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하사는 어떻게 20살에 해군 부사관이 됐을까?
황영민 지음 / 굿웰스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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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해군이 되고 싶었고, 선택했고, 해군 부사관이 되어 인생을 바꿨다!


이 책은 저자 황영민이 고등학교 2 학년 때 우연한 기회로 해군 군함을 타본 이후 해군이라는 꿈을 꾸게 되었고, 두 차례의 실패와 방황을 딛고 해군이 된 그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8년의 복무 기간 동안 2년은 수상함, 3년은 잠수함에서 복무했다. 해군 부사관 입대를 고민하는 청소년, 예비 해군 부사관 후보생, 초임 부사관들을 위한 저자가 직접 겪고 느낀 노하우들이 담겨 있다. 해군 부사관이라는 직업에 대해 알고 만 있던 나에게는 궁금증을 해소해 주고 모르는 이야기들을 알게 해주었던 책이지만, 해군 부사관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 될 것 같다.

저자는 <해군 부사관 취업진로연구소>대표이자 자기계발 작가, 동기부여 강연가이다. 하고 싶은 일은 반드시 해야 직성이 풀리는 부산 청년이다. 그렇기에 20살에 해군 부사관이 될 수 있었지 않나 싶다.  20대 후반에 들어선 나는 이제야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도전해볼 걸이라는 후회를 하면서 살고 있다. 그래서 지금도 늦은 게 아니라고 생각하고 하고 싶은 일들이 생기면 도전해보는 용기를 가지게 되었는데, 이 책이 좀 더 나에게 이러한 동기부여를 심어주고 용기를 북돋아줄 수 있었다. <김 하사는 어떻게 20살에 해군 부사관이 됐을까?>는 막연하게 해군이라는 직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사관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입대 이후에 펼쳐지는 진짜 해군의 삶을 보여주기 위한 책이기도 하다. 다양한 직업군을 가진 사람들의 자기 계발서를 읽어보았었는데 나도 좀 더 내 직업과 관련된 저자들의 책을 읽었으면 이 일을 하는데 자부심이 좀 더 들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1장 : 수능 끝나고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할까?

2장 : 나는 대학 대신 해군 부사관을 선택했다

3장 : 해군 부사관이 되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

4장 :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8가지 해군 생활 비법

5장 : 지금 당장 해군 부사관으로 입대하라

1장에서는 고등학생 때부터 해군에 입대하기 전까지 겪었던 고민과 어려움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2장에서는 대학을 진학하지 않고 해군 부사관을 선택한 이유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하고 방황하는 친구들과 지인들을 보며 대학을 가지 않고도 자신을 길을 걸어갈 수 있다는 대안들을 제시해 준다. 3장에서는 해군이 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겪었던 저자의 실제 시행착오들을 돌아보며, 이를 통해 예비 해군 부사관 후보생들이 입대 전에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들을 강조한 부분들이 있다. 4장에서는 실무 부대에 부임했을 때 중점을 두고 실천하면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노하우들을 8가지 나 알려준다. 저자가 실제로 겪고 느꼈던 노하우들이기 때문에 뭔가 좀 더 신뢰할 수 있는 것 같았다. 5장에서는 8년간의 해군 생활을 마치고 돌아보면서 깨달은 점들을 담았다. 그리고 미리 알았더라면 해군이라는 길을 자신 있게 걸어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내용들을 정리해 두었다.

선택한 일들을 아쉬워하고 후회하기보다는, 고민 끝에 이미 결정한 일들이 실패하고 힘들더라고 선택한 길을 경험하면서 자기 자신을 좀 더 발전시키고, 용기를 줄 수 있다면 그 선택들은 결코 실패한 결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 주변에는 고등학교 졸업을 하고 바로 부사관을 준비한 친구도 있고, 대학교를 다니다가 부사관으로 진로를 변경한 친구도 있고, 대학교를 졸업 후 취업에 고민하다가 부사관이라는 직업을 선택한 사람들도 있다. 혹독한 훈련을 견디고 부사관이 되었지만 막상 기대와는 다른 부사관이라는 직업에 대해 실망하기도 했다는 친구들도 있었는데, 수많은 결정들 속에서 부사관이라는 직업을 좀 더 미리 알고, 공부할 수 있는 예비 부사관들의 지침서가 될 거 같다. 나는 사실 이 책을 먼저 읽어보라고 제안받았는데, 천안함 사건도 있었고 해군으로 군 복무를 했던 친구들도 있었기에 호기심 반 궁금증 반으로 읽게 되었는데 궁금했던 부분들도 알게 되고, 해군 부사관이라는 직업이 하는 일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 부사관이라는 직업과는 별개로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열정과 포부만 있다면 실패가 두렵더라도 도전해서 얻는 것들이 더 많을 것들이 있을 것이라는 용기를 얻게 해주었다.

나는 해군사관생도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현실의 장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인생에 있어서 처음으로 설렘을 가지고 용감하게 도전했지만 보기 좋게 떨어졌다. 간절히 꿈꿨던 목표가 한순간에 사라진 것이다. 난생처음 겪은 실패가 너무나 쓰라렸다. 세상이 무너진 것 같고 스스로 자책을 많이 했다. 이렇게 허무하게 꿈을 접어야 할까? 나는 그저 꿈만 꾸는 몽상가였던 것일까?

p.21

편안했던 시간보다 힘들고 어려웠던 경험들이 나를 한층 더 성장시킨 것이다. 해군에 몸담고 있을 때는 하루하루 견뎌내는 것이 벅차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 사회인이 되어 뒤를 돌아봤을 때 깨달았다. 모든 경험은 나를 단단하게 만들고 성장시키는 자양분이었다는 것을.

p.53

우리는 지금까지 인생의 많은 부분에서 타인을 위해 살아왔다. 내 마음에 따라 결정하기보다는 가족, 선생님, 친구, 지인의 의견을 참고해 선택한다. 아이러니한 것은 인생에 있어서 중요도가 높은 선택일수록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이다.

p.84

자신에게 꿈과 확신이 있다면 어떤 것도 장애가 되지 않는다. 가장 큰 장애물은 당신의 마음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자신의 마음에 있는 고정관념과 두려움을 걷어낸다면 인생의 도전에 늦은 때란 없다.

p.104

 

해군 부사관이라는 직업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꿔주고, 미래를 계획하고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내용들이 담겨있다. 예비해 군 부사관들에게는 좋은 지침서가, 그 외의 취업을 준비하는 사회 초년생들에게는 위로와 독려를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책이었다.

* 도서를 지원받아 직접 읽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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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러브레터
야도노 카호루 지음, 김소연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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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당일 신부가 사라진다. 부모님, 친구들도 그녀의 행방을 모를뿐더러 신랑도 모른다. 경찰에도 신고했지만 그녀의 행방은 묘연하다.

그래서 결국 남자는 그녀가 죽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SNS에서 사라진 그녀로 추정되는 사진을 발견한다.

남자는 사진 속 유리창에 비친 얼굴을 확대해보니 결혼식 당일 묘연하게 사라진 그녀가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마음을 억눌러오던 남자는 떨리는 마음으로 사진 속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한 번 두 번, 몇 번을 보낸 끝에 그녀에게 답장이 온다.

이 책은 다른 소설들과는 다르게 목차가 없다 1,2 ~23라는 숫자만이 이야기의 흐름을 대신한다. 저자 야도노 카호루는 복면 작가이다.

무명작가의 데뷔작이기도 하다. <기묘한 러브레터는> 출간과 동시에 일본 출판계를 발칵 뒤집어 놓으며 문제작으로 떠올랐다.

목차가 없으니 여자가 실종된 이유도 모른 채, 남자와 그녀와의 관계가 어떤지 숨겨진 사연들을 모른 채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흘러가며 읽게 된다.


어떻게 이런 이야기가 가능한지, 실제인지 허구인지, 80만 독자를 혼란에 빠트린 이 작품에 대해 밝혀진 사실은 친구의 실제 경험담에서 출발했다는 것뿐이다.


실제로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을 가져왔다고 생각할 정도로 현실감이 있고, 주인공 남자의 독백마저도 이야기의 중요 포인트가 되는 것 같아 몰입을 하고 집중하게 만든다. 결혼식 이틀 전, 결혼식까지 못 기다리겠다며 당장 오늘 밤 식을 올리고 싶다던 여자친구는 결혼식 당일 사라진다.

이후 10년간 남자는 결혼식장 악몽에 시달린다. 우연히 페이스북에서 그녀를 발견하고 30년 만에 그녀와 연락이 닿는데, 그녀와의 대화를 하면서 대학시절의 추억을 상기시킨다. 대학시절에 그녀와 주인공은 평범한 연인이었는데 그녀와 대화를 하면서 점점 그녀가 결혼식에서 홀연히 사라진 이유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주인공의 이름은 미즈타니 가즈마이고, 결혼식에서 사라진 신부의 이름은 유키 미호코이다.

그리고 대학시절의 추억 속에서 언급되는 한 인물이 있는데 그 이름은 유키라는 가명을 쓰고 있는 사람이 등장한다.

유키라는 인물의 등장으로 이야기는 좀 더 빠르게 전개되어가는 것 같다. 익명의 게시판에 이야기가 등장하는 제3의 시각 같은 느낌으로 이 책을 읽는 게 이야기가 허구인지 진실인지 헷갈리게 할 만큼 몰입감을 준다. 다른 목차가 있는 것이 아니라 메일을 주고받는 횟수를 숫자로 카운트하여 총 23개의 대화 메시지, 그리고 23개의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 소설은 처음부터 결말을 드러내지만, 그 이유는 숨겨놓는다. 두 인물의 대화 속에서 신부가 결혼식 당일 사라진 이유를 찾아가며 읽는 묘미가 있다. 근데 사실 이 소설의 결말에는 뜻밖의 반전이 있다. 이 반전을 마주하고 나면 아무 의심 없이 읽었던 대화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다시 생각나며 소름을 돋게 만든다.

책의 중간 부분에는 몇십 년 만에 연락이 닿아 그 마음을 감출 수 없는 주인공의 메시지들이 나오는데, 결혼식을 할 신부에게 애정이 많구나,라고 생각하게 될수도 있지만, 뭔가 그녀에 대한 마음을 표현한 문장들이 조금은 스토커 같은 느낌을 주어서 소름 돋기도 했다. 이 부분들이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내가 예상한 것과는 다르게 흘러가서 나는 이런 부분들이 소름돋았다.

소설을 다 읽고 나니 친구의 실제 경험담을 소재로 이야기를 쓰게 됐다고 하는데, 어느 부분까지가 실제인지 궁금하다.

두 주인공의 번갈아가면서 하는 대화를 읽다 보면 소설은 금방 읽힌다. 나는 이러한 미스터리 소설을 읽을 때는 책을 읽어가며 추리를 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책은 그런 추리가 소용이 없었다. 책의 제목이 <기묘한 러브레터>인 것처럼 기묘한 문장 서술 방식과 기묘한 매력을 담고 있는 책이었다.

미즈타니 씨가 쓰신 이야기는 벌써 30년도 더 지난 옛날의 일이지요.

그건 분명히 제 이야기가 맞지만, 어딘가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읽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에요.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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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를 거두세요 - 소나무 스님의 슝늉처럼 '속 편한' 이야기
광우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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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를 거두세요>저자 광우 스님은 BTN 불교 TV 최고 인기 프로그램인 [광우 스님의 소나무] 유튜브를 운영 중인 방송과 유튜브, 강연 등을 통해 고민 많은 사람들과 만나며 종교를 초월해 행복의 메시지를 전하는 '소나무'스님이다. 학창 시절에는 삶과 축음, 진리에 대해 고민하며 철학자를 꿈꿨다고 한다. 손에 잡히는 대로 탐독하던 책들 속에서 마음을 밝히는 지혜의 말씀을 접하고 문득 깨달음을 얻고 싶어 열아홉 나이에 합천 해인사로 출가했다. 여러 사찰의 불교대학에서 강의를 하다 우연히 부탁받은 인연으로 BTN에서 설법을 시작하게 되었고, '광우 스님의 소나무'를 5년째 진행 중이다.


1장 그냥 할 뿐입니다

2장 중심만 잡으면 괜찮아요

3장 가시를 거두세요

4장 혼자일수록 강해집니다

5장 우리는 실수하는 존재입니다

6장 감정도 습관이랍니다


삶은 나에게 결투를 신청하는 악당 같습니다.

"자, 이리 와. 나랑 한판 붙어보자고."

삶은 끊임없이 숙제를 내주는 선생님 같습니다.

"어머, 숙제 끝냈니? 그럼 이것도 한번 풀어보렴."

P.026


삶은 끊임없는 문제의 연속입니다.

인생은 결코 내 뜻대로 살아가지지 않습니다.

삶의 문제들을 숙제 삼아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것이 바로 인생입니다.

P.027


인생을 살아가는 모두에게는 소망이 있습니다. 고통 없이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것입니다.

하지만 인생을 오래 살아본 사람은 압니다. 인생길을 걷다 보면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음을.

꽃길을 걷다가도 가시밭길을 만나기도 한다는 것을.

P.097


외로울 때 외로움을 피하지 마세요. 외로움과 친해지세요. 외로움을 부정적인 감정으로 여기지 마세요.

항상 밖으로 치달리는 나에게 외로움이 신호를 보내옵니다. 이렇게 말을 건넵니다.

"너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할 시간이야."

P.171


혼자만의 마음을 정리하거나, 걱정이 많을 때 광우 스님의 차분하고 섬세한 문장들을 읽으며 마음을 돌볼 수 있던 시간이었다.

길지도 않고 적당한 길이의 문장들로 가볍게 읽을 수 있었고, 마음에는 깊게 새길 수 있는 말들이 담겨있다.

우리는 모두 인생을 처음 살아보는 사람으로서, 나를 어떻게 돌아보고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해답보다는 찾아가는 길을 알려주는 느낌이 들었다. 마음속에 가시가 나와 남을 찌르고 나를 찔러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어떻게 돌볼 수 있는지, 돌보는 마음을 갖는 방법들을 제시해 준다. 수많은 가시 같은 감정들과 상처들이 이 가시의 뿌리라고 하는데 그러한 감정들을 더 들여다보면 마음속 깊이 꾹꾹 눌러놓은 감정들이 뾰족한 가시가 되어 나와 남을 찌르는 것이라고 한다.

주변의 이야기들을 소재로 자신의 경험과 생각들을 광우 스님만의 철학으로 풀어내었다. 광우 스님의 따뜻한 문장과 중간중간에 그려진 일러스트 그림의 조화가 보는 시각을 따뜻하고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나는 이따금 감정이 복잡해지고 격해질 때면 책 속 문장들로 마음을 다지고 위로받으려고 하는데 이번에 <가시를 거두세요>를 읽으면서는 좀 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생각하는 방법을 알게 된 것 같다. 마음속 한구석 어딘가에서 소용돌이치고 있는 감정의 뭉치들을 어느 숲속에 부는 선선한 바람처럼 만들어주는 광우 스님의 문체들은 읽으면서 마음이 차분해지는 기분이 드는 에세이였다.


* 출판사'쌤앤파커스'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직접 읽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가시를거두세요 #광우스님 #속편한이야기 #에세이 #책스타그램 #샘앤파커스 #소나무스님 #에세이추천 #시간도서 #도서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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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되기 전에는 몰랐습니다만 - 슬기로운 초등교사생활
최문혁 지음 / 푸른향기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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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고향인 춘천에서 19년을 살다가 선생님이 되겠다는 다짐 하나로 먼 타지로 떠나 4년간의 대학생활 후 선생님이 되었다. 선생님이 된 후 고향으로 다시 돌아왔는데 아이들과 만난 지 이제 막 다섯 번째 해가 지나가는 중에도 길지 않은 교직생활을 하면서 고민을 하고 있다.교사라는 직업이 아이들만 가르치면 되는 줄 알고 시작했지만, 이렇게 바쁘고 복잡하고 어려운 것인지 몰랐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교사가 되기 전에는 결코 알 수 없었던 것, 평범한 선생님의 평범한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책이다.

저자가 선생님으로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돌보며 학교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현장감 있게 담았다. 막연하게 교사가 하고 싶어서 시작했던 선생님이라는 직업 속에서 아이들의 순 수학 시각과 마음으로 진짜 선생님이 되어가는 과정이 보이는 이야기였다. 성인이 된 입장에서 교사라는 직업을 직업 자체로 보면 방학도 있고,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고, 공무원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직업으로만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이런 단순한 시각보다는 교사라는 직업 자체의 고충과 고민들을 알게 되었고 교사라는 직업을 간접적으로 나마 체험해 본 것 같았다. 오로지 아이들만 좋아서 쉽게 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고, 교사라는 직업이 보기보다 더 바쁘고 어렵고 복잡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 슬기로운 선생님이라는 본보기가 없기 때문에 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Chapter 1. 나는 선생님입니다

Chapter 2. 어른 같지 않은 어른으로 키우겠습니다

Chapter 3. 조약돌이 될까, 발구름판이 될까?

Chapter 4. 마음속에서는 언제나 줄다리기

우리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모두 한 반의 담임선생님이라는 지도 아래에 학창 시절을 지나왔다. 그때는 담임선생님과 개인 면담이 너무나도 싫었고, 나에게 지나치게 관심을 갖는 것도 부담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지나와보니 새삼 담임선생님이 대단하셨다는 것을 느꼈다. 한 반에 한두 명도 아니고 30명 이상의 아이들을 선생님 한 분이 통제해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지혜롭게 아이들을 통제하고 도움을 줄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하셨을 것 같다.

어떤 것을 하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재밌고 즐겁게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하고, 흥미를 끌어올려 주어야 하는 것들이 교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는 제일 큰 고민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항상 아이들을 신경 쓰고, 항상 교육과 관련된 것을 생각하고 있어야 해서 개인적으로 자유로운 시간에도 습관적으로 교사라는 직업 활동과 연관 지으려고 하는 직업병을 보면서 직장 생활을 하는 나에게 가끔 보이는 직업병 같은 것도 떠올라서 웃펐다.

갑자기 전화가 온다. 다음 주에 있을 캠페인 활동 모습을 촬영해서 영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하신다. 아침방송을 통해 학생들에게 보여줄 계획이라고. 또 전화가 온다.

P.21


나는 누군가와 쌓은 관계가 끝나고, 헤어지는 것 자체를 잘 못 견뎌했던 것 같다. 초등학교 때 학원을 다니고 학습지를 하며 다양한 선생님들을 만났다. 그러한 학원과 학습지 선생님들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하여 바뀌게 되는 그 시기에도 나는 굉장히 슬퍼했다. 일주일에 한 번 만나는 그런 관계마저도 나는 정말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던 것 같다.

P.32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심각한 청각 손실을 일으킬 수 있을 만큼 큰 소음에 평균보다 긴 시간 노출되어 있는 사람이었다. 세계보건기구에서 권고하는 내용과 비교하여 경고 알림이 뜬다. 내가 매일 마주하는 소리들은 세계보건기구가 권고하기에 일주일에 4시간 이상 들었을 때 일시적, 혹은 영구적인 청각 손실이 우려되는 수준의 소리였다.

P.44


아이들도, 나도 모두가 꽃이다. 각자 한 송이의 꽃으로 서로를 마주하고 있다. 향기가 강한 꽃도 있고 향기가 없는 꽃들도 있다. 색깔이 화려하게 붉어진 꽃도 있느 반면 수수하고 은은한 꽃도 있다. 남에게 줄기를 기대어 의지하는 꽃과 튼튼하게 다른 꽃을 받쳐주는 꽃들도 있다.

P.67


철이 없고 순진무구한, 아직 어리다고 우리가 쉽게들 표현하는 그런 아이들이야말로 옳은 자기 존중감을 가지고 있는 아이라는 생각이 든다.

P.92


이 책을 다 읽어보니 교사라는 직업이 만능 로봇이 되어야 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을 보살피고, 한 명 한 명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고 가르치는 것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보면서 어른이 된 우리들이 느끼고 반성할 수 있는 것들이 담겨 있다. 막연하게 아이들이 좋아서 교사를 꿈꾸거나 교사라는 직업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아이들도 좋아하지만 교사라는 직업의 고충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해주고 싶고 추천해 주고 싶은 도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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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은유하는 순간들
김윤성 지음 / 푸른향기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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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의 저자 김윤성은 괜찮은 삶인 것처럼 보이지만, 절뚝이는 삶 속에서 낡은 지도 한 장을 가지고 직장에 다니는 틈틈이 세계여행을 했다.

20년 여행 고수가 겪은 22편의 아름다운 세계여행이야기를 담았다. 여행을 하면서 예기치 못하게 만나는 순간들과 사람들, 그리고 그 속에서 느끼는 행복들을 이야기한다. 아름다운 여행지의 사진들과 마음이 따뜻해지는 에피소드들이 숨어있다.

여행은 어쨌든 지치고 바쁜 일상 속에서 여유와 힐링을 준다. 바쁜 사회생활 중간중간 휴가를 모아서 다녀오는 여행은 참으로 달고 좋다.

회사 신입일 때는 휴가를 덥석 쓸 수 없어서 그래도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국내여행을 많이 다녀왔었다. 작년부터 이번 휴가에는 해외여행을 다녀와야지 마음을 먹었는데 코로나19가 생겨나버렸다. 동네를 벗어나 매일 지나다니는 곳이 아닌 다른 곳을 다녀오는 것 또한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확진자가 줄어들고,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조심히 다녀온 몇 군데의 여행지가 그래도 지친 이 시대에 작은 휴식처를 줄 수 있었다.

요즘 20,30대는 여행에 열광하는 세대이다. 욜로가 대세인 이유도 있지만, 다른 세대들보다 마음에 문제에 천작하고 그 해결책으로 여행을 1순위로 두고 있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나는 20대 30대 그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 사람이다. 예전에는 잘 생각하지 않았던 욜로라는 생활이 지금은 이렇게 바쁘고 지치는 일상에서 욜로라는 마음을 가지지 않는다면 재미없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 시대가 오고 나서는 좀 더 욜로 하자라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왜냐하면 정말 이제 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할 수도 없을 지도 모른다는 것을 보여주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금은 위험을 무릅쓰고 돌아다닌 다거나,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행복보다는 마음가짐을 욜로로 생각하려고 하고 있다.

<여행이 은유하는 순간들>은 아름다운 여행지, 마음 따뜻해지는 에피소드, 인문학적 단상 이 세 가지가 어우러져 있다.

아름다운 여행지 에피소드를 읽다 보면 여행지를 담은 사진들도 등장하는데, 당장이라도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을 억제하기 힘들었다.

스웨덴, 아이슬란드, 스위스,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영국, 스코틀랜드, 독일, 이태리, 볼리비아, 몽골, 일본, 캐나다 등 총 22가지 에피소드들이 있다. 국어사전에서 은유라는 단어는 '사물의 본뜻을 숨기고 주로 보조관념들만 간단하게 제시하는, 직유보다 한 단계 발전된 비유법'이라고 소개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상태나 움직임들도 암시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데 '내 마음은 호수요' 따위같이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인 <여행이 은유하는 순간들>이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여행이라는 것 자체 속에 숨겨진 아름다운 순간들과 에피소드들을 잔잔하고 은은하고 따뜻하게 표현해낸 책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나서도 작가의 글의 분위기를 함축적으로 담은 제목이었다고 느꼈다. 저자는 창원 시청에서 오래 근무한 공무원인데, 틈틈이 근무 중에 세계여행을 다녀왔다는 것이 멋있다고 느꼈다.

주변에는 직장 생활도 열심히 하고, 여행도 열심히 다닌 친구들을 볼 수 있는데 전에는 저렇게 지내면 돈은 언제 모아?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은 참 멋지게 사는 사람들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른 여행 에세이를 책을 봤을 때는 그냥 막연하게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이 책은 뭔가 여행의 추억과 기억을 새록새록 떠오르게 하기도 하고, 가슴 한켠이 따뜻해지는 사람 냄새와 정이 가득 담긴 어딘가 애틋해지는 여행 에세이인 것 같다. 은유적이고 감성적인 문체들이 어쩌면 산문 같기도 하고 시 같기도 하다. 어쨌든 무언가 <여행이 은유하는 순간들> 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중간중간 저자가 여행이야기를 하면서 추천해 주는 도서들도 읽고 싶어진다.

결론적으로는 여행을 하고 싶다. 너무너무 여행이 그립고 평범한 몇 년 전의 추억들이 그리워지는 시간이었다.


어떤 친절이 여행에 필요한지 구별할 수 없었다. 모든 것은 전적으로 여행자인 나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어떤 친절을 선택하든, 여행길에서 만났던 낯선 사람들의 친절은 늘 여행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었다.

 p.45

'오늘 뭐 했어.'

'오늘 어디 갔다 왔어.'

이런 문장을 소셜 미디어에 쓰는 날이 특별한 날이다. 그 문장 하나를 위해 도시의 사람들은 어쩌면 특별한 느긋함을 잃어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우리가 사는 도시는 느낌을 버리고 사건들만 남게 되었다.

p.65

 

호수의 광막함은 바다의 광막함과는 달랐다. 바다의 것은 열림이지만, 호수의 것은 막힘이었다. 호수의 표면을 비추는 숨죽인 달빛, 검은 덩어리 같은 섬들 사이로 어디 한군데 출구도 보이지 않았다. 문득 이 밤에도 자기만의 출구를 찾아 낡은 영어책과 씨름하고 있을 호세가 떠올라 조금은 숨쉬기 편해졌다.

p.140

 

현실에서는 모든 것이 직설이다. 일상을 살아내려면 직설은 필요조건이다. 그러나 일상의 직설은 많은 고통을 동반한다. 그래서 우리는 때때로 제대로 살고 있다고 느끼지 못한다.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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