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옹 혹은 라이스에는 소금을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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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주로 빠르고 긴급한 분위기, 속도감 있는 책을 좋아합니다. 터지고 깨지고 죽이고. 이런 분위기들의 책만 읽는 저에게 가끔씩 읽는 로맨스 소설이나 다른 장르의 소설들은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주죠. 주로 에쿠니 가오리의 글들이 그러합니다. 오랜만에 그녀의 책을 읽어봅니다. 가족 이야기라고 해서 그녀 특유의 소재가 드러나지 않을까 했는데 그럴리가요. 있습니다. 불륜같지 않은 불륜. 이 속에도 틀림없이 존재합니다. 확 하고 드러나지 않을뿐입니다.

 

그렇습니다. 제가 읽은 대부분의 그녀의 책에는 불륜 아니 조금은 평범하지 않은 이상한 사랑이라고 합시다. 그런것이 항상 존재했었습니다. 때로는 삼각관계(반짝반짝 빛나는,잡동사니), 때로는 사각관계(달콤한 거짓말)도, 그리고 팔팔한 청춘들의 사랑(도쿄타워,열정과 냉정사이)도, 아이를 혼자 키우는 싱글맘의 사랑(하나님의 보트)도. 가지각색 여러가지 모양의 사랑들의 그녀의 책 속에서는 존재해 왔습니다.

 

그녀가 가족을 소재로 한 책에는 '소란한 보통날'이 기억속에서 존재합니다. 그저 평범한, 보통의 일반적인 가족 같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특별한 가족 구성원들이 잔뜩 모여 있는 그런 가족- 아, 물론 그 속에서도 이상한 사랑은 존재합니다-의 일상을 그린 책이었지요. 겉으로는 다른 가족과 조금도 달라보일것 없는 가족이지만 그들의 소란한 보통날이 또 시작됩니다. 그런 반면 이번 가족은 그보다 훨씬 더 큰 대가족입니다. 분위기도 전혀 다릅니다. 어떤 가족일지 궁금하신가요.

 

에쿠니 가오리의 책 하면 당연히 생각하던 분량의 두께가 있습니다. 그런데 어라, 이번에는 만만치 않은 두께입니다. 5백7십여 페이지. 평상시 읽는 스릴러 소설에 비하면 그리 많은 분량은 아닐지 몰라도 가오리, 그녀의 책 치고는 엄청난 두께를 자랑합니다. 궁금해집니다. 그녀가 쓰고 있는 이 가족이 말이죠. 그녀가 쓰는만큼 평범한 가족을 생각하면 안 될것은 확실합니다.

 

일단은 러시아와 일본의 혼혈입니다. 엄마쪽이 그렇죠. 할머니가 러시아 사람 그리고 할아버지는 일본사람입니다. 그렇게 태어난 엄마와 밑으로 여동생 그리고 남동생. 둘째딸인 리쿠코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모와 외삼촌이 되는 사람들입니다. 결혼하지 얼마 안되서 돌아온 이모와 그렇지 않아도 튀는 외모에 선탠을 즐기는 외삼촌. 그러나 리쿠코에게는 그들이 있으므로 해서 훨씬 더 즐겁고 행복합니다. 리쿠코는 노조미라는 언니가 한명 있고 오빠가 한명 그리고 한살 차이나는 남동생이 있습니다. 사남매죠. 많아 보입니까? 그 넷 중 두 사람은 리쿠코와 엄마 또는 아빠가 다릅니다.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는 걸까요.

 

이야기는 어느 한 시대를 정해서 쓰여지지 않습니다. 때로는 60년대를, 때로는 2000년대를 오고 가며 서술됩니다. 어느 일정 시점이 아니라 60년대부터 70년대, 80년대, 90년대,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각각의 이야기는 저마다 자신의 입장에서 서술되기 때문에 각 이야기의 주인공이 다릅니다. 물론 시간적 배경이 다른만큼 공간적 배경도 이곳, 지금의 일본이 아닐때가 있습니다. 타임슬립되는 이야기도 아닌데 뭐 그리 왔다갔다 하느냐며 불만을 이야기하실수도 있겠지만 다 이유가 있습니다.

 

식구가 많은만큼 저마다의 이야기를 별개의 이야기로 그려내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요. 그러므로 가족의 각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으지 않을까요. 헷갈리지 않냐고요. 아니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누구의 이야기인가 모를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연도를 자세히 보면 누구의 이야기일지 짐작이 갑니다. 그래도도 모르시겠다면 제일 앞에 있는 식구 소개를 참고로 해보십시오. 금방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누구의 이야기인지 추측해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하나의 재미가 아닐까 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이모, 유리의 이야기가 가장 관심이 갑니다. 언니인 기쿠노와는 전혀 다른 인생을 사는 유리. 그녀는 딱 한 번 선 본 남자와  결혼을 합니다. 자신은 언니처럼 독립적이지도 않고 일을 할 수도 없다면서 괜찮은 사람인듯 해서 결혼을 하지요. 하지만 그 집은 자신이 생각했던 그런 이상적인 장소는 아니었나 봅니다. 자신의 편이 되어 줄 줄 알았던 남편조차 자신에게 무관심하고 시엄마는 하나하나 일일이 참견을 하지요. 그 부부사이의 은밀한 문제까지도 말입니다.

 

그렇게 해서 6개월만에 다시 집으로 돌려보내진- 자신의 의사가 아니라 그쪽에서 일방적으로 돌려보낸 - 유리. 그녀가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돌아온 이 곳에서 그녀는 전처럼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왠지 모르게 그녀에게 자꾸 신경이 쓰입니다. 다른 모든 사람을 두고서 말입니다. 엄마보다도 더 조카를 돌보고 신경을 쓰는 그녀가 이해됩니다. 그녀가 행복한 자신만의 삶을 찾았으면 하고 바라게도 됩니다.

 

삼대의 가족을 기본으로 한 가족의 대하 역사 드라마. 에쿠니 가오리, 그녀 특유의 담담함이, 섬세함이 여실히 드러나는 책입니다. "불쌍한 알렉세이에프" 내가 이렇게 말을 하면 누군가 그 가족중에 한 명이 "비참한 니진스키"라고 대답해 줄 것만 같아지는군요. 그들의 집에 한번쯤은 초대받아 가보고 싶은 그런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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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클하면 안 되나요?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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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미리의 에세이 두 편이 동시에 출간되었다. 에세이집이라 형식은 비슷할지 몰라도 내용은 전혀 상반된다. 한권이 버럭하고 화를 내는 내용이라면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자신이 또는 자신의 주위의 있는 사람이 뭉클함을 느꼈을 때를 이야기하고 있다. 원제에 있는 '큔토쓰루'라는 말은 정확하게 뭉클이라는 말보다는 '찡하고 짠하고 뭉클하고'라는 모두의 뜻을 가지고 있다니 한국말의 '뭉클'에만 너무 집중하지 말고 그 세가지 감정을 모두 느끼면서 읽는 것도 이 책을 좀 더 뭉클하게 느낄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여느때처럼 옮긴이의 말을 먼저 본다. 같은 나이대지만 그녀의 뭉클에 공감할 수 없는 것도 있었다며 그것은 아마도 아가씨와 아줌마의 차이점이 아닐까라고 했다. 마스다미리는 결혼을 하지 않았고, 아이를 키우지 않고 그러다보니 아이가 있는 엄마들과는 다른 관점으로 남자들을 보기 때문에 아르바이트 학생의 웃는 이름표에도 뭉클할 수 있는 것일까. 사실 나도 그녀처럼 아이를 키우지 않은 솔로이긴 하지만 솔로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이해할 수 없는 뭉클들도 있었다. 옮긴이가 말한것 처럼 아기씨와 아줌마의 차이라기보다는 한국과 일본의 차이 또는 그냥 개개인의 차이라고 해두자.

 

사실 살아가면서 뭉클할때가 꽤 많다. 남들보다 결코 감수성이 풍부한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계절이 바뀌는 때이면 더욱 그 뭉클함의 강도가 짙어진다. 똑같이 듣던 노래가사에도 괜히 뭉클해지기도 하고 매일 보는 그 길의 나무들이 괜히 뭉클해보이기도 한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아이들에 치우쳐 그리고 가정일에 치우쳐 느끼지 못하는 감성들을 혼자다 보니 조금은 더 많이 느끼고 살아가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마스다미리가 느끼는 뭉클함은 이런 것이다.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든들고 가는 남자의 뒷모습에 뭉클, 전시회를 혼자 온 남자에게 뭉클, 노래를 잘 못 부르는 사람에게도, 짧은 넥타이를 맨 사람에게도 모두 뭉클하다. 사실 나는 그녀의 뭉클함에 나도나도를 외칠수가 없었다. 나는 노래를 잘 못 부르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화가 나서 노래를 부르지 말라고  외치고 싶고 짧은 넥타이를 맨 사람에게는 어찌나 촌스러운지 하면서 다시 제대로 매라고 해주고 싶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뭉클'이라는 말 자체가 감정과 관련된 단어이다 보니 개인간에 느끼는 정도가 달라서 그 뭉클함이 제대로 느껴지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엄마들은 아마도 그렇지 않을까. 꼬맹이를 키운다면 그 꼬맹이가 일어섰을 때, 그리고 걸을 때 뭉클할 것이고 엄마라고 불러줬을 때의 뭉클함은 뭐 말할것도 없을 것이고 그 꼬맹이가 '엄마 사랑해요' 라고 말을 한다면 더욱 뭉클하겠지. 갑자기 울 조카들에게 '고모 사랑해'라는 말을 들은적이 있는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데. 사랑한다고 말하기 교육을 좀 시켜야 할 듯 하다. 그 외 결혼하지 않은 여자들이 느끼는 뭉클함은 어떤게 있을까. 연인이 자신을 챙겨줄때 뭉클함, 처음 손을 잡을때의 뭉클함, 같이 밥을 먹을때의 뭉클함 그런 것들이 있을까.

 

그럼 아무 연인도 없는 사람이라면 뭉클할 때도 없단 말인가. 그렇지 않다. 나처럼 충분히 주위에서 뭉클함을 느낄 수 있다. 하다못해 오늘처럼 햇살이 좋은 날도 뭉클하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말이다. 자신의 주위에 돌아보면 언제든지 뭉클함을 느낄 수 있다. 오즈믜 마법사에서 나오는 나무꾼처럼 철심장을 가지지 않고서야 누구든지 느낄수 있는 뭉클함. 이 책을 읽고 나서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나 사물에 대해서 다시 한번 보라. 새삼스럽게 뭉클함이 느껴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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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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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이렇게 공감가는 제목이 또 어디 있을까. 매번 화를 내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버럭'하고 말아버린다. 단 하루도 화를 내지 않고 지나간 날이 있었을까. 사실 내가 내는 '화'라는 존재는 화라기보다는 잔잔한 것에 대한 '짜증'일때가 더 많다. 어렸을때도 그랬느지 정확하게는 기억나지 않지만 나이가 들며가면서 더욱 사소한 것에 짜증을 내는 것 같다. 버릇처럼 내는 짜증. 말소리에서 묻어나는 짜증. 듣는 사람이 기분 나쁠 것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내는 그런 아무 못된 버릇이다.

 

그런 반면 또 금방 풀어지는 성격이기도 하다. 버럭 화를 냈다가도 언제 그랬냐는듯이 아무일 없이 행동하는, 나와 성격이 다른 사람이 본다면 이해되지 않을 정도일 정도로 지극히 단순하다. 금새 잊는다.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다. 내 그런 모습을 보고 또 누군가는 화를 낼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을 방금 했다. 난 단지 화를 낸 채 잠자리에 들지 말라는 성경상의 말씀을 실천한 것 뿐이고, 화를 내고 풀어버리는 그 주기가 지극히 짧은 것 뿐이고, 왠만해서는 짜증에 그칠뿐 화를 내지는 않는 편이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마스다미리의 다른 책과 다르게 이 책의 주인공은 사람의 형상을 하고는 있지만 무언가 고양이 마스크를 뒤집어 쓴 얼굴이다. 강아지 일지도 모른다. 그 캐릭터에 대한 뚜렷한 설명은 없기 때문에 저마다 자기 나름대로 인식하면 좋겠다. 아마도 그냥 맨얼굴에 화를 내는 것을 표현하기보다는 마스크를 씌우고 싶었나 보다로 이해하기로 한다.

 

이 친구 정말 사소한 일에 버럭한다. 이불을 사러 가서 사이즈를 물어보고 점원이 '혼자라면 이 사이즈가 맞아요.' 라고 응대하는 말에 버럭하고 만다. 내가 언제 혼자라고 말했냐고 하면서 말이다. 약간의 자격지심 아닐까. 혼자라는 것에 대한 자격지심 말이다. 점원이면 충분히 그렇게 말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그뿐이다. 사러 온 사람이 혼자였으니 말이다. 만약 둘이서 사러 왔다면 점원은 다르게 말했을지도 모른다. 물론 점원이 앞서 나간 것도 있지만. 서로간의 생각의 차이일뿐 그것을 가지고 버럭 화를 낼 필요는 없지 않을까.

 

이런 식으로 약간은 이해를 할 수 없는 버럭부터 잘난척 하는 사람에게 잘난척 질색임 하고 공감할 수 있는 화까지 정말 다양한 분야의 화들이 이 책 곳곳에 숨어 있다. 사실 여기 나오는 화들은 큰일날 것처럼 그렇게 큰 화는 없다. 나처럼 일종의 생활속의 잔잔한 짜증이거나 또는 저마다의 관점이 다름으로 해서 생겨나는 하나의 에피소드이다. 그런 소재를 가지고 맛깔나게 버무려 놓은 한 권의 에세이. 누군가는 너무 가볍지 않냐고 하겠지만 그것이 마스다 미리 에세이의 장점이다. 그녀의 카툰은 공감을 할 수가 있어서 좋고 에세이는 가벼워서 좋다. 생활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가지고 맞장구를 칠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남자들은 조금은 이해하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들기도 한다. 하지만 여자의 마음을 알고픈 남자들이라면 언제든지 부담없이 읽어도 좋을 듯 하다. 자신의 주위에 있는여자들이 왜 화를 내는지, 왜 짜증을 내는지 좀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여자들이 화를 내는 이유에 대한 지침서라고나 할까. 종종 남녀간의 차이때문에 여자을 이해하지 못해서 절절 매는 남성들이라면 한번쯤은 이 책을 읽어두는 것이 필요할 것도 같다. 다음번에 당신의 엄마나 누나나 여자친구가 이유 없이 짜증을 낼때 이 책을 읽은 후라면 아마도 그 짜증의 사소한 이유를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당신의 자상함의 왕으로 손꼽힐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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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노력하지 말아요 (리커버 한정판) -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은 당신
고코로야 진노스케 지음, 예유진 옮김 / 샘터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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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게 무슨 소리읽까 궁금해 하는 사람도 있겠다. 노력을 하지 말라니. 왜 무슨 이유로 하면서 따질지도 모를 일이다. 저자가 쓴 책은 아니지만 같은 출판사에서 비슷한 시리즈처럼 나온 책의 제목을 본다면 더 빠르게 이해할수도 있겠다. [너무 애쓰지 말아요]라는 제목의 책. 너무 노력을 하지 말라고 말리고 있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저자. 그는 누구일까. 그냥 평범하게 대기업에서 관리자로 근무하던 사람이었다. 그러다 자신의 가족에게 일어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이 직접 심리치료를 공부했다. 이후 성격을 고쳐 문제를 해결하는 '성격 개선 전문 심리 카운슬러'를 운영하면서 전국 각지에서 활동중이다. 그가 개업한지 불과 2년만에 방송 매체에서도 섭외가 줄을 잇고 사람들이 계속 밀려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단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을 것이다. 가족문제이다 보니 더더군다나 어떤 상담사에게 말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가 생각한 것은 자신이 상담을 배워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였을 것이다. 그것이 잘 이루어져서 오히려 자신의 실력을 이 분야에서 발휘하고 있는 중이다. 이 책을 통해서 보았을때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분명하다. 너무 열심히 동동거리지 말라는것. 그렇게 하지 않아도 자신의 가치를 알아줄 사람은 누구나 다 알아주며 그렇게 하지 않음으로 오히려 자신의 가치가 더 높아질수도 있고 또 자신이 피곤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만 나오는 표지의 카피 문구일수도 있겠다. "더 격렬하고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은 당신"이라는 카피가 책표지에 적혀져 있다. 한때 유행했던 카드회사의 광고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이미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더욱 격렬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라는 말을 광고모델이 내뱉던 것으로 기억한다. 정말 그러고 싶은 날이 있다. 이미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진짜 더욱더 아무것도 안 하고싶은 그런 날. 매일이 그런 날이라면,그런 날이 반복된다면 문제이겠으나 가끔씩은 아주 가끔씩은 그러한 날이 있어도 좋지 않을까.

 

사람이라는 존재는 기계와는 달라서 가끔씩 쉬어 주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폭발하고 말 것이다. 물론 기계 자체도 너무 과하게, 쉬는 시간 없이 돌린다면 과부하가 일어나서 터질지도 모른다. 하물며 사람이라는 존재는 기계보다 더 예민하고 섬세하다. 매뉴얼대로 돌아가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다. 그러니 너무 무언가를 하려고 애쓰다 보면 오히려 역효과가 일어날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열심을 다하지 않고 성공을 할 수 있단 말인가 하고 의심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열심히 하지 않을 방법을 모르겠다고 하는 사람이 있을수도 있겠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너무 열심히 하지 않는 비결을 예를 들어주고 있으므로 책을 읽고 그 자침대로 한 번 해보는 것도 좋겠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더 잘 풀린다는데 구태여 미친듯이 열심을 내어서 무엇하나라는 생각이 들수도 있지만 일단은 따라해 보는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일 것이다.

 

이 책은 지금 현재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놀고 설렁설렁 살아가는 사람들 위한 책은 결코 아니다. 지금 너무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 최선을 다해서 살고 있는 사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이 힘들다고 느끼는 사람, 자신의 삶이 발전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서 쓴 책이다. 그러니 이미 니나노 하면서 놀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는 과오를 범하지 말 것. 단, 너무 미친듯이 앞만 보고 달려가는 사람이 있다면 약간의 브레이크를 위해서 살며시 이 책을 선물해 주어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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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5.10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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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표지만으로 금세 알 수 있었다. 어느덧 여름이 훌쩍 가버렸다는 사실을. 8월호에서 여름을 강조하며 푸르게 보이던 표지는 어느새 추수를 강조하듯이 누런 빛깔로 바뀌어 있었다. 어떤 그림을 보지 않아도 단지 푸른색과 누런색의 컬러만으로도 금세 시간의 변화를, 계절의 변화를 한눈에 알아차릴 수 있는 법이다. 잡지의 표지란 그렇게 심플한 것이 좋다. 저마다 다르겠지만 어떤 책의 표지처럼 심오한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아도 쉽게 알아볼수 있는 그런 단순함.

 

이번달 특집은 '때아닌 방황'이라는 주제하에 쓰여졌다. 사람들은 모두들 하나같이 계절이 바뀔때쯤이면 방황을 하는가보다. 어떤 사람이라도 그렇게 되는 듯 하다. 감정이라는 것 자체가, 호르몬이라는 것 자체가,그리고 날씨의 변화라는 것 자체가, 그렇게 만들어 버리는 듯 하다. 때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방황을 하게 되면 그 사람의 삶에는 많은 변화가 찾아온다. 그 방황이 누구나 한번쯤 지나간다는 사춘기때 찾아왔다면 그리고 그것을 잘 이겨낸다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을 하는 모습을 보일지 몰라도 그것이 이미 자리를 잡고 안정이 되어야 할 상태에서의 방황이라면 자칫 잘못하면 한 가정의 근본이 흔들려 버릴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이번 기사에는 그런 일은 없었다. 단지 엄마의 자리에서 한번쯤 내려와보고 싶었던 어머님의 짧은 나들이라던가 또는 잘 다니는 회사를 그만두고 자신이 선택한 대로 해보고 싶었던 패기. 그런 것들로 인하여서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 모든 생활을 이겨낼수 있는 활력소가 된다면 때로는 방황도 한 번쯤은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그곳에 가고 싶다'에서는 우리도 익히 알고 있는 영화, '공동경비구역'의 그 갈대밭을 소개하고 있다. 남한측 병사인 이병헌이 볼일 보러 나왔다가 지리를 밟고 꼼짝달싹 못하던 그 장면. 북한군인가 하면서 오금을 저리고 있을 무렵 나타난 강아지로 인해서 한숨을 돌리지만 그 뒤를 좇아온 강아지 주인인북한군 두명. 서로 총을 겨누면서 경계를 한다. 그리고 북한군은 뒤돌아서 간다. 그때 그들을 붙잡는 한마디. "살려주세요." 그 영화를 보던 관객들이 다 한마음으로 피식거리면서 웃었을 때였을 것이다. 그 영화의 배경이 된 갈대밭. 낮은 따사롭고 저녁으로는 쌀살해지는 이때에 분위기 잡기 좋은 갈대밭. 시잡 한 권을 옆에 낀 채로 들러보고 싶은 곳이다.

 

그리고 이번호에서는 또한 반가운 얼굴을 볼 수 있다. 사람들에게 '시'라는 것은 절대 어려운 것은 아니다라는 것을 몸소 보여준 서울시의 작가 하상욱. 이달에 만난 사람이라는 코너를 통해서 인터뷰를 한 시인의 존재는 반갑다. 금세 읽어버리는 짧은 시들이 가득한 '서울시'라는 시집. 하지만 금방 읽어버리기 보다는 한편씩 두고두고 보는 것이 더 재미난 그의 시. 일부러 공감하는 것이 아니라 나도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공감이 되는 그의 시는 사람들에게 입소문을 통해서 널리 알려졌었다.

 

그런 인기를 업고 계속 그런식의 책을 낼 수도 있겠지만 이번에는 사랑을 주제로 한 책을 준비중이란다. 그리고 가수로도 활동하는 그의 모습이 신기하다. 앞으로 나올 책이 더욱 기대되는 타이밍이다. 마지막으로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지만 혹시나 모를 사람의 위한 그의 시, 한편 .

[애니팡]- 서로가 소홀했는데 덕분에 소식듣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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