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고 싶다 케이스릴러
노효두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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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을 수 없는 용의자, 사라진 피해자 유족 그리고 유족과 고탐정의 만남.(74p)

 

어렸을때 엄마는 나를 잠깐 잃어버렸다고 했다. 시장에서. 그야말로 찰나의 순간에 내가 없어졌다고 했다. 그래도 금방 다시 찾아서 다행이었지만 그때 엄마가 나를 찾지 못했다면 지금의 나는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제목에서부터 절절함이 배어난다. 실종자 가족의 이야기다. 차라리 죽었다면 이 세상에 없으니 당시는 마음이 아프지만 살아남은 자들의 슬픔을 안고 그래도 산 사람은 살아갈 수 있다. 경험에 따르면 그러하다. 하지만 실종은 또 다른 차원의 일이다. 어디선가 살아있을 것도 같고 가족을 찾아서 돌아다니고 있을 것도 같고 그렇기 때문에 찾는 것을 멈출 수가 없게 된다. 희망고문인 셈이다.

 

그들에게 한 줄기 희망이 생긴다면 어떨까? 그들은 그것이 설령 썩은 동앗줄이라 해도 잡을 것이다. 그들에게는 고탐정이 한줄기 희망이고 빛이었다. 그는 실종자 가족들을 찾아다니면서 자신이 실종된 사람을 찾아줄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찾은 사람들도 있다. 보통은 의뢰인이 탐정을 찾아서 의뢰를 해야 하는데 이 경우는 전혀 반대가 되어 버렸다. 혹시 그가 범인은 아닐까. 어떻게 그는 실종자들을 찾는 것일까.

 

여기에 여형사가 투입된다. 미제사건 수사팀장인 그녀 역시나 실종자들을 찾는다. 하지만 막막하다. 그러니 그 고탐정이라는 존재가 달갑지 않다.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거기다가 피해자도 나오고 있다. 실종자들의 가족이 죽고 병을 앓고 있다. 분명 그에게는 무엇이 있다.

 

작가는 고탐정에게 특별한 능력을 부여했다. 그것으로 인해서 이 이야기는 모두 성립이 가능하다. 그렇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이야기가 될 수 밖에 없다. 독특한 캐릭터다. 처음에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의 성장과정을 알게 되면 그 의심마저도 합리적으로 변한다.

 

이 캐릭터를 여기서 한번만 보는 것은 너무 아깝다. 형사와 탐정의 조합이 이채로우면서도 조화롭다. 둘이 합을 맞춰서 더 심각한 범죄들을 해결하는 것을 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형사 박진희 그녀 역시 강력반을 원했던 것이 아니었던가. 언젠가는 강력사건에서 그들이 합을 이루는 것을 보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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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토란 : 만능장편 - 집밥을 더 쉽게! 맛있게! 건강하게! 알토란
MBN〈알토란〉제작진.김하진.임성근 지음 / 다온북스컴퍼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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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만 해도 지상파 방송국말고는 그렇게 크게 선택의 폭이 넓지는 않았더랬죠. 하지만 케이블 방송이 생겨나고부터는 굉장히 볼 거리가 많아졌답니다. 물론 한 방송사에서 인기있는 프로그램이 생기면 그와 비슷한 프로그램들이 경쟁적으로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점이 별로이긴 하지만 그래도 일단 여러가지를 볼 수 있어서 좋다는 장점은 있네요.

 

요리 프로그램들은 아무래도 주부들이 가장 많이 보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되어집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부모님과 함께 살아서 그런지 별로 요리에 관심을 두지 않는 편이지만 요리에 관심도 많고 끼니를 챙겨야 하는 엄마는 늘 이런 저런 요리 프로그램들을 챙겨보시면서 팁을 얻기도 하시더군요. 중요한 것들은 따라서 해 보시겠다고 따로 노트도 만들어서 적어두기도 할 만큼 열성적인 시청자랍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너무 빨리 지나가 버려서 그것을 적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는 것이죠.

 

그런 어려움을 알기라도 하는 듯이 요리 프로그램들은 나중에 책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휙휙 넘어가는 동영상보다 실감은 덜하지만 하나씩 보고 따라하기는 책만큼 좋은 선생이 없죠. 특히나 엄마처럼 나이가 있으신 분들에게는 더욱더 말입니다. 알토란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요리연구가 김하진과 한식조리기능장 임성근이 직접 알려주는 노하우들이 이 한권의 책에 가득합니다.

 

만능 찌개장, 만능 비빔장등 이것만 있으면 금방이라도 뚝딱 요리가 만들어지는 앙념장부터 이정현이 만들어 더욱 유명해졌었던 만능 맛간장과 빼놓을 수 없는 만능청까지 여러가지 양념들을 설명하고 있어서 냉장고에 이 양념장들만 있다면 그 어떤 요리도 어렵지 않게 도전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해줍니다. 만능 천연 맛가루의 경우에는 집에도 이미 있어서 엄마의 비법과 다른 것은 무엇이 있을지 비교도 해보게 되고 말입니다.

 

엄마가 화학조미료를 잘 사용하지 않으시기에 만능 돼지고기볶음고추장이나 만능 약고추장들은 이미 집에 있기도 하고 먹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꼭 따라해 보고 싶은 양념장들도 눈에 보입니다. 여름은 지났지만 쉽게 국물을 낼 수 있는 만능 냉육수가 그 중 하나입니다. 잘 익혀 놓았다가 내년 여름에는 날 더워지자마자 한번 해 먹어야 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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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한자퍼즐 1
큰그림 편집부 지음 / 도서출판 큰그림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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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서예 학원에 다닌적이 있습니다. 제가 다닌 서예 학원에서는 한자와 한글 두가지 중에서 선택을 할 수가 있었지요. 저는 한자를 선택했고 동생을 한글을 선택했었답니다. 그 이유인지 몰라도 동생은 한글을 또박또박 참 이쁘게도 씁니다. 반면 제 글씨는 날아갑니다. 성격 급한 탓도 있겠지요.

 

그에 비해서 동생은 한자를 많이 알지는 못합니다. 저는 또래들보다는 많이 아는 편이지요. 따로 공부를 한 적은 학교 다닐때 말고는 없으니 서예 학원의 영향이 컸다고 볼 수 밖에 없겠지요. 물론 학교 다닐때 방학숙제로 천자문을 백번씩 쓴 경험은 있습니다. 어렸을 때 배운 한자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잊어버리지 않는답니다.

 

언젠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자를 몰라서 무슨 글자인지 찾으려고 옥편을 찾는 모습을 보았답니다. 그들은 옥편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도 모르더라구요. 일반적인 사전과는 다르게 옥편은 부수를 알아야 쉽게 찾을수가 있답니다. 이 글자가 조합으로 이루어진 것이라서 기본이 어디인지를 알아야 하는 것이지요. 물론 모른다 하더라도 총획으로 찾는 방법도 있습니다.

 

크로스워드 퍼즐을 좋아합니다. 한국말로 하면 낱말퍼즐이겠지요. 단어를 외울 때 그냥 무작정 외우면 재미도 없고 지루하지만 퍼즐을 이용하면 훨씬 더 쉽고 재미나게 외울수가 있지요. 그런 퍼즐을 한자어로 만든 것이 바로 이 책입니다. 이렇게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네요.

 

퍼즐에 넣어야 할 한자들을 급수별로 분류해서 뜻과 음을 제공하고 있기에 간단한 설명만 읽으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가로 풀이와 세로 풀이가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한글 단어로 하면 누구라도 쉽게 알 수 있는 단어지만 문제는 그것을 한자로 써야 한다는 것이지요. 가능하면 밑에 있는 제시어도 보지 않고 쓸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한자를 보고 써봐도 좋겠습니다. 친절하게 쓰는 획순도 제공하고 있어서 누구라도 쉽게 따라 써 볼 수 있게 구성해 두었네요.

 

저처럼 어른이라면 쉽게 알 수 있지만 어린 아이들도 도전해 볼 수 있도록 이 책에서는 본문에 나오는 단어들을 한글단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해설을 보아도 무슨 단어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대놓고 답을 주는 것이지요. 그래서 포기할 수 없게끔 한번더 신경을 써 두었답니다. 연필로 써보고 지워서 반복해서 도전해봐도 더욱 재미날 것만 같은 그런 퍼즐임에 틀림없네요. 가족끼리 다같이 시간을 내어서 해봐도 좋고 저처럼 차분히 혼자서 오랜만에 한자어를 쓰는 시간을 가져봐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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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히데오에게 뭐든 해 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최선을 다하는 상대는 히데오가 아닌 다다토키다. (146p)

 

작열. 끓는다. 단어도 끓고 표지도  끓는다. 활활 타오른다. 이야기는 작열하다 스스로 지쳐 파멸했다. 언제나 주장하듯이 사랑은 타이밍인 것을. 그러나 그 누구도 그 타이밍을 딱 알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러니 지금 자신의 짝이 옆에 있는 사람이라면 신께 감사하시길.

 

미스터리라고 하지만 전반부에 걸쳐서 사랑이 전제되어 있다. 사랑이 있었기에 복수도 결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사랑이 없었다면 그까짓 일이야 그저 사고로 치부하고 넘어가고 내 인생을 살았으면 될 일이다. 복수를 하고 싶을 만큼 자신의 남편을 사랑한 그녀다.

 

그녀는 지금 방문의사의 아내다. 아침에 남편을 배웅하고 나면 그녀는 본격적으로 집 뒤지기에 나선다. 무언가를 찾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녀는 남편의 은행잔고를 찾아내고 무언가 단서가 될 만한 것들은 무조건 다 사진을 찍어둔다. 그녀는 보통의 아내와는 다르다. 남편에 대해서 사랑이 아닌 그 무언가를 찾고자 접근했음이 너무나도 명백하다.그는 그것을 알지 못한다.

 

남편에게는 동생이 한 명 있었다. 병원에 있는 동생. 여자는 남자에 대한 마음은 좋지 않지만 그 동생에게는 최선을 다해서 도와주고 싶어한다. 자신이 가지지 못했던 아이를 생각하는 것일까. 아니면 남편에 대한 죄책감으로 동생에게 더 잘해주고 싶은 것일까.

 

[성모]의 작가다. 워낙 강한 이야기라서 모두가 다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던 그런 책이다. 그 이후 [절대 정의]로 돌아왔었다. 충분한 미스터리를 담고 있찌만 전작에 비해서 본다면 어느정도 약해진 느낌이 드는 그런 책이었다. 물론 작가 특유의 개인을 통한 사회적 메세지를 전하는 것은 여전했다. 그 이후 이 작품이다.

 

전작들에 비해서 본다면 확실히 어느 정도는 강함이 물렁해졌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그 물렁함이 낯설 뿐 싫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오히려 말랑해진 느낌이 더 부드럽게 다가갈 수 있게 해주고 책장을 빨리 넘기게 만들어 버린다. 두껍지 않은 페이지는 이야기에 속도감을 붙여서 달아난다.

 

그녀의 정체가 밝혀지고 남편이 숨기고 있었던 이야기가 드러나고 동생이 행동을 취하면서 이 모든 이야기는 스스로 봉합한다. 작열하던 이야기는 스스로 불을 줄여간다. 이제는 태울 것을 다 태웠다는 듯이 말이다. 안타깝다. 부디 그들의 남은 인생이 행복하기만을 바랐는데 그렇게도 타이밍은 언제나 서로를 빗겨나는 것일까.

 

나.

이사람에게 끌리기 시작했어-. (19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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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현관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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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 둘째 치고 내용도 둘째 치고 딱 작가 이름만으로 이 책은 읽어보고 싶다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그런 작가가 몇 있다. 쉽게 말하면 믿고 보는 작가라는 뜻이다. 한 작품을 읽어보고 이 작가는 믿을만하다고 생각되어 그 작가의 작품을 찾아서 읽고 많이 읽었기 때문에 더 믿음이 가는 작가들이 있다. 바로 요코야마 히데오가 그런 작가이다. 내게는.

 

꽤나 두꺼운 전작 [64]에 비해서 이 책은 얇은 편이다. 476페이지가 무어 그리 얇으냐고 하겠지만 개인적인 체감은 그러했다. 거기에다가 어디선가 비추어지는 햇살까지 느껴지는 표지는 더 따듯함을 준다. 과연 이 책이 미스터리일까 라는 의심이 생길만큼 말이다. 원제인 노스라이트를 그대로 반영하는 표지이다.

 

아오세 미노루라는 건축가가 살고 싶은 집을 지어주세요. 저희는 신경 쓰지 마시고요. 아오세는 말했다. 제가 그러고 싶습니다. 언젠가 만들고 싶었습니다. 빛을 환대하고, 빛에게 환대 받는 집을.

 

의뢰인이 원하는대로 집을 디자인했다. 보통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살고 싶은 집을 이런저런 조건을 제시하기 마련이지만 그는 그렇지 않았다. 건축가가 살고 싶은 집을 만들어 달라고 했었다.건축가를 전적으로 믿고 의지하는 것일수도 있겠지만 약간의 의심을 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실제로 의심도 했다.

 

그렇게 집을 디자인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곳에 없었다.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어떠할까. 이런 경우에. 당연히 집이 완성되었고 당연히 그 가족들이 살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살기는 커녕 이사를 한 흔적도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본다면 전혀 상관없는 남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찾아 다닐 수 있을까. 아니면 그러려니 무슨 사정이 있겠거니 하고 넘겨 버릴까.

 

내가 읽었던 일본 소설에는 건축가가 몇번 등장을 한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라는 작품에서도 건축가가 주인공이었고 [염원]이라는 작품에서도 건축가가 아이 아버지로 등장을 한다. 이번 작품도 아오세라는 건축가가 등장을 한다. 그가 자신이 만든 작품에 의뢰인이 살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의 행방을 그의 가족들을 행방을 찾아가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사건이 평면적이다. 그렇게 엽기적이지 않다. 주인공이 특정 사건들과 연관성이 없는 탓에 극적인 효과도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번역자은 읽기 쉬운 그런 작품은 아니었다고 하면서 산길을 걷는 것에 이 작품을 비유하고 있다.확 올라가는 때가 있다면 줄기차게 내려가는 길도 있고 구불구불한 맛도 있는 그런  산길 말이다. 큰 사건이 없는 탓에 자칫 밋밋하게 느껴질수도 있지만 이 작품은 그런 밋밋함조차도 강점으로 살리고 있다.

 

창가로 다가갔다. 사실은 들어오자마자 바로 그쪽으로 가고 싶었다. 가슴께에서 거의 천장 부근까지 크게 낸 북향 창. 커튼 줄을 힘껏 당겨 커튼을 젖혔다. 빛이 실내로 내려앉았다. 선도, 다발도 아닌, 지극히 엷게 짜낸 베일 같은 빛이 슬며시 실내 전체를 감싸 안았다. (88p)

 

원제인 노스 라이트는 검색해 보니 특별한 뜻은 없었다. 북쪽에서 비치는 빛일까. 그가 원하던 그런 빛. 집을 볼 때 남향이 제일 좋고 남향 다음이 동향이라고 들었었는데 지금 내가 사는 집은 남서향이다. 채광은 눈이 아플 정도로 들어오고 해 넘어가는 석양이 매일같이 장관인 그런 집이다. 노스라이트는 어떨까. 엷은 베일같은 빛. 그런 빛이 쫙  깔린다면 지극히 편안하고도 아늑한 집이 되지 않을까. 작가의 꼼꼼함과 진중함과 따사로움이 한가득 들어오는 노스라이트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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