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 사라진 페도라의 행방 부크크오리지널 3
무경 지음 /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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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이라는 게 이미 구습이 되어 사라져 없는 세상인데, 그런 허깨비 같은 것에 매여서 상대를 존중해선 안 된다고 말하면, 그 말이야말로 안 되는 말이 아닌가. 343p


친구들과 셋이서 술을 마셨다. 그러다 잠이 들어 버렸다. 집주인인 에드가 오를 남겨 놓고 친구들은 떠났다. 다음날 자신의 모자가 없어진 것을 발견하고 친구가 가져간 것으로 생각, 그의 집으로 찾아간 에드가 오는 그곳에서 친구의 시체를 마주한다. 사람이 죽었다는 것을 알리지만 오히려 그는 용의자로 몰려 경찰에 수감되는 신세가 된다. 진정 그는 범인일까. 만약 그가 아니라면 이 사건의 진범은 누구일까.


<사라진 페도라의 행방>이라는 부제에서 보듯이 이것은 단지 모자 하나가 없어진 것이 가장 큰 이슈가 된다. 아니 그게 전부라면 오히려 홈즈같은 뛰어난 명탐정이 나타나서 이러하니 저러하니 여기에 있소라고 말할 수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보다는 조금 더 큰 살인사건이 주가 된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것도 하나가 아닌 두 건의 살인사건이다. 여기 에드가 오라는 독특한 이름의 한 사내가 있다. 그는 내지 즉 일본에서 공부를 하고 이제 경성으로 돌아왔다. 의사인 형이 있고 은일당이라는 곳에서 하숙을 하며 학생을 가르친다. 


사실 이 독특한 설정을 보았을 때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했다. 경성이 공간적 배경이 되고 모던 걸 모던 보이들이 등장을 한다. 온갖 종류의 신문을 탐독하듯이 읽는 학생인 선화를 보았을 때는 저 신문을 사용해서 무언가 암호를 주고 받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해본다. 엄마와 둘이 사는 그녀이기에 아버지가 독립운동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오해도 했다. 한 친구는 죽고 한 친구는 사라졌으니 그들이 무슨 의열단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본다. 모든 것은 내가 너무 경성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를 많이 읽은 때문이다. 이 이야기에서는 오히려 그런 쪽보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일에 초점을 맞춰서 읽는다면 오히려 범인을 쉽게 찾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에드가 오는 처음에는 오 선생으로 불리다가 나중에는 오 탐정으로 불린다. 중간에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되는 장면이 나올 때 그 만나는 곳이 카페라고 하여 혹시나 이상이 등장을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기대감을 잠깐 가졌다. 이상과의 콜라보는 존재하지 않았다. 에드가 오는 에드가 앨런 포를 좋아해서 자신의 이름을 그렇게 붙인 것이다. 그만큼 자신이 뛰어난 능력이 있고 사건을 해결할 것이라고 자신하지만 생각보다는 실력발휘를 하지 못했다.


모던은 상대를 존중하는 자세에서 시작되는 것이네. 48p


처음부터 잘난 척을 좀 하고 양복을 차려 입고 멋을 내는 등 모던 이라는 것을 강조해서 약간은 눈꼴 시었지만 그가 그렇게 모던을 강조한 이유가 있음이 밝혀지고 나니 오히려 이해가 된다. 또 실력발휘를 못한 만큼 혹시라도 다음에 그가 주인공이 나오는 다른 이야기가 존재한다면 그때는 조금 발전된 모습이길 기대하고 바라게 된다. 부제가 붙은 것으로 보아 이것이 끝이 아닐 수도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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