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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처럼 책을 보고 책을 쓰다 - 차별화된 기획을 위한 편집자들의 책 관찰법
박보영.김효선 지음 / 예미 / 2020년 3월
평점 :
합평을 할 때 대원칙이 있다. 첫째 예의를 지킬 것, 둘째 소비자로서 정확하게 평가할 것, 이다.(165p)
책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자신의 책을 가져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자신이 쓰는 것도 좋겠지만 자신이 직접 이야기를 발굴하고 그것을 책으로 만들어 내는 기쁨도 좋다. 물론 이것은 상상으로 할 때만 좋다. 실제로 이것이 일이 되면 그야말로 피튀기지 않는 전쟁이라 할 수 있다.
생각해보라. 어차피 돈을 번다는 것 자체가 전쟁 아니던가. 책을 읽는 독자들의 수는 줄어가고 있는 마당에 이 책을 읽히기 위해서 팔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마케팅이 아닌가 생각하지 말라. 마케팅도 근사한 물건이 있을 때 잘 팔 수 있는 법이다. 결국은 편집자가 하는 일은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 내야 하는 창조주같은 역할인 것이다.
실제 지금 편집자로 일하고 있는 두명의 저자의 공저라서 사실 조금의 기대를 가지고 책을 기다렸는데 생각보다는 얇고 작은 책에 조금 시무룩해졌고 편집자의 이야기보다는 저자에 포커스를 많이 맞춘 것 같아서 조금은 더 시무룩해졌다. 하지만 읽을수록 요기조기서 팁이 되어줄 말이 많아서 그 시무룩함은 곧 잊혀졌다. 책을 읽는 사람들이 보아도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그런 몬텐츠들이 많으며 앞으로 자신의 글을 써서 책을 내보고 싶다는 야망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한번쯤은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자신의 글이 채택이 되지 않는다고 우울해 하는 사람이라면 원고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기획이 참신하고 전반적인 책의 구조가 탄탄하며 저자의 개성을 발견할 수 있다면 편집자들은 책을 출간할 가치가 있다고 여긴다. (15p) 이런 부분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편집자들은 책을 읽기보다는 목적에 맞게, 어쩌면 '영리하게 살펴보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29 p)
서점을 하거나 출판사에 다니면 책을 많이 읽을 것으로 기대하는가. 정반대다. 책을 가까이 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팔아야 할 물건으로 여기기 때문에 오히려 그것을 어떻게 더 잘 만들어 낼까에 몰두하지 책을 많이 읽지는 못한다. 하지만 많이 본다. 정말 많이 본다. 다른 사람들이 일년에 볼 책들을 한달안에도 다 볼 정도로 많이 본다. '본다'와 '읽는다'의 개념이 다르고 자신이 만들어야 할 책과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이 다를 뿐이다.
대개 '기획의도, 저자 소개, 차별점, 홍보 방안, 목차, 원고(전체 또는 일부)' 등 여섯 가지가 기획안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174p)
요런 요소들은 정말 큰 팁이다. 기획서를 출판사에 제출할 때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잘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이것은 저자가 자신의 원고를 출판사에 보낼 때도 필요하지만 편집자가 자신이 발굴한 원고를 제시할 때도 필요하다. 어떤 원고를 채택해서 책으로 만들어 낼 것인지 보여줄 필요가 있지 않은가.
아무리 책을 좋아한다고 해도 읽기 어렵고 불편한 책은 분명 있을 것이다. 저자는 세가지의 예를 들어 주고 있다. 두꺼워서 읽기전부터 한숨부터 나오는 책.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도서. 쉽사리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을 던져 주는 책. ( 208p) 나에게 있어서 두꺼운 책은 오케이다. 그것이 소설인 경우에만 그렇다. 저자가 예를 든 [서양철학사]의 경우에는 나도 가지고 있지만 대학 때 교재로 사용했을 뿐 끝까지 읽어보지는 못했다. 역시 한숨은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두번째 경우 즉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는 그런 도서가 가장 어려운 책이 된다. 아니 싫은 책이 된다. 소설의 경우를 예로 들면 번역서의 경우에는 철학적 요소를 담은 책들이 그러하고 특히 한국 작가의 책들이 이해되지 않을 때 더욱 답답하다. 분명 한글이고 읽을 수 있는데도 무슨 말이야 하고 한참을 생각해도 이해불가일 때는 이 글을 쓴 사람을 찾아가서 직접 물어보고 싶다. 내가 이상한 거냐고 무슨 뜻인지 알려달라고 말이다.
저자는 정독, 다독, 속독, 통독, 음독, 묵독, 적독(197p) 의 여섯가지 책 읽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아마 한 가지만 선택해서 책을 읽는 사람은 없을 것이고 대부분 두세가지의 방법을 병행해서 읽을 것이라 생각되어 진다. 내 경우는 많이 읽는 다독과 빨리 읽는 속독 그리고 눈으로만 읽는 묵독의 세가지 방법으로 소설을 읽는다. 그러니 많이 빨리 조용히 읽는 것이 나의 스타일이다.
어떻게 하면 문장력과 구성력을 잘 갖출 수 있을까? 왕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열심히 읽고 열심히 쓰는 게 답이다. (124p)
비단 이 책 뿐 아니라 글쓰기에 관한 책이라면 반드시 나오는 문장이 이 문장이 아닐까. 부지런히 열심히 쓰고 읽으라는 것.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 아니냐고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저자나 편집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여, 부지런히 읽고 부지런히 쓰자. 언젠가는 자신이 만들고 싶은 책을 위하여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