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태어난 흑인
여성 작가로써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이야기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고 꾸준히 글을 읽고 써서 작가의 꿈을 이룬 그녀.
이미 그녀의 작품
킨(http://blog.yes24.com/document/8714513)과 블러드 차일드
(http://blog.yes24.com/document/8712131)를 읽은 적이 있지만
이 책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게 된다. 무언가 조금은 더 환상적인 느낌이 든달까.
분명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는 주인공들의 모습이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초능력으로 인해서 조금은 더 다른 생명체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들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 살고 있는 외계인을 보는 듯 한 느낌 마저도 든다. 분명 생경한 느낌이다.
아프리카와 아메리카의 역사와 판타지 그리고 과학까지 모든 것을 아우르고 있는 이 이야기는
'아프로퓨처리즘'의 대표작으로 꼽힌다고 하는데 아프로퓨처리즘이란 아프리카(Afro-)와
미래주의(futurism)의 합성어로, 아프리카 디아스포라의 문화, 역사와 선진 기술의 발전을 융합시킨 문화 양식이다.(네이버
검색)
여기 나이가 들지 않는 여자 아냥우가 있다. 야생종인 그녀. 나이가 들지 않을 뿐 아니라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모습을 바꿀수도 있다. 남자가 되는가 하면 여자도 될수 있고 나이가 든 여자의 모습인가 하면 어느새인가 또 젊은 여자의
모습으로도 변할수 있다. 어디 그뿐인가. 사람이 아닌 다른 어떤 동물의 모습으로도 변할 수 있다. 그야말로 다재다능한 능력을 가진 그녀이다.
여기 그녀를 찾아온 남자 도로가 있다. 그 또한 나이가 들지 않는다. 죽지 않는다. 아니 그는 다른
사람을 죽인다. 자신이 변하고자 하는 사람의 몸을 빼앗고 그 사람을 죽이는 것이다. 한 마을을 다스리는 그가 여기 아냥우를 점찍었다. 야생종이며
제어하기 힘든 그녀이지만 이제 그를 따라서 그들의 세계로 들어갈 것이다. 그곳에서는 어떠한 일들이 벌어질까.
어떻게 보면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인 것 같으면서도 그들이 가진 능력으로 인해서 굉장히 다채로움을 주는
이야기가 되고 있다. 도로와 아냥우는 서로 남편과 아내같은 위치에 있는 것 같으면서도 도로는 자신의 마을을 위해서 강인한 그녀의 육체를
이용하기로 한다. 그리고는 자신의 아들인 아이작과 그녀를 짝지어준다.
아버지와 아들이 한 여자를 데리고 사는 모습은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조금은 어색한 모습이며
이해하기 힘든 장면이기도 하다. 아냥우가 도망칠 방법을 생각해내는 그런 시간이기도 한다. 그런 어색함을 아냥우의 말을 통해서 생각을 통해서
작가는 걸러내고 있다. 아냥우 또한 충분히 그런 것을 꺼려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독자들의 반발을 예상이라도 한듯이 주인공에게 그런 성격을
심어 놓은 것이다.
아이작의 말을 통해서 탈출방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도망치는데 성공하면서도 도로에게 자기
육체를 취하는 즐거움을 주지 않는 방법은 하나뿐일 거에요. 우리 어머니의 방법이요.(205p) 아냥우는 도망치기보다는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 방법을 택했고 그런 그녀 때문에 독자들은 그래서 그녀에게 동화되고 조금은 이 낯선 상황을 잘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게 된다.
아냥우. 평범한 사람에게 백 년,백오십 년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긴지 생각해본 적 있나? (412
p)
도로는 아냥우에게 묻는다. 절대 죽지도 죽을수도 없는 그들이기에 이런 시간들은 그저 찰나의 시간으로만
여겨지는 것일까. 인간이라는 종에게는 이 시간이 평생의 시간일텐데 그들에게는 더없이 짧은 시간일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이 세상을 만든 신이라는
존재에게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존재하는 것인가. 하긴 하루살이의 입장에서 보자면 인간의 인생 또한 영겁의 시간일수도 있겠다.
당신과 아냥우는 성별을 바꾸고, 피부색도 바꾸고, 짝을 짓는 모습이 마치.....
(516p)
내가 누군가의 모습으로 변할 수 있다면 나는 어떤 모습을 선택하게 될까. 도로처럼 다른 사람을 죽이고
그 몸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아냥우처럼 나의 몸 그대로를 변하게 할 수 있다면 어떻게 변하고 싶을까. 이것은 마치 부모가 자신의 아기를
원하는대로 유전자조작을 해서 얻어내는 모습도 될 수 있겠다. 작가는 이미 이 때에 미래를 내다 본 것이 아닐까.
전혀 불가능한 판타지가 아닌 어쩌면 이루어질지도 모를만한 이야기인 sf. 작가의 이야기의 세계는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넓으면서도 그 끝은 현실에 닿아있다. 그래서 그녀의 이야기가 더 흥미로운 것일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