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이야기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
오비디우스 지음, 이윤기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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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이야기'라는 책 제목만 보고선 판타지류이거나 영웅담 같은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책의 가장 앞부분에 나오는 일러두기에서 밝혔듯이 이 책은 다름 아니라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리스 로마 신화 이야기였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 책은, 토머스 불핀치가 쓴 <그리스 로마 신화>보다 먼저 쓰여진, 즉 모티브라 할 수 있는 책인 것이다.

 
우리나라 조선 세종 때 만들어진 악장의 하나로 '용비어천가'를 지어,

태조의 조선왕조 창업이 천명임을 알려 후대 왕들을 권계하고 민심을 조정에 귀의시키고자 했었듯이,

오비디우스는 '변신 이야기'를 통해 로마 제국 건설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아우구스투스 황제를 찬양하기 위해

카이사르를 신으로 승격시키고 카이사르의 아들인 아우구스투스를 신과 동격화함으로써

우리 인간과는 전혀 다른 성질의, 감히 거역할 수 없는 존재로 만드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을 미리 알고 읽기 시작하니까, 이미 한 번은 읽었었다는 생각에 이 책이 좀 더 쉽고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었다.

그렇다고 내가 중학생 때 읽었던 그리스 로마 신화를 그리 잘 기억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예전에 그리스 로마 신화를 재밌게 읽기는 했지만

등장인물도 무수히 많고 그에 얽힌 이야기 또한 굉장히 많다 보니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요즘엔 그리스 로마 신화를 기억하기 쉽게 하기 위해 도표로 설명해주는 책도 나와있던데, 선뜻 읽어야 하는 마음까지는 생기지 않았었는데

우연히 읽게 된 민음사 세계문학 시리즈 1,2번이 신화를 다루고 있었다니 참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는 카오스(혼돈)의 천지창조 시대를 시작으로 여러 신들의 탄생과 전성기, 그리고 그들과 관련된 영웅들과 오비디우스가 살던 인간시대까지 128편의 변신이야기를 통해 만물의 기원에 대해 알려준다.

솔직히 이번에 읽은 이야기가 마냥 쉽고 재미있게 읽혔던 것은 아니다.

원래 우리가 알고 있던 영어와 그리스식 명칭이 아니라 라틴어로 명명되어 있어서 헷갈리기도 하고,

방대한 인물들의 등장으로 인해 앞서 읽었던 인물이 맞는지 아닌지 책장을 앞뒤로 여러 번 왔다 갔다 하기도 했으며

반복되는 신들의 변신이야기 구조로 인해 처음의 흥미가 나중에는 많이 반감되기도 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들었던 이유는

각 이야기 속에 품은 인간적인 감성과 아름다운 로맨스가 가슴속에 와 닿았기 때문이다.

나 개인 한 사람이 이렇게 느낄 정도이니,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전승되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눈과 귀와 입을 거치며

많은 예술작품과 여러 학문 분야, 그리고 사랑을 해 본 모든 사람들에게 신화 이야기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신화에 관한 이야기를 2번 이상 읽어 보았지만

읽었다 해서 다 기억할 수도, 그렇다고 까먹을까 봐 기록에 남기기엔 너무나 방대한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다음번에는 이윤기 저자의 책으로 만나볼까 한다.

지금 리뷰를 쓰고 있는 이 <변신 이야기>의 번역가이자, 이전에 너무나 재밌게 읽은 <장미의 이름>, <그리스인 조르바>의 번역가로서 그의 글 솜씨를 익히 알고 있는 터라 한국의 불핀치로 불리는 그가 직접 쓴 그리스 로마 신화는 어떤 구성과 내용으로 나의 마음에 들어올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낭만다람쥐의♥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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