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저편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김세화 지음 / 몽실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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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작가의 등장. 기자출신이라 더 정확한 사건묘사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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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략자들
루크 라인하트 지음, 김승욱 옮김 / 비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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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국 관용어 프로테우스 사전의 뜻풀이.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240p)

 

 

당신은 우주에서 지구 외에도 다른 생물체가 즉 외계인이 살고 있다고 믿는 사람인가? 그렇다면 이 이야기가 더욱 당신에게 확 와 닿을 수도 있겠다. 이것은 전적으로 외계인들을 위한 아니 프로테우스를 위한, 프로테우스에 의한, 프로테우스들의 이야기들이니 말이다. 빌리 모턴은 그저 평범한 사람이었다. 자신의 배에 올라탄 그 동그랗고 통통 튀는 털 많은 그것을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어떻게 부르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이름의 FF. 빌리는 이 녀석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간다. 이야기는 거기서부터 시작되었다.

 

하여튼 그런 대중매체가 좌우하는 선거제도를 계속 유지하는 한, 이 나라의 정부는 부자의, 부자에 의한, 부자를 위한 비대의전부가 될 것입니다. (381p)

 

인간보다 몇만배 이상의 지능을 가지고 있는 이 프로테우스들은 자신들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고 컴퓨터를 사용해서 온갖 범죄들을 저지른다. 하지만 인간은 그들을 추적할 수가 없다. 자유자재로 모양을 바꾸고 자유롭게 이동하는 이들의 특성상 체포라는 것 자체가 불가능 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이라는 존재는 이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지내게 될까.

 

외계인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오래 전 영화인 <ET>다. 머리가 크고 키는 작고 팔다리가 긴 생물체. 어떤 전문가는 인간이 나중에 그렇게 될 것이라고 예언도 한 것을 들은 적이 있는 것 같다. 컴퓨터와 기기를 사용하고 잘 움직이지 않고 머리만 쓴다면 인간이 그런 식으로 변화하리라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초창기 이티는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사람을 움직였던 것 같기는 하다. 손가락을 들어서 물체를 이동하는 능력 말이다. 하지만 그때 당시는 컴퓨터가 일반화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의 능력을 그외 다른 것으로 알아보기는 힘들 것같다. 그 다음에는 '기즈모'라는 존재가 떠오른다. 물이 닿으면 괴물로 변하는 생명체. 이 생물은 외계인이라고 해야 할까 다른 괴물이라는 범주에 넣어야 할까 약간 애매하기는 하다.

당신들이 아무 기억도 없다는 말을 믿을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333p)

 

마지막으로 영화 <맨 인 블랙>에 나왔던 외계인들이 생각난다. 작가도 아마 그 외계인들을 생각한 듯 하다. 뒤로 갈수록 상황이 심각해지자 마지막으로 생각한 것이 아무 기억도 없었다고 주장하라는 것이라니.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외계인들을 본 것을 기억에서 삭제하기 위해서 라이트 빔을 사용하는 것을 기억하면 아마 가장 정확한 묘사가 되지 않을까. 실제로 본문에서 그런 기기가 다루어지지는 않지만 그런 식으로 비슷한 전개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나는 나야, 그렇지? (406p)

 

거기다 사람들이 어렸을 때 한번쯤은 들어봄직한 도플갱어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내가 기억하고 있던 전래동화에서는 사람의 손톱을 먹은 쥐가 둔갑을 해서 그 사람과 똑같은 모습으로 바뀐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주인을 내쫓고 자신이 주인 행세를 하는 것이었는데 그것과 똑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저들이 지능이 뛰어나고 사람들을 그대로 복제할수도 있다. 물론 헛점부분이 드러나서 완벽하게 똑같지는 않지만 말이다.

 

 

모든 시민은 적어도 하루에 한 번씩 그냥 재미로 뭔가를 할 의무가 있다. (492p)

 

저들에게 왜 범죄를 저지르냐고 한다면 그들은 그냥 재미라는 한 단어로 모든 것을 뭉뚱거린다. 그만큼 그들에게는 재미라는 요소가 중요한 것이다. 사람들이 살면서 재미라는 것을 얼마나 많이 생각할까. 살다보면 재미라는 요소는 오히려 잊어버리게 되는 그런 요소가 아닐까. 작가는 그런 면을 더 부각시키려 한듯이도 보인다. 인간에게도 재미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이다. 아마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하루에 한번 그냥 재미로 하라는 것 하나는 달성한 듯 싶다. 이 책은 그런 재미를 충분히 만족시켜주고 있으니 말이다. 아마 이 알 수 없는 듯한 책의 표지도 그런 재미스러운 부분을 전면에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누구라도 한번쯤은 이 표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한참 생각해볼 것 같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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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식당 2 : 저세상 오디션 (특별판) 특별한 서재 특별판 시리즈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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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식당]을 읽지 않았더라면 나는 아마도 이 책을 외면했을지도 모른다. [저세상 오디션]이라는 제목은 성인용이라기보다는 청소년용 도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제목 뒤에 붙은 구미호식당2라는 부제를 보는 순간 이 책은 반드시 읽어야만 하는 소설이라는 확신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만큼 전작에 대한 믿음이 있었던 것이고 그것을 출판사에서도 아는 것이리라.


사실 구미호 식당도 처음에는 외면했었던 작품이었다. 같은 이유에서다. 어디선가 본 듯한 제목이 그랬고 조금은 유치해 보이는 일러스트가 그런 느낌을 가지게 만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직접 읽어본 느낌은 그야말로 대박, 이렇게 몰입성 있고 감동과 재미를 주는 작품을 놓치면 아깝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진부한 표현이라 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 그 책이 실제로 그러하니까. 그렇다면 이번 작품은 어떨까.


기본적으로 두 작품 모두 죽은 사람을 주인공으로 삼고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적 제약이 있는 것이 첫번째 이야기였다면 이번에는 자신의 생을 마치지 않고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야말로 저세상 사람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한꺼번에 열 세명의 이야기를 다 담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작가도 그 무리들 중에서 가장 특색 있는 몇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여러 히트곳을 낸 작곡가라던지 잘 나가는 십대 래퍼나 그녀를 막으려던 같은 학교 친구까지 보다 폭 넓게 여러 세대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다양성을 주고 포괄적인 이야기를 주어서 흥미를 놓치지 않는다.

살아 있을 당시 그들 사이의 접점은 있을 수도 또는 전혀 없을 수도 있다. 언제 죽었는지도 정확하게 나와 있지는 않다. 단지 그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아내지 못하고 죽음을 선택했다는 그런 공통점만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저세상으로도 바로 갈 수 없다. 그런 그들에게 주어진 것은 바로 오디션. 오디션을 봐서 심사위원들을 감동시켜야만 저세상으로 갈 수 있는 것이다. 살아서도 경쟁, 죽어서도 경쟁인 셈이다.그들은 어떤 방법으로 심사위원들이 눈물을 흘리게 할 수 있을까.


부디 너에게 남아 있는 그 시간을 행복하게 보내라. 오늘이 힘들다고 해서 내일도 힘들지는 않다. 오늘이 불행하다고 해서 내일까지 불행하지는 않다. 나는 사람들이 세상에 나가 보낼 시간들을 공평하게 만들었다. 견디고 또 즐기면서 살아라. (218p)


아마도 이 부분이 작가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이 아니었을까. 누구나 힘든 날은 있다는 것. 하지만 그 힘든 날이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는 다는 것. 어떻게든지 살다 보면 좋은 날은 또 온다는 것. 그러니 제발 당신들이여 살아라. 이렇게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우리나라는 한때 자살률 1위라는 아주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은 어떨까. 지금도 그 타이틀을 계속 가지고 있을까. 부디 이 시간에도 혹시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전에 이 책을 한번만 읽어봤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그들의 선택도 달라지지 않을까. 생은 한번 뿐이기에 포기하기 전에 딱 한번만이라도 이 책을 읽을 수 있기를. 그들에게 이 책이 전달될 수 있기를 바라고 또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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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 그리움이 깊으면 모든 별들이 가깝다
박범신 지음, 성호은 일러스트 / 시월의책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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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얼마 전에도 오래 전 나왔었던 작품을 읽었다. 그저 단순히 읽을 책이 없다는 이유로 나눔 받은 책을 집어들었는데 어렵쇼. 이거 생각보다 너무 재미난 거다. 그런 마력이 있는 것이 박범신 작가의 소설이다.


그렇다면 에세이는 어떨까. 힐링과 하루라는 제목으로 두권의 에세이가 동시에 출간되었다. 힐링은 3년간 sns에 올린 글들을 모아서 펴냈다고 했다. 힐링도 궁금하지만 하루라는 짧은 이 이야기가 나의 관심을 더 끌었다. 시간의 흐름을 통해서 우리의 인생을 사색하는 글들. 어디선가 본듯한 문장말고 작가다움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글이 궁금했던 것이라고 하자.


아침, 낮, 저녁, 밤 그리고 새벽. 하루의 여러 시간대 중에서 어떤 시간을 가장 좋아하는가. 내가 좋아하는 시간은 아무래도 밤이다. 분주한 아침도 아니고 바쁜 낮도 아닌 일과가 끝난 저녁도 아니고 하루를 마감하는 밤. 짙은 네이비 컬러의 조용한 한밤중. 그런 밤을 너무도 사랑한다. 시간대별로 나누어져 있지만 글들은 딱히 그 시간을 신경쓰지 않고 읽어도 좋다. 어느 시간대라도 마음에 드는 문장을 읽으면 그뿐이다.


봐, 당신은 빛나고 있어. 자신을 소중히 여겨. (50p)


이 책을 읽은 후 읽었던 [저세상 오디션]의 그 영혼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내지 못하고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이었다. 나름대로 다들 이유는 있겠지만 그래도 삶을 포기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에게 자신을 소중히 여기라고 한 마디만 해주었다면 그들의 인생은 달라질 수 있었을까.


성 소피아 성당의 눈물을 흘리는 기둥(102p)을 설명하는  문장을 보는 순간 내가 갔었던 터키의 소피아 성당이 생각났다. 그 기둥이 눈물을 흘리는 기둥이었던가. 그 기둥에는 구멍이 나 있다. 가이드 말로는 그 구멍에 손가락을 넣고 한바퀴를 빙 돌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했었다. 직접 시범도 보여 줬었다. 그래서 우리는 길게 줄을 섰고 차례대로 그곳에 손을 넣고 빙 돌렸었다. 누군가는 잘못 돌려서 온 몸이 뱅뱅 꼬이는 참사도 일어났었다. 나는 작가의 한 문장에서 내 기억들을 소환하고 있다.그때의 내 소원은 무엇이었던가. 그 소원은 이루어졌던가.


흐드러지게 핀 메밀꽃 밭과 시릴 만큼 맑은 달빛과 이랑을  쓰다듬고 지나가는 부드러운 바람을 한통으로 만난다. (98p)

이 문장을 보고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을 읽고 싶어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죄다. 이렇게 아름답게 설명해 놓은 문장을 보면 실제로 원작에서는 어떻게 표현이 되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하얀 메밀밭을 소금을 뿌려놓은 것 처럼 표현했던 그 작품. 분명 읽었음에도 그 느낌을 다시 받고 싶어 다시 읽어보고 싶어진다. 역시 책은 책을 부른다.


모든 예술가의 최종적인 꿈은 불멸이다. (147p)


이미 작가들은 불멸을 이룬 것이 아닌가. 비록 그들은 죽을지언정 그들의 작품은 영원토록 살아 있을테니 말이다. 아니 비단 작가들 뿐 아니라 조각가들도 그럴 것이고 화가들도 그럴 것이고 음악가들도, 가수들도 그럴 것이다. 결국 모든 예술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만들어 대중들에게 보인 이상 누구나 최종적인 꿈을 이룬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의 작품은 영원토록 남아 있을 것이므로 말이다. 그러므로 영원토록 남고 싶은 당신, 작품을 만들어라.


시간대 별로 구분이 되어 있다 하더라도 뚜렷한 제목을 달고 있지는 않고 누군가에게 말을 하듯이 하는 구어체와 문어체도 섞여 있고 어디서부터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도 알 수 없는 그런 문장들이지만 읽다보면 하루가 지나갈 것이다. 이 문장들을 읽으면서 힐링을 느낀다면 같이 나온 힐링과 이 책의 하루라는 제목은 바뀌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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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사람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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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은행 강도, 아파트 오픈하우스, 인질극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그보다는 바보들에 대한 이야기에 더 가깝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닐 수도 있다. (151p)

 

이렇게 세상 유쾌한 인질극이 또 있을까. 만약 기회가 된다면 그들이 몽땅 인질로 잡혀 있는 그곳에 합류하고 싶을 정도다. 처음에는 다들 놀랐을 것이다. 평온하게 아파트를 보고 있는 와중에 까만 마스크로 얼굴 전면을 다 가리고 -사실 모자에 구멍을 낸 것이지만- 총을 들고 들어온 그 사람을 보았을 때는 말이다. 그 사람이 누구인줄도 몰랐고 뭐하러 이곳에 왔는줄도 몰랐고 바라는 것이 무엇인줄도 몰랐으니 말이다. 누구나 힘들고 어려운 때는 있는 법이고 누구나 처음이라는 것은 있는 법이다.

 

원래 계획은 그랬다. 은행을 털자는 것. 총을 가지고 얼굴를 가리고 은행에 쳐들어가서 돈을 달라고 하면 쉽게 돈이 나올줄 알았던 것일까. 그 은행강도는. 자신이 바라는 액수가 크지 않으니 은행에서 선뜻 줄 걸로 믿었던 것일까 그 은행강도는. 역시나 초보는 엉성하다.

 

최악의 인질이야. 당신들은 역대 최악의 인질이야. (263p)

 

전작인 [오베라는 남자]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브릿마리 여기 있다] 이 세 권의 책에는 공통점이 있다. 한 사람의 주인공이 부각된다는 것이고 그들을 둘러싼 주위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는 것이다. 이 책은 조금 결이 다르다. 이 책에서는 일단 등장인물이 많다. 오픈하우스라는 특징 때문이다. 우리와는 다르게 집을 보러오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면 집을 청소해 놓고 하루를 비운다. 그러면 보고 싶은 사람들이 날짜를 맞추어서 그날 모두 보러 오는 것이다.

 

그래서 여기 그렇게 사람이 많았었다. 그 아파트를 살까 하는 생각으로 보러 온 사람들이어서 말이다. 집을 욕심내는 두커플과 우연찮게 들어간 한 남자와 그저 구경이 목표였던 한 여자와 남편이 아직 들어오지 않은 노부인 한명. 그리고 중계업자. 이러다 보니 헷갈릴 법도 하건만 작가는 적절한 분배로 그들 사이에 일어나는 긴장감을 해소하고 퍼니함만을 남겨 놓았다.

 


 

 

작가는 이 책을 쓰기 위해서 전작을 모두 썼었나 보다. 이 말을 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전작에서 나왔던 인물들이 특징을 그대로 살린 인물들이 여기 존재하는 것이다. 오베처럼 겉은 까칠해도 속은 따스한 사람도 있고 엘사의 할머니처럼 공감을 해주는 사람도 있고 브릿마리처럼 나이는 들었어도 당당한 사람도 존재한다. 그야말로 전작들에서 나오는 캐릭터의 향연인 것이다. 아마도 작가의 전작들을 모두 읽은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쾌감 아닐까.

 

흔히 인간의 성격은 경험의 총합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게 전적으로 맞는 말은 아니다. 과거가 모든 것을 규정한다면 우리는 자기 자신을 절대 견딜 수 없을 것이다. 어제 저지른 실수들이 우리의 전부는 아니라고 자신할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의 선택, 다가올 미래도 우리의 전부라고 말이다. (462p)

 

사람들은 누구나 불안하다. 그것은 미래를 모르기 때문일 수도 있다. 자신들이 당장 일초 후라도 어떻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없으니 불안해 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앞날을 알아보고 위해서 점을 보러 다니는 것이 아닐까. 그것이 과히 맞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여기 이 사람들도 그랬을 것이다. 그들이 어떤 일을 당할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은행강도도 마찬가지다. 그 사람도 자신이 이런 계획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이 그대로 이루어질지 아닐지에 대한 보장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결국 모두가 다 불안한 사람들이 되는 것이다. 작가는 그런 요소를 아주 잘 꿰뚫고 있다. 옮긴이의 말을 빌자면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들을 결코 무겁지 않게 포장해내는 능력이 있는 작가라고 했다. 이 말을 보면서 완전 공감을 외칠 수 밖에 없었다. 이 이야기는 근본적으로는 무겁지만 그렇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유쾌하고 상쾌하며 통쾌하게 느껴진다. 바로 그것이 이 프레드릭 베크만이라는 작가가 가지고 있는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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