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 노희경 원작소설, 개정판
노희경.이성숙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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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이 부모한테 받은 걸 다 돌려줄 수는 없어. (262p)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고 했던가. 엄마는 그렇게 또 모든 것을 내어주었다. 의사 남편에 백화점 다니는 딸, 차곡차곡 모아서 이제 호수가 바라보이는 곳에 새집도 지어진다. 남들이 보면 잘 살았다고 할거다. 분명. 


삼수하는 아들이 있고 치매 걸린 시어머니가 있다. 젊어서부터 남편은 자기 공부하느라, 병원일 하느라 바빴을 뿐 집안일은 신경 써 본 일이 없다. 결혼을 했어도 경제권은 시어미니 몫이었다. 자신은 돈을 타다가 썼을 뿐이다. 그렇게 살아왔다. 


이제 남편도 나이가 들고 아이들도 결혼을 해서 나가 살게 되면 이제까지 고생한 것 보상하듯이 새 집에 들어가서 살아보려고 했다. 언제부턴가 시름시름 아프던게 그렇게 병을 키울 줄은 몰랐다. 남편이 의사라 할지라도, 아니 의사여서 더욱 무심했는지도 몰랐다. 


"진즉에 좀 걱정하지!" (92p)

작가 또한 자식의 입장에서였을까 이 책은 철저하게 자식의 입장에서 쓰여졌다. 아버지와 엄마로 대변되는 존재. 엄마가 병에 걸린 사실을 알면서도 그 누구도 엄마에게 말해주지 않는다. 수술을 하면서도 그렇게 큰 병인지 엄마는 몰랐다. 그래서 그렇게 더 겁이 났는지도 몰랐다. 


수술을 하면 나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낫지 않았다. 항암제라고 주던 것도 더이상 주지 않는다. 엄마는 얼마나 걱정이 되고 두려웠을까. 나중에야 눈치로 알게 된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 엄마는 그제서야 하나둘 자신이 없는 그 후의 일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그 마음이 얼마나 헛헛했을까. 그래도 엄마는 끝끝내 자식 생각뿐이다. 


아버지 말대로 집에 와선 손 하나 까딱 않고, 그것도 모자라 늘상 바깥일 힘들다고 짜증이나 내던 딸이, 마지막으로 엄마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엄마를 포기하는 일뿐이다.(176p)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가장 후회하고 가슴을 치면서 울었던 부분이었다. 꼭 내모습만 같아서, 별로 하는 것도 없이 힘들다고 짜증을 내면서 투정을 부리고 성질을 내는게 꼭 내모습만 같아서 이러지 말아야지 했는데 개정판이 나온 후 다시 읽는 지금도 내모습은 별달리 달라진 게 없다고 느끼고 또 후회하고 있다. 엄마가 아직 살아계시니 다행이다. 옛말에도 있듯이 잘하려고 하다보면 부모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자식들이여, 부모님 계실때 잘해드리자 제발.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의 느낌을 절대 잊지 못한다. 노희경 작가의 글이라고 했을때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읽었야 했을지도모른다. 가슴 절절한 사연들이건만 작가의 문체는 정갈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이 메어서 읽을수가 없었다. 눈이 부어 읽을수가 없었다. 가슴속에서 울컥거려 읽을수가 없었다. 


시간이 흘렀다. 영화와 드라마와 책을 통해서 이미 몇번이나 울었다. 시간을 되돌린듯 몇번이고 반복했다. 이제는 면역이 생겼을 거라 생각했다. 첫장을 넘기고 어느 정도 읽을때만 하더라도 그 면역은 성공한 듯이 보였다. 방심했다. 중반부 넘어가면서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또 울어버렸다. 울지 않으려고, 울면 또 책이 젖으니까, 고개를 뒤로 젖히고 팔을 쭉 편채로 책을 읽어야만 했다. 


눈물이 뺨을 타고 굴러가서 귀로 들어간다. 책속에서 엄마는 그렇게 아파한다. 내 눈물은 더욱 빠른 속도로 흐르기 시작한다. '엄마'라는 글자만 봐도 눈물이 생긴다. 책을 덮는다. 마음이 진정이 되지 않는다. 더욱 오열한다. 엄마 엄마 엄마 엄마 엄마. 


어렸을 때 엄마를 잃은 우리 엄마는 그 세월을 어떻게 혼자 살아왔을까. 아빠는 나에게 엄마가 오래 살아있어서 다행이라고 항상 말을 한다. 그 말이 맞다. 엄마가 아직 내 곁에 있어서, 이 나이 먹도록 엄마가 있어서, 엄마를 부르면 대답을 해주는 엄마가 있어서 참 다행이다. 누구나 언젠가는 이별을 하는 것이 당연한 세상의 이치지만 조금은 욕심을 부려보고 싶다. 엄마, 나랑 오래도록 같이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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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루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 - 정호승의 하루 한 장
정호승 지음 / 비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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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마지막 달. 이맘때쯤 되면 새로운 한해를 준비하려는 마음들로 북적인다. 새로운 한해를 기록할 다이어리를 장만하기도 하고 휴일이 얼마 있는지 세어볼 달력도 필요하다. 새로운 결심을 하고 실행하기 위한 도구들을 사기도 한다. 저마다의 낡음을 버리고 새로움을 준비한다.

여기 하나의 달력이 있다. 일반적인 달력과는 전혀 다르다. 날짜가 나와있을 뿐 요일은 나와있지 않다. 물론 년도도 없다. 일년365일을 가지고 있는 달력과 같은 모양이지만 속에 들어있는 내용을 보면 또 하나의 책이다.

하루에 짧은 한토막의 구절 하나. 긴 시간을 요하거나 큰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아침에 잠깐 읽어봐도 좋을뿐더러 아침이 정히 바쁘다면 하루를 마감하는 시점에 차분히 읽어도 좋을 구절이다. 가만가만 소리 읽어봐도 좋겠다. 당신의 하루에 힘이 되어줄 한마디가 그 속에 숨어 있다.


그날의 구절은 한문장일수도 때로는 조금 더 긴문장일수도 있지만 작은 손바닥만한 페이지 전체를 넘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부담없이 하루를 시작할때나 마칠때 읽을수 있다. 자신의 하루를 시작하는데 힘을 낼수도 있고 자신의 하루를 정리하면서 차분히 다음날을 준비할수도 있는 것이다.

홀수달은 핑크로, 짝수달은 그린으로 색의 변화를 달리해서 월에 따른 구별을 해두어서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일년의 반인 6개월을 넘어서 달려가면 그 이후에는 그대로 달력을 뒤집어 놓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오게끔 넘겨주면 된다.

본문의 구절들은 정호승 작가의 [내인생에 힘이 돠어준 한마디]와 [내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 두권에서 발취된 문장들이다. 바빠서 책 읽을 시간이 없었다면 이 한권의 책달력으로 두권을 읽는 효과를 누릴수 있다.

한해를 마감하며 누군가에게 선물을 하고 싶다면 그 또한 고민할 필요가 없다. 이 책으로 선물을 주는 사람에게 새 힘이 가득한 한해를 선물하게 될테니까 말이다. 책을 싫어하하는 사람도 부담없이 받아들수 있는 책, 그것이 바로 이 책이다.

'당신의 오늘이 조금 더 아름다와지기를 원한다'면, 당신이 새롭게 시작하는 한해가 좀더 활기차게, 힘있게 시작되기를 원한다면, 당신의 한해가 행복하게 되기를 원한다면, 하루 한장 짧은 구절이 담긴 이 책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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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김동영 지음 / arte(아르테)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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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기억한다. 연남동을 보는 순간 떠올랐다. 모두들 자고 있는 새벽. 카페 문을 열고 칼을 갈고 있는 한 남자. 작가라고 했다. 그런데 칼을 간다. 희한한 일이다. 그러더니 자신의 카페를 두고 다른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신다. 글을 쓴다. 어떤 프로그램이었는지는 잊었지만 그의 독특한 행동은 뇌리속에 남아있다. 아마 방송에 나온 그가 이 작가 김동영일 것이다. 분명.

전작중에서 [당신이라는 안정제]를 읽은 적이 있다. 자신의 주치의와 함께 써내려간 이야기. 일단 그것부터가 독특하다. 보통 자신의 병은 알리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 맞지 않나. 하지만 그는 자신의 주치의와 같이 자신과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또는 자기자신을 위해 글을 썼고 책을 냈다. 독특하다.

그의 글은 perfect하지 않다. 아니 complete하지 않다고 하는 것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어딘가 모르게 빈 구석이 보인다. 꽉 짜여진 complex가 아니라 느슨함을 표방하는 듯이 보인다. 적어도 내게는 그리 보인다. 그렇하고 해서 곧 무너질 것 같은 그런 허술함은 아니다. 나름 견고함을 유지하면서도 군데 군데 비어있는 모습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일종의 여유나 여백이라고나 할까.

살아간다. 떠난다. 돌아온다. 여행작가라는 타이틀에서는 숙명이라고 느껴질 수 밖에 없는 일들. 일단 살아야 하고 일단 떠나야 하고 떠났으면 그곳에서 또 살아야 하고 또 그곳을 떠나야 하고 결국은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야 하고. 여행작가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지만 여행을 극도로 피곤해하고 좋아하지 않는 그다움이 느껴진다.

그저 여유롭게 살고 싶다. 부자가 된다면 좋겠지만 내가 부자가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걸 냉정하게 알고 있기에 어느 정도 여유롭게 살 수 있을 정도의 돈을 벌고 싶다.

(49p)

나 또한 크게 공감하는 한글자 한글자, 한문장들이다. 작가가 자신을 소심하다고 생각하는만큼 나 또한 그러하다. 아마 작가와 내가 친구라면 우린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아무것도 먹지 않고 있을 가능성이 아주 크다. 그와 똑같이 어린 시절에 편식을 했고 엄만 뭐하나라도 더 먹이려고 애를 썼으며 알약이 있어서 간편하게 먹으면 더이상의 먹는 것은 귀찮음이라고 생각하는 그와 나. 그와 친구가 되지 않아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사는 건 귀찮은 일들 투성이다.(221p)

<사는 것은 귀찮은 것>이라는 제목하에 쓰여진 글. 사람이 살아가는 일은 정말 많은 일을 수반해야 한다. 육체가 온전히 거동을 하기 이해서 먹어주어야 하고 마셔주어야 하고 그만큼 화장실도 가주어야 하고 그 외에도 해야할 것들 투성이다. 그런 것들을 하지 않으면 사람이 제대로 사는 것이라고 할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어쩌겠는가 우리는 아직 살아있고 살아있는 한 이 귀찮은 일들을 끊임없이 반복해야 할 터이니 살아있는 것에 감사를 하고 살아야할 뿐.

[퐅랜]이라는 책에서도 이우일 작가는 미국 포틀랜드 지방에서 한동안 살았었다. 이번에 김동영작가도 포틀랜드다. 가보지 못했지만 포틀랜드라는 그 작은 도시는 작가를 불러들이는 공간인가 보다. 아마도 다른 곳과 비교해서 조금은 촌스럽고 조금은 조용하며 조금은 다르게 보이는 도시여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이쯤되면 운명이다 하고 포틀랜드로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지만 소심하고 갈팡질팡하는 나는 여전히 머리속으로만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체크하고 말아버린다.

내게 여행은 떠남과 돌아옴이다.(95p)

작가는 자신의 경우라고 이야기 하고 있지만 누구에게나 여행은 떠남과 돌아옴의 반복이 아닐까. 일상생활을 탈출하고 싶어서 여행을 계획하고 떠난다. 그러나 언제까지고 그곳에서 살수는 없는 일이다. 자신의 본거지가 그곳이 아니기에 사람은 돌아와야만 하는 것이다. 여행은 돌아옴을 전제로 한 떠남인 것이다. 돌아올 곳이 있어서 행복한 여행인 것이다. 그 어디에도 돌아올 곳이 없다면 그것은 이미 여행이라는 이름을 버린 것이 아닐까.

당신이 행운이고 사람이 기적이다.(129 p)

도움을 필요로 하는 누군가에 작은 도움을 줄 수 있는 것. 사람이 가진 매력일지도 모른다. 사람 사이의 관계. 여행에서 만나지는 많은 사람들. 그 사람들을 철저히 외면하지 않는 한 당신은 그무리들 중의 하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은 사람. 당신이 행운이고 사람이 기적이라는 작가의 말이 곱씹어지는 타임이다.

한 겨울. 눈이 내리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도 불구하고 눈이 내리는 것을 신기하게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오늘도 눈이 한아름 내린다. 끝도 없이 내린다. 산과 나무와 온 들판이 벌써 하얗게 눈을 뒤집어썼는데도 불구하고 눈을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부옇게 흐린 회색빛 하늘에 밝은 노랑의 햇살이 비치기 시작한다. 눈과 햇살. 그렇게 또 하루가 살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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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 스토리콜렉터 59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김윤수 옮김 / 북로드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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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수는 복수를 낳는다.

개구리 

동화속에서 나왔던 개구리 왕자는 저주에 걸려서 키스를 받아야만 사람이 될 수 있었다지. 개구리 남자 또한 저주에 걸려 살인을 멈출 수 없는 것일까. 그의 살인을, 그의 저주를 멈출 수 있는 주문은 무엇일까. 중학교 뒷산에는 우리가 해부했던 수많은 개구리와 붕어가 묻혀 있었다지. 개구리 귀신은 정말 있었을까.

만약 개구리 남자가 이 상황을 예견했다면 그는 단순한 정신 이상자가 아니라 아주 교활하고 상당한 지능범이다.(175p)

심신미약

정신이상자이거나 술을 하거나 마약을 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르면 법은 심신미약을 이유로 삼아서 감형을 해준다지. 정신이상자는 어쩔수 없다치자. 술이나 마약은 분명 자신들의 의지대로 행동한 것일텐데 왜 그 이유를 감안을 해줘야 하는 것일까. 멀쩡한 상태에서 성적인 행동을 하면 강간이고 술에 취해서 하면 강간이 아닌걸까.

무고한 사람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느니 살인자 한 명쯤 놓치는 게 더 낫다는 말이야.(214p)

정신이상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정신이 분리가 되는 또는 제정신이 아니게 되는 일종의 병. 그런 병에 걸린 사람들을 보호해주기 위해서 만들어 졌다는 법. 정작 그들은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가. 정신병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은 전부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것은 옳은가, 옳지 않은가. 그들은 치료과정을 통해서 증상이 조금 호전될 가능성은 있는 것인가.

누구나 마음속에 광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297p)

전과자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했다지. 분명 나쁜 마음을 가지고 계획적으로 주도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쩔수 없어서, 어찌하다보니 범죄자가 된 경우도 필시 없지마는 않을 터 죗값을 치르고 나온 사람들, 전과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동등한 인간으로 보아주는가 아니면 호시탐탐 그들이 잘못할 기회만을 물고 늘어지는가. 그들은 격리되어야 하는가, 다시 사회속에서 받아주어야 하는가.

우범자는 평생 세상으로 내보내지 마라.(61p)

복수

스릴러 소설에서 '복수'라는 단어는 제외할수 없는 선택지인지도 모르겠다. 때로는 복수가 용서로 대신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복수를 복수로 갚으려고 한다. 자신이 당한 사실을 그대로 갚아주려고 하는 식의 이야기들도 부지기수다. 내가 또는 내가족이 당한 범죄. 나는 피해자로 남아있어야 하는 걸까 아니면 가해자로 돌변해서 그들에게 똑같이 갚아주어야 하는 것일까.

집단행동

사람이라는 종족은 혼자 있을때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이다. 모여서 살며 모여서 일을 하고 모여서 가정을 일군다. 그런 그들이 '공포'라는 것을 마주하게 되면 다른 어떤 이념보다도 더 광폭한 행동을 보인다. 자신에게 다가올 위험을 생각하면 그보더 더 좋은 휘발유는 없는 법이다. 어떤 민족이라 할지라도 인간은 자신의 안위 앞에서는 그 어떤 것도 방해가 되지 않는다.

평범한 군중이 아니다. 발광한 집단이다.(231p)

 

개구리 남자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연쇄 살인마. 그는 쪽지를 통해서 개구리를 가지고 놀았던 시절을 적어 두었고 그 쪽지에 쓰인대로 사람을 죽여놓았다. 연쇄살인마 개구리 남자는 대체 누구이며 그는 무엇을 목적으로 이런 잔인한 범행을 서슴치 않고 해 놓았을까. 위의 전제를 바탕으로 추리는 당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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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인생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이소담 옮김 / 이봄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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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단 한번의 인생을 살고 있다. 윤회사상을 믿는 사람이라면 죽은 후 다시 무엇으로 태어난다는 사상을 가지고 있겠지만 그리 태어난다 하더라도 인간으로 태어날 확률은 미미하다. 즉 이번 생에 주어진 자신만의 인생은 지금 살고 있는 인생, 단 한번뿐이라는 사실이다. 더군다나 지금, 오늘 이 시간은 흘러가고 말아버릴 뿐 되돌아오지 않는다. 모든 사람들은 다들 저마다의 오늘의 인생을 살고 있는 셈이다.

마스다 미리라고 해서 특출난 인생을 살고 있지는 않다. 때로는 부모님과 의견 다툼이 있어서 꽁하기도 하고 일때문에 사람들을 만나고 기분이 울적한 날도 있고 꿈도 꾸며 여행도 한다. 모두가 다 그렇게 사는 것이 아닌가. 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고 사람들을 만나고 밥을 먹고 여행을 하고. 다들 비슷할 뿐이다.

단 차이점이 있다면 그것을 작가는 그림으로, 글로 남겼다는 것이다. 자신만의 일상을 자신만의 글로 바꾸어 하나하나 기록해 둔 것이 바로 이 책이라고 할수 있다. 그런만큼 그녀의 다른 어떤 책보다도 공감대는 높아진다. 나 또한 그랬는데, 나도 그런 느낌이었는데, 나도 이런 때가 있었는데 하면서 맞장구를 치게 된다. 그것이 [오늘의 인생]이라는 제목을 선택한 이유일수도 있겠다.

분홍과 초록, 파랑의 배경색은 컬러감이 들어가 있어서일까 더욱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그녀의 그림은 굉장히 잘 그린 그림이 아니다. 중요하지 않은 등장인물-가령 아빠-는 아예 졸라맨으로 표현하고 있으니 이것이 그림이냐, 나도 그리겠다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반박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그렇게 대충 그린것처럼 보이는 그녀의 그림이라 할지라도 아주 자세히 본다면 그 속에 미묘한 차이가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이 네컷의 그림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주인공은 이불속에서 별로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턱의 움직임으로 인해서

정면을, 위를, 아래를 내려다보는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얼굴표정도 바뀌어있다.

옛날 만화처럼 눈을 왕방울만하게

그린 것도 아닌데

점 두개로 표현되는 눈인데도 불구하고

그 속에 주인공의 지금 심정이

칸칸마다 다르게 표현되어 있다.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다른 세칸과는 다르게 마지막 한 칸은

손모양도 다르다.

위의 세 칸은 손을 벌리고 있지만

마지막에는 조금 더 손을 모으고 있다.

자신만의 생각이 결론이 난 듯한

그런 모양새를 띄고 있는 것이다.

마스다미리의 만화는

그림보다는 글에 더 동화되고 감동을 받을때가

많았었는데 하나씩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림의 줄 하나하나, 점하나까지도

신중을 기해서 그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역시 마스다 미리답다.

또 하나 특이한 것은 중간에 삽입된 검은색 페이지다. 검은색 바탕에 은색의 글씨를 선택해서 그녀의 꿈을 표현하고 있다. 짦막한 컷트들이고 '꿈'이라는 상황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전혀 말도 안되는 허황된 이야기들이 있지만 책을 읽는 색다른 재미를 주기도 한다.

이번 책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하나 받았다. 책 속에 끼워진 사진 한 장이다.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일까. 사진 뒤에는 제목이 쓰여있고 마스다 미리의 수짱 모습이 그려진 도장이 찍혀있다. 모두 똑같은 사진인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받은 사진은 <부모님댁에서 축하받기>라는 글이 그려진 생일축하 사진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또 하나의 작은 행복이자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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