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캉티뉴쓰 호텔
리보칭 지음, 허유영 옮김 / 비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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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권안, 왕쥔잉, 뤄위정, 바이웨이둬, 푸얼타이, 화웨이즈, 샤이옌, 위빙루, 샤오린, 란니, 장커커, 황아투


등장인물이 꽤 많은데다 낯선 이름이다 보니 한번에 딱 눈에 들어오지 않고 기억되지 않는다. 성과 이름을 같이 붙일 경우나 이름만 이야기 할 경우, 거기에 성에다 호칭을 붙여서 이야기 할 경우 등 생각보다 많은 변화에 헷갈려서 앞쪽에 지도 외에 등장인물을 간략하게라도 첨부해 주었음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쓰면서 읽자니 그 정도는 아닌 거 같고 그냥 읽자니 헷갈리기는 하고. 참 난감하다.


헷갈리는 이름에 비해 사건의 진행이라던가 풀어나가는 방식이라던가 하는 것은 낯설지 않다. 일본 장르문학에서나 우리나라 장르 문학에서도 많이 봐왔던 수법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호텔의 사장이 죽임을 당하고 그 범인을 찾아 가는 이야기다. 지금까지 드러난 상황을 그대로 단정 지어 이러이러하니 그 사람이 범인이야 하고 외치는 상황에서는 약간의 허탈함도 드러난다. 그렇게 쉽게 풀릴 거라고? 하면서 말이다. 


앞쪽의 분위기는 약간의 코믹스러움도 존재한다. 어수선함을 그대로 드러낸다. 경찰은 당연히 존재하지만 그들의 활약보다는 오히려 도움을 주는 결정적인 인물이 있다. 게이고의 이야기 중에서 유가와 교수 같은 그런 존재일까. 그가 물리학자였다면 여기 푸얼타이 조교수는 조류학 전문이다. 즉 새 전문인 것이다. 그래서일까 그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새를 보고 범인이 누구일 것이다라는 생각을 해낸다. 독특한 접근법이다. 


"도움이 필요하면 단도직입적으로 말씀하세요. 나는 남을 돕길 좋아하는 성격이라 허심탄회하게 도움을 청하면 성의 껏 협조해요." 66p


그런데 이 교수의 성격이 예사롭지 않다. 유가와 교수는 드러내기를 원하지 않았고 직접적으로 사건에 참여하는 것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는데 푸얼타이 교수는 다르다. 조금은 잘난 척 하는, 그러면서도 자신의 일을 예사로 잊어버리는 그런 셩격이랄까. 작가는 이 교수에게 셜록 홈즈같은 그런 천재적인 탐정 역할을 맡기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본문에서도 그런 홈즈스러움을 드러내고 있다. 그가 홈즈라면 그의 친구는 웨이즈는 왓슨같은 역할이다. 하지만 여기서 또 하나가 걸림돌이 있는데 형사인 차이궈안의 성격이다. 그는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자신이 주도권을 잡길 원한다.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너는 빠지라는 식이다. 그러다보니 둘이 안 부딪힐 수가 없다. 이 사건이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


오징어다리튀김, 고구마튀김, 차오와 쭝허탕 등 먹을 거리도 많이 나온다. 대만에 가 본 적이 있다. 시장에서는 언제나 먹을거리가 많은 편인데 문제는 거기 있는 것들이 모두다 맛있어서 언제나 배가 빵빵하니 골목을 빠져나온다는 것이다. 한국 사람의 입맛에도 아주 잘 맞아서 대만에서 입에 맞지 않아 못 먹은 적은 거의 없었었다. 이 이야기를 읽고 있자니 대만의 야시장이나 음식점들이 골목들이 생각나면서 그곳에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첫 장에 교수가 나와서 사건을 주도하고 있기에 그것으로 이야기가 끝일줄 알았지만 섣부른 판단이었다. 경관이 등장을 하고 변호사가 등장을 하고 마지막으로는 인텔 선생이라는 별명을 가진 도둑이 등장을 한다. 저마다 중요한 인물이라서 어느 한 순간도 놓칠 수가 없다. 분명 사건은 하나였는데 그로 인해서 연관되는 인물이 늘어나고 또 다른 사건이 발생을 하게 된다. 같은 사건을 보는 입장이 다르다보니 저마다 자신들의 입장에서 사건을 보고 해결해 가는 그런 방식이다. 낯선 인물들의 이름에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어느 새인가 대만의 문화에 빠져 있었고 익숙한 방법으로 풀어나가서 흠뻑 빠져서 읽게 된다. 표지를 다시 본다. 이 중에 분명 범인이 있다. 누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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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슐리외 호텔 살인 클래식 추리소설의 잃어버린 보석, 잊혀진 미스터리 작가 시리즈 1
아니타 블랙몬 지음, 최호정 옮김 / 키멜리움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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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문학에서 고전이란 오랫동안 인기를 얻으면서도 통찰력이 있는 내용이 나오고 조금은 딱딱한 면이 많지만 장르 문학에서 고전은 클래식한 면을 돋보이게 만들면서도 기본 원리에 충실해서 읽는 재미를 더해주는 경우가 많다. 간혹 지금 현재 나오고 있는 장르 소설보다는 조금 수위가 낮은 사건들에 실망을 하는 사람들도 있겠으나 그  또한 고전만의 매력이라 할 수 있겠다. 리슐리외 호텔 살인이라는 간단한 제목의 이 책이 그런 고전스러움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재미를 잃지 않아 더욱 반갑다.


호텔이라고는 하지만 여행객이나 잠깐 머물렀다 가는 손님보다는 장기적으로 투숙하는 사람들이 많은 그런 곳이 바로 리슐리외다. 미스 애덤스도 그러하다. 그녀는 호텔에서 오랫동안 머무르면서 자신들과 같은 장기 투숙자들을 이미 다 파악하고 있었다. 나이가 들었어도 아니 나이가 든 것으로 인해 더욱 신중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간혹 가다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해서 그녀의 매력에 빠지지 않을 수가 없다. 그저 평범하게 여기에 머무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던 이야기는 급작스럽게 하나의 사건을 던져준다. 그것은 바로 미스 애덤스가 영화를 보기로 한 날 그녀의 방에서 한 남자가 죽은 채로 발견된 것이다. 그것도 아주 잔인한 방법으로 대롱대롱 달린 그. 그는 이 곳의 투숙객이었고 얼마 전부터 보이던 사람이었다. 여기에 그의 정체가 드러나면서 사람들은 더 혼란에 빠지게 된다.


범행 시간에 호텔에 있었던 여러분 중 누구도 그 의문의 시간에 대한 알리바이가 없습니다. 105p


기본적으로 경찰은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다. 단지 사람들을 모아놓고 알리바이를 물어보면서 은근히 협박하고 위압을 줄 뿐이다. 그렇게 하면 무슨 범인이 그래요 내가 범인이에요 내가 사건을 저질렀어요 하면서 손 들고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듯이 말이다. 줄지어 이어지는 사건들로 인해서 호텔의 투숙객들은 더욱 공포에 휩싸이는데 사실 호텔은 닫힌 공간이 아니다. 누구라도 드나들 수 있고 가장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 투숙객이라는 특정 조건을 달아주고 사건 현장에서 있었던 또는 그들과 관계가 있었던 사람들을 모두 한 방에 가두어 둠으로 인해서 마치 닫힌 공간의 미스터리같은 느낌을 꾀하고 있다. 사건에 연관되어 있는 인물들이 줄줄이 죽어 나가는 것은 마치 크리스티 여사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거기서도 사건이 계속적으로 발생을 했을 때 사람들은 모여들기 보다는 각자 도생을 꾀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 곳도 역시 마찬가지다. 또한 미스 애덤스는 크리스티 여사의 미스 마플을 연상시킨다. 그런 생각을 분명 다른 사람들도 했을 것이다. 미스 마플과 미스 애덤스의 차이라면 무얼까 미스 애덤스는 조금은 더 러블리한 아니아니 큐트한 면이 강조된 그런 여사가 아닐까. 


원초적인 인간들의 세계에서는 자기 보존이 제1 법칙인 것이다. 168p


이런 작품이 이때까지 알려지지 않았다는 자체가 신기했다. 많은 작품을 썼지만 작가가 투병 끝에 사망을 하고 작품은 그저 묻혀버리고 말았다. 이제 이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보고 싶다. 천 여 편의 단편소설도 흥미로울 것 같다. 단편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이런 작가의 작품이라면 그 자체로도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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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삼킨 여자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김재희 지음 / 몽실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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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그녀는 누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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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는 떨어지지 않는다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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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사라졌다. 핸드폰도 가져가지 않고. 잠적. 말 그대로 잠적했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남은 가족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돌아올 때까지 그냥 무작정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경찰서에 신고를 해야 하는 것일까. 엄마의 친구들이나 다른 친척들 아는 사람들에게 다 전화를 해서 확인을 해야 하는 것일까. 여기 델라니 가족이 지금 그 상황에 놓여있다.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할 것 같지만 망설여진다. 엄마가 마지막으로 나갔을 때 상황이 그리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와 싸움을 했다는데 자칫하면 아빠가 용의자로 몰릴 수도 있다. 무엇에 관한? 엄마의 실종에 관한. 영화에서나 소설에서나 그리고 현실에서나 누군가 사라졌을 때 가장 의심을 받는 것은 배우자이지 않던가. 혹시라도 그럴 경우가 있을까봐 델라니 집의 사남매는 일단은 기다려보는 것이 어떨까 한다.


무언가를 지독하게 원하고, 그걸 가지려고 자신이 가진 모든 걸 내놓았는데도, 결국 갖지 못한다면 정말 견디기 힘들어요.304p


이 사건을 맡은 경찰인 크리스티나가 보는 사 남매의 성격은 에이미는 소소한 죄를 짓는 겁쟁이며 로건은 경험 많은 차분한 남자이다. 그리고 트로이는 약삭빠른 판매원이며 마지막으로 막내인 브룩은 스파이처럼 신중하다. 각기 다른 성격의 이 네 명은 엄마의 종적을 감춘 사건을 두고 저마다 자신들의 의견을 내놓는다. 그리고 작년의 그 여자 이야기를 한다.


이야기는 작년과 현재가 교차 반복되어 진행된다. 조이와 스탠. 사 남매가 독립해서 집을 떠난 뒤 집에 남은 나이든 노부부. 그들에게 사반나라는 여자가 찾아온 것은 전혀 뜻밖의 일이었다. 남자친구와 싸우고 택시를 탔다가 무작정 내려서 이 집을 찾아왔다는 그녀. 그런 그녀를 조이는 내보내지 않고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고 재워준다. 하룻밤이면 그러려니 한다. 그 이후로 그 여자 사반나는 조이의 집에 눌러 앉았다. 갈 곳이 없다는 이유이기도 하고 조이가 그러라고 하기도 해서다. 사반나는 자신이 집의 주인인 것처럼 음식을 해서 조이를 대접한다. 나이 들어도 매번 끼니를 차려야 했던 그녀는 단순히 부엌을 벗어난 것만 해도 기쁜 일로 여기고 자신에게 또 다른 돌봐줄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을 기뻐한다. 아마도 그녀는 빈둥지 증후군을 앓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아이들이 아직도 자신의 손이 필요한 것처럼 귀찮아도 그러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너희 아빠랑 내가 너희한테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서 그런거야.? 우리가 좋은 결혼 생활을 못 해서? 298p


사 남매중 하나는 결혼을 했지만 별거 중이고 하나는 연인이 떠나갔으며 나머지 둘은 아예 결혼할 생각도 없다. 엄마는 그런 아이들이 못마땅 하다. 그러면서 폭발한다. 자신이 본이 되어주지 못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서양의 부모들은 조금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조금은 우리네 부모들보다는 쿨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결혼을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 아이를 낳아도 그만 안 낳아도 그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닌가 보다. 부모는 어디에 있던지 다 동일한 생각을 하게 되나보다.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마라. 아무것도 믿지 마라. 모든 것을 점검하라. 94p


리안 모리아티의 책을 많이 읽어왔다. 번역된 책은 거의 다 보지 않았을까. 이런 책의 특성상 번역된 글이 아무리 잘 읽힌다 하더라도 원서를 읽는 것보다는 이해함의 폭이 좁아진다는 특성이 있는 것 같다. 글로서는 이해를 하지만 그네들의 삶이라던가 생활환경, 관습 등을 모르면 이해하기 어려워지는 문화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이 역시도 그러하다. 이야기에는 반전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 반전이 헉 하도록 놀라는 것이 아닌 네가 왜 여기서 나와 이런 식이라서 조금은 뜬금없다 느껴지기도 한다. 거기다가 정황증거라는 이유로 모든 것을 점검하라는 기본을 기억하느냐고 물어보고는 정작 자신을 그렇게 하지 못한 크리스티나도 조금은 약점이 드러나 보인다. 인간적이라서 좋다고 해야 할까. 리안 모리아티의 이야기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더 혹할 그런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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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파 - 조선의 마지막 소리
김해숙 지음 / 다산책방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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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그림에 눈길이 간다. 그냥 이쁘다. 아니 이쁘다기 보다는 요염해 보인다. 눈이 강조되어 보이는 얼굴. 전형적인 한국 사람같으면서도 또 어딘가 모르게 묘한 느낌을 주는 그런 얼굴. 뒤로 쪽지어 틀어 올린 머리가 그 속에 꽂힌 나비떨잠이 더욱 눈길을 잡아끈다. 그녀는 책의 제목인 금파다. 


먼저 이 작품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이 이야기는 고창신재효문학상 수상작이다. 이 상에는 제한이 있다. 고창이라는 지역의 역사나 자연, 지리나 인물 등을 소재로 삼고 배경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제한이 있으면 어떻게 보면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더 쉬울 것 같이 보이지만 오히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 속에 녹이는 것이 더 어려울 수도 있다. 심사평에서도 그렇게 말하고 있다. 억지로 끼워 넣은 것 같은 그런 작품들이 보였다고 말이다. 그만큼 녹녹한 일은 아니라는 소리다. 


이 책의 제목이자 주인공인 금파는 허금파다. 김천 출생으로 판소리를 하기 위해서 고창에 왔다고 한다. 남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실존인물이었고 고창과 관련되어 있다고 하니 이보다 더 적합한 인물은 없는 셈이다. 더구나 작가는 자신의 아버지가 소리를 했노라고 작가의 말에 밝히고 있다. 그야말로 최고의 조합인 셈이다. 그래서 작가는 아버지와 자신과 허금파가 함께 작품을 쓰는 동안 그 길을 걸었다고 했구나.


소리는 소리뿐만 아니라 인생도 담을 수 있어야 한다. 98p


금파는 자신이 소리를 배우겠다는 신념으로 이곳 동리정사에 왔다. 그녀는 김세종 선생을 찾아서 자신의 소리를 들어달라고 자신을 제자로 삼아달라고 자신에게 소리를 가르쳐 달라고 하지만 선생은 매정하다. 목소리는 고왔지만 기교는 심한 그런 금파였다. 그래서 그는 그녀에게 포기하기를 기대했던 것일까. 하지만 그녀 또한 만만치는 않았다. 그녀는 그곳에 눌러앉았다. 봉동댁을 엄마라 부르면서 언젠가는 자신의 소리를 들어봐주길 바랐다. 


한때 오디션 열풍이 불었더랬다. 자신의 분야에서 내로라 하는 사람들이 지원자들의 노래를 그리고 춤을 평가했다. 그때 그들이 했던 말 중에 인상적인 것이 있었다. 차라리 아무 것도 모르는 편이 훨씬 더 낫다는 것이다. 목소리가 좋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그런 사람이라면 가르치기가 쉽다는 것이다. 어디서 잘못된 기교를 배우거나 겉멋이 들면 그런 것은 습관이 되어 버리고 고정되어 버리기에 오히려 더 고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금파도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어려서부터 소리에 자질이 있었지만 제대로 소리를 배우기 전에 자신만의 멋이 들어버린 것은 아니었을까.



작은 고을에서 나쁜 소문이 나면 소리하는 데도 문제가 생겼다. 자꾸만 소리를 듣는 게 아니라 몸을 달라는 사람이 생겼다. 29p

양반들은 소리를 듣고 싶네 하면서 그녀를 희롱한다. 그녀가 하고 싶은 것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사람들에게 소리를 들려주고 싶었지 자신의 몸을 팔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왜 남자들은 여자의 몸에만 집착하는 것일까. 권력이 있고 돈이 있으면 그것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들의 생각이 이런 배경 속에서는 늘 드러나는 편이라 불편하다. 하기야 요즘이라고 어디 그런 사람이 없을까마는.


허금파의 소리를 들어보고 싶어진다. 그때 당시에는 영상을 남길 수가 없었다. 사진도 어려운 시절이었다. 그녀의 모습을 담은 그림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더 궁금하다. 그녀를 통해서 나오는 그 소리는 얼마나 대단했을까. 본문 속 구절구절 나오는 소리들에 그녀의 목소리를 얹어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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