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5.10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잡지 표지만으로 금세 알 수 있었다. 어느덧 여름이 훌쩍 가버렸다는 사실을. 8월호에서 여름을 강조하며 푸르게 보이던 표지는 어느새 추수를 강조하듯이 누런 빛깔로 바뀌어 있었다. 어떤 그림을 보지 않아도 단지 푸른색과 누런색의 컬러만으로도 금세 시간의 변화를, 계절의 변화를 한눈에 알아차릴 수 있는 법이다. 잡지의 표지란 그렇게 심플한 것이 좋다. 저마다 다르겠지만 어떤 책의 표지처럼 심오한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아도 쉽게 알아볼수 있는 그런 단순함.

 

이번달 특집은 '때아닌 방황'이라는 주제하에 쓰여졌다. 사람들은 모두들 하나같이 계절이 바뀔때쯤이면 방황을 하는가보다. 어떤 사람이라도 그렇게 되는 듯 하다. 감정이라는 것 자체가, 호르몬이라는 것 자체가,그리고 날씨의 변화라는 것 자체가, 그렇게 만들어 버리는 듯 하다. 때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방황을 하게 되면 그 사람의 삶에는 많은 변화가 찾아온다. 그 방황이 누구나 한번쯤 지나간다는 사춘기때 찾아왔다면 그리고 그것을 잘 이겨낸다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을 하는 모습을 보일지 몰라도 그것이 이미 자리를 잡고 안정이 되어야 할 상태에서의 방황이라면 자칫 잘못하면 한 가정의 근본이 흔들려 버릴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이번 기사에는 그런 일은 없었다. 단지 엄마의 자리에서 한번쯤 내려와보고 싶었던 어머님의 짧은 나들이라던가 또는 잘 다니는 회사를 그만두고 자신이 선택한 대로 해보고 싶었던 패기. 그런 것들로 인하여서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 모든 생활을 이겨낼수 있는 활력소가 된다면 때로는 방황도 한 번쯤은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그곳에 가고 싶다'에서는 우리도 익히 알고 있는 영화, '공동경비구역'의 그 갈대밭을 소개하고 있다. 남한측 병사인 이병헌이 볼일 보러 나왔다가 지리를 밟고 꼼짝달싹 못하던 그 장면. 북한군인가 하면서 오금을 저리고 있을 무렵 나타난 강아지로 인해서 한숨을 돌리지만 그 뒤를 좇아온 강아지 주인인북한군 두명. 서로 총을 겨누면서 경계를 한다. 그리고 북한군은 뒤돌아서 간다. 그때 그들을 붙잡는 한마디. "살려주세요." 그 영화를 보던 관객들이 다 한마음으로 피식거리면서 웃었을 때였을 것이다. 그 영화의 배경이 된 갈대밭. 낮은 따사롭고 저녁으로는 쌀살해지는 이때에 분위기 잡기 좋은 갈대밭. 시잡 한 권을 옆에 낀 채로 들러보고 싶은 곳이다.

 

그리고 이번호에서는 또한 반가운 얼굴을 볼 수 있다. 사람들에게 '시'라는 것은 절대 어려운 것은 아니다라는 것을 몸소 보여준 서울시의 작가 하상욱. 이달에 만난 사람이라는 코너를 통해서 인터뷰를 한 시인의 존재는 반갑다. 금세 읽어버리는 짧은 시들이 가득한 '서울시'라는 시집. 하지만 금방 읽어버리기 보다는 한편씩 두고두고 보는 것이 더 재미난 그의 시. 일부러 공감하는 것이 아니라 나도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공감이 되는 그의 시는 사람들에게 입소문을 통해서 널리 알려졌었다.

 

그런 인기를 업고 계속 그런식의 책을 낼 수도 있겠지만 이번에는 사랑을 주제로 한 책을 준비중이란다. 그리고 가수로도 활동하는 그의 모습이 신기하다. 앞으로 나올 책이 더욱 기대되는 타이밍이다. 마지막으로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지만 혹시나 모를 사람의 위한 그의 시, 한편 .

[애니팡]- 서로가 소홀했는데 덕분에 소식듣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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