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행복은 간장밥 - 그립고 그리운 법정 스님의 목소리 샘터 필사책 1
법정 지음, 샘터 편집부 엮음, 모노 그림 / 샘터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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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표지와 뒷표지가 법정스님이 하고픈 말을 다해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인상적이다. 특히 뒷표지의 글, 제일 앞장에도 실린 글은 두고두고 곱씹어 생각해보게 된다. 갓지은 밥에 참기름 몇방울 그리고 간장 넣어 비빈 밥, 그 밥이 참 맛있다고 한 법정스님의 모습이 연상되어 빙그레 웃음이 지어지기도 한다. 이 밥 위에 달걀프라이라도 덮여진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이리라.

 

그가 떠난지 벌써 시간이 많이 흘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를 그리워하고 그의 글을 읽으면서 생전에 그가 하던 말을 기억하고 다시 생각하고 마음속에 기억하게 된다. 스님이었지만 종교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그이기에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서 사랑을 얻지 않았을까.

 

실제로 법정스님은 이해인 수녀님과 편지를 통해서 이야기를 나눌만큼 많은 친분이 있었다. 이 책에도 실린 짧은 편지글을 통해서 그들의 우정을 지켜볼 수 있다. 법정스님은 떠나셨지만 이해인 수녀님이 계셔서 아직까지는 좋은 글을 읽을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이다.

 

특히 2장의 인간법정을 통해서는 스님이시면서도 인간일수 밖에 없었던 모습을 볼수 있어서 더욱 가까이 느껴진다. 우러러 보는 그런 존재가 아니라 스님도 나와 같은 사람이었구나 하는 공감이 느껴져서 좋았달까. 서신들도 여기에서 볼 수 있고 인도에 다녀온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의 느낀 점을 짤막하게 늘어놓은 것에서는 인도여행에 대한 바람을 다시 한 번 불러일으키게 했다. 언젠가는 꼭 다녀와아겠다는 결심을 하게도 되고.

 

책을 펴면 전반적으로 옅은 푸른빛을 느낄 수 있다. 모노 작가의 그림으로 채워진 이 책은 책을 잡고 후루룩 넘기면 푸른 하늘을 느낄 수 있고 중간중간 빈 하얀 공간은 하늘에 띄워진 구름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날이 아주 쨍쨍해서 눈도 뜰 수 없는 그런 하늘이 아니라 적당한 구름이 하늘과 함께 조화롭게 어울리는 그런 날 좋은 하늘. 날이 좋아서 나는 이 책을 밖으로 가지고 가서 읽었노라라고 말하고 싶은 그런 날.

 

특히 이 책은 빈 공간이 많다. 빽빽하지 않게 편집함으로써 독자들이 따라서 글을 써 볼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짧은 글을 따라서 쓰면서 그 글자에 담겨있는 의미를 파악하게 되고 그 글을 썼을 때 스님의 마음을 생각하게 된다. 스님방에 쇳덩이가 있는 것은 상상할수도 없다며 평소에도 만년필로 글을  쓰셨던 스님.

 

볼펜은 너무 빨리 굴러가서 자신이 쓰고자 하는 것을 담을 수 없다면서 만년필로 쓰셨다고 한다. 그 스님의 모습을 닮아 만년필로 하나하나 정성을 담아서 써보는 것도 좋겠다. 4장에는 스님이 즐겨 읽으신 경전에 읽는 글들을 추려 엮었다. 차분히 따라 쓴다면 이보다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좋은 방법을 없을 듯 하다.

 

글을 쓰는 것보다는 읽는 것이 훨씬 더 즐겁다(90p)고 하신 스님의 말처럼 나 또한 아직은 읽는 것이 훨씬 더 즐겁다. 그 즐거움을 앞으로도 계속 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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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 1 - 5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5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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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르비족, 트레베리족, 벨가이족, 게르만족, 레미족, 아이우디족, 세노네스족, 카르누테스족, 트라보키족, 수에비족... 이루 말할수 없이 많은 부족들의 대행진이다. 끊임없이 나오는 부족들의 이름에 지칠법도 하건만 그건 그리 중요한 일은 아니다. 몇 중요한 부족들을 빼고는 다 한번씩 눈길만 주고 넘어가도 되므로 말이다.

 

마스터스 오브 로마시리즈의 제5부인 [카이사르]이다. 전 3권으로 구성된 카이사르는 4부인 [카이사르의 여자들]로부터 5년후 그가 두 갈리아 및 프로빙키아와 일리리쿰의 총독인 상황에서 시작된다. 그가 원정을 나간 사이에 도착한 한통의 편지. 로마의 일인자이자 카이사르의 사위인 폼페이우스로부터 온 편지다. 중요한 일이 아니라면 기다려야 할 편지겠지만 통신참모부 소속 트레바티우스는 직접 편지를 들고 가고 있다. 로마에서 온 이 편지에는 어떤 내용이 적혀 있을까.

 

카이사르의 여자들, 풀입관, 로마의 일인자, 포르투나의 선택 등 5부가 시작되기 전에 나온 1-4부까지의 이야기들을 읽어준다면 훨씬 더 쉽게 받아들여질 이야기이지만 앞의 이야기를 읽지 않았다 하더라도 카이사르의 이야기부터 시작하는데도 무리가 없다. 나 또한 그렇게 읽기 시작했으므로. 한편의 소설을 역사서처럼 읽어내려간다. 하나하나 꼼꼼히 확인하면서. 그래야만 더욱 재미나게 읽을수 있는 책이다.

 

콜린매컬로라는 작가가 낯설게 느껴질수도 있겠지만 [가시나무새]의 작가라고 하면 쉽게 누군지 알수 있다. 영미권에서는 역사소설가로 명성이 나 있다는데 아마도 이 [마스터스오브 로마] 시리즈가 그 명성을 대신해주는 듯 하다. 그만큼 대작이고 방대하며 웅장한 느낌마저 주는 작품들이다. 한번 손에 잡으면 로마를 비롯한 그 당시 세계로 타임슬립한 느낌을 받기에 충분한 작품. 작가는 독자가 작품속에서 살아서 움직이이고 자신의 주인공들과 더불어 그곳에서 함께 있도록 잡아 당기는 마법과도 같은 필력을 발휘했다. 대단하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수밖에 없다.

 

카이사르는 이미 이 시점에서 그는 로마의 속주를 여러 곳으로 늘렸고 그들로부터 돈을 받아 로마의 재정확립에 기여를 했으며 높은 사람으로써 거들먹거리는 것이 아니라 이동할 때도 그들과 같이 걷는 등 위아래 사람들 가릴 것 없이 인정을 받는 그러한 사람이었다. 다음의 비유 또한 그의 명철함과 유능함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준다. 펄펄 끓는 솥 여러 개를 동시에 능숙하게 다루는 사람을 싫어하기란 어려운 일이다.(75p)

 

그는 유능하면서도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었다. 동양사람들이 4라는 숫자를 싫어하는 것처럼 서양 사람들은 13이라는 숫자를 싫어한다. 더군다나 13군단이 이미 패배를 했다면 그 다음에는 열세번째 군단을 만들기조차 어려워진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새 13군단을 1년동안 내가 직접 데리고 다니겠네. 1년후에 13군단 병사들은 13을 행운의 숫자로 여기게 될 거야.(167p)

 

13이라는 숫자를 건너뛰고 14군단을 만들어 봐야 그들은 자기네들이 열세번째라는 것을 인식하고 그렇게 행동활 것이라는 꿰뚫어 본 그는 아예 정면돌파를 선택한다. 다시 13군대를 만들어서 자신이 직접 1년동안 통솔하고 다니면서 그들의 실력을 키워놓겠다는 것이다. 승승장구한다는 것을 보여주면 그들의 인식이 바뀔 거라는 것이다. 그의 대범함이 엿보이는 순간이다.

 

로마의 지배는 은밀하오. 반면 게르만족은 노골적이오. 그러니 차라리 게르만족이 더 상대하기 쉽소.(181p)

카이사르는 무력으로만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들지 않았다. 게르만족을 제외한 나머지 부족들을 모아 놓고 회의를 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을 보면 그들의 대부분은 로마편을 들었으니 개중에는 저렇게 게르만족의 편을 든 부족장도 있었다. 그의 말도 일리는 있는 법이다. 은밀한 공격과 노골적인 공격. 아예 대 놓고 드러내는 사람들은 그리 어렵지 않은 법이다. 분명 로마의 무서움을 알기에 저리 말했을 것이다. 그 배경에는 역시 카이사르가 있다.

 

모든 계층의 사람들에게 골고루 인정을 받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을 해내는 사람이 카.이.사.르.다. 그는 한사람 한사람을 소중히 생각했고 자신의 가족처럼 여겼다. 멀리 떨어져 있는 자신이 가족들에게는 잘할 수 없었지만 비극적인 소식이 들려왔을 때 그가 취한 행동을 보면 그가 얼마나 가족들을 사랑했는지를 충분히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사실이다. 또한 용맹한 맹장이었고 지헤로운 군주였다.

 

그렇기 때문에 그를 노리는 사람은 많았을 것이고 호시탐탐 그를 몰아내려고 했을 것이다. 길리아 정복은 끝이 났지만 로마에서는 오히려 더 복잡한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그의 사위였던 폼페이우스마저도 그의 제안을 거절하고  반대편으로 돌아선 이 시점에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는 어떤 전략으로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갈까. 인간적이면서 뛰어난 지략을 가진 그의 결정을 믿고 지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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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이웃
이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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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연극이 끝났다. 연극이 끝나고 난 후 불꺼진 객석에 앉아 본 일이 있을까. 관객들은 저마다 빠져나가기 바쁘지만 배우들은 자신들이 혼신을 다해서 쏟아부은 그 연극이 끝나고 난 후 약간은 허탈함마저도 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인생도 한 편의 연극과도 같은 것이 아닐까. 영화처럼 되풀이해서 상영을 할 수도 없는 단 한번뿐인 일회로 끝나버리는 연극.

 

전원버튼만 누르면 언제든 따따부따 떠벌리는 TV드라마아 극장마다 몇 차례씩 틀어대는 영화와는 달랐다. 수백 년 동안 수천수만 번 공연되었을지라도 오직 그 시간과 장소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없을 독자적인 언어와 몸짓. (57p)

80년대를 생각하면 매캐하게 뿜어져 나오던 최루탄 가스가 먼저 생각이 난다. 그 시절을 살아본 사람들중에 한번도 그런 냄새를 맡아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소위 대학가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퍼져나왔었다. 그중에서도 문학이나 예술을 한다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공연을 통해서 자신들의 생각을 드러내려고 애썼고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잡혀가기도 했었다. 그 당시에 대학생이었다면 내가 할수 있는 무언가 다른 일이 있었을까?

 

정권에 대해서 반대를 외치는 사람이 있다. 최민석이라는 이름의 그를 기준은 쫓고 있다. 그를 꼭 잡아야만 한다. 위에서 내려오는 모든 정보들은 입수 되었고 이제 그를 체포하러 가기만 하면 된다. 다 잡았다고 생각했지만 손에 잡힌 모래처럼, 신기루처럼, 허상인가 싶게 그는 또  빠져나갔다. 기준은 문책되었다.

 

자신만의 연극을 만들고 싶어하는 태주, 줄리어스 시저라는 제목의 연극을 올렸다. 사전검열이 있던 시절 지금보다는 훨씬 더 까다로왔다. 우여곡절끝에 올리게 된 연극. 뿌듯했을 것이다. 사람들의 인정을 받고 마지막 공연을 올리기 전까지는. 마지막 공연에서 단 한 단어를 바꿨을 뿐인데 그를 비롯한 모든 극단 사람들은 연행되기에 이른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인생이 다 다르다. 살아온 인생 이야기 어디 하나 똑같은 사람이 있을까. 다르게 살았으니 인생이야기는 무궁무진하게 다양함을 엮어내며 그 하나하나가 모두 다른 연극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기준과 태주를 비롯한 이 글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의 인생이 그러하지 않았을까. 저마다 자신들의 삶을 충실히 이행하고 싶었을 것이다.

 

누군가가 만들어 준 대본에 의해서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만의, 자신이 원하는 그러한 공연을 하고 싶었을 것이다. 모든 것이 다 완벽하게 짜여진 세트상에서의 연기와는 다르게 '인생'이라는 배경에서는 수많은 변수가 작용을 한다. 그런 상황에서 당신의 인생 연기는 어떠하게 펼쳐질 것인가.

 

작가는 오래전 이야기를 써두었다가 상황이 여의치 않게 되자 묻어두었다고 했다. 그후 수정작업을 거쳐서 나온 것이 바로 이 이야기라고 했다. 분명 8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금의 시점과 비교해서 별다를 것 같지 않은 이야기가 왠지 모르게 씁쓸함을 나아낸다. 그때 당시와 비교해서 매캐하게 눈물을 뿌려댔던 최루탄 가스의 냄새는 없지만 그보다 더 독한 '현실살이의 힘듦'이라는 가스속에서 우리는 중독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이미 중독된 자들게에게는 더이상 그 냄새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고 한다. 어쩌면 우리는 이미 오래도록 중독되어 그것을 느끼지 못하고 그저 누군가가 조종하는대로 그것이 참인지 거짓인지 모르는 상태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떤 하나로 규정된 채 의문은 없어지고 생기를 잃게 된 슈뢰딩거의 고양이가 아닌가 말인가.(217p)

 

"핵심은 재현이 아니라 창조야. 배우는 앵무새가 아니라 예술가니까. 대본만 달달 외워 조잘댄다고 문장 속의 인물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 천만에. 그건 연기가 아니라 흉내에 지나지 않아. 동물원 우리 안에 있는 원숭이도 할 수 있는 거라고!" (10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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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천재가 된 홍 팀장 - 실행력을 높이는 기적의 독서 솔루션
강규형 지음 / 다산라이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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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독서천재가 된 홍대리]를 말하지 않고 넘어갈수 없겠다. 인문학 강사인 이지성 저자의 책. 1권이 꽤 인기를 얻었고 그에 힘입어 2권까지 나온 상태이다. 사람들은 왜 그 책에 열광했던 것인가. 독서라는 것이 어렵기에 그런 사람들에게 좀더 쉽게 접근해주기위한 책은 많다. 이 책만의 장점을 찾으라면 아무래도 현실에 가장 적용하기 쉽게 만들어준다는 것일듯 하다.

 

1권에서 생존을 위해 독서를 했다면 2권에서는 보다 철학적으로 독서를 했음에도 왜 자신의 삶이 바뀌질 않는지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고 있으므로 연결성이 있어서 더욱 사랑을 받았던 책일지도 모르겠다. 그의 연속성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제목부터도 같다. '홍대리'였던 그 친구는 이제 팀장으로 승진했다. 같은 저자의 책인가 했더니 저자가 바뀌었다. 내용은 기본 골격을 그대로 가져가고 있으므로 크게 낯설지는 않으리라 생각되어진다.

 

'대리'라는 직급과 '팀장'이라는 직급은 다르다. 그것도 아주 많이 다르다. 일단은 책임소재부터가 다르다. 대리는 일단 부하직원으로 시키는 것만 하면 적어도 칭찬을 받을수 있다. 그러나 팀장이라는 위치는 자신이 하나의 팀을 맡아서 구성원들을 이끌어 가야 하며 프로젝트를 맡으면 그것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책임을 져야 하는 팀장의 임무는 막강할 수밖에 없다. 

 

잘 나가던 그는 팀을 이끌어 가는데 팀원들과 부딪히는가 하면 실적도 엉망이고 프로젝트 또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 '강대표'라는 사람의 독서멘토링이 소개되어진다. 가뜩이나 바쁜 하루하루에서 독서멘토를 만남으로 무엇이 달라질수 있을까 하지만 처음 만남부터 그는 홀딱 빠져서 열심히 듣고 실천하기에 이르게 된다.

 

기본적으로 자신을 다스릴 수 있는 자기경영서적에서 부터 시작해서 책을 읽은 후 기록하는 법과 시간관리법, 목표관리 독서법과 마지막으로 지식관리 독서법까지 다양한 독서관리법을 통해서 어떻게 읽고 정리해야 하는지 방법을 상세히 알려주고 있다. 읽은대로 실천만 한다면 뒷부분에 나와있는 사람들의 후기를 굳이 읽지 않아도 자신의 삶이 바뀌는 것을 먼저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다.

 

물론 이것은 독서를 해서 무엇이 바뀔지를 먼저 전제해야 한다. 독서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정하고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즐기기 위함이고 나만의 재미를 찾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방법과는 전혀 다르다. 책에서는 속독을 하지 말고 중요한 부분은 줄을 치고 접어 놓고 자신의 생각을 적어두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소설류들은 빨리 읽어도 상관없고 줄을 칠 필요도, 적어둘 필요도 없으며 새책처럼 보관하는 것을 좋아해서 접는것은 질색을 하는 편이다. 굳이 중요한 부분이 있다면 따로 적어서 정리해두는 편이다. 나와 같은 성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시중에 나오있는 독서노트를 이용하면 되겠다.

 

저자는 마지막에 자신만의 바인드를 만들라고 하는데 취업을 앞두고 있거나 또는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하거나 자신을 변화시키기를 원하거나 승진을 앞두고 있거나 한다면  꼭 한번쯤은 해보라고 권하고 싶은 방법이기는 하다. 쉽지 않다. 절대 쉽지 않다는 것을 전제로 하지만 그 나름대로 잇점과 자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을 만드는 자체로서 당신의 삶을 변화하고 있으니 말이다.

 

독서라는 것은 책을 읽는 것이다. 정신적이 일이다. 그 정신적인 과정을 실현하지 못하고 그대로 머리속에 보관만 하고 있다면 전혀 쓸모없는 지식이 되어 버리고 만다. 읽어라. 그리고 행동하라.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참고로 저자는 뒤쪽에 여러 도서 리스트를 첨부해두었다. 각 분야별로 기초가 되는 씨앗도서와 필수도서, 선택도서로 나누고 있으므로 관심이 있는 부분의 도서들을 읽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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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당 빛의 일기 - 하
박은령 원작, 손현경 각색 / 비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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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자식을 키워낸 어머니. 실력이 뛰어난 화가. 칭송을 받는 신사임당. 정작 그녀의 삶을 돌아본다면 이 책이 픽션임을 감안하고 읽는다 하더라도 항상 행복하지는 않았으리라. 그것은 잘못된 배우자의 선택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녀가 어떻게 급하게 혼인을 하게 되었는지 역사적인 사실을 알지 못하지만 이야기속에서는 아버지를 위해서 자신이 사랑하던 사람, 이겸을 위해서 그렇게 선택을 한 것으로 되어있다.

 

이후로도 계속 끊임없이 위협을 당한 것을 생각하면 그 결정이 반드시 옳은 것이었다고도 할수는 없을 것 같다. 평생을 그리워만 한 사람. 자신이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기에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필부가 원망스럽기도 했을 터였다. 과게에 합격하지 못하고 번번히 돌아오는 가장이 밉기도 했을 터였다. 먹을 것이 없어서 자신을 쳐다보는 아이들을 보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장 잘 하는 일, 그림을 그려서라도 아이들을 먹이고 입히고 키워야 했어야 할 것이다. 그러니 어찌 남편에게 원망이 가지 않을 수 있을었을까.

 

반대로 본다면 그 남편 또한 답답하지 않을 수 없겠다. 평범한 필녀를 만났다면 그의 삶은 오히려 더 편하지 않았을까. 그저 하루 먹을 것만 걱정하며 자신의 욕구에만 충족한 채 살아갔더라면 벼슬이나 급제에 상관하지 않고 그냥 마음이 끌리는 대로 살았다면, 평생을 비교할수 밖에 없는 아내를 만나지 않았다면, 그 또한 더 행복했으맂도 모른다. 잘못된 만남은 평생을 따라붙는 법이다.

 

한복의 색처럼 고운 빛깔의 표지. 상권도 그렇지만 하권의 색은 더욱 곱다. 두권을 마주 놓고 보면 한벌의 한복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자꾸 만져보게 된다. 혹시 이 한복에는 사임당 그녀가 그린 그림이 그려져 있지는 않을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묵포도도의 이야기가 이번편에서 등장한다.

 

자신을 음해하려던 휘음당이 사람을 시켜 자신에게 쏟으려던 찻물이 다른 사람에게 쏟아졌고 빌려 입은 옷을 걱정하던 그녀에게 먹과 붓을 가져오라고 해서 금세 포도를 그려내고 근사한 포도도를 그려내었다는 일화. 이 장면 하나만 보더라도 그녀가 대단히 뛰어난 화가였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주는 바이다. 옛날 중국의 대화가는 벽에 그려놓은 그림을 보고 새들이 진짜인줄 알고 날아와 머리를 박고 죽었다던가. 사임당 또한 그에 버금 갈 듯 싶다.

 

현세와 조선 시대를 연결한 이야기. 한동안 조선시대의 사임당 이야기에 빠져있던 스토리는 본격적으로 현재와 조선을 연결한다. 조선에서는 사임당과 이겸이 쫓김을 당하고 있고 현재에서는 지윤이 민교수로부터 쫓김을 당하고 있다. 분명 금강산도는 가짜인데 민교수는 그것을 진짜로 둔갑시켜 국보지정을 하려고 하고 진짜를 가지고 있는 지윤은 반박을 하고 싶지만 일단은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울 지경이다.

 

사임당과 지윤, 둘다 이 모든 위기와 난관을 이겨내고 자신들의 행복을 찾아낼 수 있을까. 아니 권력을 잡았다는 이유로 거들먹거리면서 자신들의 안위에 방해가 되는 사람들을 처단하는 저들에게 반격을 할수가 있을까. 힘이, 권력이 다는 아닐진대 조선시대나 지금이나 어찌 그렇게 똑같은 행태들을 벌이고 있는지 시대는 달라도 같은 나라 사람이라 그런걸까 작금의 시대와 하등 다를바 없어 비통하기까지 한 심정이다. 사임당 그녀가 진정 바라는 나라, 그런 나라가 지금에라도 이루어질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앞으로의 삶이 점차 나아질 거라는 꿈. 현재는 보잘것없으나 노력하면 좋아질 거라는 꿈.......밤이 어두우나 두렵지 않은 것은, 기다리면 반드시 동이 트고 해가 뜰 것임을 믿기 때문입니다. 여인이라서, 서얼이라서, 양반이 아니라서, 꿈조차 꿀 수 없는 사람이란, 보자기를 뒤집어쓰고 밤길 걷는 심정으로 평생을 살아가는 일입니다. 전하....... 부디 꿈을 꿀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주소서!"  

(27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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