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슬럼버 - 영화 <골든슬럼버> 원작 소설 Isaka Kotaro Collection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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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읽은 지 꽤 됐는데 (영화 개봉 전에 읽음) 미루다 보니 이제 글을 쓴다.
이것도 추천을 많이 받았던 소설인데 표지가..너무.. 내 스타일 아니라... 호기심이 1도 일지 않아서 안 읽다가 (사진 표지 왕 싫음) 영화 개봉 전에 얼른 읽어봐야지! 싶어서 당장 읽기 시작했다. 제목 왜? 무슨 의미지? 싶었는데 비틀즈 노래 제목이란다. 응... 그렇구나..... (허무)

사건에 대해 묘사한 뒤, 먼 미래의 보고서를 소개하고, 실제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순으로 소설이 전개되는데 그 구성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하는 데 굉장히 효과적인 방법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시간 상의 나열로만 이야기를 진행했다면, 아 그렇구나 하고 말았을 흐름을, 약간 꼬아 놓음으로써 훗날 드러난 보고는 이랬지만 사실은 이랬습니다, 하는 식으로 사건의 진상이 무엇이었는지에 더 집중하도록 만든다고 느꼈다.

스펙타클함이나 반전을 기대한다면 이 소설은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다. 오히려 휴머니티, 드라마적인 요소가 훨씬 많은 소설이었다. 일본 소설 특유의 따뜻한 느낌, 잔잔한 엔딩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만족스러울 소설이라 생각한다. 나는 잔잔보다는 휘황찬란, 대 반전! 이런 걸 좋아하는 편이라 막 엄청나게 흡족하진 않았지만, 특히.... 엔딩이 실망스러웠다. 너........무 짜 맞춘, 굳이 내 상상의 영역으로 남겨줬음 어땠을라나? 싶은 엔딩이었다. 모든 게 너무 착착 맞아서 오히려 매력이 반감된 그런 느낌. 뭐라고 꼬집어서 말하긴 애매한 부분인데 그런 엔딩이 왠지 일본 애니메이션 같다는 생각을 했다.

소재가 엄청 좋았다고 생각한다. 정치판이나 언론이 작정을 한다면 한 개인의 삶을 어떤 식으로 뒤집어엎어 버릴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이야기였다. 특히 대중의 힘이 얼마나 무섭고 큰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 그간은 내가 타인에게 지탄받아 마땅할 큰 잘못을 저지르거나 하지 않는 이상, 마녀사냥은 남의 일 아닌가? 싶었는데, 아무리 소설이라고는 하나 괜히 뜨끔하더라. 워낙에 SNS가 발달한 시대이고, 그만큼 별의별 말들이 많은 시대이다 보니.

영화는 기대보다 별로였다고들 말하던데, 그냥 소설로만 만족하길 잘했네 싶기도.
하지만 강참치 때문에 영화도 언젠가는 보게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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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엘 자수 A to Z - 부드럽고 포근한 크루엘 자수 스티치 기법과 도안 자수 A to Z 시리즈
컨트리 범킨, 김혜연, 헬렌정 / 경향BP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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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자수 책은 몇 권인가 갖고 있는데, 아무래도 아직 초보이다 보니 자그마한 도안을 그려 놓고 라인을 따고, 색상을 채우는 간단한 방식의 스티치 위주의 책들이라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이 책은 크루엘 자수 A to Z’라는 제목에서부터 짐작할 수 있듯이, 말 그대로 크루엘 자수의 모든 것! 역사부터 나 같은 자수 초보들을 위한 도구에 대한 설명! 거기다 스티치도 굉장히 여러 종류를 배울 수 있도록 다양하게 구성이 되어 있다. 도안이 많은 것도 좋지만, 스티치 종류가 많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이었다.
 
크루엘 자수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에 내가 알던 십자수 실처럼 비교적 가는 면사로 자수를 놓는 것이 아니라, 크루엘 울이라는 종류의 실로 수를 놓는다는 점인데, 울답게 실이 비교적 두꺼워 보였다. 그래서 완성된 작품 사진을 보니, 아무래도 더 포근하고 질감이 많이 느껴지게 마무리가 되던데 그 점도 크루엘 자수의 큰 매력 중에 하나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자수 방법에 대한 설명이 사진 위주로 되어 있어서 심플하면서도 상세하게 잘 되어 있다. 그래서 굳이 영상으로 보지 않더라도 충분히 책만으로 따라 할 수 있겠다 싶었다. 물론... 머리로 이해하는 거랑 내 손이 실행하는 것은 너무나도 달라서... 책에 나오는 것처럼 예쁘게 표현되는 데는 시간이 조오옴 (많이) 걸릴 수도 있겠지만. ㅋㅋ 금손들은 충분히 따라 할 수 있는 상세한 설명!이 되게 마음에 들더라.

 

 

 

특히 꼭 도전해 보고 싶은 스티치 작품은 사진의 트렐리스 워크! 심플하게 격자무늬를 만들고 그 안을 취향에 맞게, 자유롭게 채워가는 작품인데, 상상력이라고는 없는 사람인지라 선뜻 창조적인 디자인은 엄두가 안 나지만, 사진에 있는 패턴들이 심플하면서도 색감이 예쁘고 유용해 보여서 주말에 짬을 내서 꼭! 작은 파우치라도 만들어서 수를 놓아 봐야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에코백에 작게 수놓아도 예쁠 것 같궁ㅎㅎㅎ 되게 활용도가 높은 패턴 같다. 색상을 변경해도 좋을 것 같지만, 책에 있는 배색 그대로도 되게 마음에 들어서 그대로 따라서 수놓아도 엄청 예쁠 것 같당. 이참에 실도 더 사러 가야징 설리설리. 주말아 얼른 와라!!!!

 

본 서평은 북카페 책과 콩나무 서평단 자격으로 경향BP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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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 감정 오작동 사회에서 나를 지키는 실천 인문학
오찬호 지음 / 블랙피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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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찬호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것은 JTBC의 「말하는 대로」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그러다 몇 주 전엔가 내 최애 프로인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그의 강의를 다시 접할 기회가 있었다. '페미니즘'이라는 주제를 다뤘던 지라 이전 강연보다 더 관심이 갔고, 더 기억에 남았다. 워낙에 페미니즘에 대해 왜곡된 개념을 가진 채로 떠들어대는 '사람'들이 많은 시대에, 내가 생각하는 '정말 옳은 페미니즘'에 대해 시원하게 말해준 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오찬호 작가의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에 얼른 읽어 보게 되었다.

 

 

이 책은, 페미니즘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편견과 차별, 혐오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러 장면에서 은연중에 발현되곤 하는 온당치 못한 사고에 익숙해진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것은 우리가 익숙해져 버렸을지도 모르는 좋지 못한 익숙함에 대한 이야기다.
'손님이 왕'이라는 말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자신은 비용을 지불한 손님이니 왕 행세를 하는 것이 당연하고 돈을 받은 점원들을 하인 대하듯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곤 한다. 철새처럼 당을 옮겨 다니는 일에 익숙한 정치인들은 국민 앞에 얼굴 들고 서 있는 게 부끄러운 일이라는 것을 모른다. 단순히 외적인 특성이나 성별을 이유로 누군가를 차별하면서도 그게 괜찮은 일인 줄 안다. 심지어 차별을 받는 사람도 그게 괜찮은 일인 줄 안다.


작가는 이런 사례들을 짚어주면서 우리가 진정으로 부끄러워해야 하는, 또는 괜찮지 않은 상황이 어떤 때인지를 알려 준다. 어떻게 부끄러워할 줄 아는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가장 뜨끔했던 부분은 긍정적 사고의 위험성과 부지런함의 역설에 대해 얘기한 부분이었다.


특히, 긍정적 사고에 대해서는 지금껏 당연히 긍정적 사고를 해야 하고, 그래야 더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 왔고, 따라서 일말의 비판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불평등이 팽배한 상황에서 무작정 긍정적 사고만 해서는 그 불평등은 해소할 수가 없다는 점을 보지 못한 거였다. 애초에 불평등이 존재한다는 것부터가 문제인데, 그 상황은 고정된 가치로 두고 그 위에서 긍정적 사고, 긍정적 사고, 떠들어서는 내 다음 세대에까지 그 기울어진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


가난을 예로 든 작가의 말처럼, 물론 개중에는 아주 드물게 가난한 환경을 딛고도 성공하는 예외적인 사람이 있으나, 그것은 결코 평범한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누구나 그 예외를 성취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세상은 드문 예외들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에 많이 노출되고 그것들이 무의식에 주입될수록 결국 드문 예외(성공)가 되지 못한 대부분의 사람들의 삶이 평가절하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것과 연관 지어 생각하니 내가 자기 계발서를 크게 좋아하지 않는 이유가 아, 이거다, 싶었다. 어차피 읽다 보면 결국에는 '나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서도 견디고 일어나서 타인의 선망을 살만한 성공을 이루는 사람도 있는데, 어째서 나는 이렇게 세상 앞에 무기력하고 무능력할까.' 그 생각만 들어서 자기계발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더 땅굴 파게 만든다 싶은 경우가 더 많았기 때문이었다. 내가 답답하게 느끼던 바를 명쾌하게 풀어서 얘기해줘서 속이 시원했다.


부지런함의 역설에 대해 읽을 때는, 부모님이 생각났다. 하루하루 부지런히 바쁘게 사시는데 왜 이렇게 매일이 쫓기는 것 같고 여유가 없을까. 왜 나도 노력한다고 하는데 큰 도움은 돼 드릴 수가 없을까. 그랬다. 부지런할수록 오롯이 여유로울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드는 거였다. 애초에 물질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은 하루하루 아등바등하지 않아도 되어서, 나름대로 자신에게 쏟을 시간이 있는 거였다. 휴

 

 

아아아주 가끔은 공감이 가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것은 이미 내가 그 편견에 갇힌 사고를 고집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뜨끔하기도 했다. 어떤 문제든 그 해결의 가장 첫 번째 단계는 단언컨대 현상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는 일일 것이다. 이 책은 부지불식간에 갖고 있던 편견을 의심하게 하고, 자신을 돌이켜볼 계기를 마련하게 한다.


간결하고 알기 쉬운 문장과 와닿는 예시로 기대보다 더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읽히는 인문학 도서였다.

 

 

읽는 동안 마음이 불편해지는 만큼 회고하게 만드는 글.

 

 

 

본 서평은 북카페 책과 콩나무의 서평단 자격으로 블랙피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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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 소장의 2020 창업 트렌드
이경희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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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처음 읽기 시작하고 바로 다음 날 아침 라디오에서, 지난밤 책에서 읽었던 '공유 경제'에 대해 다루는 걸 들었다. 어떻게 이렇게 좋은 타이밍으로 라디오를 들은 건지, 순간 이 책에 대한 신뢰도가 확 올라가는 기분을 느꼈다. 덧붙이자면 그 이후에도 책에서 언급된 내용을 라디오에서 그대로 리포트하는 경우가 꽤 잦아, 무슨 쪽집게 과외 받은 학생 된 기분이었다. ㅋㅋㅋ

애초에 책을 읽기 시작한 게, 비록 아직 막연하게 먼 미래의 계획 같은 기분이 들기는 하지만, '언젠가는 내 가게를 갖고 말리라', 하는 꿈이 있었기 때문이라서 처음부터 필기를 해 가며 차근차근 읽어 나갔다. 처음 책을 받아 들었을 때, 와.... 두껍다. 했던 위압감은 사라지고 슈루룩 읽혔다. 기존에 제대로 읽어본 기억이 없던(읽다가 1.어려워서 덮게 되거나 2.곧 잠들어서 내용이 기억에 없음,이었던) 경제 도서라는 점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창업은 정말 관심이 있는 분야다 보니 더 빠르게 읽힌 것도 있을 것이다. 거기다 지금의 경제적 상황이나 소비 트렌드와 정말 밀접하게 맞닿은 내용들을 다루고 있어, 더 친숙하게 익숙하게 내용이 이해된 점도 한몫했다고 볼 수 있겠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책의 구성 방식이었다. 소비나 창업 전반에 대한 거대한 흐름(메가 트렌드!) 알아본 후에, 테마별로 나누어 세부 트렌드를 알려준다. 앞서 언급한 메가 트렌드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아서 이해하기 쉽게 써진 책이었다. 고객들의 니즈와 그를 만족시키려는 서비스의 고안에 따른 새로운 업종의 출현 등 창업이라는 것을 인과적 흐름에 맞게 설명해 놓아서, 예비 창업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아, 앞으로는 이런 니즈가 생길 것이고 그걸 충족시키는 이런 업종에 대해 궁리를 해봐야겠구나. 이런 식의 사고를 하게 만들어준다는 점이 좋았다. 창업이 곧 생업인 사람이라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겠지만, 그렇게 급박한 상황이 아니라면 마인드 맵을 그리듯이 여러방면으로 생각을 펼쳐가는 것은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현재 영업 중인 상호를 알려주고 그 업장의 영업 방식 같은 부분을 개략적이나마 훑고 있어서,  아직 굉장히 추상적인 아이템들만 뭉게뭉게 떠오를 사람들(마치 나처럼)에게, 다른 사람들의 성공사례를 살펴볼 수 있게 도와주는 점이 좋았다. 그렇다고 해서 성공 스토리 콜렉션 마냥 창업 성공사례만을 모아놓은 게 아니다. 중반부의 상권 파트에서는 각종 유용한 지표들을 그래프와 표로 정리해 놓은 파트가 있어서 꽤 도움이 됐다. 비교적 최신의 자료이긴 하지만 조금 시간이 지난 자료에 있어서는 새로 조사해보는 것도 필요할 듯하다. 개중에는 상권 분석에 대한 사이트도 게재돼 있었는데, 실제로 내가 창업을 생각하고 있는 장소 인근의 인구 분포, 유입도 등 평소엔 있는지도 몰랐던 자료들을 손쉽게 열람할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됐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책 한 권 본다고 뭐 그리 큰 아이템이 떠오르려나? 싶었는데, 읽기 전보다 훨씬 다양한 생각들이 떠올랐다. 특히, 내가 기존에 계획하고 이런 건 어떨까 저런 건 어떨까 했던 아이템들이 전혀 허무맹랑하거나 도태된 생각이 아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고 왠지 뿌듯했다. 앞으로도 창업에 대한 생각은 접을 마음이 없기 때문에 수시로 여러 생각을 해보면서, 책을 참고해서 좀 더 생각을 넓혀갈 작정이다. 책 한 권 믿고 덜컥 창업전선에 뛰어드는 용감한(?) 사람은 잘 없겠지만, 분명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읽기를 잘했다.

 

 

 

본 서평은 리뷰어스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한스미디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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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덜팅 - 어른인 척하는 깨알 팁 대방출
켈리 브라운 지음, 손영인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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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류(?)의 책을 읽는 걸 좋아한다. 물론 저자가 속한 나라나 문화권에 따라 적용 범위에 한계가 있기도 하지만, 스스로도 좀처럼 이해가 안 되는 나 자신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 되기도 하고, 가끔은 도무지 용납이 안 될 정도로 이해가 안 되는 주변의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지침서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표지에서부터 제시하고 있는, 'adult', 즉 '어른'이라는 단어를 동사의 개념으로 확장한 'adulting:스스로 책임지는 성인답게 세속적이지만 필수적인 일들을 해내는 것'이라는 문장에 굉장히 공감이 갔다. 사회에서 말하고 요구되는 '어른'이라는 것도 결국엔, 법적인 차원에서의 '성인' 그 자체라기보다는 주로 '어른스럽게 행동하는 것'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법적 나이가 성인에 이른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에 걸맞게 요구되는 행동을 해내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쉬이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받거나, 그만큼 도태되기도 한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그렇게 보이지 않을지라도 말이다.
수년에 걸쳐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런 생각은 무게를 더해갔고, 자연히 회사를 비롯한 사회에서 바라는 '어른'의 표준과 마지노선에 대해 꾸준히 생각하고 시행착오를 거치며 지금의 내가 만들어져 왔고, 또한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책의 서론에서는 어른스러운 '척'하는 방법을 꽤 자세히 알려준다. 그런 흐름에 따라가다 보니, 내가 어떤 면에서 어른스럽지 못하게 행동하고 있는지 자연스럽고도 확연하게 알게 되더라. 이를테면, 나는 타인의 경조사에 참석하거나, 그에 앞서 참석 여부(특히 불참일 경우)를 알리는 것에 밍기적대고 미숙한 편이다. 이런 점은 항상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그 중요성을 자주 잊고 살곤 했는데, 앞으로는 이렇게 이렇게 해야지 하는 다짐이 생겼다.
개중에는 말하는 것보다 더 많이 듣자,와 같은 굉장히 흔하디흔한 조언도 들어 있었는데, 흔하지만 이 팁 역시 내가 머리로만 알지 실천이 잘 안 되고 있는 것 중에 하나라 읽다가 괜히 뜨끔했었다. 정말정말 너무 상식적인 조언이라 이런 걸 알려줘야 아는 사람이 존재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꽤 자주 들었는데, 한편으로는 그래, 나도 지금보다 훨씬 어린 어른이 시절에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걸 몰랐던 것 같다. 하는 생각도 들어서, 아 내가 그때에 비해서 조금은 어른이 되었구나, 싶어 은근하게 뿌듯해지기도 하궁ㅎ

챕터에 따라서는 이사 꿀팁, 욕실 청소 꿀팁과 같이 특정 상황에 있어서의 유용한 생활팁들도 있었는데 나중에 독립해서 이사를 하게 된다면 유용하겠구나- 싶었지만 당장에 닥친 일은 아니라 막 크게 와 닿지는 않기도 했다. 언젠간 다시 책장을 뒤적일 일이 있지 않을까 하는 내용?ㅎㅎ 지금 현재로서는 독립의 'ㄷ'도 계획하고 있지 않으니, 이런 면에서는 내가 되게 어린이구나 싶더라. 그래도 독립은 아직 넘나 무섭고 엄두가 안 난다구욧!!!! ㅋㅋㅋ

다른 문화권의 작가가 쓴 책이라, 문화 차이로 인해 별 감흥이 없는 내용이진 않을까 했던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꽤 유용한 책이었다. 청소, 빨래, 독립생활 등의 팁은 물론, 어떤 마인드를 갖고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도 괜찮았다. 물론 이 책의 내용이 무조건 옳고, 100%의 어른을 담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분명 미숙한 누군가에게는 어떤 부분에서든 반드시 도움이 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하지 않으면 행동하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고 한다. 내게 있어서 이 문장은 그동안 부정적으로만 읽혀왔는데, 《어덜팅》을 읽고 난 지금은 조금 생각이 달라졌다. 아직 조금은 덜 성숙하고 덜 어른스러운 생각을 갖고 있더라도, 어른인 척, 어른스럽게 행동하다 보면 자연히 생각이 행동을 따라와서 현명하고 그럴싸한 어른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어른력이 어느 정도 쌓인 어른보다는 갓 사회인이 된 어른이에게 더 도움이 될 책이지 않나 생각했다. 재미있었다.

본 서평은 리뷰어스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메디치미디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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