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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배틀 ㅣ 케이스릴러
주영하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살인사건의 주요 동기가 돈과 치정이라죠? 그런데 말이죠. 사람 행위의 동기를 그렇게 간단하게 분류할 순 없을 거 같아요. 질투, 연민, 두려움, 소유욕, 지배욕. 아주 미묘하고 사소한 감정들이 거대한 살의를 낳기도 하더라고요. (84p)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적어도 하나 정도의 sns를 가지고 있다. 회사에서 사람을 뽑을때도 참고로 할 정도로 그 사람에 관한 모든 것을 보여주는 통로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왜 sns를 하는 것일까. 이런 주제를 가지고 논문도 많이 나왔을 것이다. 주로 사람들의 대답은 소통하기 위해서라고 말을 한다.
대화형인 경우에는 전화를 하거나 문자를 하는 것보다 편하기 때문에 많이들 사용한다. 더군다나 한 곳에 있지 않은 여러명이 단체로 의사소통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도구이기도 하다. 포스트형인 경우에는 주로 자신의 일상을 보여주기도 하고 부모들인 경우에는 자식들의 성장과정을 보여주는 수단이기도 하다. 주로 이 경우에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면에 더 신경을 쓰게 된다. 또한 자신의 팔로워 수가 얼마냐에 따라서 등급이 매겨지기도 한다. 그런 것들 때문에 일어나는 분쟁도 상당할 것이다.
사람들은 좋은 것, 이쁜 것, 멋진 것들만을 포스팅한다. 자신이 무언가 새로운 것을 샀다거나 새로운 곳을 다녀왔다거나 비싼 것을 먹었다거나 하면 그런 것들을 사진을 찍어서 포스팅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이라도 하듯이 말이다. 보여주기가 아닌 일상의 기록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런 기록이라면 비공개로 남겨두면 된다. 굳이 공개로 할 필요도 없는데 공개적으로 그런 글들은 올리는 것은 전적으로 보여주고 싶어서가 아닐까 하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물론 자랑하는듯이 보여주는 것은 몇몇 일부일 것이다. 아이의 사진을 올려두는 부모는 아이들의 조부모나 가족들이 보라고 올려놓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저마다의 목적이 다르기에 하나로 묶어서 매도할수는 없다.
남들의 sns를 보면서 받는 상대적인 피로감도 있다. 저사람들은 어떻게 해서 저렇게 잘 사는데 나는 무언가 하는 상대적인 박탈감이 드는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든다면 이 카테고리에서 벗어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누구나 다 매여있을 필요는 없으니 말이다.
한 영어유치원을 배경으로 그곳에 아이들을 보내는 엄마들의 모임. 그녀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를 중심으로 모이게 된다. 남편들이 무슨 일을 하느냐에 따라서 서로 어울리는 모임들도 달라진다. 드러내놓고 차별은 아니지만 끼리끼리 모임에서는 드러나는 법이다. 자신들이 살고 있는 세상에서뿐 아니라 그런 벽은 sns상에서도 드러난다. 어떤 가족이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이라도 다녀온 사진을 올리면 다들 어딜 갔다왔냐부터 시작해서 좋겠다라는 말이 나오기도 부럽다라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포스팅을 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것을 보며 만족감과 우월감을 느낄 것이다. 그런 감정은 자신들도 그보다 더 좋은 곳을 다녀와야겠다는 경쟁심리를 일으키기도 한다. 남들보다 더 잘 살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겠다는 듯이 말이다. 그야말로 행복배틀인 셈이다. 이 배틀은 승자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서로가 서로를 물고 뜯는 그야말로 서바이벌 게임인 것이다. 이 행복배틀의 끝은 결국 죽음이던가.
인간 삶에 고통과 불행은 당연한 것이다. 누구나 삶에 불행의 요소를 가지고 있으며, 누구나 사고처럼 다가온 불행을 겸험할 수 있다. (297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