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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기 전에 한 번은 혼자 살아보고 싶어 - 혼자 살아보고 싶은 이들이 알아야 할 모든 것
이선주 지음 / 푸른향기 / 2019년 10월
평점 :

책 제목이 딱 지금 내 마음 같아서, 입 밖으로 내지 않았던 마음을 들킨 것 같아서 좋았던 책.
총 5개의 에피소드로 나눠진 이야기 구성도 좋았지만 혼자 살게 되어 느끼는 감정 변화들, 내 인생의 주인이 되어 가는 과정들이 여실히 드러나는 글들이 좋았다. 내가 지금 당장 독립을 한다면 책으로 미리 간접 체험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에피소드1에서부터 5까지에 있었던 모든 시행착오를 경험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 상황에선 이렇게 대처해야지, 이런 일이 생기면 이렇게 해야지 같은 머릿속 시나리오는 막상 닥쳐올 미래에 그리 중요한 구실을 하지 못한다는 것도 조금 알게 되었다.
부모님이 평생을 일궈둔 집의 보호에서 벗어나 홀로 서기를 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어려움을 이겨내고 오롯이 혼자로 남겨져 삶을 살아가야 할 때, 우리는 어떤 자세로 어떻게 살면 좋을까. 혼자 살아서 외로우면 어쩌지, 여자 혼자 잘 살아갈 수 있을까. 그런 고민들을 책을 읽으며 풀어갈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았다. 내가 나로서 성장하기 위해 그 어려움을 이겨내고 철저히 혼자가 되는 일. 참 멋진 일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도 생각해 봤다.
아빠의 단호한 반대로 불가능하기도 했지만 나 역시 자신이 없어서 시도하지 않았던 것. 독립에 대하여.
독립을 하게 된다면 꼭 해보고 싶었던 것을, 작가가 비밀리스트로 적었던 이상형 적 듯 언젠가는 나와 꼭 맞는 독립이 되길 바라며 적었다. 나도 언젠가 적어둔 것을 잊을 때 쯤이면 나의 이상향에 가까운 방을 만나 독립을 하게 될까. 그런 상상을 하는 일은 언제나 설렘이 앞선다는 것을 알았다.
사실 나는 사람에게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가족 간에 적당한 거리가 있어야 한다는 말을 삼십이 다 되어서야 깨달았다. 가족과 함께 산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고 혼자만의 시간은 지금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20대 후반에서야 혼자 끙끙 앓으며 마음을 쓰고 괴로워하던 고통이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던 나 자신에게서 온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고통을 억지로 이겨냈던 상처투성이로 삼십대가 된 나를 위로했다. 결혼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독립을 해야한다. 가족에게서, 관계에서, 그리고 나 자신에게서도.
무언가에 흔들리지 않고 나 자신이 하나하나 생각하고 행동해나가는 삶. 그것이 진정한 자유였다. 내가 하고 싶어서 무언가를 할 때, 이 행동이 과연 정말 나 자신을 위한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자유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사실은 나를 방치하는 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 P26
소확행은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있다. ‘불행을 좇는 사람은 불행한 일이 있어도 행복을 생각하고, 행복을 좇는 사람은 불행한 일이 있어도 행복을 생각한다.‘라는 말이 있다. 인생의 CEO인 우리는 행복을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 P87
공적인 공간과 사적인 공간, 공적인 일과 사적인 일 속에서 균형을 잡으며 살아가기란 어려운 일이다. 내가 한 행동은 나도 모르게 합리화하게 되고, 남이 한 행동은 옳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기 쉽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 탓을 하는 게 내 옳지 못한 행동을 인정하는 것보다 쉽기 때문이다. 내 행동을 반성함으로써 오는 수치심과 부끄러움을 인정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한번 인정하고 나면 오히려 편안해진다. 잘못을 인정하게 되면 다음부터는 잘못된 행동을 반복하지 않게 된다. 내가 먼저 변화함으로써 타인을 변화시킬 수 있다.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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