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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관중 삼국지 원전 최신 완역판 1 : 도원 편
나관중 지음, 요시카와 에이지 엮음, 장현주 옮김 / 더스토리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다시 하늘에 말한다. 우리 여기 있는 세 사람은 같은 해, 같은 달, 같은 날에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바라건대 같은 해, 같은 달, 같은 날에 죽기를. (159p)
예전에, 아마도 대학생 쯤이라고 생각되는데 내 동생은 삼국지라는 게임을 하루 종일 했었다. 다행히도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으면서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매번 컴을 붙들고 있었고 뭘 하는가 보면 그 게임을 하고 있었다. 같이 하자고 했지만 삼국지를 읽지도 않았었고 전략을 세우는 것도 복잡하해 보이고 어려워서 포기했었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난 후에야 삼국지를 읽었었다. 그것도 원서를 그대로 번역한 정역본으로 말이다. 꽤 러프하게 작업이 된 작품이어서 흡사 해적판 같은 느낌을 주는 그런 책이었다. 초반부터 야심차게 도전했지만 5권이 지나가면서 너무나도 많은 그야말로 인해전술에 두손을 들었다. 포기하지는 않았다. 끝까지는 읽었지만 그 뒷부분은 전혀 기억에 남아있지 않다.
이번에 도전하는 삼국지는 조금 다르다. 요시카와 에이지 평역이라는 부분이다. 저자가 중국사람이고 그것을 우리나라 사람이 번역을 했으면 끝인데 이 사람은 누구인가 라는 궁금증이 들어 찾아본다. 평역의 정확한 의미는 재해석해서 번역함이라는 뜻이다. 즉 번역자가 자기만의 관점을 가지고 원본을 고쳐서 번역한 작품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번역을 잘한다 하더라도 번역이라는 것 자체가 번역자의 생각이 어느 정도는 반영이 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래서 잘 익히지 않는 문장을 읽을 때 원서는 어떻게 적혀져 있었을까를 생각해보기도 하는데 평역되었다는 것은 원서를 번역자가 읽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더한 것이라고 보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아예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낼 수는 없다. 기본 골격은 그대로 가져가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작가들도 자신만의 삼국지를 많이 내기도 했었는데 가장 유명한 것이 아마도 이문열의 삼국지일 것이다. 그 시리즈를 읽어보지 않아서 이 책과 비교를 할 수가 없는 것이 유감이지만 한국 작가와 일본작가의 차이가 어떻게 있는지 기회가 닿으면 비교해 보아도 재미있는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요시카와 에이지는 한국 독자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조조를 매력적으로 그려낸 삼국지로 인기를 얻었고 문화훈장까지 수상했다고 하니 믿을만한 평역본이 될 것 같아서 읽기 전 기대감부터 들기 시작한다.
문장이 복잡하게 끊어지지 않는다. 단순하고 간결하며 이야기의 흐름이 지지부진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일사천리로 휙휙 읽힌다. 더더군다나 초반부가 아닌가. 장비와 관우가 유비를 찾아오고 도원결의를 맺는 과정이다 보니 어느 정도는 누구라도 다 아는 부분이라서 더 빨리 지나가는 느낌도 든다. 나라에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자신들만의 사병조직으로 황건적과의 전쟁에 참여하는 그들만의 군대를 조직한 유비와 관우 그리고 장비다.
백전백승은 아니다. 뛰어난 활약을 했을지라도 인정을 받지 못하다가 겨우 한 자리를 차지한 다음이다. 그것도 관직이라고 끊임없는 압박이 들어온다. 몸을 피한 그들은 이제 은거하면서 때를 기다리게 된다. 한편 이야기는 황제가 죽고 그 자리를 탐하는 권력들의 다툼으로 넘어가게 된다. 이제부터 동탁과 여포 그리고 조조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그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