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워낙 일반적인 이야기가 되다보니 잊고 있었다. 지난 코로나의 악몽이 이 책에서는 그대로 살아있다. 한창 코비드가 심했을 때 학생들이 학교도 가지 못하고 원격 수업을 했을 때 ,직장인들의 재택 근무가 일반적이었을 때, 모든 행사들은 다 취소가 되었을 때, 모이는 것은 생각하지도 못하고 한번 이동을 하면 며칠씩 격리가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을 때, 마스크 쓰는 것이 일상생활이 되었을 때. 그 때의 일이 이 책에서는 그대로 투영되었다.
코비드가 전염성이 없어진 것은 아닐 것이다. 분명 그때나 지금이나 전염성은 그대로 가지고 있는 바이러스는 여전히 살아서 움직이고 자신들의 악함을 우리를 통해서 전파하고 있고 거기에 더해서 변이종까지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와 비교해서 우리는 일상을 많이 되찾았다. 어디든 격리 없이 자유롭게 갈 수 있고 학교나 직장이나 설령 코로나에 걸렸다 해도 갈 수 있으며 각종 행사들도 그대로 다 진행중이다. 우리가 일상을 되찾은 것은 아무래도 바이러스를 이겨낼 약도 생겼고 백신도 생겼기 때문이지 않을까.
이바라키 현의 스나우라제3고등학교 다니며 천문부 동아리의 아사. 기대하고 있던 모든 행사가 취소되어서 속이 상한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그 속상함을 토로할 수가 없다. 지금은 코로나 시대, 친구들도 만나면 안되고 마스크를 쓰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마스크를 쓴다해도 사람들의 눈으로부터 자유스럽지 못하다. 도쿄 도의 히바리모리 중학교의 안도 마히로. 이번 신입생 중 유일한 남학생이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지만 자신은 주눅이 든다. 코로나 때문에 학교를 안 가는게 다행이다 싶을 정도다.
나가사키 현의 이즈미 고등학교. 고3인 사사노 마도카는 부모님이 료칸을 운영하신다. 코로나로 인해서 많은 타격을 입었지만 문을 닫지는 않았다. 아직도 도쿄 등 여러 곳에서 사람들이 여행을 오지만 섬사람들의 눈길이 곱지 않다. 가뜩이나 코로나 환자가 많은 도쿄 같은 곳에서 오는 사람들이 두려운 것이다. 섬이라는 특성상 한 사람의 코로나 환자만 있어도 삽시간에 전염이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친한 친구들이 조금씩 거리를 둔다. 그런 것이 마도카는 속상하다.
각리 다른 학교에 다니며 학년도 성별도 다 다른 학생들이 여러 명 등장을 한다. 코로나 시대에 학교를 다녀야 하는 그들은 여러가지로 불리한 것이 많다. 하지만 그들은 하나로 묶어준 것은 바로 하늘이다. 하늘은 이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있고 그 하나의 하늘을 통해서 다 연결이 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온라인을 통해서 각 지역을 연결하고 같은 재료를 써서 망원경을 만들고 동시에 접속해서 별을 찾고 그야말로 코로나 시대에만 할 수 있는 것들을 한다.
그런 계획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모든 일을 할 수 있게 뒤에서 도와주는 각 학교 선생님들과 천문대 관장님도 정말 멋진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무리 학생들이 좋은 의견이 있다고 건의를 한들 이 큰 행사를 주최하는 것이나 운영하는 것은 학생들이 단독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 아니던가. 그들의 의견을 귀찮다고 일이 많아지고 커진다고 묵살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도와주면서 무엇이든지 할 수 있게 해주는 어른들의 역할은 아주 중요하다. 지금 우리나라의 학교에도 저런 선생님들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멋진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는 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아울러 두번 다시 이런 코로나로 인해서 우리의 일상이 침입을 받는 일이 없기를 또한 바라는 마음이다. 그저 이 세상에 조용히 왔던 것처럼 조용히 살다가 조용히 떠나고픈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