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작가에게 - 글쓰기 전략 77
제임스 스콧 벨 지음, 한유주 옮김 / 정은문고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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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책표지를 그리 만들었나 보다. 띠지에는 얼마 전 공전의 히트를 친 드라마 작가의 추천이 담겨 있어 더욱 눈길을 끌었다.

 

작가가 작가에게(제임스 스콧 벨, 정은문고, 2011)는 선배 작가가 작가 지망생에게 들려주는 실전 노하우를 담은 책이다. ‘당신의 소설은 출판될 가치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렇다. 출판사에서는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 출판이 돼어 돈이 될 수 있는가를 먼저 본다. 작가도 1인의 사업가인 셈이다. 그러나 작가들은 사업가라 칭하지 않는다. 배고픈 예술가라 말한다.

 

이 책은 총 3부로 나뉘어져 있다. 정찰, 기술, 전략. 손자병법에 나오는 세 가지 전술을 모방해 전략을 펼쳤다. 1부 정찰에서는 작가가 되기 위한 용기를 북돋아 준다. 성공한 작품은 어떠한지 냉정하게 보여준다. 2부 기술은 소설의 시작점에서 갖춰야 할 내용, 등장인물의 갈등과 시점 등 작법에 대해 이야기 한다. 3부 전략은 출판 시장에서 작품을 생산하는 사업가로서 갖춰야 할 자세를 이야기함으로써 작가가 되기 위한 책이 아닌 실전에 부딪히게 되는 어려움을 덜어주려 선배 작가의 실전 노하우가 총망라 되어 있다.

 

이중에서 제일 관심이 갔던 부분은 미니플랜 세우는 법이었다.

1. 먼저 한 줄의 문장으로 당신의 아이디어를 개념적으로 요약하라. 당신이 매료될 만한 요약문이 나올 때까지 이 작업을 계속하라. 밋밋한 아이디어는 지워라.

2. 위의 요약문을 조금 더 길게 늘려보라.

3. 소설의 첫머리에 등장한 주인공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써라. 시각적 이미지를 떠올려 인문들을 창조하라.

4. 다음 장면을 써봐라. 문제를 일으켜라. 혹은 막 일어난 사건에 대한 인물들의 반응을 써라.

5. 머리를 굴려야 한다. 다음 장에서 벌어질 사건들을 스무가지 정도 구상하라.

6. 구상한 장면들을 써라.

 

아무런 아이디어도 없이 소설을 시작하려던 나에게 미니플랜은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 글도 써야 하는데 난 무작정 쓰고 보자 주의였다. 이러니 소설이 산으로 갈 수밖에. 항상 그 자리에 맴돌아 아무리 해도 진척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나게 되었고 1부에서 용기를 얻고 2부에선 실천 작법을 배우고 3부에선 내가 사업가라도 되는 양 꿈에 부풀어 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학생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줄을 치며 노트에 베껴 쓰고. 오늘 아침 꿈에 판타지 소설의 주인공이 튀어 나왔다. 일어나자마자 노트에 꿈 속에서 봤던 일을 적어 두었다. 언제 완성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작가가 작가에게’ 알려준 방식대로 노트에 끄적거려 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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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관람차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7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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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보고 마음에 안 들었다. 까만 표지에 빨간 관람차가 그려져 있어 왠지 읽기 꺼려졌다.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는지는 몰라도 아마 분위기 때문이었으리라. 그러나 음울한 분위기가 풍기는 이 책이 나를 빠르게 질주하도록 만들었다.

 

고급스런 주택가. 마주한 두 채의 집이 있다. 한쪽 집은 엘리트 집안 다카하시 가족이 산다. 건너편 집은 무능한 집안 엔도 가족이 살고 있다. 다카하시네 가족은 의사인 아버지, 우아한 어머니, 의대생 큰아들, 명문 사립학교를 다니는 딸, 외모마저 엄친아인 막내아들이 있다. 엔도 가족은 무능한 아버지, 참고만 사는 어머니, 매일 엄마에게 악다구니를 써대는 딸이 살고 있다. 그리고 옆집 저택엔 수다쟁이 아줌마가 이집 저집을 다니며 흉을 보고 다닌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살인사건이 벌어졌다. 피해자는 아버지, 가해자는 어머니. 엔도 가족일 것 같지만 다카하시 집이다. 그날 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야행관람차(미나토 가나에, 비채, 2011)는 두 가족을 통해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이다. 어울리는 사람과 어울리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시간대별로 진행된다. 단 36시간 가지고 한 권의 소설이 완성된 것이다. 가족들의 시선을 따라 내면의 이야기와 외부의 상황 묘사가 그려지는데 작가의 치밀함이 엿보인다. 두 집안의 이야기와 옆집에 사는 수다쟁이 아줌마 사토코의 수다가 한 챕터씩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살인사건의 피해자 가족에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 그것도 피해자와 가해자가 같은 가족이라면. 상처다. 요즘 사회면에서나 볼수 있는 가족의 참극 뉴스가 종종 나온다. 극중 아야카는 왜 이런 히스테리를 부리는 걸까? 단순히 사춘기는 아닌 듯한데. 언덕길 병 때문인가. 일본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빈부의 격차와 유명 학교에 진학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아이들 가슴에 멍이 든다.

 

“원재료에 하자가 있다면 제품인 나한테도 하자가 나올 것 같지만 제품 하나에 하자가 있다면 그것만 불량품이라고 생각하면 되잖아” p79 - 히나코의 메시지 중에서

 

관람차를 타본 적은 없다. 높은 곳에 올라가면 속이 후련해 지는 느낌이 있는 반면에, 어지럽고 무섭다는 아찔한 느낌이 뼛속까지 전해진다. 히바리가오카라는 관람차 안에 엔도 가족과 다카하시 가족, 그리고 사토코 아줌마가 타고 있다. 아름다운 주택가에 난데없는 살인사건이 일어나 이들 가족들 뿐만 아니라 고급주택에 살고 있는 사람들까지 얼어붙게 만들어 버린다. 사회면에서 볼 수 있는 뉴스다. 일본을 서울로 옮겨 놓은 느낌이다. 어디나 사람사는 곳은 다 마찬가지인가 보다. 학벌과 집의 크기로 재력이 다인 세상이 아니다. 이들 가족들에게는 웃음이 없었다. 책을 보는 내내 웃음코드는 찾아 볼 수가 없었다. 끝까지 누가 더 피해자인가를 알리려 하는 것 같아 씁쓸했다. 피해자는 아버지가 아니고 가족 모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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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헴펠 연대기
세라 S. 바이넘 지음, 박찬원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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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거리는 원피스사이로 두 다리가 보인다. 바닷가에서 걷고 있는 모습인데 어디로 가는 것일까? 하체만 보니 상체도 아름다울 듯 하다. 왜 표지를 한 여자의 하체로 정했을까? 궁금하다. 저 분이 헴펠 선생님일까? 그렇다면 나도 헴펠 선생님 반에서 수업을 듣고 싶다.

 

미스 헴펠 연대기(세라 S. 바이넘, 은행나무, 2011)는 젊은 여선생 미스 헴펠을 주인공으로 한 단편들을 엮은 소설집이다. 단편인데도 소설이 연결이 되어 초보인 헴펠 선생님이 적응해 가는 일상을 그렸다. 작가는 중학교 교사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미스 헴펠을 주인공으로 단편을 썼다. 그 단편들이 <뉴요커>, <틴하우스> 등 문예지에 발표하기도 했으며 <미스 헴펠 연대기>를 발표한 후 스토리문학상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작가는 2010년 <뉴요커>지에서 선정한 '40세미만 최고의 젊은 작가 2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미스 헴펠의 시선에 따라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가 교차된다. 학생들의 재능을 펼치는 학예회를 시작으로 아이들과 교실수업과 야외 수업에서 벌어진 이야기, 학부모 면담이 두려운 헴펠의 진심어린 모습들이 진솔하게 그려진다. 헴펠 선생님은 갑작스럽게 쪽지 시험을 보기도 하고, 아이들에 맞게 개성있는 학생기록부를 열심히 작성해 주기도 한다. 그리고 학부모들도 부담스러운 책 토비아스 울프의 <이 소년의 삶>을 가르치기도 한다. 헴펠 선생의 사춘기를 지나던 때 이야기와 현재의 이야기들이 매끄럽게 진행되어 잔잔한 감동을 준다. 특히 아버지와의 인상 깊고 따뜻한 추억을 얘기할 때는 더욱 더 그러했다.

 

"아버지 이름만 쓰시라고 했잖아요! 그냥 아버지 이름만 서명하는 게 왜 그렇게 힘드신 건데요?"

"미안하다, 얘야." 그렇게 말하는 아버지의 목소리는 잠겨 있었다. 아버지는 바로 반대편에 있았다.

"하지만 다신 그러지 않겠다는 약속은 못하겠구나." p74~75

 

이 책을 읽는 내내 "죽은 시인의 사회"의 키팅 선생님과 "천사들의 합창"의 히메나 선생님이 떠올랐다. 그리고 나의 은사님도. 헴펠 선생님은 히메나 선생님과 이미지가 비슷했다. 아이들 하나 하나 챙겨주는 따뜻한 마음씨가. 초보 선생님이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린 이 소설은 나에게 어릴적 아무것도 모르는 나를 이렇게 성장하게끔 길을 터주신 선생님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미스 헴펠 연대기' 그런데 왜 연대기로 제목을 정했을까? 조금 의아해 진다. 하지만 미스 헴펠의 시선으로 현재와 과거 이야기를 교차시켜 성장해 가는 그녀의 이야기가 그려져 있어 연대기로 했는지도 모른다. 여하튼 표지의 그녀가 헴펠이라면 난 그녀의 반에서 수업을 듣겠다. 왜? 멋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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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사냥 - 엽기발랄 글쓰기
조선우 지음 / 스타북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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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고를때 표지나 제목에 이끌려 한번에 쏙 빼들고 올때가 있다. 저번주 도서관에서 읽을 책을 살펴 보던 중 제목이 맘에 들어 들고 온 책이다. 순전히 제목만 보고서 한번에 반하기는 드문 일이다. 첫 인상만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처럼. 책도 그러하다.

 

작가사냥 (조선우, 스타북스, 2010)은 글쓰기를 통해 대박을 꿈꾸는 이들에게 나침반같은 책이다. 전국민의 작가화를 외치는 저자는 도서출판 '꿈의 열쇠'를 열어 자신만의 색깔로 책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작가 사냥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나의 꿈은 작가지만 이렇다할 글을 써 놓은 것이 없었다. 문제는 누가 내 글을 읽고 이런 것도 글이냐? 이렇게 써서 작가가 되겠냐? 이런 말을 들을까 두렵고 세상에 내 글을 내 놓는다는 자체만으로 창피했다. 이 책을 딱 보는 순간 아. 내 생각이 틀렸구나. 난 시도조차 하지 않고 마냥 작가가 되길 기다리고 있었구나. 바로 반성하게 했다.

 

이 책은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일단 써 보라고 한다. 책은 태어나서 한권만 쓰라는 법이 없듯 부족한 대로 쓰고 더 배우고 익힌 다음에 그때도 쓰고. 이 책을 읽고난 후 블로그 디자인과 제목까지 뜯어 고쳤다. 그야말로 꿈의 공장을 설립했다. 그러나 무엇부터 써야 할지 몰라 아무거나 막 쓰고 있다. 삶의 열정이 있을 때 쓰는 것이 좋다고 한다. 마음속에 솟아 오르는 뭔가가 느껴질 때 글쓰기를 미루지 말라고 한다. 나에게 제일 필요한 것은 미루기쟁이 퇴치. 어쩜 나를 그리도 잘 아는지. 내 맘속에 미루기쟁이가 살고 있다. 내일로 미루기쟁이. 미루기쟁이만 퇴치하면 나는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제 내 이야기를 써야 겠다. 나보다 나를 더 잘아는 사람 있을까? 글쓰기 혁명이 일어나길 바라며 나도 그 한권의 주인이 되기 위해 고고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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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글쓰기로 돈 버는 자유기고 한번 해볼까?
황성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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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나 영화에서 프리랜서 작가들의 이야기가 나올 때가 있다. 그들의 삶은 여유로우며 하고 싶은 것도 맘대로 하고 연애도 자유분방하다. 그래서일까? 그런 삶을 동경했을 때가 있었다. 나도 크면 저렇게 살고 싶다. 어릴 적엔 프리랜서가 멋져 보이고 좋아 보였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일 없으면 놀고 먹는 백수일 따름이다.

 

그런데 자유기고라는 뜻은 무엇일까? 자유롭게 기고하다? 도대체 뭐냐 말이다. 자유기고가란 언론사, 잡지사 등 미디어에 다양한 형태의 원고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경제적 대가를 받는 사람을 말한다. 왜 난 프리랜서를 하고 싶어 했을까? 자유롭게 일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아 보여서 일까? 아마도 드라마에 나오는 프리랜서들은 삶이 여유롭고 안정돼 있어 좋아 보여서 였는지도 모른다.

 

글쓰기로 돈버는 자유기고 한번 해볼까?(황성근, 위즈덤하우스, 2009)는 자유기고가를 꿈꾸는 이들에게는 필독서이다. 이 책은 현직 기자 생활을 거쳐 대학과 사회교육기관에서 글쓰기와 자유기고가 과정의 수업을 10년 이상 진행해온 저자가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한다. 학력 차별, 나이 제한, 정년 퇴직 없는 1인 기업가. 자유기고가를 이렇게 지칭한다. 정년 보장되는 직업이 몇 안되는 요즘 현실에 이만한 직업이 또 어디 있으랴. 그만큼 매력적인 직업이다.

 

자유기고가의 자격 요건, 구체적 입문 방법, 계약서 작성, 원고 진행과 마무리, 취재 진행과정에서 궁금한 점, 기사 기획서 작성과 초보자를 위한 원고 작성법을 알기 쉽게 문답식으로 정리해 초보자에게는 더 없이 좋은 지침서가 된다. 그리고 사보기고, 출판작가, 칼럼니스트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약 할 수 있다.

 

집에서 놀고 먹는 것이 그러하여 알바라도 해볼 참으로 이 책을 집어 들었다. 그러나 자유기고도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취재를 위해 섭외도 해야 하고 기획 구성과 기사 작성까지 혼자서 해야 하는 일이라 웬만한 능력가지고는 안되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집에서 놀고 먹던 사람이 바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향후 시간이 지나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면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도 나중에 은퇴를 한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있었다. 이리하여 프리랜서도 물건너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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