 중국 소설을 읽어 본 적이 없어 이번 책이 처음이었다.

 

허삼관 매혈기는 희비극이다. 희극과 비극이 함께 공존한다. 장남 일락이가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은 비극이지만 이 비극을 희극으로 승화시키는 인물이 허삼관이다. 슬픈 곳에서 슬프지 않게 기쁨이라는 것을 느껴도 기쁘지 않게. 내가 허삼관이라면? 난 비록 남자는 아니지만 남자였다면 나도 허삼관처럼 피를 팔아가면서 살수 있을까? 아마 내 자식들을 위한다면 그렇게 살아갈 수는 있겠지. 내 자식인 줄 알고 몇 년동안 키웠는데 내 자식이 아니었을 때의 심정이란... 참으로 힘들었을 것 같은데 허삼관은 희극으로 승화시킨다. 이 책을 덮었을 때는 허삼관이라는 사람이 위대해 보였고 위화라는 작가가 존경스러웠다. 책을 읽는내내 즐거웠으며 허삼관이 짠해서 등이라도 토닥여 주고 싶었다. 위화작가의 다른 책도 함께 구입했었는데 다른 책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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