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심원단 변호사 미키 할러 시리즈 Mickey Haller series
마이클 코널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법은 무른 납과 같아서, 구부려서 원하는 대로 모양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27p)

 

미키할러가 돌아왔다. 해리를 기다린 사람에게는 조금은 김 빠진 소식이 될 수도 있겠지만 마이클 코넬리의 미키 시리즈는 해리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가져다 주는 장르물이기에 색다른 즐거움으로 다가갈 수 있게 해준다. 형사인 해리와는 다르게 미키는 변호사다. 교집합으로 이루어지는 부분도 있지만 해리와는 다른 영역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는 소리다. 그래서 매력적이다.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링컨차를 타는 변호사. 제목에서 벌써 특정지어지는 단어들이 보인다. 링컨차와 변호사가 그것이다. 사무실을 만들어 놓고 비서를 데리고 사건을 의뢰받는 일반적인 변호사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말 그대로 미키는 차가 사무실이고 필요한 인력들을 모아서 게릴라회의를 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큰 사건들이 일어나고 그 이후로도 그는 이 생활을 계속 유지중이다.

 

그에게 의뢰가 들어온다. 살인 사건이다. 가장 강력한 범죄인 살인은 변호사들이 가장 기피하는 것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진짜 범인이라면 뭐 더이상의 할말은 필요가 없을 것이고 설사 원죄라 하더라도 그것이 교묘하게 짜맞추어져 있다면 뒤집어 엎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 아닐수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 미키의 의뢰인도 마찬가지다.

 

하나의 살인사건. 여자가 죽었다. 남자를 접대하는 여자였다. 그녀는 예약을 받고 호텔로 갔지만 남자를 만나지 못했다고 했다. 그녀의 홈페이지 및 약속을 관리해주는 남자는 그녀가 현찰로 돈을 받고 자신에게 일부를 나누어 주지 않으려고 거짓말 하는 것으로 보았다. 그래서 목을 졸랐다고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절대 죽이지는 않았다. 그로부터 몇시간 지나지 않아 그녀는 시체로 발견되었다.

 

이 경우에 경찰이 누구를 용의자로 볼 지는 너무나도 자명한 원칙 아니던가. 그녀를 마지막으로 만난 그. 그녀에게 상해를 입힌 그. 그녀를 죽일 동기가 있었던 그. 그 외에는 그 어떤 다른 용의자도 생각할 수가 없다. 결국 그는 살인죄로 잡혔다. 그리고 이제 미키에게 의뢰를 한 것이다. 모든 것은 다 맞고 사실이지만 단 한가지 그는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과연 미키는 이 사건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8년 전엔 내가 조종을 당했어. 사건을 맡아 조치를 취하면서 그것들을 다 계획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게 하진 않을 거야. (209p)

 

어떻게 보면 간단한 것 같지만 절대 간단하지 않은 사건이 된다. 기본적으로 놓여있는 하나의 선에 다른 하나의 선이 턱하고 발을 걸쳐 놓는다. 그것은 지금의 사건도 아니다. 오래 전에 있었던 사건이다. 그런가 하면 더 오래전의 사건이 일어나서 또 다른 손을 하나 걸쳐 놓는다. 그렇게 이 하나의 선은 점점 지경을 넓혀가면서 자신의 영역을 확장해간다. 이것을 다시 원래의 하나의 선으로 만들어 놓는 것이 바로 이 주인공이 할 일이며 이 사건을 읽는 독자가 할 일이다.

 

변호사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의뢰인의 편이 되어야 한다. 그 누구라도 자신이 의뢰인으로 삼은 이상은 그들의 편을 들어야 하는 것이다. 의뢰인이 살인자라 할지라도 사기꾼이라 하더라도 폭력범이라 하더라도 변호사는 의뢰인의 입장이 되어 그들을 대신해서 변호를 해야 한다.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도 그러지 않았던가. 변호사는 죄수의 딜레마를 이용해서 그들이 감추고 있는 사실을 폭로하고 그들의 범죄를 입증했다.

 

그렇지만 그 변호사보다 오랜 연륜을 가지고 있던 변호사는 그녀에게 말을 했었다. '당신은 검사가 아니라 변호사'라고 말이다. 그 어떠한 경우에도 범죄를 밝혀내는 것이 자신의 임무가 아님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이다. 그렇다. 자신이 의뢰를 맡은 이상은 그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비록 다른 사람들에게서는 그로 인한 욕을 먹더라도 말이다.

 

세상은 회색이고 자기 아버지가 그 회색지대에 살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될 날이 꼭 올 거라고 믿었다. (117p)

여기 미키가 바로 그러한 경우이다. 사람들은 그를 욕한다. 범죄자의 편을 들어준다고 말이다. 그래서 미키가 더 이 일에 열정적으로 뛰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정의롭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로 인해서  멀어졌던 딸과의 거리감을 좁히고 싶었던 개인적인 바람도 있을 것이고 말이다. 미키는 자신이 원하는대로 이 일을 깨끗이 마무리 지을 수 있을까.

 

미키의 다섯번째 이야기. 전작인 [파기환송]과 [다섯번째 증인]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미뤄두고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다. 미키의 이야기를 읽은 김에 새로운 이야기의 첫장을 펴서 시작해야 겠다. 미키는 왜 딸과 거리가 멀어졌는지, 왜 두번째 이혼을 했는지, 왜 전처와 함께 일을 하는지 궁금한 것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배심원단

#마이클코넬리

#추리소설

#추천소설

#스릴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