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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심리 방에 입장하셨습니다 - 내면의 중심을 잡아주는 스무 가지 심리 수업
김앵두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3월
평점 :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얼핏 생각하면 타인의 마음은 알 수가 없다는 말로 생각하기가 쉽지만,
잘 생각해 보면 사실 제일 알다가도 모를 마음은 나 자신의 마음이 아닌가 싶다.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제일 모를 수도 있는 사람.
나는 아무래도 내향인이라서인지 대부분의 관심이 내부에 가 있는데,
내 감정이나 나의 작동원리?라 해야 할지, 그런 것에 관심이 항상 많은 편이다.
이쯤 살아오면(사실 따지고 보면 그렇게 오래 산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구체적인
'나 사용 매뉴얼'이 생겼을 테고, 그 작동법에 이미 능숙한 편이지 않을까, 싶다가도
내가 모르는 내 부분이 아직도 있었다니! 싶은 날이 여전히 많기도 하다.
참 재미있고 희한한 일이다.
가까운 과거의 시점, 내 가게에 가만히 앉아 멍을 때리고 있다가
문득, 요즘 왜 이렇게 의욕이 없을까, 싶은 날이 있었다. (식욕은 지나치게 왕성하다는 모순)
그러다 아, 내가 지금 느끼는 이 '대체로 아무런 의욕 없음'이 어쩌면
우울하다는 감정일 수도 있지 않나? 내 우울감에 대해 처음 인식한 날이기도 했다.
(나는 평소에도 갑자기 조명이 띵! 들어오듯이 깨달음을 얻는 경우가 꽤 많은 편이다.)
타인의 감정 고민 상담은 잘 해주면서 정작 나를 돌보지 않은지 꽤 됐구나, 싶었다.
그 무력감을 타파해 보고자 한 첫 노력이, 책을 읽고 맛있는 것을 먹고
다시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었다.
어떤 책이 좋을까 고민을 하다 "고독한 심리 방에 입장하셨습니다"
제목과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미리 보기를 읽어 봤는데, 내용이 더 궁금해졌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엄청 이해하기 쉬운 말로 쓰였고,
거기다 장마다 툰이 같이 실려 있어 더 재미있게 심리학적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책이었다.
내 확대해석인진 모르겠지만, 이 책을 통해 자신을, 동시에 타인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혹 하루하루가 고통의 연속인 것만 같은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이 전달하는 지식을 계기로
생각의 전환을 이룰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김앵두 님의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았다.
사실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렸다는 말처럼, 그저 나 자신의 생각과 태도를 바꿨을 뿐인데
크게 달라지는 것이 생각보다 꽤나 많기 때문이다.
1장에서는 나 자신을 이해하는 방법, 2장에서는 바람직한 관계에 대한 이해,
3장에서는 어려움에 처한 나를 돌보는 방법을 알려준다.
제일 처음에 나온 것은, 요즘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가 아닐까 싶을 만큼
자주 화두에 오르는 자존감에 대한 내용이었다.
요즘 자존감이 높은 것과 이기적이고 무례한 것을 구분 못하는 사람의 일화를
꽤나 자주 목격하는데 그런 사람들이 이 책을 좀 봤으면 좋겠다.
(하지만 안 보겠지? 책까지 읽으며 깊게 생각할 의지나 지능이 있었다면
애초에 그런 행태의 인간이 되지 않았을 듯싶긴 하다. 허허)
내가 나에게서 온전히 수용되는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자산이 됩니다. (중략)
"나는 이런 사람입니다."
고독한 심리 방에 입장하셨습니다, 김앵두 / page 31
자칫 자존감이 높다는 것을 스스로를 얼마나 좋아하는가와 동일시하기 쉬운데,
물론 그것도 어떤 점에선 옳다 할 수 있겠지만, 사실 진짜 의미는
자신의 장점과 부족한 점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고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이라는 사실!
결국 자존감은 자기 객관화에 영향을 받는 부분이구나 싶기도 했다.
주변을 보면 정말 신기할 정도로 자아가 큰 사람(좋은 뜻 아님)을 종종 보게 되는데,
양상은 다양하겠지만, 왜 자존감이 낮을수록 비대한 자아상을 가지게 되기 쉬운 건지,
책을 읽고 보니 시원하게 이해가 됐다.
그리고 장마다 이렇게 워크 시트라는 파트가 있는데,
'나'에 대해 주어진 질문에 답을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점이 특히 좋았다.
막상 사람은 자기 스스로에 대해서는 질문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질문에 대한 답을 찾다 보니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구체화되는 느낌이었다.
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애착 유형이라는 것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툰으로 설명이 되어 있어서, 재미도 있었고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기도 더 쉬웠다.
그리고 그림체가 너무 순딩순딩 귀여워서 더 호감이 갔는데, 그래서 더 재미있게 읽은 것 같다.
그 외에도 가스라이팅, 나르시시스트와 같이 요즘에 특히 이슈가 되고 있는
개념을 많이 다루고 있어서 심리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배경지식이 별로 없더라도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을 듯했다.
'나다움'은 자신에게 솔직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나답게 산다는 것은 곧 자신에게 솔직한 삶을 사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 솔직함을 우리의 '욕구'와 관련지어 설명하려고 합니다.
즉 자신의 욕구를 잘 알아차리고, 이러한 욕구를 충족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나다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독한 심리 방에 입장하셨습니다, 김앵두 / page 338
책의 굉장히 후반부에 나다움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나'라는 자체도 어려운데, 보다 추상적인 관념인 '나다움'은 대체 뭘까.
더 어려운 질문처럼 느껴지는 문제에 간결하게 내놓은 깔끔한 답 같아서 와 닿은 부분이었다.
그동안 본업을 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 내가 원하는 삶이 어떤 것인지
많이 놓쳐왔다는 생각이 문득 들던 차에, 최근에는 처음으로 캠핑을 시작했다.
새로운 취미를 가지면서, 일상에 떠밀리느라 내가 잃고 있던 것이 뭔지를 깨닫고,
나도 어쩌면 나다움을 되찾고 있는 중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어떻게 보면 인생은 나다움이 뭔지를 끊임없이 찾아가는 과정인거구나, 싶었다.
워낙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읽었고, 특히 1장의 워크시트 부분과 3장의 내용이 도움이 많이 됐다.
그래서 주변 친구들에게도 이미 많이 추천을 해 둔 책이다.
이 책을 계기로 조금 더 심도 있는 심리학 책을 더 읽어야지 싶었다.
그림과 글로 쉽고 친절하게 더 안온한 삶을 보내는 법을 알려주는 책.
본 감상문은 리뷰어스 클럽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독서 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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