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 계단에서 울지 - 평범한 어른이 오늘을 살아내는 방법
김나랑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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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 계단에서 울지』는 《보그》 코리아 피처 에디터 김나랑이 일과 삶에 대해 숨기지 않고 내키는 대로 써 내려간 솔직담백한 에세이다. 15년 차 직장인 여성으로서 내 일의 답을 찾아 나가며, 삼십 대의 끝자락에 서 있는 평범한 어른의 일상 그리고 베테랑 에디터로서의 이야기까지 아낌없이 털어놓았다.

스물다섯에 첫직장에 들어가 이직, 퇴사 ,입사를 15년간 반복했다. 현재 <보그>의 피처 에디터다. 직장생활은 힘들지만 일에는 진심이다.

처음이책의 제목을 '누구나 한번쯤 계단에서 울지'라고 지었을때 2가지 반응이었다고 한다. 한쪽은 나도 울어봤다고 지지했고, 다른 쪽은 직장생활이 힘들어도 그런적 없다고 다른 제목을 권했다. 그래도 후자에게 계단에서 울수 밖에 없는 심정을 이야기하면 이해했다고한다.

어른이란 뭘까, 어른이 될수록 비밀이 많아지는것같다는 저자의 생각이 나도 공감된다. 생각해보면 대학생활까지의 나는 활발하고 활동적이었다. 사람을 만나는것을 좋아하고 , 사람이 많을 곳을 좋아했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하며 제2의 자아가 생겼다. 주말에는 원래의 나로 돌아오지만, 출근만 하면 제2의 나를 만든다. 말을 아끼고, 말을 안한다. 조용히 있고 활달한 내 성격은 숨긴다. 굳이 이사람들 앞에서 나의 모든것을 꺼내어 보여주지 않는다. 나의 이야기를 꺼내면 순식간에 모두에게로 퍼진다. 그래서 비밀을 많이 만드는것 같다.

이책은 그저 잡지가 좋아서 시골에서 상경해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고 퇴사를 하고 재입사를 하고 카드값 독촉 전화를 받는 ,

일에 열정적이지만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저자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표면으로 보았을때는 저자의 사회생활만 보인다 하지만 내면 깊숙히 들어가보면 이 사회생활의 이면이 나온다. 저자가 첫사회생활을 하며 힘들었고, 고통스러운 나날들을 나열하며 독자들과 공감하고 위로하고 위로받고싶어서 이책을 썼다고 한다.

1장에서는 출근 후의 일을 다룬다. 직장은 날 먹여살릴 돈을 주고 만족감을 주었지만 매일의 허름한 인간으로 만들어주었다. 직장과 나의 '기브앤 테이크'관계를 고민한다. 2장에서는 우리를 지탱해주는 놀이들이 나온다. 가령 노브라를 하고 채식을 한다해도 말이다. 유행팔로워, 비싼운동을 하다가 카드빛을 지고 래포츠 자격증을 따려다가 죽을 뻔 하는 에피소드들이 나온다. 하지만 2장에서의 저자의 삶은 그녀를 병원으로 입원실로도 가게 하지않았던 일들이었다. 3장은 저자의 직업인 잡지에디터를 설명한다. 잡지에디터라고 옷을 잘입고, 패션을 잘아는것이 아니다. 그리고 피처 에디터는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에디터라 하는 직업은 겉으로 볼때는 멋잇고 번지르르해 보이지만, 매일 컵라면을 먹으며 건강기사를 쓰고, 업체의 무리한 요구에 자존심 상해하는 하지만 이러한 고충속에서도 이일에는 진심인 저자의 마음이 담겼다.

1장. 매일의 출근은 고되지만 내 일에는 진심입니다

2장. 조금 불안하고 궁상맞아도 혼자의 힘을 믿어봐요

3장. 잡지의 신이시여, 듣고 있습니까

분명히 변한 것은 있다. 이제는 회사에 먹히지 않는다. 특히 회사 내 인간관계에 잡아먹힐 것 같은 때, 전과는 달리 그' 아가리'를 벌리고 기어 나온다. 침 범벅이 되고 이빨에 긁히지만, 샤워를 하고 연고를 발라 상처가 아물기를 기다린다. 더 이상 잘근잘근 씹히고 싶지 않다.

p.17

회사로 돌아와 비상계단에서 울었다. 콧물이 눈물만큼 나왔다. 대놓고 무시를 당했고, 그 무시를 주변사람이 다 봤으며, 그런데도 그에 관한 기사를 써야 한다니 자존심이 상했다.

p.21

'네'는 약해보이니 '넵'이라고 답하는 '넵무새'가 되고, 웃지않는 얼굴로 'ㅋㅋㅋ'를 쓴다.

p.31

"이렇게 청춘이 가버린 것 같아 당황하고 있어요. 그동안 나는 뭐가 변했을까. 그저 좀 씀씀이가 커지고, 사람을 믿지 못하고 , 물건 보는 눈만 높아진, 시시한 어른이 돼버린 건 아닌가 불안하기도 하고요."

김애란의 소설집 <비행운>에 수록된단편소설 [서른]의 한 구절이다.

p.37

진짜 회사생활에서 눈물 흘려본사람이라면 공감할 이야기들이 담겼다. 그래서 이 제목처럼 나도 사회생활하면서 힘들어서 계단에서 울어봤어, 너만 그런거 아니야. 라고 위로 해주는 느낌이어서 좋았다. 마음에 와닿는 문장들이 너무 많았다. 그만큼 나에게 공감과 위로를 주었다. 독자들의 이러한 반응을 보며 저자도 위로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자와 감정을 공유하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생활속에서도 나만의 위로방법과 시간을 찾아서 오늘 하루하루를 잘 견디며 살아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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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범 대 살인귀 스토리콜렉터 88
하야사카 야부사카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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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살인범 대 살인귀>는 ‘아이디어맨’이자 ‘트릭 메이커’로 불리는, 일본에서 최고로 주목받는 젊은 작가 하야사카 야부사카의 진면목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다. 이책의 시작은 폭풍으로 고립된 외딴 섬의 아동보호 시설 '착한 아이의 섬'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미스터리 소설이다.

책전반부를 보면 '착한 아이의 섬'안에 위치한 건물의 평면도가 나오고 등장인물들의 이름과 소개들이 나온다. 일본어로 된 이름이라 소설을 읽는중간중간 헷갈렸는데 그때마다 이 페이지를 열어 다시한번 등장인물들을 확인하면서 읽었던 것같다.

1인칭의 시점으로 하바시리히토리 (주인공)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어 간다. 이츠미 아사미라는 괴롭힘 당하는 아이가 괴롭힘을 견디지못해 절벽아래로 떨어져 의식불명이 되었다. 유일한 친구였던 하바시리히토리를 그녀를 따돌린 추종자들을 살인하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사립 아동보호시설 '착한 아이의 섬'이라는 이름이 붙은건 비유적으로 붙은 이름이 아니다. 말그대로, 일본 본토 근처의 외딴섬에 세워져있다.

 

지역주민들의 맹렬한 반대에 부딪혀 이렇게 어쩔 수없이 무인도에 생겼다. 착한아이섬은 40인의 아동을 데리고 있고, 13세이상의 연장자 반 이 아홉명 9세이하의 연소자반이 30명 우연히 10-12세 아동들이 입양되는 경우가 자주생겨 그 나이대는 쏙 빠져있다.

폭풍이 몰하치는 배경 속 외딴섬에 갇힌 39명의 아이들에게 어른이 한명도 없던 밤 , 그리고 그 이튿날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1명은 의식불명의 상태로 육지에 입원해있다, 이츠미 아사미 라는 인물) 어른이 한명도 없었던 이유는 교대근무였던 직원중 1명이 미끄러져 허리뼈가 부러지는 사고로 나머지 한명이 병원에 그를 데려다 주러갔다가 폭풍우 때문에 배를 띄우지 못해 당장은 못돌아 왔고, 그러한 섬에 아이들만 있게 된다. 너무 무서웠던 건 최고 연장자의 나이가 중학생즈음 밖에 되지 않는 아이들인데 이 무리속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이 일단 소름 끼쳤다. 그리고 그 방식도 너무 잔인해서 무서웠다.

1인칭의 시점으로 살인을 자처 하려던 하바시리 히토리는 자신이 관계되지 않은 다른 살인현장과 맞닥뜨리면서 자신의 범행을 이들에게 감추면서 동시에 살인귀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추적한다. 현재의 히토리의 이야기와 과거의 살인귀X의 이야기가 번갈아 가며 등장하며, 이야기를 고조시키고 이 살인사건과 연관이 되어지는 부분을 이끌어 낸다. 그러던중 주인공이 한눈을 판사이에 다른 장소에서도 순차적으로 연쇄살인사건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이책의 저자인 하야사카 야부사카의 진면목이 유감없이 드러나며 젊은 작가만의 촘촘한 복선과 치밀한 구성을 볼수 있다.

 

이책을 끝까지 따라가면 어떤 부분에 복선이 있었구나 뒤늦게 알게 된다. 복선을 알아채며 살인귀가 누구인지 알게 되면서 반전에 반전을 맞닥 뜨린다. 정말 생각하지도 못했던 인물이 살인범이었던 게 소름 돋았다. 그리고 얼켜있던 의문의 인물들의 행동들이 한순간에 정리되면서, 상상하지도 못한 결말을 맞는다.

살인귀X가 왜 그러한 삶을 살게 되었는지 , 이유가 서서히 등장하며 한편은 불쌍하기도 했다. '착한 아이의 섬'이라고 불리고 ,부른 이유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 장편소설을 클로즈드 서클이라는 클리셰가 사용된다. 클로즈드 서클이란, 추리소설에서 등장하는 개념으로, 소수의 내부인들로 이루어진 공간에서 내부인에 의해 일어난 살인사건을 의미한다. 영미권과 일본에서 나타내는 클로즈드 서클의 의미를 조금씩 다른데 일본 미스터리계에서는 외부와 연락을 일절 취할 수 없는 완벽하게 고립된 장소에서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내부인들 사이에서 일어나며 , 이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행동들과 특징들을 기억하면서 읽으면 좀더 흥미진진함을 느낄수 있을 것이다. 경찰의 과학수사능력, 민간의 전화통신등으로 이야기를 등장인물들이 이끌어가는 것이 아닌, 독자들이 논리적으로 추리에 참여하면서 외적요소에 방해받지 않고 이책속에 등장하는 인물과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느낌이 들어서 재밌었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에 읽은 추리소설중에 제일 집중할수 있고, 재밌게 마무리를 할수 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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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구트 꿈 백화점 -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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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과 꿈에 관련된 저자의 일상을 소설속에 판타지적으로 녹여낸것같다.내가 만약 꿈 백화점에 들를 수 있게 된다면 난 어떤 꿈을 살까?하는 기대, 흥미진진함등의 재밌는 요소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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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구트 꿈 백화점 -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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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라는 책 제목을 들었을때는 외국소설가가 쓴줄알았다. 제목과 표지디자인으로는 히가시노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의 느낌도 조금 났기때문이다. 그리고 스토리텔링 랩퍼인 '팻두'의 곡중 꿈을 파는 가게라는 곡이 있는데 그 곡이 생각이 났다. '꿈을 파는 가게' 라는 곡의 내용을 소개하자면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것들이 가능 해지는 꿈을 파는 곳인데, 가게에서 원하는 꿈을 고른다음 상점주인에게 말해주면 꿈에 맞는 음악을 만들어주는데, 그 음악을 들으면서 자면 꿈으로 연결된다는 내용의 곡이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잠들어야만 입장 가능한 꿈 백화점에서 일어나는 비밀스럽고, 기묘하지만 어떨때는 가슴 뭉클함을 담은 판타지 소설이다. 저자는 부산에서 태어나 재료공학을 공부하고 반도체 엔지니어로 일했는데 , 클라우드 펀딩으로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책을 첫소설로 발표하며 열렬한 지지를 얻으며 펀딩을 성공했다. 잠을 자면 기억에 남는 꿈을 자주 꾸는편이며, 잠을 푹자는것을 좋아하는 저자의 일상을 소설속에 판타지적 요소로 녹여낸것같다. 내용을 읽다보면 좋아하는 해리포터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들고, 내가 잠들어서 만약 꿈 백화점에 들를 수 있게 된다면 난 어떤 꿈을 살까? 하는 기대감이 들정도로 흥미진진하고 재밌는 요소들이 가득 담겨있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범상치 않은 혈통의 주인장 '달러구트'가 운영하고 있는 꿈백화점에 취업하기 위해 페니는 아쌈의 면접 도움으로 달러구트의 꿈 백화점에 취직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아쌈이 면접에 도움이 될거라고 추천해준 '시간의 신과 세 제자이야기'를 시작으로 다양한 꿈에관련된 이야기가 나온다. 그중 제일 인상깊었던 부분은 시세가 가장 높게 거래되고 있던 '설렘'의 꿈을 도둑맞은 이야기를 시작으로 내용이 전개되어가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집중해서 읽고 있는데 이책속에 내이름이 등장해서 신기했다. 읽다가 내이름의 등장에 저자가 내꿈에 다녀간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소름이 돋았었다. 어쨌든 나도 저자처럼 꿈을 자주 꾸는 편이고, 꿈에서 꿈으로 이어진적도 많고,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된 꿈들을 많이 꾸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책의 에피소드들이 너무 내 취향저격이었다.

프롤로그. 3번째 제자의 유서 깊은 가게

1. 가게 대성황의 날

2. 한밤의 연애지침서

3. 예지몽

4. 트라우마 환불 요청

5. 꿈 제작자 정기총회

6. 이 달의 베스트셀러

7. yesterday와 벤젠고리

8. 체험판 출시 : 타인의 삶

9. 익명의 손님께서 당신에게 보낸 꿈

에필로그 1. 비고 마이어스의 면접

에필로그 2. 스피도의 완벽한 하루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달러구트, 페니, 아쌈 이런 이름이며, 꿈을 다룬 판타지소설이어서 그런지 해리포터의 이미지가 강하게 상기되어 외국인 작가인줄 알았는데 한국작가여서 놀랐었고, 왠지 이러한 판타지물의 영향과 저자의 상상력이 더해져 풍부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 나온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초반의 이야기시작이 취업난을 느끼는 페니의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약간 우리나라 정서와 웃픈 현실을 보여주는것 같아서 정감이 갔다. 그리고 취업을 하고나면 웨더, 모그베리 ,달러구트 등 현실에는 없을 법한 친절하고 배려깊은 사람들이 페니를 도와주며 함께 성장해 나간다. '꿈'이라는 주제로 사랑, 이별, 설렘, 죽음, 가족 등 다양한 요소들의 이야기를 소설속에 풀어내며 저자는 독자들에게 감동과 공감을 선사한다.

마지막에 '익명의 손님께서 당신에게 보낸 꿈'의 에피소드를 보면서는 이미 에피소드 시작부분에 볼이 홀쭉한 중년의 여성과 달러구트가 페니를 기다리고 있었다. 의 구절부터 어딘가 서늘해 보이는 분위기 그리고 남편이랑 딸과 부모님한테 보내고 싶다는 울음을 참고 있다는 문장을 보면서 이미 나는 울컥하고 마음한쪽이 슬퍼지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죽은 자가 나오는 꿈이었고... 그 뒤의 이야기는 돌아가신 외할머니를 생각나게 했다. 나도 가끔 꿈에 한번더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이 나와서 행복한 꿈을 꾸는데, 꿈에서 깨면 먹먹하고 멍하지만 그래도 꿈에서라도 한번 더 만날 수있었어서 그런 꿈이야기는 다이어리에 적어두고 오래오래 기억하려고 하는편이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처럼 우리도 현실을 침범하지 않고 적당한 수준의 적당한 다스림으로 우리에게 꿈을 거래해주는 백화점이 생기면 어떨 까 하는 생각을 했다.

"미래를 다스리기 위해 과거에 얽매이지 않게 해주십시오." P.18

"제가 사랑한 시간은 모두가 잠든 시간입니다. 잠들어 있는동안에는 과거에 대한 미련도 없고, 미래에 대한 불안도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 P.19

난 이렇게 좋은 꿈들을 손님들이 멋대로 사가서는, '에이 개꿈이네'하고 불평하는 소리가 제일 듣기싫어. 반드시 기억해둬. 아무한테나 팔면 꿈값을 못받아. P.45

나는 100개 만큼 행복하고, 1개 만큼 아팠는데, 지금은 1개도 안아파. P.275

*출판사 '팩토리나인' 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직접읽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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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집
래티샤 콜롱바니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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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랜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어 가는 이 소설은 저자 래티샤 콜롱바니의 신작이다.

래티샤 콜롱바니는 작가, 영화감독, 배우이며 1998년 <마지막 메세지>를 시작으로 몇편의 단편영화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연출했다.

2002년 에는 한국에서도 개봉한 오드리 토투 주연의 영화 <히 러브스 미>의 감독을 맡아 호평을 받았다.

2017년 첫 장편소설 <세 갈래길>을 발표하며 프랑스 사회에 커다란 반항을 불러 일으켰다. 국적도 원하는것도 다른 세 여성이 각자의 삶을 극복하는 이야기를 엮어낸 책이다. 이번 신작 <여자들의 집>은 프랑스 파리에 실재하는 쉼터 '여성 궁전'을 배경으로 엘리트 변호사인 솔렌이 자신과는 전혀 다른 전쟁을 겪어온 여성들과 만나며 겪는 변화를 보여준다.

재난은 가장 취약한 이들을 차가운 거리로 내몬다. 우리사회에서는 여자들이다 팬데믹 시대가 오면서 사회는 너무 많은 변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갑작스러운 감염병으로 치료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생기고, 그들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의료종사자들.

모든사람들의 일상이 흔들리고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그중에서도 유독 여성의 비율이 높다. 노동시장에서 가장먼저 무너져내린 것이 여성 노동자들이다. 여성이 특정 업종이 치우져진 이유도 있다.

솔렌이 변호했던 생클레르의 자살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리고 솔렌은 기절한다. 일어나보니 사방에 흰색벽이 둘러싸인 병실에 있다.

생클레르와 업무상 관계이기도 했지만 오래 알고 지내온 사이였다. 이번재판을 위해 솔렌은 지난 몇달의 시간을 쏟아부을 정도로 철처히 준비했는데 판사는 피고에게 실형을 내리고 손해배상금까지 물어내도록했으며 사회가 생클레르의 명예를 부정하고 박탈해 버렸기에 그는 그 사실을 견디지 못하고 허공으로 몸을 던졌다. 그의 죽음으로 솔렌은 죄책감에 시달렸다. 이사건의 충격으로 솔렌의 삶에도 어떤 폭발을 일으켰고 , 그녀 또한 무너졌다. 몇주간의 요양끝에 그녀는 점차 회복해갔다.

솔렌은 사실 변호사가 되고 싶어하지 않아했다. 그리고 그녀는 쉽게 다시 변호일을 시작하기 어려웠다. 그때 글로 의사소통을 원하는 사람을위해 글을 대신 써줄 작가를 구한다는 구인공고를 보게된다. 글을 쓰기 좋아했지만 가족들의 영향으로 변호사를 택했다. 생각해보면 우리의 꿈은 때때로 타인의 기준점에 맞추어 정해지는것 같기도 하다. 나의 과거시절을 돌아보면 어쩌면 꿈이없어서 , 그 꿈이 단지 돈벌이가 되지않는 수단이어서 꿈을 포기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지금에서야 그래도 적성을 찾아 일을 하고 있지만, 내 생활에 만족하지 않아서 여러가지 다른 활동을 하는것 같기도 하다.

"이놈은 델타드로메우스예요." 레오나르가 말했다.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놈이 더 날렵한 다리를 가졌어요. 어쨌더나 두 놈이 닮긴했죠." 솔렌도 동의했다. 바로 이런 것이, 복잡한 이름의 공룡들을 분간할 줄 알고 비뚤비뚤 서툰 사랑의 고백을 벽에 붙여놓는 일이 '삶을 살아간다'는 말의 의미라는 생각이 들었다.

p.35

평범했던 그녀의 일상에서 번아웃이 찾아오고, 우연의 순간으로 '여성 궁전' 이라는 곳에서 자원봉사를 시작하게 된다. 그녀가 찾아간 여성궁전이라는 곳은 집없는 여성400명이 모여산다는 쉼터이다. 이곳에서는 자신과 전혀다른 삶과 전쟁을 겪어온 여성들이 있었다. 그리고 미디어들이 사용하는 '취약성'이라는 말의 진짜 얼굴들을 만난다.

유명로펌 변호사였던 솔렌은 여성궁전으로 가서 처음엔 투명인간 취급을 받는다. 어딘가 무례하고 상식이 통하지않는 사람들.

하지만 그들이 그런 이유를 알게된다, 그리고 자신의 진짜 분노가 향할 곳이 어디인지를 깨닫는다. 이 여성들이 여성궁전안으로 오면서 또다른 삶이 시작된다고 이야기 한다. 이 쉼터밖에서 빈곤과 폭력으로 부터 도망쳐 이곳으로 모이게 된다. 가난한 여성들의 현실을 담은 이야기이다.

소설이지만 어딘가는 현실과 분간이 되지 않는 듯한 부분들도 만난다. 여성 노숙인들이 이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자신 스스로를 지우고 살아가야 한다는 부분이 제일 안타까웠던 부분이었다.

책 제목과 책소설의 소개에서 그렇듯 사실 페미니즘 적 색깔이 들어나있어 보였다. 물론 내가 여성이기 때문에 읽고 싶다는 호기심 하나도 분명존재했다. 하지만 읽다보면 페미니즘적 성향은 미미하고 , 그냥 현재 여성들이 살고 있는 사회를 보여주려 하는 작가의 의도가 보인다. 작가는 이 소설로 우리에게 분명 어떤 의미와 깨달음을 전달하고 싶어하는것 같았다.

타인의 행복이란 잔인한 것이다. 그것은 맨얼굴 앞에 가차없이 거울을 들이댄다.

p.123

"여긴 아주 끔찍해요. 숨을 쉴 수가없어요. 온갖 종류의 인간들이 뒤섞여 산다는 게 어떤건 지 당신은 모를거예요. 하지 말라는건 얼마나 많은지. 자유가 없어요. "

p.195

앞으로도 당당할 것이다. '기죽지 말자', 이것이 라 르네의 좌우명이다.

p.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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