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 개정판
노희경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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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그녀의 글은 항상 내게 울컥하게 만든다. 드라마가 그랬고 대본이 그랬고 소설이 그랬다. 그런데 에세이 마저도 그랬다. 그냥 대충 훑어 보려고 했을뿐인데 '부모도 자식의 한이 되더라' 하는 부분을 읽으면서 울컥해버렸다. 그랬다. 그녀의 글을 읽고 왈칵 울었던 것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읽었을 때니까 그녀가 그리는 엄마의 이야기는 나에게는 그런 존재였다. 줄줄 울게 만드는 이야기이거나 또는 찡하게 만들어 버리거나 또는 울컥하게 만드는 그런 존재. 그녀의 글을 보면 정말 글은 아무나 쓰는 것이 아니라는 그런 생각이 들게도 한다.

 

그녀의 드라마들이 어려워서 시청률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녀의 드라마들이, 그 속의 대사들이 그렇게 쉽게 보아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게 만드는 대사들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렇게 다시 되씹어 생각해보다보면 그 대사들이 마음에 와서 콕콕들이 박히는 것을 느낄수가 있다. 내게는 '굿바이 솔로'라는 드라마가 그랬다. 그렇게 연기를 잘하는 연기의 귀재들이 모인 드라마도 아니고 그렇다고 걸출한 인기배우가 나오는 것도 아닌 그런 드라마. 하지만 그 속의 배우들이 얼마나 자기 자리를 잘 찾아서 연기를 하고 있는지 보통 때 다른 곳에서는 보지 못하는 그런 배우의 다른 매력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리고 그 청춘들의 일상과 힘듦을 그려내는 대사들이라닛. 영상과 대사와 그리고 연기는 비록 시청률이 잘 나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내게는 다섯손가락안에 꼽는 그런 드라마가 되었다.

 

물론 그녀의 작품을 모두 본 것은 아니다. 현빈과 송혜교가 나와서 방송되기 전부터 화제가 되곤 했었던 '그들이 사는 세상'은 보지 앟았다. 아마도 방송국을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 자체가 너무 트렌디 하다고 생각해서 보지 않았을수도 있겠다. 그리고 최근 종영한 '괜찮아 사랑이야'도 보지 못했다. 전작을 보지 않았다고 한다면 이번 작품은 보지 못했다고 하는 것이 맞겠다. 볼 시간적 여유가 전혀 없었다. 그래도 한회 한회 나오는 대사들을 보면서 그녀의 작품의 기본이 전혀 흔들리지 않은채 그대로인 것을 알수 있엇다. 다음 작품은 어떨까가. 어떤 작품이 될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기대를 가지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녀의 드라마는 작품으로 보는 것도 좋지만 대본집으로 보는 것도 정말 좋다. 그녀의 모든 작품들이 다 대본집으로 나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은 이전에 나왔던 작품을 개정해서 다시 펴낸 작품인다. 이미 나왔던 책은 읽지를 못했엇다. 몇번 읽으려고 했었지만 기회가 닿지 않아서 못 읽어보고 또 미뤄지고 하던 작품이었다. 한번 미뤄지게 되면 결국은 읽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되기 마련인데 그나마 이렇게라도 인연이 닿아서 다행이었다. 조금은 다른 이야기들이 첨가된 이번 책은 이쁜 그림과 같이 그려져 감성을 더욱 배가시켜 주고 있다.  그림 밑에 있는 그녀가 직접 쓴 글씨체의 짧은 이야기들. 긴 이야기들도 좋지만 짧은 이야기들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진정한 그녀의 글의 무게이다.

세상이 각박하다고

말하지 말고

내가 각박하게 살고 있지 않은가

생각해보다

짧은 글 속에서 한참을 생각해 보게 된다. 나는 실제로 그렇게 살고 있지 않은가. 어떻게 저런 말들을 생각할 수 있는지 글을 쓴다는 것은 상당히 많은 고난을 겪어야만 나오는 것임에 틀림없다. 남들과 다른 사람일수는 없겠지만 많은 경험을 하고 남들이 하지 못했던 그런 경험들을 스스로 겼어왔을때 그런 경험들속에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이 나오는 것은 아닐까.

 

에세이라는 장르답게 그녀의 속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부모님에 관한 생각들 그리고 일을 하면서 만나지는 사람들에 관련된 이야기들 그리고 보통 사람들에게 생기는 일반적인 일이라 할지라도 그녀에게 생기면 새로운 일처럼 느껴지는 그런 모든 일까지 십년이 지나고 난 이후 자신의 글을 보니 새삼스럽다고 하기도 하고 또 말을 함부로 하지 말아야겠다고 하는 그녀. 나는 그렇게 명쾌하면서도 감정을 드러내는, 그러면서도 자신이 감당이 되지 않아 혼자서 화를 내곤 하는 그녀가 좋다. 인간적으로 언젠가 한번쯤은 만나보고 싶다. 나와 같은 시대를 사는 그녀와 우린 어떤 느낌으로 친구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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