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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수련
미셸 뷔시 지음, 최성웅 옮김 / 달콤한책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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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파 화가 모네가 살던 지베르니에서 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 사건을 담당한 두 형사와, 지베르니를 탈출하려는 3명의 여자의 이야기이다.


문장이 쉽지도 않은 데다 올드함을 넘어서서 고리타분하기까지 하여 산소호흡기가 필수인 작품이다. 또 미술 세계에 관한 내용이라 그런지 머리에 흡수도 되지 않는다. 진짜 몇 십 번이나 그만 읽고 팔아버릴까 고민했고 내 문학수준이 심하게 낮아서 이해가 안 되는 게 아닌가 싶은 자괴감이 든다.

여튼 후반부를 가야 가속이 붙기 시작하는데 흥미는 아무리 가도 붙질 않는다. 보통 스토리가 약하면 캐릭터 빨 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이건 뭐 대통령 자서전이 훨씬 재미있을 정도라니. 평점이 높은 작품이 재미가 없다면 내가 잘못 읽은 걸까? 결국 끝까지 읽었는데 반전도 약해서 뭔가 억울하다. 오로지 포스팅을 하기 위해 끝까지 읽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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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스 콜링 1 코모란 스트라이크 시리즈 1
로버트 갤브레이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문학수첩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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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작가의, 새로운 이름으로 도전한 추리 범죄소설. 작가만 믿고 읽었는데 이건 뭐 긴장감도 없고, 진도도 잘 나가질 않아 끙끙 앓았네. 그래도 작가 특유의 문장력이 잘 드러나는 점과, 코모란 스트라이크의 캐릭터는 잘 잡아주었다. 다만 사고로 다리 한쪽을 잃고 의족으로 살아가게 만든 건 작가로서 대 실수다. 탐정이나 형사는 돌아다니는게 필수인데 주인공이 아프다보니 조금만 활동하면 힘들어서 헥헥거리고 어지럽고 주저앉아 쉬는게 흔하게 나온다. 그러면 독자도 따라서 힘들어지고 인상 찌푸려지게 되는거다. 새 시리즈이니만큼 세계관을 설명하는건 당연하긴 한데 60%이상이 그 내용이라 도저히 진도가 나가질 않는 데다가, 꾹 참고 끝까지 읽어본 바 떡밥을 던지고 회수하며 추리하기 보단 그냥 코모란 혼자서 이건 이거야! 하고 결론 내버린 느낌? 굳이 이럴거면 좀 줄여서 1권으로 내도 될 거 같은데 전혀 미스터리며 서스펜스와는 멀기만 한 실패작으로 보인다. 게다가 파트너 로빈은 뭐하러 만들었는지 진짜 의문이다. 그런데 벌써 2편인 <실크웜>도 나와 있다. 계속 봐야 하나 이 시리즈를? <실크웜>은 제발 실망스럽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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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심
고은채 지음 / 답(도서출판)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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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 맹자 노자급 연륜이 묻어있는 ​이 글이 진정 18세 학생의 집필이라니. 고등래퍼들도 그렇고 요즘 10대들은 감수성이나 감각 수준이 높아도 너무 높다(반성합시다, 문학도들이여). 지금은 잘 쓰지도 않는 단어와 어휘들을 구사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공부를 했을지. 대체 이 젊은 작가는 어떤 생각을 하고 살기에 한 평생 살아도 발견 못할 인생의 순리와 사랑의 이면을 이토록 정확하게 집어낼까. 이 책을 읽어본 분들은 내 말에 공감하리라 믿고 이것저것 적어본다.


주인공 은휘의 시간은 과거 일제시대로 거슬러간다. 사랑이라 이름 지어주었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멘토였던 성당의 신부도 어머니를 따라갔다. 이후 영화처럼 찾아온 사랑은 은휘의 사계를 봄으로 바꿔 주었으나, 인간 말종 오라비의 친구인 박동빈에게 그 봄을 약탈당한다. 결국 연인 재우와 함께 집을 떠나 가정을 이루지만 곧이어 아버지도 하늘로 간다. 부친의 임종을 못 지킨 불효녀에게 세상은 완전히 등을 돌렸고, 오라비는 집안의 전 재산을 들고 사라진다. 슬픔이 잦아들 새도 없이 남편이 일본 경찰에게 끌려가 반 송장이 되어 돌아온다. 가난하여 치료도 못하고 집세도 못내는 은휘를 범하고 돈을 쥐여주길 반복하는 박동빈과, 끝내 어디론가 갑자기 사라져버려 행방불명된 재우. 그는 무슨 생각이 들어서 집을 떠난 것일까. 왜 은휘의 인연들은 그렇게 다 떠나야만 하는가.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를 떠올리게 한다. 고난받는 그리스도. 십자가를 짊어지고 묵묵히 골고다 길을 오르며, 자신에게 침 뱉는 이들에게 죄 없다 여기는 숭고한 희생 속에 꽃피운 위대한 사랑. 누구에게도 축복받지 못하는 은휘의 가련한 삶은 그리스도의 생애와 잔인할 정도로 닮아있다. 나는 은휘를 보며 평범한 삶을 살고 평범한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 그 자체임을 깨닫는다. 사랑 말고는 바란 게 없는데 세상은 어찌 그리 요구하는 게 많은 걸까. 그녀의 외침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였고, 그녀의 희망은 바람 앞의 등불이었다. 가난의 이유로 사랑할 자격까지 없는 건 아니지만 걸림돌이 이렇게 많아서야 원. 재우 본인도 죽을 맛인 건 알겠는데 은휘가 어떤 심정으로 버티고 있는지 관심조차 없는 태도에 속이 다 터졌다. 그런 인간을 수발드는 주인공은 오죽할까. 차라리 재우와 헤어지길, 어딘가 멀리 떠나버리길 속으로 간절히 바랬다. 사랑이 밥 먹여주더냐, 은휘야. 내 보기엔 물만 먹이고 있더라.


그동안 내가 꺼려 했던 한국문학들은 어려운 단어와 표현을 나열하여 소위 ‘있어 보이게 쓴‘ 글들이 대부분이었다. 이건 정말 국내 작가들의 고질병인데, 무슨 말인지 어려워 추리소설도 아니면서 추리해야 이해되는 문장들로 독자의 눈과 뇌를 녹초라떼로 만들곤 했다. 다행히도 고은채 작가는 기존 한국문학에 물들지 않고 본인이 직접 만든 비행기를 타고 힘차게 비상했다. 뭐, 어디까지나 내 기준이다.


추리소설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일본의 추리문학이 인정받는 이유는 추리하는 재미 속에 사회비판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연애물이나 로맨스물도 사랑만 읊다가 끝나서는 아니 된다. 그래버리면 기존 작품들과 설정도 비슷하고 흔한 전개가 될 뿐이다. 많은 작가들이 완성도를 위해 무리한 장면을 넣어서 현실과 동떨어진 판타지를 만들어내는데 이게 바로 독자들이 우수수 떨어져 나가는 알고리즘이다. 영화니까, 소설이니까 당연히 현실과는 다른거지! 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조용히 백스페이스를 눌러주시면 된다. 여하튼, 작가는 이 글을 빌려 여성인권을 외치고 사회문제를 고발하고 시대가 낳은 오류와 잘못까지도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새콤달콤 연애 판타지나,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비극적인 사랑 내용과는 거리가 있지만, 사랑의 본질에 대해 숨 쉬듯 언급하므로 장르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사랑이 무엇인지 아직도 잘 모르지만, 남기고 간 지문마저도 사랑스러운 감정이라고 조심스레 정의해본다. 작품 속 계절처럼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이 시기에 읽어주면 오래오래 기억 될 것이다. 매년 봄이 되면 들려오는 벚꽃엔딩 노래처럼.



※ 출판사에서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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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모 2018-03-15 19: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금까지 써온 서평 느낌과 다르네여~ㅎㅎ

물감 2018-03-15 19:06   좋아요 0 | URL
서평단 리뷰는 기존과는 다른 스타일로 씁니다ㅋㅋ
 
킹을 찾아라 노리즈키 린타로 탐정 시리즈
노리즈키 린타로 지음, 최고은 옮김 / 엘릭시르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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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 소설도 좀처럼 만날 기회가 없다가 이제야 읽게 되었다. 일단은 아이디어가 신선하다. 네 명이서 교환 살인을 하는 이야기인데 당사자들이 그리 똑똑하지는 않은지 계획에 차질이 많이 생긴다. 예전 같았으면 아 진짜 재미없네 하고 책 덮었을 텐데 지금은 오히려 이런 게 더 현실적이겠다 싶어 좋게좋게 넘겼다.

네 명의 범행 장면이 번갈아가며 나올 줄 알았는데 경찰 입장에서 추리하는 장면의 내용으로 전환되어 건조할 수도 있었던 분위기를 나름 쫄깃하게 다듬긴 했다. 작가가 본인 이름을 반씩 잘라서 ‘노리즈키‘는 경찰 총경의 이름으로, ‘린타로‘는 총경 아들의 이름으로 지은 것 때문에 이 책은 오래 기억될 것 같다. 근데 총경 아들로 살면 보고 듣고 자란 것만으로도 이렇게 똑똑해질 수 있는 건가. 김전일 같은 아드님 덕분에 수사는 종결이 되지만 추리의 쾌감은 없었음. 하긴 이런 캐릭터가 없으면 진행조차 안되겠지. 나도 참 너무 깐깐하네.

전반적으로 어수선해서 리뷰까지 산만해 보이는 건 기분 탓이길 바라효. 아무튼 본격 추리물 치곤 너무 어중간한 작품이었슴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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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하이든
사샤 아랑고 지음, 김진아 옮김 / 북폴리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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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하는 소설마다 대박 터뜨리는 유명 소설가 헨리 하이든. 그러나 작품들은 전부 천재적 재능을 가진 그의 아내가 쓴 것이었다. 이후 출판사 편집장과 외도 후 임신까지 시킨 주인공은 사고를 가장하여 조용히 끝내기로 하는데 사고로 죽은 것은 그의 아내였다. 이제 소설가의 삶은 마침표를 찍었고, 서둘러 아내의 죽음을 수습해야만 한다.

작가는 뭔 얘기를 하고 싶은 걸까. 주인공의 개과천선? 경찰과의 술래잡기? 내용들이 다 따로 놀고 있어서 파악이 전혀 안됨. 하이든을 캐려던 남자는 등장하자마자 사고로 환자가 되지를 않나. 경찰이 동원되고도 수사나 추리 장면은 다 빠져있지를 않나. 끝에 가서는 갑자기 폭풍이 불어오지를 않나. 아 진짜 스토리 라인이 뭐 이따구입니까.

이 책은 장르소설에서 윤활제 역할을 하는 ‘위기감‘이 빠져있어 콜라 없이 먹는 닭 가슴살처럼 목이 멨다. 그래서 무게감 있는 문장도 가볍게 느껴지는 역효과만 내었다. 스릴러를 많이 읽다 보면 이 정도는 모던스릴러로도 못 쳐주는 게 타 소설과 내용도 겹치고 굴곡 없이 무난했으며, 이렇게 등장인물이 적은 소설은 주조연의 상징이 확실해야 하는데 얘는 뭐 하러 만들었을까 싶은 엑스트라가 다수였다. 저자가 유명한 시나리오 작가 출신이라는 게 더 스릴 있겠네.

자 이제 냄비 받침대로 쓰면 딱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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