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선 모중석 스릴러 클럽 1
제임스 시겔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누구나 한번쯤은 살아가면서 자신이 쳇바퀴처럼 돌고 있는 일상생활을 벗어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다. 십대때는 일종의 반항으로 드러날수도 있고 때로는 친척집이나 친구집으로 뜬금없는 가출을 해보기도 한다. 이십대때는 배낭여행이라는 개념으로 방학을 맞이해서 많이들 떠나고는 한다. 그러나 삼십대가 되고 자신의 직업을 가지게 되면 휴가라는 개념 외에는 전혀 탈선을 할수 없는 반복적인 생활에 잡힌다. 그것이 인생이다.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게 되면 더하다. 아이가 있으면 그 아이를 위해서 가능한 많은 것을 해주고 싶고 그러다보면 더 많은 일을 하고 그러다보면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은 더 줄고 결국 탈선이라는 단어는 전혀 생각지도 못하는 단어가 되어 버린다. 하지만 우리 마음속 어딘가에는 조그마하게 자리잡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 단어는 말이다.

 

때로는 그 탈선을 빌미로 해서 여행을 떠났던 사람들이 너무나도 좋았다면서 여행서적을 내어 놓고 여행작가로 직업을 바꾼 경우도 간간이 본다. 질투나는 일이긴 하지만 그것 또한 그들의 과감한 선택이으로 인한 것이니 선택하지 못한 자신을 탓해야 할 것이다. 탈선이 단 한번이고 좋은 쪽이라면 좋겠지만 간혹 어긋난 탈선을 보일때가 있다. 좋지 않은 친구들과는 만남이나 마약이나 불륜같은 것들이 아마도 그런 쪽이지 않을까. 또한 그 탈선으로 인해서 연쇄적인 반응이 일어나고 나비효과처럼 걷잡을수 없이 커져버린다면 당연히 그 탈선의 중심지인 자신조차도 조금은 당황할지도 모르겠다.

 

여기 그런 주인공이 있다. 광고일을 하는 찰스. 업계에서는 인정받는 사람이다. 당뇨로 고생하는 딸이 있고 부인이 있다. 그저 평범한 사람이었던 그는 단 한번 다른 여자에게로 눈을 돌리므로 인해서 점점 새로운 사건으로 빠져들어만 간다. 하나의 체인이 풀리면 다른 체인들까지도 차례대로 풀리는 그런 형국이다.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애쓰지만 그럴수록 연결된 체인은 빠른 속도로 풀려만 간다. 속수무책이다. 그는 어떤 방법을 강구할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하면 중반 이전에 트릭을 알아차렸다. 어떤 추리나 스릴러에서도 범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나였지만 왠지 모를 짬찜함이 계속 남았고 그것이 딱 들어맞았다. 내가 생각한 플롯이 그대로 들어맞으므로 인해서 더 읽어가는 재미가 생겼다. 나도 아는 걸 왜 그는 모를까 하면서 타박을 하기도 했었다. 이렇게 풀려버리면 너무 쉽게 끝나는 것이 아니냐며 작가를 무시하기도 했었다.

 

아니나 다를까 숨겨진 반전이 있는 것을 간과했다. 어느 상한선까지는 내가 생각한 트릭이 그대로 맞았지만 그 나머지 과정을 풀어가는 것까지는 생각지 못한 나의 불찰이었다. 조금 더 그 이후까지 내다 보았어야 했다. 알파고는 앞으로 몇백수까지 생각해서 둔다고 했던가. 나 또한 그래야만 했었다. 구성이 이렇게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 이후에는 어떻게 풀릴 것이라는 것까지도 예상했어야 하지만 이야의 재미에 빠져서 그만 헤어나오지 못했던 탓이다.

 

분명 찰스가 주인공인데 감옥인 아티카에서 문학을 가르치는 위도우즈는 왜 나오는 것인지 생각해야만 했었다. 약간은 느슨한, 누구나 쉽게 캐치해낼수 있는 구성이지만 작가의 숨겨진 반전이 탁월했던 한편의 스릴러였다. 모중석스릴러클럽에서 왜 첫 책으로 이 책을 선택했는지 그 이유를 알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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