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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덜팅 - 어른인 척하는 깨알 팁 대방출
켈리 브라운 지음, 손영인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이런 류(?)의 책을 읽는 걸 좋아한다. 물론 저자가 속한 나라나 문화권에 따라 적용 범위에 한계가 있기도 하지만, 스스로도 좀처럼 이해가 안 되는 나 자신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 되기도 하고, 가끔은 도무지 용납이 안 될 정도로 이해가 안 되는 주변의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지침서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표지에서부터 제시하고 있는, 'adult', 즉 '어른'이라는 단어를 동사의 개념으로 확장한 'adulting:스스로 책임지는 성인답게 세속적이지만 필수적인 일들을 해내는 것'이라는 문장에 굉장히 공감이 갔다. 사회에서 말하고 요구되는 '어른'이라는 것도 결국엔, 법적인 차원에서의 '성인' 그 자체라기보다는 주로 '어른스럽게 행동하는 것'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법적 나이가 성인에 이른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에 걸맞게 요구되는 행동을 해내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쉬이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받거나, 그만큼 도태되기도 한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그렇게 보이지 않을지라도 말이다.
수년에 걸쳐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런 생각은 무게를 더해갔고, 자연히 회사를 비롯한 사회에서 바라는 '어른'의 표준과 마지노선에 대해 꾸준히 생각하고 시행착오를 거치며 지금의 내가 만들어져 왔고, 또한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책의 서론에서는 어른스러운 '척'하는 방법을 꽤 자세히 알려준다. 그런 흐름에 따라가다 보니, 내가 어떤 면에서 어른스럽지 못하게 행동하고 있는지 자연스럽고도 확연하게 알게 되더라. 이를테면, 나는 타인의 경조사에 참석하거나, 그에 앞서 참석 여부(특히 불참일 경우)를 알리는 것에 밍기적대고 미숙한 편이다. 이런 점은 항상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그 중요성을 자주 잊고 살곤 했는데, 앞으로는 이렇게 이렇게 해야지 하는 다짐이 생겼다.
개중에는 말하는 것보다 더 많이 듣자,와 같은 굉장히 흔하디흔한 조언도 들어 있었는데, 흔하지만 이 팁 역시 내가 머리로만 알지 실천이 잘 안 되고 있는 것 중에 하나라 읽다가 괜히 뜨끔했었다. 정말정말 너무 상식적인 조언이라 이런 걸 알려줘야 아는 사람이 존재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꽤 자주 들었는데, 한편으로는 그래, 나도 지금보다 훨씬 어린 어른이 시절에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걸 몰랐던 것 같다. 하는 생각도 들어서, 아 내가 그때에 비해서 조금은 어른이 되었구나, 싶어 은근하게 뿌듯해지기도 하궁ㅎ
챕터에 따라서는 이사 꿀팁, 욕실 청소 꿀팁과 같이 특정 상황에 있어서의 유용한 생활팁들도 있었는데 나중에 독립해서 이사를 하게 된다면 유용하겠구나- 싶었지만 당장에 닥친 일은 아니라 막 크게 와 닿지는 않기도 했다. 언젠간 다시 책장을 뒤적일 일이 있지 않을까 하는 내용?ㅎㅎ 지금 현재로서는 독립의 'ㄷ'도 계획하고 있지 않으니, 이런 면에서는 내가 되게 어린이구나 싶더라. 그래도 독립은 아직 넘나 무섭고 엄두가 안 난다구욧!!!! ㅋㅋㅋ
다른 문화권의 작가가 쓴 책이라, 문화 차이로 인해 별 감흥이 없는 내용이진 않을까 했던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꽤 유용한 책이었다. 청소, 빨래, 독립생활 등의 팁은 물론, 어떤 마인드를 갖고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도 괜찮았다. 물론 이 책의 내용이 무조건 옳고, 100%의 어른을 담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분명 미숙한 누군가에게는 어떤 부분에서든 반드시 도움이 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하지 않으면 행동하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고 한다. 내게 있어서 이 문장은 그동안 부정적으로만 읽혀왔는데, 《어덜팅》을 읽고 난 지금은 조금 생각이 달라졌다. 아직 조금은 덜 성숙하고 덜 어른스러운 생각을 갖고 있더라도, 어른인 척, 어른스럽게 행동하다 보면 자연히 생각이 행동을 따라와서 현명하고 그럴싸한 어른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어른력이 어느 정도 쌓인 어른보다는 갓 사회인이 된 어른이에게 더 도움이 될 책이지 않나 생각했다.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