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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환야 1~2 - 전2권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0년 3월
평점 :
[백야행]과 [용의자 엑스의 헌신]의 계보를 이을 작품. 맹목적인 사랑을 적나라 하게 그리고 있는 작품. 한 남자가 한 여자에 대해서 어디까지 사랑할 수 있는가를 더없이 잘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녀를 지켜주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는 그러한 종교같은 하나의 신념. 그것을 진정한 사랑이라고 보아야 하는 것인가 그것이 아니라면 그녀에 대한 한 남자의 집착으로 보아야 하는 것인가 그런 것도 아니라면 이단 종파에서 말도 안되는 사람을 교주로 따르듯이 그녀를 그런 교주로 모시는 종교라고 보아야 하는 것인가.
그런 미친 사랑의 계보. 작가는 이런 일련의 작품을 통하여서 무엇을 드러내고자 했을까. 여자가 독을 품으면 무섭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을까. 여자가 마음만 먹으면 무슨 일이든지 다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까. 그것이 비단 여자에게 포커스가 맞춰지는 것이 아니라면 사람의 행복이라는 것이 어디에 기준을 두어야 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를 보여주고자 한 것일까.
대규모의 지진을 통해서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있다. 어디 그들 뿐일까. 이 지역의 모든 사람들은 처참하게 무너졌다. 자연 재해로 인한 것이라서 누구에게 탓을 할 수도 없다. 그저 단지 그러려니 할 뿐. 죽은 사람도 많으니 그나마 살아남은 것이라도 감사해야 할 뿐. 결국 그들은 자신들의 동네를 떠난다. 그렇게 대도시인 이 나라의 수도 도쿄로 향하게 된다. 그들에게는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 것인가.
누구를 이용해서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은 하고 얻고 싶은 것은 얻는 그런 사람이 있다. 그런 캐릭터가 과연 바람직할까. 절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남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 자체가 악을 저지르는 것이다. 더군다나 일본인들의 인간성에 따르자면 어렸을 때부터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말라는 것을 배우며 자라지 않던가. 그러니 그 사람이 저지르는 모든 행동들은 악으로 규정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또 어떻게 보면 딱히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드러나는 것만 보자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그야말로 순진무구한 사람이 된다. 법 안에서 생활하고 남에게 피해도 주지 않고 자신이 스스로 나서서 모든 권력과 부를 얻은 그런 사람이 된다. 그러니 정죄할 수가 없다. 그 누구보다도 악한 존재지만 그 누구도 죄를 물을 수가 없는 것이다. 아무런 증거도 증인도 없기에. 아니 증인은 있으나 그것을 뒷받침할 그 무엇도 없기에 그 모든 것은 다 더 높은 권력을 가진 자에 의해서 묻혀버리게 되고 만다. 마치 원죄처럼 말이다.
바이러스 하나만으로 묻혀 있던 비리권력집단이 드러났다. 종교의 가면을 쓰고 부와 권력을 쟁취하려고 했던 그였을 것이다. 보통 사람들의 행복을 추구하는 심리를 이용해서 자신들의 배를 두둑히 채워갔을 것이다. 아니 또 모른다. 그 자리에 왕처럼 앉아있는 그는 허수아비이고 그를 잡고 흔드는 실세는 따로 있는지도 말이다. 그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그런 자리의 그. 이제 바이러스에 의해서 파헤쳐 졌고 무너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 속에서 부와 권력을 잡은 저 자를 심판할 수 있는 것은 과연 누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