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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부아르 ㅣ 오르부아르 3부작 1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1월
평점 :
자, 지금부터 싱글 여성분들께 남자친구 만드는 법 알려드립니다. 지금 당장 서점으로 달려가서 이 책을 사세요. 두 권 사세요. 하나는 본인이 읽으시고 하나는 썸남 및 찜남에게 선물하셔서, 첫번째로 나 책 읽는 여자야 라는 지성미를 어필하시고, 두번째로 별 다섯개 작품을 볼 줄 아는 안목 및 센스를 어필하세요. 조만간 썸남은 당신의 손을 붙들고 이렇게 말합니다. 난 이제 당신의 노예. 찡긋.
네, 잠시 호들갑 좀 떨어봤습니다.
뭐 그만큼 재밌단 거구요. 히가시고 게이고 게라웃 할 정도의 찰진 가독성과, 구구절절 세련미 넘치는 문장력과, 마블러스한 번역까지 퍼펙트 삼위일체네요. 저는 웬만해선 별 다섯개 안 주는 나름 까칠한 남자입니다만 호오, 이게 공쿠르상 수상작이라는 데에는 전혀 불만제로군요. 프랑스 문학은 케케묵은 한국 문학과 닮은 구석이 많아 그닥 선호하진 않는데, 피에르 르메트르는 보기 드문 감각의 잭팟 터지는 명품작가였습니다. 나이도 꽤 많이 잡수신 분이신데 워메, 필력 또한 현대작가들 못지 않네요. 작가는 손으로 하늘을 가릴 줄 아는 타고난 이야기꾼이었습니다. 노는 물의 레베루가 다른 부류는 뭐가 달라도 참 다릅니다.천국에서 다시 만나자 라는 뜻의 이 작품은 삶과 죽음에 대한 등가관계, 지나간 자와 남겨진 자의 대한 회의, 인과관계에 대한 고찰, 전쟁이 낳은 동의 없는 비극 등 인간의 본질이나 통찰에 대한 깨달음이 넘치는 작품입니다. 쓰고 보니 서평이라기보다 주절주절 잡설만 늘어놓은 것 같네요. 아무튼 완독하시면 어디선가 성자의 행진 노래가 들리실 겁니다. 아니라고요? 아님 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