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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심장 ㅣ 스토리콜렉터 100
크리스 카터 지음, 서효령 옮김 / 북로드 / 2022년 3월
평점 :
그들을 죽인 게 누구든 간에, 놈은 즐겼던 거예요.38p
음식점을 향해 달려드는 트럭 한 대. 모든 손님들을 그걸 보고 잽싸게 몸을 피하게 되는데. 첫 장면이 그려지는데 어디선가 묘하게 오버랩이 된다. 이 장면은 외제차가 트럭으로 바뀌고 카페가 음식점으로 바뀌었을 뿐 [서점 탐정 유동인]의 겨울 에피소드와 같다. 비슷한 장면이 나오는 것이 이 두 권뿐이겠는가마는 내가 읽은 책과 비슷한 장면이 나오면 괜히 나 이런 장면 아는데 하고 아는 척 하고 싶어진다.
다행스럽게도 마지막에 방향을 트는 바람에 손님들에게는 피해가 없었지만 그로 인해 엉뚱한 곳에서 문제가 발생을 한다. 보안관보가 트럭이 박은 다른 차량의 트렁크를 보면서 보안관을 부를 때 이미 예상을 했. 그곳에 심상치 않은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렇게 잡힌 차의 소유주, 그는 한치의 오차도 없이 시간에 맞춰 생활을 하는 등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다 한 마디를 한다. 그의 요구는 로버트 헌터였다.
로버트의 자기 수양과 집중력 통제는 항상 굉장했지. 173p
로버트 헌터는 로스엔젤레스의 강력계 형사다. 얼마전 사건을 끝내고 휴가를 앞두고 있다가 FBI의 호출을 받고 불려간 것이다. 그는 그곳에서 옛 친구를 만나게 된다. 그것이 바로 저 차의 소유주 루시엔 폴터다. 대학 친구이자 범죄 심리학을 공부했던 두 사람. 대학을 나온 이후부터 연락을 하지 않게 되었던 그 두 사람이었다. 이제 그들은 한쪽은 경찰 한쪽은 용의자로 만나게 된다. 범인은 누구일까.
인간이 다른 인간의 생명을 어떻게 그렇게 경시할 수 있을까? 205p
로버트는 뛰어난 아이였다. 학교에 들어가서 모든 과정을 일찍 끝내고 대학에도 이른 나이에 들어갔다. 그런 그와 함께 생활하며 때로는 라이벌이었던 루시엔이었다. 그는 한번에 하나씩 묻고 대답하는 게임을 제안한다. 루시엔은 무엇을 숨기고 있을까. 로버트를 어떻게 그를 공략해야 할까. 두 심리학자들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그는 평범한 사람들이 범죄자를 궁금해 하는 것 처럼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싶을 것이라는 그런 단언을 한다. 사이코패스는 소시오패스는 아니 전부 다 합해서 악한은 처음부터 태어날 때부터 악한 사람일까. 그것이 가능한 일일까.
동양 철학에서는 성악설과 성선설이 제기된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악한 것일까 태어날 때는 선한 것일까. 성경상의 교리로 보자면 본래 인간의 조상이었던 아담이 죄를 저질렀고 그의 후손인 우리들은 악한 죄인일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악한 것이 당연한 것일까. 악하게 태어났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고 인간을 존중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일까. 그렇다면 익히 알려진 연쇄살인마들은 그런 사회화 과정을 배우지 못해서 그런 범죄자가 된 것일까.
너는 갓난아이가 실제로 악의 유전자나 살인자의 유전자를 물려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 393p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데 있어서 뿌듯할 수는 없을 것이다. 본문 속에서도 첫 살인을 저지른 자는 죄책감과 후회로 괴로워 한다고 했다. 모두가 다 그럴 수는 없겠지만 그것이 가장 보편적인 감정이지 않을까. 그래서 바로 연달아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것이 아닐까. 그마저도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은 정말 어딘가 한 군데가 고장난 일종의 정신적인 질환을 가진 것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어느 정도는 예측 가능 한 이야기들이 존재한다. 장르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하지만 예상치 못한 전개로 인해서 그 예측은 어느 순간 틀어져 버린다. 이 이야기는 로버트 헌터 시리즈 중의 하나라고 한다. 물론 첫 번째 이야기가 아니다. 본문 속에서도 그는 막 어렵고 힘든 사건을 끝낸 것으로 되어 있느니 말이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가 인기를 끌면 다음 이야기도 나오게 될 것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궁금해진다. 그가 맡았던 사건이 무엇이었을까. 그만큼 매력 있는 캐릭터라는 소리다. 다시 보고 싶을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