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되기 전에는 몰랐습니다만 - 슬기로운 초등교사생활
최문혁 지음 / 푸른향기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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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고향인 춘천에서 19년을 살다가 선생님이 되겠다는 다짐 하나로 먼 타지로 떠나 4년간의 대학생활 후 선생님이 되었다. 선생님이 된 후 고향으로 다시 돌아왔는데 아이들과 만난 지 이제 막 다섯 번째 해가 지나가는 중에도 길지 않은 교직생활을 하면서 고민을 하고 있다.교사라는 직업이 아이들만 가르치면 되는 줄 알고 시작했지만, 이렇게 바쁘고 복잡하고 어려운 것인지 몰랐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교사가 되기 전에는 결코 알 수 없었던 것, 평범한 선생님의 평범한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책이다.

저자가 선생님으로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돌보며 학교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현장감 있게 담았다. 막연하게 교사가 하고 싶어서 시작했던 선생님이라는 직업 속에서 아이들의 순 수학 시각과 마음으로 진짜 선생님이 되어가는 과정이 보이는 이야기였다. 성인이 된 입장에서 교사라는 직업을 직업 자체로 보면 방학도 있고,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고, 공무원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직업으로만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이런 단순한 시각보다는 교사라는 직업 자체의 고충과 고민들을 알게 되었고 교사라는 직업을 간접적으로 나마 체험해 본 것 같았다. 오로지 아이들만 좋아서 쉽게 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고, 교사라는 직업이 보기보다 더 바쁘고 어렵고 복잡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 슬기로운 선생님이라는 본보기가 없기 때문에 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Chapter 1. 나는 선생님입니다

Chapter 2. 어른 같지 않은 어른으로 키우겠습니다

Chapter 3. 조약돌이 될까, 발구름판이 될까?

Chapter 4. 마음속에서는 언제나 줄다리기

우리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모두 한 반의 담임선생님이라는 지도 아래에 학창 시절을 지나왔다. 그때는 담임선생님과 개인 면담이 너무나도 싫었고, 나에게 지나치게 관심을 갖는 것도 부담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지나와보니 새삼 담임선생님이 대단하셨다는 것을 느꼈다. 한 반에 한두 명도 아니고 30명 이상의 아이들을 선생님 한 분이 통제해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지혜롭게 아이들을 통제하고 도움을 줄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하셨을 것 같다.

어떤 것을 하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재밌고 즐겁게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하고, 흥미를 끌어올려 주어야 하는 것들이 교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는 제일 큰 고민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항상 아이들을 신경 쓰고, 항상 교육과 관련된 것을 생각하고 있어야 해서 개인적으로 자유로운 시간에도 습관적으로 교사라는 직업 활동과 연관 지으려고 하는 직업병을 보면서 직장 생활을 하는 나에게 가끔 보이는 직업병 같은 것도 떠올라서 웃펐다.

갑자기 전화가 온다. 다음 주에 있을 캠페인 활동 모습을 촬영해서 영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하신다. 아침방송을 통해 학생들에게 보여줄 계획이라고. 또 전화가 온다.

P.21


나는 누군가와 쌓은 관계가 끝나고, 헤어지는 것 자체를 잘 못 견뎌했던 것 같다. 초등학교 때 학원을 다니고 학습지를 하며 다양한 선생님들을 만났다. 그러한 학원과 학습지 선생님들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하여 바뀌게 되는 그 시기에도 나는 굉장히 슬퍼했다. 일주일에 한 번 만나는 그런 관계마저도 나는 정말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던 것 같다.

P.32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심각한 청각 손실을 일으킬 수 있을 만큼 큰 소음에 평균보다 긴 시간 노출되어 있는 사람이었다. 세계보건기구에서 권고하는 내용과 비교하여 경고 알림이 뜬다. 내가 매일 마주하는 소리들은 세계보건기구가 권고하기에 일주일에 4시간 이상 들었을 때 일시적, 혹은 영구적인 청각 손실이 우려되는 수준의 소리였다.

P.44


아이들도, 나도 모두가 꽃이다. 각자 한 송이의 꽃으로 서로를 마주하고 있다. 향기가 강한 꽃도 있고 향기가 없는 꽃들도 있다. 색깔이 화려하게 붉어진 꽃도 있느 반면 수수하고 은은한 꽃도 있다. 남에게 줄기를 기대어 의지하는 꽃과 튼튼하게 다른 꽃을 받쳐주는 꽃들도 있다.

P.67


철이 없고 순진무구한, 아직 어리다고 우리가 쉽게들 표현하는 그런 아이들이야말로 옳은 자기 존중감을 가지고 있는 아이라는 생각이 든다.

P.92


이 책을 다 읽어보니 교사라는 직업이 만능 로봇이 되어야 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을 보살피고, 한 명 한 명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고 가르치는 것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보면서 어른이 된 우리들이 느끼고 반성할 수 있는 것들이 담겨 있다. 막연하게 아이들이 좋아서 교사를 꿈꾸거나 교사라는 직업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아이들도 좋아하지만 교사라는 직업의 고충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해주고 싶고 추천해 주고 싶은 도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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