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녀 이야기 (리커버 일반판, 무선) 시녀 이야기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김선형 옮김 / 황금가지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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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나라에 이상한 제도와 제재가 늘면서 한국 정권이 중국을 따라 한다는 얘기가 계속 나돌고 있다. 이미 정치, 경제, 문화 곳곳마다 중국 화가 되었고, 이러다 중국의 속국이 되지 않겠냐는 국민의 우려가 날로 커지는 추세다. 한국의 문화산업이 전 세계를 씹어먹는 중이라지만 국내의 현실은 그야말로 아포칼립스를 향해 가고 있다. 원체 세상만사에 무관심한데다 적당히 먹고살 만하면 그만인 나조차 생계문제로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는 지경이니, 이제 한국도 디스토피아나 다름없지 않을까. 하여 이참에 마거릿 여사의 대표작이자 디스토피아 물인 <시녀 이야기>를 읽었다. 유명하다니까 엄청 기대했고만 의외로 평범해서 적잖이 실망했다. 작품성을 떠나 서술 방식이 별로라서 재미를 다 깎아먹었다. 속편인 <증언들>도 이어서 읽으려 했는데 이래서는 안되겠는데.


지금도 작품의 세계관을 잘 모르겠다. 그래서 다른 분들의 리뷰를 많이 참고했다. 전쟁이 난 후 길리어드라는 단체가 정권을 잡고서 국민을 힘으로 지배했다. 국가의 출생률이 감소하자 길리어드는 여성들의 등급을 매겨서 분류한 뒤 시녀들을 출산의 기계로 만든다. 모든 것이 통제된 사회 속에 삼엄한 감시를 받았으며 규정 위반자는 장벽에 매달린 시체가 되어야 했다. 자살할 권한마저도 없는 이들의 이야기는 오늘날 독자들에게 무엇을 경고하는가.


기존의 많은 리뷰가 있으므로 나는 비평만 적겠다. 천천히 읽었는데도 좀처럼 배경과 사태가 파악이 어려웠다. 많은 독자들의 평이 갈린 걸 봐서는 꼭 개인의 집중력 탓만은 아닌 듯. 먼저 이 책의 독특한 진행 구조부터 말하자면 일반 디스토피아 소설들이 현실을 말함으로써 과거가 어땠는지를 상상하게 만드는 반면, <시녀 이야기>는 과거를 회상함으로써 바뀐 현실을 비교하게 만든다. 또한 시녀들의 절대복종과 담담한 태도를 보고 있으면 한참 잘못된 현실이 그리 숨 막히게 느껴지지가 않는다. 게다가 사건보다도 주인공의 내면 설명 위주로 흘러가서 답답한 진도와 전개를 보여준다. 아무리 일인칭 시점이라도 주인공만 조명한다면 상대적으로 세계관의 입체감이 떨어져 독자가 인지해야 할 사태의 심각성을 놓치게 된다. 그런 이유들이 독자가 작품에 확 와닿지 못하게끔 방해한다. 이렇듯 문학을 작품성으로만 승부 보려는 건 상당한 리스크가 따른다.


주인공도 이건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만 복종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으므로 그저 생각에만 머무르고 있다. 그런 상태로 분위기가 고조됨 없이 흘러간다. 판이 커지거나 뒤집어짐도 없는데 대체 무엇을 기대하며 읽어야 할지 모른 채 그냥 읽게 된다. 물론 디스토피아답게 여러 문제점을 지적하고는 있다. 권력과 감시 사회, 권리 및 욕구 억제, 인권 침해, 지식과 정보 제한 등등. 그러나 이런 문제들은 타 작품에서도 볼 수 있는 다소 식상한 것들이라 차라리 시녀들의 압제를 좀 더 폭넓게 다뤘으면 어땠을까 싶다. 주인공의 별다른 액션 없음도 그렇지만 다른 시녀들에 대한 내용과 분량이 너무도 적어, 몇몇 시녀들만의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게 개인적으로 많이 아쉬웠던 점이다.


디스토피아 소설을 좋아하는 내 취향과는 거리가 좀 있었지만 어차피 읽어야 했던 작품이라 뭐. 올해에는 유명했던 작품 위주로 읽을 거라서 분명히 쏘쏘한 작품도 자주 만날 거 같은데, 그냥 읽었다는 데에 의미를 둬야겠지. 어째 완독에 의미를 두는 책이 점점 늘어나는 듯하다. 여튼 무난하게 잘 읽었습니다. 그나저나 한국... 괜찮아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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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22-01-26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갈수록 이상한 제도와 제제가 어떤 게 있을까요? 문정권이 중국을 어떤 걸 따라 하는지 알 수 있을까요?

물감 2022-01-26 19:53   좋아요 1 | URL
여기에 상세답변을 적으면 그 즉시 논쟁의 시작이겠죠. 그래서 저는 답변을 피하겠습니다. 글에 적다시피 저는 평소 그쪽 분야에 관심도 없고 무탈히 사는게 전부인 시민이니까요. 말만 싸지르고 비겁하게 도망친다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저는 논쟁을 원하지 않아요. 그러자고 쓴 글도 아니고요. 매스컴 신봉자는 아니지만 적어도 기사마다 달리는 네티즌의 댓글들을 보면서 알게 된 것들과, 현재 국민들의 공감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는 알겠더라고요.

기억의집 2022-01-26 20:32   좋아요 0 | URL
제가 좀 무례하게 썼죠. 제 의도는 그게 아닌데.. 사실 지금 저도 이 페이퍼 읽고 제 페이퍼에도 썼지만, 중국의 세계 속국 만들기가 엄청 나게 가속화 되었다가 코로나로 지금 주춤 거리고 있는 거더라구요. 문제는 중국의 저러한 속국 움직임을 호주처럼 막는 나라도 있는데, 우리 나라 같은 경우는 제주도가 저런 경우입니다. 제주도는 의료민영화 승인으로 저 의료 민영화가 제대로 뿌리 내렸으면 우리 의료체계 다 날라갔을 수도 있는데,’그 때 승인한 지사가 국힘당 원희룡입니다. 문제는 국힘이 일은 벌이고 문재인 정권만 욕을 더럽게 먹고 있다는 거죠. 얼마나 가짜 뉴스가 판을 치냐하냥 한소희 주연의 마이 네임이 중국 자본이라고 커뮤에 글 올리고 선동하며 중국 혐오를 부치켜고 동시에 문재인 정권도 같이 선동 하는 걸 본 적 있는데,,’넷플릭스가 미국 자본인데.. 대놓고 중국자본이라고 믿는 거 보고 놀랐습니다.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해야 할 것 같아서… 이렇게 씁니다. 논쟁을 하려고 하는 건 아니였어요!!

seungwar 2023-09-06 0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국의 속국이 될거다 라는 아무런 근거없는 선동에 정권을 바꿨는데 바뀐 정권이야말로 중국 공산당 그 자체네요
기사 댓글을 근거로 드는것도 책을 꽤 읽는 것 같은 분 치고는 좀...
여론 선동 이라는게 그만큼 쉽다는 얘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