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추리 미스터리 장르에서 약간은 방향을 바꿔 [흥미로운 사연을 찾는 무지개 무인 사진관]이나 [유미분식]같은 힐링 미스터리를 낸 김재희 작가가 이번에는 또 새로운 장르에 도전을 했다. 그것은 바로 뱀파이어라는 소재다. 낯설지는 않은 분야다. 한때는 전세계적으로 영화나 소설등의 장르에서 유행을 했던 소재기 때문이다. 소설이라는 분야도 사회적인 변화가 그대로 이야기 속에 녹아 있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한동안 코로나가 팬데믹 현상을 일으켰을 때 히가시노 게이고는 잽싸게 그때의 상황을 자신의 작품 속에 녹여내지 않았던가. 그 이후로 그런 설정을 가진 책들이 우후죽순 격으로 나오다시피 했었다. 아직도 진행형인 거 같기도 하고 말이다. 그보다 더 이전에 이런 상황을 그대로 중국의 지역명까지 예언이라도 하듯이 맞춘 소설도 있었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와서 뱀파이어? 하고 약간은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그것은 이 등장인물들의 상황을 이해한다면 왜 이런 설정이어야만 했는지가 바로 이해가 된다. 그것은 교사와 트레이너 그리고 형사로 구성된 이 삼인조의 공통점 때문이다. 그들은 각기 치료할 수 없는 질병을 가지고 있었다. 현재 의학으로는 고칠 수 없는 그런 상태였던 것이다. 그러니 그런 그들이 완전히 치유가 되어서 사건을 해결하려면 불사의 존재인 뱀파이어가 필히 등장을 할 수 밖에 없는 전제조건이 생겨 버린 것이다.
그런데 이 삼인조 낯설지가 않다. 김재희 작가의 전작을 꾸준히 읽어본 사람이라면 금방 알아차리지 않았을가. [경성 부녀자 고민상담소]에서도 이와 같은 삼총사가 등장을 했던 것을 말이다. [할마시 탐정트리오]에서도 역시나 트리오가 등장을 했었다. 그리고보니 초창기 작품에서는 이상과 구보의 콤비가 활동을 했다면 그 이후에는 한 명이 더 붙어서 조금은 더 완전한 결합체를 이루어 사건을 해결하는 것을 볼 수 있겠다. 한 명이 더해진 만큼 직업군은 더 다양해지고 남자에서 여자로 성이 바뀌면서 조금은 더 세부적인 감성 묘사가 가능해졌다.
각기 다른 병을 진단받은 다인과 세경과 주미. 그들은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존 듀이 암 케어 센터로 향하게 된다. 그곳에서 세 명이 만나게 된다. 이야기는 그들의 치료과정에 집중을 하기보다는 그 이후부터 벌어지는 사건에 더 많이 할애를 하고 있다. 완치 판정을 받은 그들은 제목 그대로 뱀파이어 탐정단이 되어서 사건을 해결하게 된다. 좌충우돌 우여곡절 어떻게 보면 유쾌발랄하게까지 느껴지는 이 이야기는 언젠가 다른 이야기 속에서 이 삼총사를 또 만날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