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날은 맑았지만, 괜스레 물어본다 다시 시인들 10
박찬호 지음 / 다시문학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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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박찬호 시인 님으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 : 오늘따라 날은 맑았지만, 괜스레 물어본다

작가 : 박찬호

출판 연도 : 2025년 12월

출판사 : 다시문학

장르 : 시

쪽수 : 112쪽




<작가 소개>


<책 속에서...>




<개인적인 생각>


사람은 대체로 자신이 가진 것보다 가지지 못한 것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기 마련이다. 그래서일까. 결핍은 우리의 잠든 감각을 깨우고, 기어이 언어를 불러낸다. 무엇인가 온전히 채워지지 않았을 때 비로소 생겨나는 그 빈자리를 향한 열망. 박찬호 시인의 시는 바로 그 결핍을 정직하게 응시하는 시선에서 시작된다.

그는 삶의 공백을 세련되게 감추려 하지 않는다. 대신 그 틈새에서 새어 나오는 불안과 통증을 날 것의 언어로 붙잡는다. 일상의 소소한 사건조차 결핍과 온기의 미묘한 교차로 그려내는 그의 시는, 때로 투박하면서도 지독하게 현실적이다. 특히 병동의 풍경을 담은 '메멘토 모리'를 읽을 때는 가슴이 울컥하며 그 장면이 눈 앞에 선하게 그려졌다. "사랑해", "잘 가", "그동안 고마웠어"라는 짧은 인사들. 그것은 단순한 슬픔의 기록이 아니었다. 죽음을 소멸이 아닌 다른 존재 방식으로의 이행으로 받아들이려는 숭고한 노력이다. '죽음을 기억하라'는 차가운 경구가 이 병동에서는 '죽음을 함께 기억하자'는 따뜻한 공명으로 바뀌어 흐르고 있었다.

놀라웠던 점은 시가 그리 멀리 있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동생' 시리즈에서 마주한 거친 욕설과 고단한 삶의 궤적은 내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8.5톤 트럭으로 물건을 배달하는 동생의 뒷모습을 안쓰럽게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을 따라가며, 시라는 것이 결국 우리 일상의 한 부분임을 깨달았다. 시의 소재는 결코 거창하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시를 필사하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의 순간들을 붙잡아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시로 빚어내는 시인들은 참으로 경이로운 존재들이라고. 시 한 편을 쓰는 일은 하나의 우주를 생성하는 일과 같으며, 그 우주 안에 타인을 초대해 위로를 건네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다. 막연히 시를 어렵게만 생각했던 나에게 박찬호 시인인은 말해주는 듯하다. 완전하지 않아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고, 그 불완전함이 바로 삶의 아름다움이라고. 이제 나는 일상의 결핍 속에서 시적인 순간을 찾아내는 시인들을 더욱 깊이 존경하게 되었다.

결핍과 위로를 주는 시집

<오늘따라 날은 맑았지만, 괜스레 물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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