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지 않는 도시 - 세상 모든 사랑은 실루엣이 없다
신경진 지음 / 마음서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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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지 않는 도시>는 한국 장편소설의 지평을 연 세계문학상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은 신경진 작가가 7년만에 발표한 신작이다.

스타카토 처럼 끊어지는 간결한 문장력과 밀도감 넘치는 단단한 스토리텔링의 문체는 저자특유의 문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 사회적 이슈인 '자발적 비혼'과 같은 결을 하고 있으며 소설에서 다루지않았던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서로 다른 시간대를 살아가는 세남녀의 이야기를 번갈아가면서 전개하면서 각자의 결혼 , 인생이야기를 보여준다.

1장 타인의침범

2장 신기루와 오아시스

3장 이곳이 평행세계라면

가정의 단란함속에서 원인모를 결핍을 느끼는 쇼윈도 부부, 사각관계라는 줄타기를 감행 하는 위험한 커플 등 그들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결합하는 현실 남녀까지. 어쩌면 현실같기도 한 소설속의 모습들을 보면서 많을 생각을 들게 했다. 3040세대의 주제를 이야기로 다루며 미래지향적인 사랑을 보여준다. 청춘들의 로맨스가 아닌 현실의 사랑 이야기가 아닐까... 최근들어 주변에서 결혼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결혼에 대해서 이제는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나에게 재밌게 읽을 수 있던 소설이었다. 단순연애소설이고, 청춘들의 사랑을 담은 이야기보단 현실적인 사랑이야기를 담은 드라마적 요소들도 있겠지만 또 다른 결혼이라는 것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시대상의 모습을 볼수 있다. 과거에는 대를 잇기 위해 자손을 보기위해 했던 결혼이었다면 요즘 세대는 결혼보다 내 인생이 더 중요한 사람들도 있고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변화되어 가는 시기가 요즘인 것 같다. 코로나 시대 이후 결혼률과 출산율도 줄어드는 것을 보면 생활환경, 사회환경들도 많은 영향을 주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부모님의 세대의 결혼의 모습부터 MZ세대의 결혼의 모습까지 볼수 있었던 소설이었다. 20대 초반만 해도 사랑만 있으면 결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한살한살 나이를 먹으면서 현실을 알게 되고 보고 듣고 느끼는 것들에 인해 사랑으로만 결혼을 맺을 수 는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진해지는 요즘이다.

결혼에 대한 모습을 소설로 읽을 수 있어서 좋았고, 다양한 사랑의 관계속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던 도서 였다.

사랑에 대한 주제를 별개로 결혼을 중심으로 생각하며 그 사이의 관계들을 어떤게 옳은 것이라고 정의 할 수 있을까.

이책을 읽기 전에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답을 구하기 어렵다고 느꼈었는데

<결혼하지 않는 도시>를 읽고나서는 그래도 결혼에 대한 나의 가치관을 정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는 타인에게 친절하고 상냥했다. sns로 친구 요청이 오면 거의 예외 없이 수락해 수많은 팔로우를 거느렸다. 그 중 대부분이 여자들이었다. 사이버 공간에서 친구들을 사귀고 교류하는 것은 그의 유일한 취미. 그는 손에서 휴대폰을 놓지 않았고, 소소한 일화라고 생기면 곧장 기록으로 남겼다.

p.91

연인의 이름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았다. 여자의 검고 풍성한 머리카락이 먼바다의 파도처럼 출렁였다.

그는 꿈속에서 조차 신부가 누구인지 알지 못했다.

p.199

한나와 태영은 결혼하지 않은 상태로 사실혼에 머문 동거를 이어갔다. 사회는 두사람의 만남을 '선택적 결합'으로 명명했다.

p.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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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게임
오음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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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세계에 사는 우리는, 모두가 '외계인' 이다.

<외계인 게임>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 콘텐츠 진흥원이 주최한 2020년 대한미국 콘텐츠대상에서 대통령상(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1398편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1등을 차지한 작품이다. 다섯 개의 이야기를 각각의 인물들의 관계과 버무려 교집합을 이뤄내며 하나의 결말로 멋지게 이끌어낸 이 작품은 자신의 소개를 여행자 혹인 작가로 불리나 무거운 배낭은 메지 못하고 어려운 글을 쓸줄 모른다는 겸손한 태도의 작가 오은의 작품이다. 저자는 가장 사랑한 것도 가장 큰 위로를 받은 것도 여행이 었음을 깨닫고 늘 떠나며 살기로 했다.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하기엔 너무 좁고 난의 이야기라고 하기엔 너무 넓은 우리의 산책 같은 이야기들을 쓰고 있다. 매일 빨간날로 살고 있어서 인지 푸른 시기에 자주 홀로 붉게 서있다.

이책에는 5명의 인물들을 작은 소개의 제목과 함께 그들이 이야기가 순차적으로 나열된다. 낯선 여행지에서 만난 다섯명의 인물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담았는데 그 여행지는 바로 '파키스탄 훈자'라는 나라라는 소개부터 책을 읽는 독자역시도 낯선여행지라서 이야기에 호기심이 더 갔던것 같다. 김설 ,남하나, 최낙현,전나은,오후 이 다섯명의 인물들의 그동안 살아간 인생을 이야기를 들음과 동시에 여행에 관련된 그들의 에피소드들을 만날 수 있다. 나도 해외여행을 하면서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을 만났을때 가장 신기했던 것 같다. 목적은 같지만 서로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목적 속에 담긴 이유는 다달랐던 여행의 흔적들을 돌아보면 그때의 여행의 추억들로 오늘을 살아가는 것 같기도 하다. 이책의 5명의 주인공들은 한국에서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인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여행을 하러 온 파키스탄 훈자에서는 그냥 '여행자'일 뿐이다. 첫번째 인물 김설은 초등학교 교사이고 남자친구와 헤어진후 훈자로 여행을 오게 되었다. 두번째 인물 남하나는 키스방에서 일을 하던 인물이다. 영상번역가이자 키스방에서의 수입으로 살아가는 인물이다. 세번째 인물은 최낙현이라는 인물이고 소설가이다. 여행지에서는 누구보다 남을 잘챙기는 사람으로 보이지만 사실 그는 소설을 쓰다가 주목을 받지 못하고 긴시간동안 헤메다 아내와도 이별한 인물이었다. 네번째 인물인 전나은은 모든것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별다른 감정없이 매일을 견디듯 보내는 인물이었다. 그동안의 자해들이 더이상의 자극도 위로도 되지않는다고 느낄때쯤 아름다운 마을을 찾아다니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떠나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여행을 하다가 이곳 훈자까지 오게 된 인물이다. 마지막 인물은 오후 라는 인물이다. 보라라는 후배가 아버지 때문에 창문에서 뛰어내리고 보라가 지어분 유일한 이름의 '후'라는 이름을 갖게된 인물이다.

이책은 이렇게 먼저 인물들을 소개해주진 않는다. 각각의 인물들의 선소개와 그들이 살아온 청춘, 인생이야기를 들려주고 여행지에서 만난 5인물들의 이야기를 후로 이어서 들려준다. 언뜻 읽다보면 우리에게 있을 법한 이야기들,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담은 에세이라는 생각도 들게 만든다. 사람들은 여행을 올때 물론 그냥 여행자체가 좋아서 떠나오지만 이런 각각의 사연들을 갖고 여행에 임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여행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읽을 수 있는 이책은 여행을 하기전과 여행을 한후의 인물들의 심리변화들이 조금씩 느껴졌다. 여행은 여행자체로 좋은것같다. 마음을 가볍게 만들어주고, 여행을 하면서 인생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책은 단순히 여행이 주는 힐링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것은 아니다. 우리가 여행을 하면서 우리라는 존재들을 놓아서는 안되는 이유와 , 인생을 바라보는 다양한 인물들의 시선들을 볼 수 있었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다양한 상황들 속에서 얻는 즐거움을 담은 책은 아니지만 사람으로 잃은 상실감과 실망들이 다른 사람들로 인해 채워지고 상처들이 치유될수 있지 않을까, 또한 다른인물들의 이야기로 위로받을 수 있는 게 사람들의 삶이 아닐까, 그래서 우리는 나라는 개인으로 살아 갈수 있는 것이아니라 공동체인 '우리'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당신은 날 아프게 하지않아.' 라는 마음으로 시작해, '당신만 날 아프게 할수 있어'라며 스스로를 달랠 것이다.

p.112

우리의 삶에, 마침내 우리가 존재하는 세계. 나는 지금 이곳에 서있다. 눈을 감고도 걸을 수 있었다.

p.302

*출판사 '팩토리나인'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팩토리나인 #외계인게임 #오음 #장편소설 #책스타그램 #도서리뷰 #도서스타그램 #도서서평 #소설 #신간소설 #한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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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권영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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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미 도미히코의 신작 <열대>가 출간전인데, 출간본이 나오기전 가제본도서를 받게되어서 읽게 되었다. 모리미 도미히코 저자의 그동안의 도서중 <거룩한 게으름뱅이의 모험>,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야행> 등을 알고 있었는데 그 작가님의 신간작품이라고 하니 궁금해졌다. 저자 모리미 도미히코는 1979년 일본 나라현에서 태어나 교토대학교 생물기능 과학과에서 응용생명과학을 전공하고 동대학원 농학연구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소설가의 꿈을 포기하려던 찰나에 제 15회 일본 판타지 노벨 대상작에 선정되어 극적으로 등단후 지금까지 작가로 활동중이다. 이 책 <열대>는 한동안 슬럼플르 겪은 작가를 주인공으로 한 그의 데뷔 15주년 기념작이라고 한다. 이책의 짧은 소개에도 읽을 수록 '마치 꿈을 꾸고 있는 듯한 감각을 선사하는 신비한 이야기' 라고 소개하는데 공감이 갔다.


책에는 <천일야화>가 계속 언급된다. 그리고 이 <열대>라는 도서는 <천일야화>의 확장판, 현대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세월과 함께 <천일야화>의 여러이야기를 흡수해 몸집을 늘려오고 편입되다가 서양사람에게 발견되며 구성이 좀 더 복잡해진다. 관측소 섬에서 <열대>를 쓴 36년 그리고 지금 새로운 <열대>를 만나는 이야기 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초반에 책을 읽다보면 현실세계인지 상상속 세계인지 헷갈리면서 읽게 된다. 저자의 실제 경험담인지 허구의 소설속 세계인지 분간이 안될정도로 말이다. 그렇지만 그래서 좀 더 몰입감이 좋았던 것 같다. 다음번에는 어떤 소설을 쓸지 고민하고 있는 상황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저자가 읽은 <천일야화>이야기의 줄거리를 읊는다. 그러다가 저자가 교토에서 살았던 학창시절 우연히 헌책방에서 발견한 소설책 <열대>를 떠올린다.

수수께끼 같은 문장으로 <열대>는 시작됐다. 어떤 이야기인지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쉽지않다. 추리소설은 아니고 연애소설도 아니다. 역사소설도 아니고 SF도 아니고 사소설도 아니다.

p.18


저자는 독서모임에 들어갔다가 우연히 <열대>책을 읽는 사람을 발견한다. 저자가 수수께끼책이라고 알고 있던 기억속 어렴풋한 책이 사실 사야마쇼이치의 <열대>라는 책인것을 알아낸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다가가 이책을 읽어봤는데 실물로는 처음본다고 이야기를 하고 결말까지 읽어보지 못했다고 대화를 한다. 근데 책의 주인또한 이책을 끝까지 읽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책은 끝까지 읽지못할것이라고 말을 한다.

끝까지 읽지 못한 책 <열대>에 관한 숨겨진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아직 정식출간하지 않은 소설이기에 나는 이정도까지만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온갖것이 <열대>와 관계가 있다. 이 세상 모든 것이 복선인 거예요.

p.202


"귀군, 이것은 섬이 아니로군" 달마 군이 말했다. "배였어."

p.357



그 시절의 나로부터 멀어질수록 <열대> 또한 세월의 작용에 의해 '추억'으로 변해가는 것이리라. 하지만 얼마만큼 세월이 흘러도 그때 나를 인도해 준 마술은 잊을 수 없다.

p.505


* 출판사'알에이치코리아'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직접읽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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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주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박해로 지음 / 몽실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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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도서협찬📚 

저자 박해로는 한국 특유의 무속신앙 전통에 이색적인 상상력을 덧붙인 스타일리시한 소설을 연이어 선보이는 중인데 이중 하나가 <섭주>라는 이야기의 소설을 담은 책이다. 이책의 표지를 보면 그레이색상의 뱀이 메인이다. 그리고 다르게 얽기 섥히 모인 뱀의 형상화를 담은 그림인데 메인사진의 그림처럼 이책의 내용은 뱀을 주로 이끌어가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섭주>제목의 박해로 소설은 정통 무속신앙에 호러와 스릴러를 더해 만든 장편소설이다. 자신만의 세계관을 구축하는 작가박해로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섭주라는 마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야기를 이책의 중심지로 삼으며 이책의 언급되는 장소에 도달해있는 주인공 같은 마음으로 이책을 읽어야 하는 이야기로 이책을 이끌어 간다. 처음 국회의원의 장례식에 의식주를 해결하러 간 거지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집을 잘못선택하고 섭주라는 마을의 이야기와 에피소드의 과거를 들 추면서 현재인물이 닥친 상황을 적용하며 이루어지는 미스테리 소설이자 추리소설이다.

나는 어두운 밤 저녁 10시를 지나가는 이밤에 시작하여 자정 12시를 넘어가는 이때에 이책 <섭주>를 마무리 했는데 중간중간 정말 있을 법만한 이야기의 등장과 에피소드들로 등골이 오싹한 소설 , 정말 눈으로 문장을 읽을 뿐만 아니라 시각과 촉각으로 미스테리 소설을 읽는 느낌을 들게 해주어서 좀더 몰입감을 주었던 것 같다. 사실 이책의 전개의 전반적인 이야기를 하면 이 책을 찾아 읽는 독자에게 흥미를 떨어트릴 수 있다고 생각이 들거 같기에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그러므로  서평단의 시각으로 이책을 서술 하자면 누구나 쉽게 파악 하고 판단할 수 있는 주인공이라는 인물이 아니다 이책의 주제는 과거의 주인공을 내포 하면서 현재의 인물을 대신한다.  책속의 인물이 정해주는 이야기로  이 책을 전개해 나가고 책을 읽는 독자가 아닌 이 소설의 에피소드를 진행시키는 인물이 이책을 파악한다. 

 이 소설을 읽는동안 소름이 돋고 정말 몰입감을 줄 수 있는 소설책이라고 이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책이었다. 무당이라는 소재로 이책의 내용을 이어나가는데  책을 읽는 독자가 이책의 전개의 주인공이 무당과 관련된 인물이라고 이해하고 그 이야기가 진행되기 전까지도 흥미로운 소재들이 나열되어서 좋았다. 그리고 처음에 주인공이 이 사건의 주제의 생물체에 씌이는 이유가 나열되지 않는데 그 이후에 과거의 이야기가 뒷받침되면서 뱀이 라는 신격존재가 꿈에 나타나게 되는 이유가 나오면서  분위기를 이끌어 간것 같다. 읽는동안엔  소름돋아서 등골이 오싹해질 정도의 소설이었다. 과연 소설 섭주의 이야기는 어떻게 마무리가 될까  책을 읽은 중간에도 긴장감이 구석구석 돋아나 집중하기가 어려웠던 소설이다. 분명 책의 표지만큼 내용이 전달하려는 주제는 확실 하다. 악갼 귀신과 악령에 대한 이야기이다 근데 더 무서운 이유는 실제 있을 법하다고 느낄수 있는 현실 감 때문이 아닝까.  어쨌든 더운 여름에 가볍게 읽은 만한 고전소설이었다. 

*출판사 '몽실북스' 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직접 읽고 쓴 주관적인 후기 입니다.

#섭주 #몽실북스 #박해로 #추리소설 #공포소설 #고전소설 #책스타그램 #도서스타그램 #호러소설 #정통호러소설 #더운여름 #신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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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동물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 수의사 아빠가 딸에게 들려주는 가축 살처분·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생명인문학
박종무 지음 / 리수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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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생명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수의사이자 생명윤리학 박사 학위를 갖고 있는 저자의 성찰이 담겨있다. 아빠가 딸에게 들려주는 형태의 문체이기 때문에 매우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거나 여전히 논란이 있는 부분에는 적절히 잘 대처하며 설명한다. 그리고 전문적인 내용보다는 이해하기 쉽게 글로 표현해 놓아서 읽기 쉬웠다. 우리 주변의 여러 동물들과 사람과의 관계 유형에 대해 정리하면서 우리가 관심을 지니고 되돌아보아야 할 우리 자신의 모습들을 인간 위주의 세계관과 산업현장의 현실을 보여주며 저자 나름의 관점으로 정리해 준다.

 

정확히 말하자면 고등학생인 딸에게 주는 생명에 대한 관점을 이야기해 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동물을 어떻게 대하는가>라는 이 책에 담겨있는 다양한 논의거리를 읽고 같은 주제로 토론을 하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저자는 생명을 단순한 물질을 넘어선 것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동물의 생명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토론을 하게 된다면 보다 더 다양한 의견과 주제로 넓혀질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예를들면 나는 비건 주의자는 아니지만 관심은 어느 정도 있는데, 자세히는 모르지만 겉핥기 식으로 알아본 결과 동물의 생명과도 관련이 있어서 이런 이야기로 뻗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면서 읽었다.

저자는 우리가 동물을 대하는 태도에 내재된 문제들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며 책을 연다. 우리 생활에 가깝게는 반려동물이 있고, 집 밖으로 나가면 자주 마주치는 길고양이 이야기도 다룬다. 동물원에 가면 야생동물을 만나게 되고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 인간을 위해 다양한 목적으로 동물 실험에 사용되는 실험동물이 있으며 우리의 식생활을 떠받치고 있는 가축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제일 먼저 가까이 있는 반려동물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 우리 생활에 제일 밀접하게 있고 보호자의 사랑을 받으며 키워지는 반려동물이 있는 반면에 개중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버려지고 보호소로 가는 반려동물도 있다. 바로 어제 나는 길고양이를 다룬 뉴스를 보게 되었는데, 수시로 동물 학대의 대상이 되는 길고양이들, 고양이들 먹이에 쥐약을 넣거나 산 채로 살해되는 고양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서 고양이가 단지 예쁘다고 키우다가 사정상 어려워서 길에 버리지만 않았더라면 이렇게 많은 고양이들이 이유 없이 죽임당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들게 하기도 했다. 반려동물과 보신탕 문화, 인간들의 시각적 충족을 위한 동물원에 가둬지는 야생동물, 인간들이 가축을 대하는 태도 등을 다룬 이 책을 보면서 우리가 동물을 대하는 태도에 내재된 여러 문제들을 살펴볼 수 있었고, 반성하게 되었다.

특히 2010년 이후 주기적으로 가축 전염병이 발생하면서 그때마다 많은 수의 가축들을 살처분하고 있는 방역이 정말 옳은 방법인지에 대해 다루는 부분을 보면서, 300만 마리의 가축들이 산 채로 매장되는 것, 포클레인에 의해 구덩이에 떠밀린 돼지들의 비명, 작업에 동원된 인부들은 몇 년간 그 울음소리가 귀청에서 맴도는 트라우마들, 그리고 2010년 이후 매년 살처분에 산 채로 죽어가는 동물들의 이야기들을 돌아보며 우리가 과연 동물들을 이렇게 대해도 되는 것인가에 대한 시각과 생각에 대해 담겨있는 부분은 어쩌면 인간 중심적으로 바라보는 철학적 시각과 여러 가지 측면으로 바라보면 겉으로 우리가 바라보는 것만으로 방치된 사실들이라는 것을 알게 된 부분이 충격적이기도 했다.

오늘날 우리 인류의 가장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문제인 생태계 파괴와 기후변화는 동물들의 삶과 연관되어 있는데, 소를 생산하기 위한 무분별한 옥수수 생산과 소의 메탄가스 문제뿐만 아니라, 아마존 열대우림이 파괴되면서 이 파괴된 아마존의 70%는 가축의 방목장과 가축에게 먹일 곡물을 재배하는 용도로 사용되며, 기후 위기를 심화시키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중 절반 정도는 가축산 영역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가축전염병에 대해 실시되고 있는 방역 대책은 바이러스의 전파 차단에만 머물러 있으며 이보다 사람들의 관심 또한 바이러스 자체에만 한정되어 있어서 바이러스 자체보다는 인간들은 바이러스를 전파시키는 요인에 대해 분석해보고 예방하고 보다 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는 점들을 외면하고 있는 현실이 막막하기만 하다고 느꼈다. 이 책은 우리가 동물을 바라보는 시각뿐만 아니라 동물의 생명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이해해야 하는지 곰곰이 살펴보도록 돕는다. 그리고 결론을 도출하도록 돕는 책은 아니지만, 생각하지 못했던 동물의 생명에 대해 깊게 생각하고 성찰하는 것 자체도 앞으로의 동물의 생명에 대한 이해와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1부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동물들

2부 건강한 가축까지 살처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3부 가축 전염병에 대한 오해와 본질

4부 공장식 축산의 발단, 옥수수가 바꾼 세계

5부 공장식 축산에 갇힌 가축들

6부 인간 중심주의는 어떻게 견고해질 수 있었나

7부 우리는 동물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8부 생명에 대한 시각이 바뀌어야 할 때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의 경우 전년도에 비해 20.9%가 증가하는 등 매년 동물 실험이 증가하고 있어.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실험동물 운영위원회에서 동물 실험 여부를 심의한다고 하지만, 연구자들이 심사 기준에 맞춰 실험 계획서를 '잘' 작성하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동물 실험 계획서는 통과되는 실정이야.

P.33

이중 매몰법은 다량의 사체를 단시간 내에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대규모 가축 전염병 발생 시 세계 각국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사체 처리법이야. 하지만 이런 매몰법은 주변의 토양, 지하수, 하천, 호수 등 주변 환경을 심각하게 오염시킬 가능성이 높아.

P.57

2019년 발생하여 전 세계를 팬데믹에 빠뜨린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자연숙주인 박쥐나 천산갑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어. 오랜 시간에 걸쳐서 숙주에게 감염된 바이러스는 자연 숙주의 생명을 위협하지 않으면서 안정된 감염 상태를 유지해. 그런데 인간에 의해 환경이 급격히 변할 경우 자연 숙주와 맺고 있던 안정적인 관계가 깨지면서 바이러스는 새로운 숙주에 감염되어 심각한 증상을 유발한단다.

P.93

 

 

전에는 동물의 생명에 관한 뉴스나 기사를 접할 때는 그때만 경각심을 가지고 나중에는 잊어버렸었는데, 그때의 나의 행동들을 반성하게 된 책이었다.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을 싫어하면서도 막상 예방하지 못하고 인식을 고쳐나가지 못한 과거의 시간들을 반성하기보다는 이제부터 동물들의 생명에 대한 생각과 가치관을 바꿔나가야겠다고 느꼈다. 사실 개개인이 고쳐나가야 하는 것보다는 정부에서 세계 단위적으로 인식을 변화시키고 생명에 대한 시각을 바꿔나가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인간들이 오래 지구에서 살아가려면 그동안 해왔던 동물의 생명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 나가고 생명과 환경의 관계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현재에는 작지만 생명에 대한 인식을 바꿔나가자는 운동과 행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행동들이 좀 더 커지고 안일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인간 중심적 사고는 인간과 동물의 차별을 합리화하고 폭력적인 대우를 정당화한다고 한다. 하지만 오랜 세월 동안 이러한 환경에서 살아간 인간들은 별다른 의심조차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였기 때문에 이러한 인간 중심적 사고가 안 좋은 것이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인간의 시각과 이익을 기준으로 앞으로도 동물을 이렇게 대한다면 머지않아 환경과 생태계 파괴들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인간 중심적 사고를 벗어나고 생명이란 원래 어떤 존재이고 어떻게 받아들이고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알려면 다윈의 진화론을 다시 살펴보라고 한다. 우리가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생명에 대해 생각하고 생태계 파괴를 줄이면서 생명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갈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환경문제, 동물들의 생명권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 '리수(책읽는 고양이)'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직접 읽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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