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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을 보다 3 - 이미지와 스토리텔링의 조선사 여행, 숙종~순종 ㅣ 조선왕조실록을 보다 3
박찬영 지음 / 리베르스쿨 / 201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개인적인 생각은 그러하다. 나라가 안정이 되고 든든해야지만 백성이 마음놓고 생업에 종사할수 있다고, 그럼으로 인해서 백성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지고 나라도 개발이 되는 것이라고 말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개개인마다 빚을 지지 않은 사람은 특권층을 빼고는 찾아 볼 수 없을 듯 하다. 아니 그런 사람들마저도 자신의 부동산을 늘리기 위해서 은행에 대출이라는 이름으로 빚을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하우스푸어나 카푸어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려올 정도로 무언가를 사면 가난해지는 현상이 일어난다. 물가는 오르는데 수입은 오르지 않는다. 사교육이 성행해서 공교육은 정상화가 힘들다. 그 와중에 나라 자체는 부정부패에 물들어 있다. 지금의 대한민국을 순전히 내 입장에서만 생각해본 것이다. 이 혼란한 정국이 언제나 안정이 될까.
조금은 잔잔해지길 바랬던 조선 후기. 어느때나 마지막이 좋으면 끝이 좋으면 다 좋은 것이라고 했는데 조선이라는 나라는 끝나가는 이 무렵에도 나라 사정은 좋아지지 않는다. 오히려 외세의 침입으로 인해서 더 혼란스러워지고 있다. 그나마 조선 초기에는 다른 나라로부터의 침입은 덜했던 것 같은데 임진왜란 이후로 조선의 가치를 알아본 나라들이 늘어났기 때문일까 이제 후기에 접어들면서는 본격적으로 서양의 나라들까지 조선을 넘보게 된다. 예전에 지휘를 배우러 수원에 간 적이 있었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옆으로 보이는 화성이 신기하게 보였었다. 도시 자체가 성에 쌓여있는 것이다. 그 옛날 모습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놀라웠다. 내가 보았던 그 도시의 많은 문들과 성들이 정조때 설립된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역사적으로 유래가 있는 그곳을 방문하곤 하지만 정작 그 주위를 스쳐 지나간 나는 들어가보지 못한 장소여서 언젠가 시간을 내서 한번 들어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도 만들었다. 이 책을 가지고 가서 비교를 하면서 본다면 더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을 것 같다.
어렸을때 부모님께서는 우리 삼남매를 데리고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니셨다. 그 덕에 생각은 나지 않지만 사진을 보면 그래 여기도 갔었어 하면서 기억해 내게 된다. 그중에 강화도가 있다. 잘 기억을 하지 못하는 내게 강화도는 아주 잘 기억하고 있는 장소이다. 어린이날 갔었기도 하고 살아오면서 딱 한번 팔이 부러진 적이 있는 동생이 기브스를 하고 갔던 곳이기도 하고 엄마가 사준 새옷을 아래위로 맞춰입고 갔었기도 하고 두발자전거를 처음 배운 곳이기도 하다. 분명 그때 강화도에 가서 초지진이나 덕진진이나 봤을테지만, 분명 시험시간에도 나왔을테지만 그곳이 전쟁을 방어하기 위한 진이라고만 생각했지 무슨 전쟁에서 어떻게 쓰였는지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고종때 미국와 프랑스, 일본에서 조선을 침략하기 위해서 들어왔던 곳, 신미양요라고도 불리는 그 전쟁, 그 전쟁에서 강화도는 아주 중요한 격변지로 사용되었던 것이다. 읽다보니 생각이 났다. 학교다닐 때 그렇게 열심히 외우던 신미양요. 이렇게 하나하나 풀어서 설명을 해주니 쉬운 것을 왜 그때는 막연히 어렵게만 생각했을까. 그때 당시의 국사선생님은 이런식으로 재미나게 설명을 해주시지 않고 그냥 무조건 외우라고만 했을까? 조선이 서양의 나라들과 대적해서 싸운 곳이 강화도다, 그 전쟁을 신미양요라고 한다, 이러면서 말이다. 설명할 것이 워낙 많았으니 그렇게 설명을 하고 지나갔을 수도 있겠지만 재미나게 배우지 못한 것에 대해서 솔직히 조금은 화가 나기도 한다. 역사에 좀 더 어렸을때 관심을 가졌더라면 내 인생이 바뀌게 될 기회가 될 수도 있었을텐데 말이다.
조선의 마지막 왕인 순종 바로 이전의 고종 시대. 이 책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는 편이기도 하다. 따로 번호를 붙이지 않고 그냥 한편으로만 끝나고 있는 다른 왕들에 비해서 유독 4편까지 있는 고종실록은 그만큼 조선에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역대왕들의 계보에는 없지만 누구나 그 이름을 알고 있는 흥선대원군이 등장하는 시기도 이 때이다. 고종의 섭정을 맡아서 자신이 직접 이 나라를 다스렸던 흥선대원군. 그는 다른 나라의 침입으로부터 이 나라를 보호하기 위해서 쇄국정책을 단행했다. 일본도 비슷한 정책을 폈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음을 알고 금세 정책을 바꾸어 세계의 문물을 받아들인 것과는 정반대의 정책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내린 결정은 시간을 두고 나중에 나비효과를 불러오게 된다. 바로 일본의 대한민국침략이라는 무시무시한 결과 말이다.
나중에 그렇게 당할줄 알았다면 과연 그는 그래도 그렇게 꽁꽁 닫아걸기를 고수했을까. 아마도 흥선대원군이라는 사람은 어느정도는 이기적이면서 남에게 잘 드러내지 않으려는 그런 성격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가 그때 당시에 서양것을 받아들여 우리의 것과 잘 접목시켜서 발전을 시켰다면, 그렇다면 나중에 대한제국이 일본을 침략애서 그들을 식민지로 삼았을 수는 있었을까? 역사는 바뀌지 않는 것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이런저런 생각을해보게 되는 상상을 할 여지를 남겨준다. 미국과 프랑스와 러시아와 그리고 중국인 청나라와 일본까지 여러 나라들이 호시탐탐 들락거리던 고종 시대는 이제 순종을 거쳐서 많은 오래된 역사를 남겨 놓은 채 조선이라는 나라는 문을 닫는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서 왕들의 수명이 짧다는 것에 주목을 하게 된다. 그들이 만약 왕이 아니었다면 더 오래살았을까? 일반적인 사람의 평균만큼도 살지 못했던 왕들. 그들은 왕이 되어서 행복했을까 아니면 그냥 일반사람들처럼 살기 원했을까. 그 때 당시에 서인이니 남인이 북인이니 노론이니 소론이니 하면서 파를 갈라 싸우던 정치 싸움은 여전히 무슨 당이니 하면서 나누어져서 그대로 싸우고 있다. 그들이 통합할 수는 없겠지만 자신들만의 주장을 잘 보합해서 좋은 점만을 찾는다면 지금 시대의 대한민국도 조금은 더 살기 좋은 나라가 되어있지 않을까? 그래도 그렇게 많은 왕들과 많은 충신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그런 긴 역사가 이어져 왔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의 우리 대한민국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새삼 그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든다. 이제 다 읽은 책들을 들고 나도 그 왕들의 발자취를 따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차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