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시미즈 레이나 지음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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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이 아니어도 전자책을 통해 책을 읽을 수 있고, 서점이 아니어도 인터넷을 통해 책을 구입할 수 있는 현대사회에 아직도 종이책과 서점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가 과연 무엇인지, 그 비밀을 알고 싶어 저자는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을 찾아다니는 여행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방문한 세계 여러 서점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20곳을 엄선하여 이 한 권에 책을 엮어 그 비밀을 풀어준다.
책은 서점 한 곳당 6~10페이지 가량을 할당하여 소개해주는데 그중 글은 고작 1페이지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그곳의 서점 안과 밖을 직접 찍은 사진들로 채워져 있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서점 2~3곳을 구경한 뒤에는 유명한 건축가, 에세이스트, 그래픽 디자이너, 아트 디렉터 등이 칼럼이나 인터뷰 형식으로 책과 서점이 우리의 삶에 어떤 존재로 빛나고 있는지 충분히 공감을 살만한 내용들을 적어 놓았다.
 



하나하나의 서점마다 장소도, 이름도 다르듯이 그에 얽힌 사연들 또한 모두 다르다.
처음부터 책을 팔겠다는 생각으로 서점을 운영한 것이 아니라 그저 책을 보는 조건으로 글을 쓸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주기 위해 만들어졌다가 서점으로 자리 잡은 곳도 있었고, 레스토랑과 서점을 겸비한 곳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지어져 지금은 허기를 달래면서 편히 쉬고 갈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은 서점도 있었다.  또한 원래는 기차역이었던 곳을 개조하여 넓은 공간을 서점으로 활용한 곳도 있었고, 자신의 집에 더 이상 책 놓을 공간이 없자 앞뜰에 책장을 빼내어 책을 팔기 시작했다가 지금은 완전한 서점으로 누계 100만 권 이상을 보유했었다는 사연도 있었으며, 남자친구와 유럽여행을 왔다가 가지고 온 책들을 모조리 다 읽어버리는 바람에 우연히 헌책방을 찾았는데 이곳이야말로 자신이 있을 곳이라는 확신이 들어 남자친구가 귀국한 후에도 자신은 홀로 남아 계속 일하다가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되면서 현재의 서점 주인이 되었다는 사연 등등...
  

 

 
그러나 이러한 서점에 얽힌 사연들은 달라도 이 서점을 운영하는 서점 주인들의 모습에선 모두 똑같은 공통점이 느껴졌다.
단지 책을 팔아 이윤을 남기고자 하는 서점 주인의 모습이라든지 처음부터 무엇인가를 팔기 위해 점포 형태로 지은 서점의 형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무리 책을 사랑하는 서점 주인이라 할지라도 어쩔 수 없이 이윤이 남아야 하는 장사이므로 큰 서점의 경우는 시내 중심가에 자리 잡아야만 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책에서 소개한 서점들은 하나같이 그 크기가 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중심가에서 멀리 떨어진 외곽에 자리 잡고서 (인터뷰가 조금은 미화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윤을 남기기 위한 장사치의 모습보다는 정말로 책을 사랑하고 서점을 운영하는 현실을 행복해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만큼 오랫동안 전통 있는 서점을 운영할 수 있는 것이고, 이러한 입소문을 타고 사람들의 발길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을 찾아 떠나는 세계 여행기를 읽고 나서 내 주변 서점을 한번 떠올려보게 되었다.
분명 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동네 구석구석, 학교 앞은 어디라도 작은 서점이나 헌책방이 군데군데 자리 잡고 있었는데
지금은 동네 서점은커녕 시내 중심가에 자리 잡은 대형서점조차도 하나 둘씩 없어지고 있다.
현재 사라진 서점 중 가장 아쉬웠던 기억은 부산에서 가장 중심가이자, 가장 큰 서점으로 자리 잡고 있던 서면 동보서적이 2010년 가을 무렵 문을 닫았을 때로 기억된다. 그곳은 내가 서면을 혼자 찾아가기 시작했던 중학생 때부터 항상 애용해오던 곳으로 굳이 책을 사지 않더라도 서면에서 만나자는 약속은 서면 동보서적에서 만나자는 말과 같았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던 추억의 장소였던 것이다.
내가 인터넷 서점을 주로 이용하게 된 시점도 바로 이때부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인터넷 서점의 편리함도 있지만 오프라인 서점에서만 느낄수 있는 장점을 따라올 수는 없다.
온라인 서점에 접속해서 보게 되는 출판사의 다소 과장된 책 소개와 나와 취향이 다를지도 모르는 어느 독자의 후기만을 보고서 판단할 수밖에 없는 온라인 서점과 달리 오프라인 서점에서 직접 내 눈으로 보고 고른 책은 대부분 실망하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다. 또한 오프라인 서점 진열대에 꽂힌 수많은 책들을 구경하는 기쁨, 수많은 책 중에서 마음에 드는 책을 직접 골라 그 책을 사는 기쁨, 그 책을 들고 집으로 가는 동안 얼른 집에 도착해서 넘겨보고 싶어 빨리 도착했으면 좋겠다는 기분 좋은 조바심, 지금 읽고 싶은 이 책을 택배로 기다리지 않아도 오늘 당장 읽을 수 있다는 사실 또한 서점을 통해서만 가능한 일인 것이다.  이 외에도 많은 장점과 추억을 간직할 수 있기에 앞으로도 서점의 수는 줄어도 서점과 종이책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언젠가 세계여행을 떠나게 된다면 이 책에 소개된 서점에 꼭 한번 들러서 저자가 느낀점들을 다시 한번 깊이 공감해보고 싶다.
  

 

p.42

책은 물체로서 손에 쥘 수 있는 것으로 물리적 한계가 있다. 그러나 한계는 있지만, 다시 책을 펼쳐 들면 무한한 시간과 공간이 펼쳐지는 특성에 사람들은 매혹되고 만다. 그 한 권에 실려 있을 그 무언가에 대한 일종의 구체적인 기대감 때문에 사람들은 책을 찾는다. 시간적인 면에서 생각해 보자. 제한된 시간 속에서 사는 독자는 책 안에 흐르는 무한한 시간 속으로 자신이 해방되는 감동을 맛볼 것이다. 실제로 책장을 펼쳐 읽다 보면 자신의 인생이 정말 사소하게 느껴질 정도로 농밀한 시간이 그 속에 흐르고 있다. 그 간극, 유한과 무한히 양립하는 그 부분이 바로 책이 가진 매력이 아닐까. 

 

p.56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테마는 반드시 어느 책의 한 페이지에 실려 있으며, 그것이 서점을 아름답게 한다. 

 

p.76

서점에서는 아무리 긴 시간 이 책 저 책을 봐가며 골라도 누구도 뭐라 하는 사람이 없었으니까. 게다가 도서관하고는 전혀 다른 것이, 내 손으로 고른 책이 내 소유물이 된다는 점이었다.

책을 빌리는 것과 책을 사는 것. 이 두 가지는 전지의 N 극과 S 극만큼이나 다르다. 당연한 말이지만 빌린 책은 아무리 그 책이 좋다 한들 반드시 돌려주어야 하는 운명이지만, 산 책은 확실하게 내 것으로 남는다. 그것도 영원히. 손을 뻗으면 좋아하는 책이 늘 곁에 있는 게 무엇보다 좋았던 나에게 그것은 결정적인 차이이자 동시에 즐거움이었다.

 

p.155

서점이란, 수명이 긴 꽃을 취급하는 꽃집이다.

 

p.157

전자책의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오히려 서점을 찾는 사람 역시 증가하리라 생각하는 이유는, 앞서 말했듯이 독서란 장소의 경험과 깊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장소의 경험은 색, 냄새, 촉감처럼 책 특유의 분위기와 떼려야 뗄 수 없다. 집으로 배달되는 꽃 역시 기쁘겠지만, 그 꽃이 어떤 색채 안에서 지냈는지는 가보지 않으면 모른다. 사람보다도 오래 사는 책이 모여 있는 그 장소에도 우연한 만남이 있다.

그 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것이 책과 서점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다. 우리는 보통 그것을 해피니스, 보누르, 행복이라고 한다.

 

p.187

책이 많으면 기분이 좋은 건 왜일까? 데이터는 물질이 아닌 상태로 보존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사람이 왜 종이책을 좋아하느냐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 봐야 노스탤지어에 불과하다고 대수롭지 않게 여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엄청난 양의 정보를 능숙하게 처리하는 테크놀로지의 위력을 알면 알수록 물질로 존재하는 서적의 의미를 더욱 선명하게 깨닫게 된다.

그래서 나는 미래의 서점이 인터넷으로 전자책이나 파는 방식으로 바뀌지는 않으리라 생각한다. 데이터라면 굳이 서적의 형식을 빌릴 필요가 없을 테니 편집된 정보의 형태나 그 유통은 독자적으로 진화할 것이다. 종이책이야말로 '책'이다. 비록 그 수는 줄겠지만, 책을 가득 실은 서점은 여전히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도서관은 엄청난 장서를 보유하며 특유의 분위기로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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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셀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3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 민음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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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셀로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 - 질투의 비극

 

* 배경

  베니스 → 키프로스

 

* 주요 등장인물

   오셀로 : 베니스의 흑인 장군

   데스데모나 : 오셀로의 아내

   브라반시오 : 데스데모나의 아버지

   카시오 : 오셀로의 부관

   이야고 : 오셀로의 기수

   에밀리나 : 이야고의 아내

   로데리고 : 데스데모나를 흠모하는 베니스의 신사

 

* 줄거리

여러 가지 공을 세운 업적으로 사회적으로 명망 높은 베니스의 흑인 장군 오셀로는 공국의 원로 브라반시오의 딸 데스데모나와 사랑에 빠진다. 그녀의 아버지는 오셀로가 무어인(흑인)이라는 이유로 두 사람의 관계를 반대했으나, 서로를 너무나 사랑하는 그 둘은 끝내 결혼을 한다.

(후에, 브라반시오는 화병으로 죽게 되는데, 그의 딸 데스데모나는 베니스를 떠나기 때문에 이 사실을 알지 못한다)

 

결혼 후, 오셀로는 터키군 함대가 키프로스섬을 향하고 있다는 보고에 따라 아내와 함께 키프로스로 떠나게 된다.

오셀로의 기수 이야고는 자신이 탐내던 부관 자리를 카시오에게 빼앗기자 앙심을 품고 키프로스에 도착하면 오셀로와 카시오 두 사람에게 복수할 계획을 세우는데, 평소 데스데모나를 사랑했던 로데리고 역시 오셀로로부터 데스데모나를 빼앗을 생각으로 이 계획에 동참하기로 뜻을 모은다.

 

키프로스 섬에 도착한 오셀로는 총사령관으로 역임 받아 터키군을 기다렸으나, 폭풍우 덕분에 터키 함대는 바다에서 모조리 함몰되고, 섬에서는 승리를 기념한 행복한 잔치가 열리게 된다.

잔치가 열리던 날, 이야고는 로데리고를 시켜서 일부러 카시오에게 술을 과하게 먹여 난동을 피우게 함으로써 오셀로로부터 부관 자리를 파면당하게 만드는 한편, 데스데모나를 통해 복직을 부탁해보라고 권한다. 이렇게 만난 데스데모나와 카시오의 모습을 오셀로에게 보여주면서 둘 사이의 관계가 부정한 것 같다고 거짓 보고를 함으로써 오셀로의 질투와 의심을 유발시키는데 성공한다. 이야고는 자신의 말에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 자신의 아내이자 데스데모나를 시중들던 에밀리아에게 오셀로가 데스데모나에게 사랑의 증표로 선물한 손수건을 훔쳐오게 한다. 그 손수건의 중요성을 몰랐던 에밀리나는 데스데모나가 실수로 떨어뜨린 손수건을 남편에게 건넸고, 이야고는 그 손수건을 카시오의 방에 몰래 가져다 놓아 가짜 증거를 꾸며 놓았는데, 이에 속아넘어간 오셀로는 진짜로 데스데모나가 카시오와 간통했다고 믿게 됨으로써 질투심에 눈이 멀어 결국 데스데모나를 목졸라 죽여버리고 만다. 이러한 이야고의 계략은 그의 아내인 에밀리나에 의해 밝혀지게 되고, 뒤늦게 아내의 결백을 알게 된 오셀로는 자신의 어리석음에 대한 후회와 슬픔으로 아내를 따라서 자결한다.

마지막으로 악의 근원이자 이 모든 비극의 중심에 있었던 이야고는 법의 심판에 따라 가장 잔혹한 처형을 받게 될 것임을 암시하며 극은 끝난다.

 

 

* 책을 읽고 떠오른 생각들...

  - 오셀로가 데스데모나를 너무나 사랑했기 때문에 질투심 또한 그만큼 컸다고 이 작품을 해석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면 과연 질투하지 않고 순결하게 사랑하는 사람들의 사랑의 크기가 이보다 작다고는 말할 수 없지 않은가?

  - 질투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죽이는 극단적인 행위를 보일 정도의 사랑도 과연 사랑이었다고 이름 붙일 수 있을까.

  - 오셀로가 단지 사랑의 증표로 선물한 손수건만을 근거로 아내를 죽인 게 아니라,

    아버지를 속이고 결혼한 그녀가 언젠가는 자신도 속일 수 있다는 불안한 마음을 항상 지니고 있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 의혹이 생기는 사건은 중립적인 입장에서 양쪽 의견을 모두 들어 보아야 옳은 판단을 할 수 있다.

  -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이다. 믿음이 깨지는 순간, 사랑도 깨지고 만다.

  

 

p.34

내가 온순한 데스데모나를 사랑만 않는다면 걸림 없는 내 자유를 속박하는 일 따위는 바닷속 보물을 다 준대도 하지 않을 테니까.

 

p.89

명성이란 어리석고 아주 헛된 짐이며 자주 공로도 없이 얻었다가 까닭 없이 잃어버리는 거랍니다.

 

p.110

가난하나 만족하면 넉넉한 부자지만 가난해질까 봐 항상 두려운 사람에게 끝없는 재산은 겨울처럼 가난한 법입니다. 

 

p.133

질투하는 이들에게 그건 답이 아니에요.

그들은 원인이 있어서가 아니라 질투하기 때문에 질투하는 거라고요.

그건 스스로 생기고 스스로 태어나는 한 마리 괴물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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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
윌리엄 세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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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햄릿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 - 복수의 비극

 

* 배경

  12C 덴마크.

  덴마크와 적대관계에 있던 노르웨이는 덴마크를 점령하고자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중임.

 

* 주요등장인물

  햄릿 : 덴마크 왕자

  클로디어스 : 덴마크 왕. 햄릿의 삼촌

  거트루드 : 왕비. 햄릿의 어머니. 지금은 클로디어스의 아내

  폴로니어스 : 재상

  오필리아 : 폴로니어스의 딸. 햄릿이 사랑하는 연인

  레어티즈 : 폴로니어스의 아들

 

* 줄거리

  덴마크의 왕자인 햄릿은 죽은 선왕의 아들과 왕비 거트루드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선왕의 죽음으로, 선왕의 친동생이자 햄릿의 삼촌인 클로어디스는 왕위에 오름과 동시에 왕비 거트루드와 결혼을 한다.

  햄릿은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재혼해버린 어머니로 인해 삼촌 클로어디스와 어머니 거트루드를

  동시에 경멸하며 지내던 중,  유령이 되어 나타난 선왕에 의해 클로어디스가 선왕을 독살시켜 왕위에 올랐다는 사실을

  듣게됨으로써 복수를 결심하게 된다.

 

  어느날, 유랑극단이 궁궐에 온다는 소식을 접한 햄릿은 유령으로부터 전해들은 선왕 독살 장면을 연극의 한 부분으로

  내보내어 클로어디스의 반응으로 진실여부를 확인코자 시도한다.

  아니나 다를까 햄릿의 예상대로 연극을 관람하던 클로어디스는 극 중 선왕독살장면이 나오자 

  당황하여 황급히 자리를 피하게 되고, 이로써 햄릿은 유령의 말이 진실임을 확신하게 된다.

  복수의 기회를 노리던 햄릿은 왕비와 사적인 대화중에 커튼 뒤에 숨어 엿듣고 있던 자를 삼촌 클로어디스일거라 오인하여

  그를 찔러 죽이게 되는데,

  알고보니 햄릿이 찔러 죽인 자는 다름 아닌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인 오필리아의 아버지 폴로니어스 재상이였다.

  이 사건으로 오필리아는 실성하게 되고,

  클로어디스는 햄릿이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햄릿을 영국으로 보내어 암살할 것을 지시하지만

  영국으로 가는 도중 해적들의 도움을 받아 햄릿은 무사히 귀국하게 된다.

 

  한편,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여동생을 실성하게 만든 햄릿에게 분노를 느끼고 있던 레어티즈에게 클로어디스는

  펜싱대회에서 독이 묻은 칼로 햄릿을 죽이라고 지시함과 동시에 혹시나 이 계획이 실패할 경우를 대비하여 결투 중 햄릿에게

  먹일 포도주에 독을 탄다.

  실성한 오필리아는 결국 물에 빠져 자살을 하게 되고, 그녀의 장례식장에서 햄릿을 만난 레어티즈는 펜싱 결투를 신청한다.

  그렇게하여 맞붙게 된 결투 중 독이 묻은 칼이 햄릿에게 상처를 입힘과 동시에 칼이 바뀌어 레어티즈 또한 독 묻은 칼에 

  상처를 입게 되고, 레어티즈는 독이 퍼져 죽기 직전, 이 모든 일들이 사실은 클로어디스가 꾸민 계략이었음을 발설하고

  죽는다.

  이 모습을 관람하고 있던 왕비 거트루드는 햄릿이 마셔야 할 독이 든 포도주를 우연히 마셔 죽고,

  결투 중 이미 칼에 맞아 독이 퍼지고 있던 햄릿은 마지막으로 클로어디스를 칼로 찔러 죽임으로써 결국은 모두가 죽음으로써

  끝을 맺는다.

  그리고 햄릿의 죽음으로 인해 다음 왕위는 운좋게도 덴마크를 점령하고자 기회를 엿보던 노르웨이 왕자 포던브라스에게

  넘어가게 된다.

 

* 책을 읽고 떠오른 생각들...

   - 누군가에게 복수를 해야할 만큼 상대방이 큰 잘못을 저질렀을 때, 과연 그때의 복수는 올바른 선택일까?

   - 복수를 하게 되면 결국 피해자 역시 가해자와 똑같은 사람이 되고 말텐데, 그 결과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가?

   - 복수는 복수를 낳는다.

     햄릿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엉뚱한 제3자를 죽이게 되었고, 그로 인해 자신 또한 삼촌처럼 살인자가 되었으며, 원한의

     대상이 되었다.

   - 비록 복수는 성공했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이러한 결과를 예상했기 때문에 햄릿은 그토록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였고, 수많은 고뇌를 했었던 것 같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p.94

   있음이냐 없음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 지금까지 거의 모든 역자가 '사느냐 죽느냐'로 옮겼다.

    그러나 원문의 'To be, or not to be'는 '사느냐 죽느냐'를 포함하는 존재와 비존재를 대립시키고 있기 때문에,

    또 이 독백이 살고 죽는 문제를 처음부터 단도직입적으로 명시하고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쉽고 모호하며 지극히 함축적인 일반론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그것을 생사의 선택으로 옮김은 미흡하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원문의 뜻에 가장 적합한, 한자가 아닌 순수 우리말은 '있다'와 '없다'의 적당한 변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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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베개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3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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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인 주인공이 인정의 세계를 떠나 비인정의 세계로 들어가 시와 그림, 예술에 대한 생각이 주를 이루는 소설로,

커다란 줄거리는 없지만 주인공의 눈에 비치는 세상 모든 것들에 대한 화자의 심리를 그려낸다.

비록 이 책은 기행문이 아닌 소설이지만, 소세키님의 문장 하나하나에 빨려들어 가듯이 읽어내려간 탓에

마치 내가 주인공이 된 것처럼 비인정의 세계에 한번 다녀온 듯한 느낌이다.

 

기행문 같은 느낌의 이 소설을 읽어서일까?

아니면 요근래 몸과 마음이 많이 지치고 나서일까?

한동안 잠잠했던 내 병이 다시 도진 것 같다.

어딘가 멀리 떠나고 싶은 병.

마음 맞는 사람과 함께, 돈은 다녀와서 벌자, 지금, 우리 젊을 때 가는 거야. 하고. 

직장도, 결혼도, 적금도 정리해버리고 그냥 훌쩍 떠났으면 좋겠다.

아무 걱정하지 말고, 아무말도 하지 않아도 좋으니

이 책의 주인공처럼 풀을 베개삼아 자연을 느끼고, 시를 감상하고, 그림을 찾아다니며

사람 사는 세상 어디든 두 눈에 담고서 그냥 온전히 흘러가는 시간을 느껴보고 싶다.

나 아직 어린데.

일이년쯤 다녀와도 늦지 않은 듯한데.

나중에 후회하면 어쩌지.

나이가 더 들고 혼자가 아닌 몸이 되면 용기가 더 없어져서 후회할 것 같은데.

그때 갈걸.

지금. 바로 그 때.

고민할 때...

 

 

  

p.15

산길을 오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이지(理智)만을 따지면 타인과 충돌한다. 타인에게만 마음을 쓰면 자신의 의지만 주장하면 옹색해진다. 여하튼 인간 세상은 살기 힘들다.

살기 힘든 것이 심해지면 살기 편한 곳으로 옮겨 가고 싶어진다. 어디로 옮겨 가도 살기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시가 태어나고 그림이 생겨난다.

  

p.16

살기 힘든 세상에서 살기 힘들게 하는 근심을 없애고, 살기 힘든 세계를 눈앞에 묘사하는 것이 시고 그림이다. 또는 음악이고 조각이다.

  

p.16

 이 세상에 살게 된 지 20년이 되어서야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는 세상임을 알았다. 25년이 되어서야 명암이 표리인 것처럼 해가 드는 곳에는 반드시 그림자가 생긴다는 것을 깨달았다. 서른이 된 오늘날에는 이렇게 생각한다. 기쁨이 깊을 때 근심 또한 깊고, 즐거움이 클수록 괴로움도 크다. 이를 분리하려고 하면 살아갈 수가 없다. 치워버리려고 하면 생활이 되지 않는다. 돈은 중요하다. 중요한 것이 늘어나면 잠자는 동안에도 걱정하게 될 것이다. 사랑은 기쁘다. 기쁜 사랑이 쌓이면 사랑을 하지 않던 옛날이 오히려 그리워질 것이다. 각료의 어깨는 수백만 명의 다리를 지탱하고 있다. 등에는 무거운 천하가 업혀 있다. 맛있는 것도 먹지 못하면 분하다. 조금 먹으면 성에 차지 않는다. 마음껏 먹으면 그 다음이 불쾌하다.

  

p.164

나는 화공이다. 화공이기에 취미를 전문으로 하는 남자로서 설사 인정 세계에 타락했다 하더라도 동서 양쪽의 풍류를 모르는 속된 사람들보다는 고상하다. 사회의 일원으로서 능히 남을 교육할 만한 위치에 있다. 시가 없는 자, 그림이 없는 자, 예술 취미가 없는 자보다는 아름다운 행동을 할 수 있다. 인정 세계에서 아름다운 행동은 정(正)이고 의(義)이고 직(直)이다. 정과 의와 직을 행위로 보여주는 것은 천하 공민의 모범이다. 

 

잠시 인정 세계를 떠난 나는, 적어도 이 여행 중에는 인정 세계로 돌아올 필요가 없다. 그럴 필요가 있다면 모처럼의 여행도 쓸모없게 된다. 인정 세계에서 사각거리는 모래를 털고 밑에 남은 아름다운 금만을 바라보며 살아야 한다. 나 스스로도 사회의 일원으로 임해야 한다. 순수한 전문 화가로서 나 자신까지 연루된 이해의 속박을 끊고 고상하게 캔버스 안을 왕래하고 있다. 하물며 산이나 물이나 타인에 있어서랴.

 

***낭만다람쥐의♥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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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이야기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
오비디우스 지음, 이윤기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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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이야기'라는 책 제목만 보고선 판타지류이거나 영웅담 같은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책의 가장 앞부분에 나오는 일러두기에서 밝혔듯이 이 책은 다름 아니라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리스 로마 신화 이야기였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 책은, 토머스 불핀치가 쓴 <그리스 로마 신화>보다 먼저 쓰여진, 즉 모티브라 할 수 있는 책인 것이다.

 
우리나라 조선 세종 때 만들어진 악장의 하나로 '용비어천가'를 지어,

태조의 조선왕조 창업이 천명임을 알려 후대 왕들을 권계하고 민심을 조정에 귀의시키고자 했었듯이,

오비디우스는 '변신 이야기'를 통해 로마 제국 건설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아우구스투스 황제를 찬양하기 위해

카이사르를 신으로 승격시키고 카이사르의 아들인 아우구스투스를 신과 동격화함으로써

우리 인간과는 전혀 다른 성질의, 감히 거역할 수 없는 존재로 만드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을 미리 알고 읽기 시작하니까, 이미 한 번은 읽었었다는 생각에 이 책이 좀 더 쉽고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었다.

그렇다고 내가 중학생 때 읽었던 그리스 로마 신화를 그리 잘 기억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예전에 그리스 로마 신화를 재밌게 읽기는 했지만

등장인물도 무수히 많고 그에 얽힌 이야기 또한 굉장히 많다 보니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요즘엔 그리스 로마 신화를 기억하기 쉽게 하기 위해 도표로 설명해주는 책도 나와있던데, 선뜻 읽어야 하는 마음까지는 생기지 않았었는데

우연히 읽게 된 민음사 세계문학 시리즈 1,2번이 신화를 다루고 있었다니 참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는 카오스(혼돈)의 천지창조 시대를 시작으로 여러 신들의 탄생과 전성기, 그리고 그들과 관련된 영웅들과 오비디우스가 살던 인간시대까지 128편의 변신이야기를 통해 만물의 기원에 대해 알려준다.

솔직히 이번에 읽은 이야기가 마냥 쉽고 재미있게 읽혔던 것은 아니다.

원래 우리가 알고 있던 영어와 그리스식 명칭이 아니라 라틴어로 명명되어 있어서 헷갈리기도 하고,

방대한 인물들의 등장으로 인해 앞서 읽었던 인물이 맞는지 아닌지 책장을 앞뒤로 여러 번 왔다 갔다 하기도 했으며

반복되는 신들의 변신이야기 구조로 인해 처음의 흥미가 나중에는 많이 반감되기도 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들었던 이유는

각 이야기 속에 품은 인간적인 감성과 아름다운 로맨스가 가슴속에 와 닿았기 때문이다.

나 개인 한 사람이 이렇게 느낄 정도이니,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전승되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눈과 귀와 입을 거치며

많은 예술작품과 여러 학문 분야, 그리고 사랑을 해 본 모든 사람들에게 신화 이야기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신화에 관한 이야기를 2번 이상 읽어 보았지만

읽었다 해서 다 기억할 수도, 그렇다고 까먹을까 봐 기록에 남기기엔 너무나 방대한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다음번에는 이윤기 저자의 책으로 만나볼까 한다.

지금 리뷰를 쓰고 있는 이 <변신 이야기>의 번역가이자, 이전에 너무나 재밌게 읽은 <장미의 이름>, <그리스인 조르바>의 번역가로서 그의 글 솜씨를 익히 알고 있는 터라 한국의 불핀치로 불리는 그가 직접 쓴 그리스 로마 신화는 어떤 구성과 내용으로 나의 마음에 들어올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낭만다람쥐의♥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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