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권안, 왕쥔잉, 뤄위정, 바이웨이둬, 푸얼타이, 화웨이즈, 샤이옌, 위빙루, 샤오린, 란니, 장커커, 황아투
등장인물이 꽤 많은데다 낯선 이름이다 보니 한번에 딱 눈에 들어오지 않고 기억되지 않는다. 성과 이름을 같이 붙일 경우나 이름만 이야기 할 경우, 거기에 성에다 호칭을 붙여서 이야기 할 경우 등 생각보다 많은 변화에 헷갈려서 앞쪽에 지도 외에 등장인물을 간략하게라도 첨부해 주었음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쓰면서 읽자니 그 정도는 아닌 거 같고 그냥 읽자니 헷갈리기는 하고. 참 난감하다.
헷갈리는 이름에 비해 사건의 진행이라던가 풀어나가는 방식이라던가 하는 것은 낯설지 않다. 일본 장르문학에서나 우리나라 장르 문학에서도 많이 봐왔던 수법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호텔의 사장이 죽임을 당하고 그 범인을 찾아 가는 이야기다. 지금까지 드러난 상황을 그대로 단정 지어 이러이러하니 그 사람이 범인이야 하고 외치는 상황에서는 약간의 허탈함도 드러난다. 그렇게 쉽게 풀릴 거라고? 하면서 말이다.
앞쪽의 분위기는 약간의 코믹스러움도 존재한다. 어수선함을 그대로 드러낸다. 경찰은 당연히 존재하지만 그들의 활약보다는 오히려 도움을 주는 결정적인 인물이 있다. 게이고의 이야기 중에서 유가와 교수 같은 그런 존재일까. 그가 물리학자였다면 여기 푸얼타이 조교수는 조류학 전문이다. 즉 새 전문인 것이다. 그래서일까 그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새를 보고 범인이 누구일 것이다라는 생각을 해낸다. 독특한 접근법이다.
"도움이 필요하면 단도직입적으로 말씀하세요. 나는 남을 돕길 좋아하는 성격이라 허심탄회하게 도움을 청하면 성의 껏 협조해요." 66p
그런데 이 교수의 성격이 예사롭지 않다. 유가와 교수는 드러내기를 원하지 않았고 직접적으로 사건에 참여하는 것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는데 푸얼타이 교수는 다르다. 조금은 잘난 척 하는, 그러면서도 자신의 일을 예사로 잊어버리는 그런 셩격이랄까. 작가는 이 교수에게 셜록 홈즈같은 그런 천재적인 탐정 역할을 맡기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본문에서도 그런 홈즈스러움을 드러내고 있다. 그가 홈즈라면 그의 친구는 웨이즈는 왓슨같은 역할이다. 하지만 여기서 또 하나가 걸림돌이 있는데 형사인 차이궈안의 성격이다. 그는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자신이 주도권을 잡길 원한다.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너는 빠지라는 식이다. 그러다보니 둘이 안 부딪힐 수가 없다. 이 사건이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
오징어다리튀김, 고구마튀김, 차오와 쭝허탕 등 먹을 거리도 많이 나온다. 대만에 가 본 적이 있다. 시장에서는 언제나 먹을거리가 많은 편인데 문제는 거기 있는 것들이 모두다 맛있어서 언제나 배가 빵빵하니 골목을 빠져나온다는 것이다. 한국 사람의 입맛에도 아주 잘 맞아서 대만에서 입에 맞지 않아 못 먹은 적은 거의 없었었다. 이 이야기를 읽고 있자니 대만의 야시장이나 음식점들이 골목들이 생각나면서 그곳에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첫 장에 교수가 나와서 사건을 주도하고 있기에 그것으로 이야기가 끝일줄 알았지만 섣부른 판단이었다. 경관이 등장을 하고 변호사가 등장을 하고 마지막으로는 인텔 선생이라는 별명을 가진 도둑이 등장을 한다. 저마다 중요한 인물이라서 어느 한 순간도 놓칠 수가 없다. 분명 사건은 하나였는데 그로 인해서 연관되는 인물이 늘어나고 또 다른 사건이 발생을 하게 된다. 같은 사건을 보는 입장이 다르다보니 저마다 자신들의 입장에서 사건을 보고 해결해 가는 그런 방식이다. 낯선 인물들의 이름에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어느 새인가 대만의 문화에 빠져 있었고 익숙한 방법으로 풀어나가서 흠뻑 빠져서 읽게 된다. 표지를 다시 본다. 이 중에 분명 범인이 있다. 누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