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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원을 탈출한 여신 프레야 ㅣ 프레야 시리즈
매튜 로렌스 지음, 김세경 옮김 / 아작 / 2016년 4월
평점 :
나는 신이다.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미친 사람 취급하며 정신병원에 가두지 나 않을까. 하지만 세상에는 자기가 신인것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때 젊은이들이 열광했던 교파도 있고 아직도 전세계에 굳건한 신도들을 거느리고 있는 통일교 조차도 결국은 한 인간을 신으로 받들어 모시는 것이 아니었던가.
이 책은 신에 관한 이야기다. 그러나 내가 앞에서 말했듯이 신에 관한 논쟁을 하거나 신에 관한 설명을 하는 것이 아니다.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신의 존재에 관한 판타지이다. 신을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다니 작가의 상상력에 놀람을 금치 않을수가 없다. '나는 정신병원에 산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고 있는 이 작품은 프레야라는 한 신에 관한 이야기다.
그녀는 정신병원에 살지만 미친 것은 아니다 단지 그곳이 편할 뿐이다. 자신의 존재를 숨기고 그 곳에서 살고있는지 꽤 오래되었다. 그러나 그것도 이제는 그만 둬야 할 대가 온 것 같다. 누군가 자신을 공격하는 것을 느끼고 그녀는 한명의 신도를 동행자삼아 그곳을 빠져나오게 된다. 오랜 시간동안 정신병원에서만 살아온 그녀, 과연 이 세상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가. 그녀를 공격한 사람은 누구이며 그녀가 대응하려고 했을때 연기처럼 사라진 것은 그 사람 또한 신이라는 것을 드러내주는 것일까.
병원의 신입직원 나단을 신도로 삼아 그곳을 나오게 된 프레야는 나단이 권하는대로 많은 사람들 속에서 묻히는 삶을 선택하려 한다. 어디서든 평범하게 있으면 튀지 않는 법이다라는 것을 가장 잘 알고 실천하려고 한 것이다. 그들의 계획은 이루어지지 않고 그들을 끊임없이 자신을 찾아내는 한 존재와 대면하게 된다. 결국은 피넴디, 라틴어로 신들의 죽음이라는 한 회사로 끌겨가게 된 프레야와 나단. 그곳에서 그들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놀랍게도 그 곳에는 프레야 뿐 아니라 온갖 종류의 신들이 다 와 있다. 신들에게 온갖 편의를 제공해주며 사람과 신의 음식까지도 달리 제공해주는 곳. 모든 것을 그냥 베풀어주지는 않을 것이고 그곳에서 신들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그들은 왜 더 많은 신들을 영입하려고 노력하는 것일까. 신이라는 존재는 인간보다 뛰어난 존재를 의미한다. 전통적으로 그러했다. 그래서 인간들은 신들을 숭배하고 그들이 원하는 대로 행동을 했고 그들을 믿음으로써 더 많은 기적을 바라곤 했었다.
하지만 이 현실세계는 다르다. 인간이 신보다 더 우위에 있다. 비록 음식을 차별을 두었지만 그것은 신에게 더 좋은 것을 먹여서 부리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자신은 못 먹더라도 돼지에게는 먹을 것을 주던 우리의 선조들과 다름 없는 이치다. 인간들이 신을 이용해서 어떤 이익을 얻기를 원하는 것일까. 많은 신들 가운데서 프레야는 어떤 존재가 될 것인가.
북유럽신화에서 등장하는 프레야는 사랑과 전쟁의 신이라고 알려져 있다. 우리에게 그리스신화와 로마신화는 어느 정도 익숙한 편이지만 북유럽신화는 낯설다. 검색에 프레야라는 단어를 쳐봐도 동대문 상가단지만 검색될 뿐 여신의 이름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이 세상에서 세라라는 이름을 존재하던 프레야는 참 원통할지도 모르겠다.
묻혀지고 잊혀지고 있는 신화적인 존재를 되살려서 그들을 인간의 도구로 사용한다는 발상은 판타지 소설에서만 가능할 것이다. 결국은 인간과 신의 대결의 구조로 보아야 할 것인가.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이야기. 프레야의 모험은 계속 될 것만 같은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