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의 아련함과 추억, 설원의 아름다움을 담은 
영화 <러브레터>에 대한 오마주!

하늘과 땅사방의 경계가 사라진 새하얀 설원 위에 한 여자가 서 있다한겨울에 핀 붉은 동백꽃처럼 빨간 스웨터를 입은 여자는 하얀 공간 위의 한 점이 되어 방향 없는 인사를 건넨다. 

잘 지내고 있나요나는 잘 지내고 있어요.”

홋카이도의 새하얀 설원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 <러브레터>는 그렇게 우리에게 다가와 잊을 수 없는 하나의 추억이 되었다

그리고 20여 년이 흘렀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겨울에 다시 보고 싶은 영화로 <러브레터>를 첫손에 꼽는다가슴 한자리를 <러브레터>에게 내줬기 때문이다. 

잘 지내나요겨울은 <러브레터>에 가슴 한자리를 내준 채 또다시 가슴 시린 겨울을 맞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때로는 눈물로때로는 웃음으로 우리의 가슴을 훔쳤던 내로라하는 문인들의 겨울첫사랑추억그리움러브레터… 그리고 크리스마스에 관한 추억과 진한 향수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이에 영화와는 또 다른 감성과 낭만을 느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춥고 가슴 시렸던 우리의 겨울을 따뜻하게 감싸줬던 영화 <러브레터>에 대한 오마주(hommage, 프랑스어로 존경’, ‘감사의 표시)라고 할 수 있다



사랑과 추억, 그리움에 설레는 모든 이에게 
우리의 가슴을 훔친 열여덟 명의 문인이 전하는 
가슴 떨리는 겨울 이야기!

문인들은 과연 겨울을 어떻게 그렸을까라는 궁금증에서 출발한 이 책은 문인들의 소소하지만따뜻하고 행복했던 겨울에 관한 추억을 담고 있다. 이에 첫눈첫사랑그리움추억설렘러브레터새해연하장… 그리고 크리스마스에 관한 문인들의 진한 향수를 자연스레 끄집어낸다물론 거기에는 항상 기쁘고 즐거웠던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잊지 못할 사랑에 대한 아련함과 혼자서 감내해야 했던 짙은 고독 역시 숨어 있다
   

눈 오는 날은 마음이 고와집니다먼 데 있는 사람이 그리워집니다아무라도 껴안고 싶게 다정해지는 눈 오는 날퍼붓는 눈 속에 저무는 거리를 혼자서 걸어가는 재미아아나는 어릴 때부터 얼마나 눈 쏟아지는 북극의 거리를 그리워하며 컸는지 모릅니다.”
방정환, <눈 오는 거리중에서
  
"겨울은 외로운 계절이다무척 마음을 상하게 하는 밤이 이어진다그럴 때 여자를 만나 크리스마스이브 종소리를 들으면 잠들지도 못하고그러면서도 고요한 거리…… 반드시 눈이 내려야 하는 거리를 걷는다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박인환, <크리스마스와 여자중에서

겨울이 없는 세상은 생각만 해도 퍽 쓸쓸하다그 이유는 눈이 내리기 때문이다눈은 이 땅 위에 흩어진 모든 보기 싫은 것들추한 물건을 하얗게 덮어서 우리의 시야를 아름답게 해줄 뿐만 아니라마음속의 어지럽고 미운 것들까지도 곱게 덮어주는 것이니실로 눈이 오는 날엔 누구에게나 천사가 되어주고 싶다
노천명, <겨울밤중에서
  
눈이 없다면 겨울은 얼마나 삭막할까눈이 있기 때문에 겨울도 다른 시절에 밑지지 않게 아름다운 것이다눈송이 날리는 아침과 저녁눈 쌓인 상록수하얀 거리신발 밑에서 빠작빠작 울리는 눈 쌓인 길기온이 낮아졌다가 별안간 차가워진 아침수림의 휘추리(가늘고 긴 나뭇가지)에 만화(萬華)의 그림을 그려 놓는 수빙(樹氷나뭇가지에 응결된 얇은 얼음 층─ 이 모든 아름다운 것으로 인해 겨울은 다른 시절에 비해 절대 빠지지 않는 것이다.
이효석, <계절의 낙서중에서
  
나는 담요 접던 손으로 찌르르한 가슴을 부둥켜안았다그렇게 멍하니 내려앉은 내 마음은(시간)라는 층계를 밟아 멀리멀리 옛적으로 달아났다나는 끝없이끝없이 달아나는 그 마음을 그대로 놓쳐버리기 너무 아쉬워 그대로 여기에 쓴다
최서해, <담요중에서
  
겨울다시 겨울이 왔다세상 만물이 잠시 휴식을 취하는 계절겨울그러나 겨울만큼 낭만적이고 사람 마음을 포근하게 해주는 계절이 또 어디 있으랴그 이면에는 이 있다그렇다겨울은 눈으로서 비로소 완성된다

이렇듯 흰 눈으로 가득 덮인 세상은 문인들의 창작욕을 한층 더 자극했을 뿐만 아니라 마음을 따뜻하고 포근하게 감싸주었다이에 향수 어린 겨울의 낭만과 추억을 전하는 문인들의 이야기에 취하다 보면어느새 마음이 따뜻해져 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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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인생 2017-02-08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따뜻해 지는 책인 것 같습니다.