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365일 1
블란카 리핀스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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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앞으로 365일 동안은 그럴 수 없어. 1년간 날 위해 희생해줘야겠어. 네가 나를 사랑하도록 온 힘을 다해 뭐든 할 거야. (65p)

그녀

생일을 맞이해서 애인과 친구들과 여행을 갔다. 분명히 즐겁고 행복해야 하는 날인데 어느 순간 내가 낯선 곳에 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혼수상태에서 본 여자다. 그 여자가 실재한다는 것은 전혀 몰랐다. 단지 그 여자를 만나고 싶었다. 그녀를 그렸다. 곳곳에 놓아 두었다. 그러다 그녀를 보았다. 그녀를 놓칠 수는 없었다. 그렇게 그녀를 손에 넣었다.


이 이야기를 무어라 해야할까. 한 남자는 자신의 부와 욕심을 앞세워서 한 여자를 납치했다. 글에서도 적혀있듯이 반항은 용납되지 않는다. 무조건 따라야만 한다. 그래도 양심은 있었는지 조건은 달았다. 단 1 년. 자신과 같이 있어준다는 조건이다. 그 시간 안에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하거나 자신과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면 그녀는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위험하고, 거침없고, 반항을 용납하지 않지만 동시에 너무나 자상하고 섬세한 남자. 이 모든 점이 혼합된 이 남자는 무섭지만 매혹적이었고, 그래서 자꾸만 알고 싶어졌다. (87p)


이런 자신감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근거없는 자신감은 아니다. 이 남자는 충분히 멋지다. 주어진 얼굴과 피지컬적인 면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패션 센스까지 뛰어나다.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살 수 있는 재력도 갖추었다. 남이 자신에게 함부로 하지 못할 권력도 가지고 있다. 그러니 자신에게 반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믿고 그녀에게 제안을 한 것이다.

그녀는 어떠한가. 그저 평범하다고는 할 수 없다. 조금은 남들보다 뛰어난 미모를 자랑할 테지만 놀러오면서 여행 가방만 몇십 개씩 가져올 정도로 자신의 패션을 뽐내지만 그래도 그런 비슷한 여자는 많을 것이다. 단지 이 남자에게 더 특별할 뿐이다. 혼수상태에서 보았던 그 여자였기에 말이다. 그가 혼수상태에 있는 동안 보았던 것이 실제로 그녀인지는 이 이야기 속에서 보여지지 않는다. 단지 그들이 만나고 그가 제안을 하고 그녀가 제안을 어쩔수 없이 받아들이고 그들이 같이 있게 되면서 불곷이 튀는 과정을 그려냈을 뿐이다.



마피아는 회사야. 기업이라고. 차이점이 있다면 일반기업보다 우리 쪽이 좀 더 잔인하다는 거겠지. (304p)


이 이야기는 끝이 아니다. 3부작 중에서 이제 겨우 시작이다. 더군다나 마지막 장면은 절대 여기서 끝내면 안 될 장면에서 끝나 버렸다. 누구라도 안돼~! 라는 소리를 지르면서 책장을 덮지 못하고 있었을 것이다. 다음 회를 기다리는 드라마 시청자마냥 다음 작품을 어서 내놓아라를 외치게 된다. 젖는다. 젖어든다. 몸도 마음도 젖어간다. 이 책을 제대로 읽었다면 분명히 그렇게 젖어들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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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마감 - 일본 유명 작가들의 마감분투기 작가 시리즈 1
다자이 오사무 외 지음, 안은미 옮김 / 정은문고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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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일어난 일 가운데 어느 것을 빼고 어느 것을 적어야 하는지, 취사선택의 범위를 모르겠다. (15p)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좋아하는 작가가 한명쯤은 있게 마련이다. 그런 작가와 개인적인 친분을 갖는다는 것은 꽤나 즐거운 일이다. 남들에게는 감춰두고 싶은 개인사까지도 조금은 더 자세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옛날처럼 아무것도 모르던 시대와는 또 다르다. sns의 발달로 인해서 독자들은 작가들과 훨씬 더 쉽게 개인적인 친분을 맺을수가 있다. 직접 찾아가지 않아도 우리는 아는 사이라는 것이 성립되는 것이다. 그러한 친분이 또 작가의 책을 구입하고 읽게 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작가들은 글을 쓴다. 때로는 청탁을 받아서 쓰기도 하고 자신의 생각을 써 두었다가 그것을 출판사에 보내기도 한다. 그저 단순하게 자신이 생각나는 것을 쓴다면 다르겠지만 청탁을 받는 경우에는 마감이라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마감에 맞춰서 글이 딱 나타난다면야 오죽 좋겠냐만은 이게 무언가를 맘들어 내야만 하는 과정이다 보니 쉽게 맞춰지지 않는다. 어떤 때는 생각하지 않아도 저절로 막 써지는가 하면 어떤 때는 내일이 마감인데도 불구하고 한 글자도 쓰지 못하고 날밤을 새우기 일쑤다.


독자들은 책을 읽고 서평을 남긴다. 내 경우에는 기록의 의미가 더 강하다. 많은 책을 죽죽 읽어가다 보니 어떤 책을 읽었는지는 기억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 경우나 헷갈리는 경우가 생긴다. 같은 책을 또 읽는 경우가 반복된다. 그것을 미연에 막고자 서평을 쓰기 시작했다. 그런 서평을 쓰는데도 많은 시간이 걸리고 생각이 많아진다. 내가 읽은 책의 내용은 가급적 발설하지 않으면서 내가 느낀 점을 진솔하게 그러면서도 조금은 가벼워 보이지 않게 적으려고 하다보니 때로는 만족스러울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이렇게 밖에 쓸 수 없었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전문가라고 불리는 작가들은 다를까. 그들도 같은 인간이고 기계가 아니다 보니 많은 생각과 고민 속에서 이야기를 적는다. 그들이 마감을 앞두고 글이 써지지 않을 때 해소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그들은 슬럼프를 이기고 글을 쓰고 마감을 지키고 원고를 내고 책을 만들어 낸다. 그런 고군분투의 과정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작가들의 작품을 읽으면서는 감탄을 한다.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가 있을까 하면서 말이다. 작가의 고뇌는 모른 채 그저 이야기에 빠져서 읽게 된다.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작가들의 고민은 이 책 속에 그대로 드러나있다.

마치 얼핏 작가가 윗사람으로 보이지만, 작가가 무서워하는 사람 가운데 한 명이 편집자다. 가장 먼저 원고를 읽고 잘 썼는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사람이라서다. (235p)

그런가 하면 마지막에는 편집자의 이야기도 들어있어서 작가의 이야기를 다듬는 애환을 느낄수가 있다. 지금처럼 편집자가 따로 있는 경우도 있지만 예전의 잡지들은 작가들이 돌아가면서 한 회씩 편집을 한 경우가 있는 듯 하다. 그들은 자신들의 스타일을 살려서 편집을 한다. 포인트를 바꿔보는 편집자가 있는가 하면 동료 작가에게 반드시 그 날짜까지 글을 써달라고 독촉하는 편지를 쓰는 편집자도 있다. 평상시의 작가의 입장과는 전혀 다른 반대의 입장에서 서게 되는 셈이다.

가장 재미난 부분은 바로 빈 페이지가 나올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다. 어쩔 수 없이 빈 페이지로 편집해야 했던 부분. 그 빈 공간에는 인쇄 실수가 아니라는 그런 한 줄의 문장만을 남겨야 했다. 편집부는 왜 이렇게 책을 만들어야만 했을까. 작가들의 고뇌와 아쉬움 그리고 애달픔이 그대로 녹아든 한권의 책. 그들도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서 독자들로서는 이 책을 읽는 것이 즐거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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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하우스 - 드론 택배 제국의 비밀 스토리콜렉터 92
롭 하트 지음, 전행선 옮김 / 북로드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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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상

지니아는 잠에서 깨어났다. 일했다. 잠들었다.

팩스턴은 잠에서 깨어났다. 일했다. 잠들었다.

(293p)

get to the warehouse where eveone get the bargain~!

그때, 내가 텔레비젼을 틀면 하루에도 서너번 이상은 듣는 그런 cm송의 일부분이었다. 웨어하우스라는 창고형 수퍼의 광고였는데 앞부분 웨어하우스를 노래하는 부분은 잘 들렸어도 뒷부분은 왜 그리도 안 들리던지 아마도 처음 그곳에 도착해서 한동안은 저게 뭔 말인가 하고 궁금해하고 있었던 것 같다. 웨어하우스가 창고라는 것도 그때 알게 되었다. 제목을 보는 순간 나는 오래전 그때 그 노래가 기억났다.


면접을 보러 간다. 내가 원하는 분야가 당연히 있을 것이다. 그곳은 대기업이니까. 합격을 한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분야가 아니다. 그렇다면 결정은 두가지가 남는다. 그래도 일자리가 급하니 일단 그곳에 남아서 일을 하는 것과 시작도 하기 전에 그만 두고 나오는 것이다. 당신의 결정은 무엇인가.


여기 두명의 남녀가 있다. 팩스턴과 지니아다. 그들은 탭을 들고 입사시험을 치른다. 떨어지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들은 합격을 한다. 둘다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 합격을 하지는 않았다. 하나는 뛰어 다니고 싶었지만 관리직이었고 하나는 전문직을 원했지만 피커로 뽑혔다. 그들은 서로 다른 목적으로 입사를 한다. 하나는 갈 곳이 없었고 하나는 이곳의 비밀을 찾아야 한다. 서로 다른 동상이몽을 꿈꾸는 그들은 서로의 목적을 가진 채 연인 아닌 연인이 된다. 그들이 서로에 대해서 가진 감정은 진짜일까.


집도 주고 돈도 주고 일자리도 준다. 하지만 그곳이 결코 유토피아는 아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가지려면 댓가를 지불해야 하며 그것은 크레딧이라는 이름으로 대신하고 있지만 결국엔 돈이다. 필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돈을 내야 하는 것이다. 하다못해 샤워를 하려면 필요한 뜨거운 물까지도 말이다. 이곳에 사는 것이 바람직한 것일까.


그들은 직종 별로 다른 색의 폴로셔츠를 입는다. 사실 누가 무슨 일을 하는지 보기 편하게 나눠 놓는다는 것이 명목일지는 몰라도 어떻게 말하면 이것부터가 벌써 계급을 나눠 놓는 것이 아닌가. 누군가를 일을 하고 누군가는 그들을 감시한다. 마치 교도소와 같은 일상이다. 손목에 시계를 차지 않고서는 아무데로 갈 수가 없으며 하다못해 자신의 방을 나가서 화장실이나 샤워를 하러 가더라도 시계를 차야한다. 이것은 족쇄가 아닌가.

거기다 그들은 철저한 등급제로 이뤄진다. 별 다섯개가 기준이다. 못하면 별이 하나씩 사라진다. 별이 하나 남으면 바로 퇴출이다. 말은 쉽다. 그냥 열심히 하면 된다고 말을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어떠한가. 빨간 셔츠 피커의 예를 들어보자. 시계에 그려진 초록색의 선. 노란색이 되면 별이 하나 사라진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일을 해야만 한다. 그냥 일을 해서는 안된다. 그들이 원하는 조건을 맞추려면 뛰어야 한다. 그것도 미친듯이 뛰어야 한다. 살아남기 위해서. 화장실가는 시간도 쉬는 시간도 제한되어 있다. 이것은 감옥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곳에서 일을 한다. 그곳밖에 갈 곳이 없기 때문일수도 있다.


중소기업이 살아남지 못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내고 사업을 하면 무엇을 하는가. 그보다는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대기업이 손을 뻗어온다. 그들의 제안에 응하지 않는다면 바로 시장에서 사라지게 되어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같은 아이템을 가지고 더 싼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시장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외치고 있지만 결국은 그것이 대기업의 횡포이다. 그것은 지금도 우리 사회에서 행해지고 있는 것일수도 있다.


이 모든 회사의 경영자인 깁슨의 블로그 글이 팩스턴과 지니아의 일상도 같이 편집되어 있다. 암에 걸려 죽어가고 있다는 경영자의 말. 모든 것을 의심하는 나는 그 말부터 믿지 않았다. 분명 이 사람이 말하는 것에는 숨겨진 의도가 있다고 파악했다. 그렇게 말해놓고 죽지 않고 다른 곳으로 숨어버리거나 하는 그러한 일을 생각했다. 내 추측이 백퍼센트 딱 맞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가 의도한 것이 무엇인지 하나는 정확히 맞췄다.

오늘 주문하면 내일 도착하는 택배시스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도 어떻게 보면 저들의 삶과 다르지 않을수도 있다. 우리 사회가 계급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길. 그 어떤 사람도 갑질을 당할 이유는 없으니 말이다. 모두가 다 평등하게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기를. 적어도 끼니를 챙겨먹고 휴식을 취하고 잠을 자고 일할수 있도록 말이다. 후반부 생각지도 못했던 지니아의 발견은 놀라움을 자아냈다. 영화 <설국열차>의 그것을 닮았다. 어떤 것은 모르는 것이 더 나을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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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 스티커 페인팅북 : 명화 - 안티 스트레스 힐링북 프리미어 스티커 페인팅북
베이직콘텐츠랩 지음 / 베이직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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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권이 넘는 스티커북을 가지고 있다. 크게 출판사별로 나눠보면 싸이프레스, 북센스 그리고 베이직북스로 나눠볼 수 있다.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은 싸이프레스인데 제일 먼저 이 출판사의 스티커북을 접하기도 했고 여러 가지 주제의 그림이 나오고 스티커도 깔끔한 편이라 많이 모으게 되었다. 북센스는 상대적으로 얇다. 다른 출판사의 바탕지가 열개인데 비해서 이 출판사의 책은 5개다.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들 때 끝나버린다. 그것을 노렸는지도 모른다. 특이한 점은 디즈니와 계약을 했는지 몰라도 디즈니의 캐릭터들이 시리즈별로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캐릭터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아이들이라면 무조건 이 출판사의 시리즈를 선택할 수도 있겠다.

마지막으로 베이직북스의 책은 두권을 가지고 있다. 이 책까지 합하면 세권이 된다. 이 출판사의 책들은 다른 책에 비해서 크다는 것이다. 크기가 약간 더 커서 보는 재미가 있다. 스티커를 다 붙여놓고 보면 진짜 그림을 보는듯한 느낌을 받을때도 있다. 더해서 하나 더 큰 특징은 스티커의 배열이다. 다른 책들은 스티커를 크기 순으로 분리해서 앞에서부터 번호를 붙여서 가는데 비해 이 출판사의 책들은 스티커를 색깔별로 나누고 그룹을 묶었다. 거기에 각각 분할해서 숫자를 매겨 놓았다. A3 C5이런 식이다. 그래서 같은 번호라 하더라도 앞에 붙은 알파벳이 다르면 다른 스티커를 떼야 하니까 다른 스티커북다도 더 집중을 해서 붙이게 된다.

이 책은 이전에 내가 가지고 있는 두 권과 조금 다르다. 프리미어라는 말이 붙어있다. 무언가 특별히 다른 점은 눈에 띄지 않지만 아마도 명화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그런 명칭이 붙은 거 같다. 이 책은 로우폴리아트 기법으로 제작되었다고 하는데 불규칙한 다각형을 최소한으로 사용하여 그립을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는 기법이라고 한다. 가급적 많은 조각을 붙이는 것이 가장 진짜처럼 보이게 한다고 생각했는데 생각의 틀을 전환시키는 그런 기법이었다. 하기야 너무 많은 조각이 주어진다면 그것을 붙이는 것도 일이 될 수도 있겠다. 그래도 전에 해보았던 천 개가 넘어가는 조각들을 붙이는 일은 즐거웠었다.

총 열개의 바탕지가 주어져 있다. 다른 스티커북의 명화 편에서 보았던 그림들도 있다. 겹치는 그림들은 다 붙인 후에 비교하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실제의 그림과 각기 다른 스티커 그림들. 어느 것이 가장 실물과 비슷한지를 구분하는 것도 재미가 아니던가. 모나리자와 진주귀고리를 한 소녀등은 비교해 볼 수 있다.

내가 선택한 것은 모네의 작품이다. 네덜란드의 튤립 꽃밭.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는 그림이다. 같은 스티커북을 받은 이웃님도 같은 작품을 선택했다고 했다. 나는 이 책을 받은 후에 전체적인 그림을 보고 결정했는데 그 이웃님은 이책의 소개만 보고서 그 그림을 선택했다고 했다. 아마도 빨갛고 초록의 조화가 두드러지고 알록달록하니 아름다운 색이 저절로 같은 선택을 하게 만든 것 같다. 코로나가 퍼지기 이전 나는 일년에 한두번은 해외로 여행을 다녔다. 작년 한 해동안은 아무곳도 가지 못했다. 이 책을 보면서 이 그림을 선택한 것은 아마도 네덜란드에 가서 직접 아름다운 이 튤립들을 보고 싶다는 나의 자그마한 소망이 담겨져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하나하나 붙여본다. 보기보다 잘 오그라드는 면이 있는 스티커 재질이라서 붙이는데 약간 어려움이 존재하지만 익숙해지면 편하게 붙일 수 있다. 다른 스티커와는 달리 잘 붙었다 잘 떨어지기 때문에 잘못 붙였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는 편이다. 단 커팅이 예리하지 않은지 조금 떼기가 힘든 몇개의 조각들이 존재했지만 이 역시도 손으로 막 힘을 줄 정도는 아니어서 통과한다. 잘 붙지 않아서 힘들다면 하나하나 꼭꼭 눌러가면 붙이면 조금은 더 쉽게 할 수 있지만 나는 완성도를 위해서 가장 마지막에 꼭 눌러 주었다.

완성작은 역시나 너무나 아름답다. 생각한 것보다도 훨씬 더 잘 나오는 스티커의 색감 덕분이다. 원본 그림의 아름다움이 그대로 스티커로 만들어진 이 그림에도 묻어나오는 듯 하다. 저렇게 이쁜 색들을 보고 있자니 봄이 훨씬 더 가깝게 와 닿는다. 봄은 오려나.

하나 더 내 책의 경우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완성작의 왼쪽 아랫부분에 보면 빈 공간이 눈에 보인다. 스티커가 작다. 그것도 아주 터무니 없이 작다. 완성작을 보면 알겠지만 내가 이것을 붙일 때 간격을 넓게 붙이는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 보일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잘못 붙인 것은 아니다. 그리고 잘못 붙인다 해도 약간의 틈만 차이가 날 텐데 이건 여백이라고 해야할 만큼 많은 공간이 남는다. 처음에는 내가 스티커를 잘못 떼어낸 줄 알고 살짝 당황했다. 너무 안 맞기 때문이었다. 다른 조각들을 다 붙이고 남은 조각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번호도 한번 더 봤다. 그래도 여전히 저렇게 되어 있었다. 혹시 나와 같은 바탕지를 붙이신 그 이웃님의 조각도 저러한지 물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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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볼 건 다 해봤고, 이제 나로 삽니다 - 15인의 여성 작가들이 말하는 특별한 마흔의 이야기
리 우드러프 외 지음, 린지 미드 엮음, 김현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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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신을 찾아가는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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