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을 보다 2 - 이미지와 스토리텔링의 조선사 여행, 인종~현종 조선왕조실록을 보다 2
박찬영 지음 / 리베르스쿨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 조선을 처음 세우고 왕과 세자사이에 알지 못할 미묘한 대립관계가 흐르고 상왕이 되어 뒤로 물러간 다음에도 왕이 다스리는 정치에 간섭을 하고 나이가 들지 못한 어린 세자가 즉위를 하면 신하들이나 어마마마가 정치에 관련을 하고 각종 정당들이 나서서 자기네들끼리 정권을 잡겠다고 다툼을 하고. 그 모든 이야기를 빼면 조선 전기의 이야기들은 할 이야기가 없을 것 같다. 그런 와중에 어을우동과 황진이의 이야기가 감초처럼 끼어들고 그럼으로 인해서 조선 초기의 이야기들은 여러 장르에서 많이 쓰이는 소재가 되기도 했고 시대적 배경이 되기도 했다. 그런 반면 인종부터 시작되는 이 중반기의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은듯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실제로 알게 되면 이보다 더 격변할 수가 있울까 싶은 것이 이 조선 중기라도 보면 될듯 하다.

 

인종과 명종을 거쳐가면서 사림들은 더욱 독해졌고 부정부패는 이루 말할 수도 없을 정도였다. 그럼으로 인해서 백성들만 살기 힘들어지고 결국은 임꺽정 같은 백정의 신분으로 백성들을 위하는 영웅이 등장하기 마련이게 된다. 그 이후 선조시대로 넘어오면서 조선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시기가 닥친다. 내부적인 문제가 아니라 바로 전쟁이란 것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사실 그 이전부터도 한반도라는 것이 중국의 밑부분과 일본의 옆에 있는 지리적 위치상 가장 많이 눌리는 곳이었기는 하다. 그래서 조선도 말은 독립국이었지만 중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수가 없었는데 이번에는 바로 옆 섬나라 일본이 쳐들어 온것이다. 임진년에 일어난 왜국의 전쟁, 즉 임진왜란인것이다. 이순신이라는 걸출한 장군을 등장시킨 그런 때이기도 하다. 이 시기에 이순신이라는 장수가 없었더라면 지금쯤 우리나라는 어떠한 모양을 띄고 있을까. 혹시 그때 우리나가 일본에게 졌다면 상상하고 싶지도 않지만 지금 우리는 일본의 속국이 되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한글을 세종대왕이 만들어 놓았지만 쓰지는 못하고 사라졌을 수도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과학적이라고 일컬어지는 그 한글, 조선시대 이후 일본이 우리나라를 강점했을무렵 그때도 일본은 우리나라 말을 쓰지 못하게 했다. 그러니 그보다 더 이전인 이 세대에서 우리나가 일본에게 졌다면 당연히 한국말을 쓰지 못했을 거라니는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그런 인재를 왜 선조는 몰라봤을까. 아니 알고 있었음에 분명한데도 다른 사람 말에 휘둘리던 왕이라 그러했을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조선의 왕들이 나라를 잘 다스려서 좋은 왕도 있지만 약한 점들이나 못한 점들이 더 많이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꼭 그렇게 신하들에게 휘둘려야만 했을까. 그런 신하들을 왕권으로 딱 바로 잡고 세우지 못했을까. 왕들이 조금이라도 더 잘 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조금 더 단단하고 바른 그런 나라가 되었을까. 지나간 일은 또다시 되돌릴수도 없고 그냥 그렇게 흘러갈 뿐이다.

 

선조 때 왜란을 겪고 나서 왕위를 이어받은 것은 요즘 한창 드라마에서 나오고 있는 광해군이다. 연산군에 이어서 '군'이라는 칭호를 쓰는 두번째 왕. 그는 전쟁 직후의 이 나라를 제대로 세우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을 했을까. 가장 힘든 시기에 왕위를 이어받아서 그는 어떤 생각으로 이 나라를 바르게 만들기를 원했을까. 중립외교를 꿈꾸던 광해군을 지나 인조로 넘어오게 되면 이번에는 일본에 이은 청나라 즉 중국이 밀려 내려온다. 일본과의 전쟁을 겪고 조금 나라가 정리가 될만하니 다시 새로운 적들이 밀고 내려온 것이다. 이 안타까운 한반도를 어찌 하면 좋을까.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것도 아니고 남들이 다니는 교두보에 놓여있다 보니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신세가 된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나라 자체가 송두리째 없어질 위기였을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볼 때 그렇게 크지 않은 나라가 바로 이 대한민국이다. 그나마도 반으로 갈리어 조선시대보다 더 작아진 영토를 가지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이다.

 

왠지 이 시대의 역사를 보면서 이 조선이라는 나라가 측은하게 보인다. 어느 친구들에게도 인정을 받지 못하는 왕따처럼 아니면 누가 다 차고 지나가는 동네북처럼 안타깝다. 이미 이러한 시기를 다 지나 역사로만 알게 되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내가 직접 그 당시에 있었다면 어떠했을까. 타임머신을 타고서라도  두번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그때이다. 호란에 대비하지 못했던 조선이 겪어야 했으수모들, 더군다나 그때도 나라가 지켜주지 못한 조선의 여자들은 환향녀라는 낙인까지 찍혀 버린 우리의 조상들. 씁쓸한 뒷맛이 감돈다. 눈으로 읽으면서도 입맛이 쓰다. 그 전쟁 이후 결국은 세자가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 갔고 효종으로 왕이 바뀐 이 나라는 북벌정책을 꿈꾼다. 더 이상은 이 나라에서 맞고만 살지는 않겠다며 정벌에 나서기는 한다. 과연 그 정책은 효과를 볼 수 있을까. 이때까지의 모든 수모를 한 방에 날려줄 호재가 될까. 온갖 전쟁을 겪으면서도 산산조각 나지 않고 자신만의 위치를 잘 지킨 조선 중기. 과연 조선 후기에는 어떠한 일들이 일어날까. 이보다는 조금 더 잔잔했으면 하고 바래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