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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자존감 공부 - 천 번을 미안해도 나는 엄마다
김미경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싱글일 때는 <언니의 독설>로 미혼인 내 마음을 흔들어 놓더니
결혼을 전후하여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는 책으로 다시 한번 나를 채찍질 해주었던 김미경 작가님이 이번에는
결혼 후 아이 엄마가 된 나에게 <엄마의 자존감 공부>라는 책으로 또다시 내 마음을 쓰다듬어 준다.
어찌나 시기 적절한지...!
마치 내 삶이 흘러가는 시간을 지켜보는듯, 바로 옆에서 인생 선배이자 멘토가 조곤조곤 얘기해주는 기분이다.
이번에 나온 신간은 '자존감'에 관한 책이다.
그동안 아이가 태어난 이후로 주로 육아서적을 읽었는데 '자존감'에 관한 이야기를 참 많이 들었었다.
물론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게 중요하다는 게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이 책은 엄마의 자존감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아이와 남편, 가족들을 위해서 희생하는 것이 당연시 되는 문화속에서 엄마의 자존감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엄마의 자존감이 높아야 아이의 자존감도 높아질 수 있다.
p.
27
생명이
커나가는 데 가장 중요한 감정이 자존감이다. 자존감은 스스로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느끼는 감정이다. 남들이 뭐라고 하건 간에 내가 나
스스로를 인정하고 귀하게 여기는 감정이다. 이런 자존감은 살아가면서 가장 중심이 되고 밑바탕이 되는 감정이라서 갑자기 사라지거나 생기는 게
아니다.
책을 읽으면서, 선배 엄마의 이야기에 마음이 뭉클해지면서 평소에 나와 신랑이 앞으로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해 얘기했었던
내용과 비슷한 사례가 나와서 반갑기도 했고, 내가 지금껏 살아오면서 느꼈던 내용도 나와있어서 깊이 공감가기도 했다.
p.
60
엄마가
해야 할 일은 단칸방에 아이를 몰아넣는 것이 아니다.
다른
99개의 방도 있다는 것,
그 방에
가도 전혀 창피하거나 두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이 방 저 방 마음껏 돌아다녀도 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흔히 공부를 잘해야 성공한 인생이라고들 생각한다.
나역시도 그랬고,
솔직히 내 자식이 공부를 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 않는 부모가 어디 있으랴.
그러나 책에는 공부라는 '단칸방'에만 가두지 말고 100개의 다른 수많은 방이 있다는 것을 알고 넓은 대궐에서 뛰어다닐 수 있게 키우라고
한다. 공부만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 다른 재능을 찾아서 자신만의 천재성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책을 읽을 때는 '그래. 그래야지.' 하다가도 막상 또 현실로 돌아오면 참 안지켜지는 말들이지만,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마음을 내려놓고 자식에게 넓은 대궐에서 뛰어놀수 있도록 여유를 가져야겠다.
p.178
"나
시험 떨어졌어."
"그래,
엄마도 많이 떨어져봤어."
"나
남자한테 차였어."
"엄마도
그랬어. 근데 딴 남자 금방 와. 걱정 마."
"알바하고 죽을
고생했는데 돈 진짜 쬐끔 받았어."
"엄마도
그랬어. 몸은 고되고 돈은 안 되고. 근데 그게 바뀌는 날이 언젠간 와."
"나
요즘 슬럼프야. 아무것도 하기 싫어."
"힘들지? 엄마도 그래.
힘들면 그냥 시간만 보내도 상황이 바뀔 거야. 기다려봐."
....잘나서 엄마가
아니라 미리 다 해봐서 엄마입니다.
엄마는
미리 해본 시래로 현재 아이의 실패를 보듬어주고, 공감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동안 우리나라에 유례없이 큰 피해를 준 지진이 한 번 지나갔다.
강도가 가장 센 지진은 아니었지만 진원지의 깊이가 얕아서 생각이상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어떤 학교는 한쪽 벽이 완전히 허물어져서 당분간 학생들이 등하원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하는데,
오히려 진원지에서 더 가까웠던 한 학교는 멀쩡했다고 하는 뉴스를 접했다.
알고보니 지난해 경주지진이후에 이 학교는 내진보강을 철저히 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사례를 우리 삶에 빗대어 생각해보면,
살면서 지진과 같은 큰 풍파가 닥쳤을 때 미리 내진보강을 했던 학교처럼
우리 마음도 자존감을 높이 쌓아놓는다면 어떤 시련이나 어려움이 와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굳건하게 쌓아놓은 자존감으로 '나는 참 괜찮은 사람이야.' '그러니까 나는 뭐든지 잘 할 수 있어.' 라는 마음가짐.
이것이 앞으로 우리 아이가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사실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